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판사 리뷰
| 프롤로그 |
노랑 단풍, 빨강 단풍으로 물들었던 나뭇잎이 땅 위로 떨어지고, 이제 나무는 앙상한 줄기로 서 있다. 지난 봄, 여름 푸른 잎으로 싸여있던 그 모습과 지금 앙상한 줄기로 서 있는 저 모습 중 어느 것이 나무의 참모습인가.
사람도 젊은 시절, 근육질이 느껴지는 당당한 체격에 보기에도 늠름한 모습이 멋이 있었건만 세월이 흘러 나이를 먹으니 병들어 이곳저곳 성한 데가 없고, 앙상한 나뭇가지처럼 야위어진 몸은 움직임도 힘겨워 보이니 인생 무상함이 절로 묻어난다.
참으로 많은 변화 속에 살아왔다. 6·25 사변 직전에 태어나 GDP 100불 미만의 절대 빈곤의 시대에 보릿고개도 절실하게 겪으며 살았다. 크면서 3·15 부정선거, 4·19 학생의거와 5·16 군사혁명도 눈으로 보았고, 달러를 벌기 위해 젊은 장병들이 월남의 전쟁터로 가고, 독일에 광부와 간호사가 파견되는 것도 목격했다. 박정희라는 걸출한 지도자 덕분에 경제성장과 함께 한강의 기적을 경험하고, 88올림픽과 2002년 월드컵이라는 화려하고 유쾌한 시간을 누리며 자랑스러운 대한민국의 자긍심을 느끼기도 했다.
인생은 앞으로 나아간다고 생각했지만 이제 와서 생각하니 실제로는 뒷걸음으로 숨 가쁘게 달려온 것 같다. 당장 내일은 물론이거니와 잠시 뒤에 일어날 일은 알 수 없어도 길고 긴 세월 지나온 길은 훤히 보인다. 남은 시간도 계속 뒷걸음으로 가야 한다.
세상이 급변하고 있다. 나이 많은 세대는 젊은 세대를 이해하지 못하고, 젊은 세대는 나이 많은 세대가 답답하다. 젊은 세대는 밥을 먹어도 휴대폰으로 맛집을 찾고, 늙은이는 휴게소 음식점 키오스크(무인주문대)에서 음식 주문하기도 힘든다. 변화의 시대에 세대 간 사고思考의 차이가 많이 난다. 젊은 세대는 나이 많은 세대를 이해하고, 나이 든 세대는 시대의 변화에 적응하도록 노력해야 한다.
지금은 AI 시대이다. AI가 어떤 것인지 알게 된 것은 이세돌이라는 프로 기사棋士와 알파고의 대국 때인 것 같다. 그런 것이 변화의 속도가 무척 빨라 지금은 실제 생활에서 많이 느끼게 되고, 중국의 베이징 시내에서는 기사가 없는 무인 택시가 다니고 있는 것을 볼 수가 있다. 이제 쳇-지피티가 많은 것에 편리함을 주고 있다. 이렇게 편리한 과학의 시대에 모든 사람이 다 같이 행복한가. 옛날에는 어두운 산길에서 사람을 만나면 반가웠다. 지금은 조용한 아파트 지하 주차장에 사람이 나타나면 두려움을 느낀다.
온고지신溫故知新이란 옛것을 익혀서 새것을 안다는 것이다. 옛날 사람의 경험이나 지식이라 해서 무시해서는 안 된다. 오랜 세월을 살아오는 동안 얻은 경험은 살아있는 지식이다.
‘꼰대라떼’라고 말하며 비웃지 마라. 늙은이의 말이라고 무시하기보다는 오랜 삶의 체험에서 나오는 이야기를 들을 수 있는 겸손한 마음이 필요할 것이다.
지나온 세월을 되돌아보며 아쉬운 마음에 적은 글들이다. 젊은 사람들에게 들려주고 싶은 이야기, 중년을 넘어 노년의 길에 들어서 남겨 주고 싶은 이야기가 어찌 이것뿐이겠는가.
책도 인연이 닿아야 손에 들어오고, 근기根器에 맞아야 읽어진다. 이 책을 보게 되는 인연에 감사드린다.
2024. 11.
정정길
작가 소개
지은이 : 정정길
경남 남해에서 출생국세청 명예퇴임세무사 정정길 사무소2020년 「한국불교문학」 신인상 등단효원수필문학회, 한국불교문학회, 화전문학회 회원저서 『거룩하신 부처님』(2009년)
목차
프롤로그 ∙ 5
추천의 글 조동길 ∙ 8
추천의 글 이소영 ∙ 10
제1부 照顧脚下
조고각하 : 자신의 다리 밑을 살펴라
즉, 남 탓을 하지 말고 자신을 돌아보라는 뜻
내 탓이로소이다 17
아끼는 것이 부자다 21
어른 말을 잘 들어라 26
기회는 나를 기다리고 있다 31
인사를 잘해야 한다 35
너무 부자로 살려고 하지 말라 40
소통이 묘약이다 45
정직하게 살아라 50
훈육은 용기를 불어넣는 것이다 54
희망의 끈을 놓지 마라 60
힘이 들어간다 64
생명을 함부로 하지마라 69
상속재산 문제로 싸우지 마라 73
화를 내지 말라 78
제2부 爲善最樂
위선최락 : 착한일 하는 것은 인생의 최고의 즐거움이다
꼰대라떼 85
책 읽기가 쉽지 않다 90
사랑이 제일이라 95
부모 팔아 친구 산다 100
둘만 낳아 잘 기르자 105
말이 씨가 된다 110
너 자신을 알라 114
세상사 원만하게 살아라 118
입은 닫고 지갑은 열어라 122
내 마음 나도 몰라 127
돈 벌기가 쉬운 일인가 131
사주팔자! 사람 만나기 136
떨어진 은행잎에 대한 소회 141
제3부 諸行無常
제행무상 : 우주만물은 변하지 않는 것이 없다
사랑 찾아 인생을 찾아 149
덕을 베푸는 사람 154
대통령은 하늘의 뜻 158
멋이 있는 사람 164
부전마켓 부르스 168
열심히 살다 가자 173
인민 식당이 어디냐? 178
자신을 멋있게 연출하라 184
친구는 오래된 친구가 좋다 189
전생前生은 있는 것인가 193
인연, 신의 섭리 198
가을에 인생을 생각하다 203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