도서 소개
플라톤은 살아생전에 이미 유명인이었고, 그가 서기전 387년경에 세운 학교인 아카데메이아는 그의 철학에 매료되어 가르침을 구하던 수많은 영특한 젊은이들의 발길이 끊이지 않았다고 한다. 그렇게 시작된 플라톤 철학의 해석과 전승의 전통은 이후 서기 6세기까지 다양한 조직과 형태를 취하며 무려 900년 넘게 지속하였고, 다채롭고 복잡하면서도 고도로 체계화된 플라톤주의를 형성하게 된다. 이 책은 그중에서도 이른바 ‘중기 플라톤주의’라고 철학사에서 부르는 서기 2세기에 활약했던 두 명의 플라톤주의 철학자, 알비노스와 알키노오스가 남긴 플라톤 철학의 교과서들을 번역한 것이다. 우리는 이들의 책에서 옛사람들이 플라톤을 어떻게 이해하고 수용했으며, 플라톤이 언급하지 않은 문제들에 대해 어떻게 플라톤 식으로 답변하려고 노력했는지를 엿볼 수 있다. 따라서 이 책은 오늘날 플라톤 철학에 관심을 갖고서 그의 작품을 읽어 보려는 독자들에게 좋은 참고서이자 지침서가 된다.「플라톤 철학 서설」플라톤의 대화편을 읽으려는 사람에게는 먼저 바로 이것, 즉 대화편이란 도대체 무엇인가를 아는 것이 중요하다. 왜냐하면 그것들은 일정한 기술과 능력 없이 저술된 것이 아니어서, 관조의 경험이 없는 사람에게는 그것들을 기술에 맞게 이해하기 쉽지 않기 때문이다.(15쪽)플라톤의 담론과 관련하여 우리 각자가 처한 조건에서 출발하여 대화편들을 읽을 것이다. (…) 학과들에 대한 예비적인 배움을 마쳤을뿐더러, 정치적인 주변 환경에서도 벗어나 있는 상태라면, 그는 『알키비아데스』에서 시작할 것이니, (…) 그리고 철학자란 누구인지, 그가 몰두하는 것은 무엇이며, 어떤 가정 위에서 그의 담론이 전개되는지에 대한 훌륭한 사례를 보고자 한다면, 그다음으로 『파이돈』을 읽어야 한다.
「플라톤 사상 강의」장차 철학을 하려는 사람은 견해에서도 자유인다워야 한다. 왜냐하면 옹색함이야말로 장차 신적인 것들과 인간적인 것들을 관조하려는 혼과는 가장 상반된 것이기 때문이다. (42쪽)(…) 플라톤은 더 나아가 또 다른 원리들을 채택하는데, 하나는 본(本)이 되는 원리, 즉 이데아들이라는 원리이며, 다른 하나는 만물의 아버지이자 원인인 신이라는 원리이다. (66쪽)플라톤이 ‘덕들은 그것들 자신 때문에 선택할 만하다’라고 생각했다는 사실은 그가 ‘오직 아름다운 것만이 좋은 것’이라고 생각한 것의 귀결로서 받아들일 수 있다. 사실상 이 생각은 대부분의 그의 저술에서 제시되며, 무엇보다도 특히 『국가』 편 전체에서 제시되어 있다.
철학자가 어떤 사람인지에 대해서는 앞서 말했지만 소피스트는 한편으로 삶의 방식에 있어서 젊은이들에게 보수를 받는다는 점에서, 그리고 실제로 훌륭하고 좋은 사람이 되기보다는 오히려 그렇다고 여겨지기를 바란다는 점에서 철학자와 구별된다.
작가 소개
지은이 : 알비노스
서기 2세기 중반의 중기 플라톤주의 철학자이다. 그의 생몰 연대나 고향, 가족 관계에 대해서는 알려진 것이 없다. 다만 그에 관한 고대의 증언들을 종합해 보면, 그는 스뮈르나(오늘날 튀르키예의 이즈미르)를 중심으로 활동했으며, 의사이자 플라톤주의자인 갈레노스가 그의 제자였다고 전한다. 알비노스는 『플라톤 대화편 입문』을 썼다고 하는데, 해당 저술은 소실되었고 오늘날에는 그 『서설』만이 남아 있다. 하지만 『서설』에 담긴 플라톤 대화편의 분류와 독서 순서에 관한 내용은 이후의 학설사가들에게 지대한 영향을 끼쳤다.
지은이 : 알키노오스
서기 2세기 무렵의 플라톤주의자로 알려져 있지만, 그 신원은 확실치 않다. 오히려 이 인물보다는 그 이름이 저자로 적혀 있는 『플라톤 사상 강의』라는 저술이 더 유명한데, 해당 작품은 고대로부터 전승된 플라톤 입문서들 가운데 가장 많이 읽힌 책이다. 한때 ‘알키노오스’가 사실은 ‘알비노스’의 오기라고 보아, 이 책의 저자를 알비노스로 여기는 해석도 있었지만, 오늘날에는 두 사람을 다른 인물로 보는 견해가 다수를 차지한다. 『강의』는 고대인들이 플라톤 철학을 어떻게 이해하고 해석했는지를 잘 보여 준다는 점에서 플라톤주의의 전통을 이해하는 데 귀중한 자료로 평가받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