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서 소개
삶을 성찰하는 작가 김재진의 느리게 노래하듯 흐르는 글들. 그의 시구에서 빌려온 《다시는 만날 수 없는 아침도 있단다》라는 제목의 이 책은 날뛰는 삶의 속도, 주체하지 못하는 내면의 격돌, 후회와 번민으로만 남을까 두려운 삶의 순간들, 참지 못한 시간, 또 너무나 참아버린 시간을 담아냈다. 인생의 황혼을 맞아 삶과 죽음에 대한 성찰과 후회, 그리고 깨달음에 이르기까지, 그가 축적한 삶의 내공과 작가로서의 깊이를 여지없이 드러냈다.
화가로서도 활발한 활동을 하고 있는 그는 시각적인 요소와 시인이자 명상가로서의 깊은 성찰, 그리고 비움의 미학이 돋보이는 에세이와 시로 이 책을 구성했다. 붓 끝에 힘을 주고 한 번에 힘 있는 획을 긋듯, 한꺼번에 토해내듯 글을 쓰는 그는 글 속에 자신이 체득한 생의 진리를 풀어놓았다. 이 책을 펼쳐 든 순간만큼은 ‘내 앞에 펼쳐지는 현실을 분주함에서 고요함으로’ 바꿀 수 있을 것이며, 불안이 지배하는 미쳐버린 시간 속에서 잠시 멈추고 숨을 고를 수 있을 것이다.
출판사 리뷰
“우리는 왜 꼭 지나고 나서 후회할까?”
삶을 성찰하는 작가 김재진의
느리게 노래하듯 흐르는 글들
“이제 걸어가던 세월은 뛰어서 가고, 뛰어가던 세월은 날아서 간다. 어디가 목표인지 모르겠지만 시간은 무섭게 속도를 낸다. 미쳐버린 저 시간을 멈추게 하는 방법은 나 스스로 멈추는 것밖에 없다. 내 앞에 펼쳐지는 현실을 분주함에서 고요함으로 바꾼다.” 대학 시절 첼로를 전공했으나 스물한 살 때 신춘문예 시 부문에 당선되고, 이후 단편소설, 중편소설이 당선되며 문단을 놀라게 했던 작가. 생업의 방편으로 방송사 피디로 더없이 바쁜 삶을 살다 돌연 직장을 떠나 명상과 마음공부에 빠져 여러 수행법을 찾아 세상을 방랑한 작가. 온종일 벽만 바라보고 누워 지내던 병상의 노모가 빈 벽에 입을 그려 달라고 한 것을 계기로 배운 적 없는 그림을 그리기 시작해 지금껏 붓을 놓지 않고 있는 작가. 우리 삶도 사계절로 나눌 수 있다면, 김재진 작가는 5년 만에 선보이는 에세이에서 생의 늦가을을 깊고 진하게 그리고 있다.
그의 시구에서 빌려온 《다시는 만날 수 없는 아침도 있단다》라는 제목의 이 책은 날뛰는 삶의 속도, 주체하지 못하는 내면의 격돌, 후회와 번민으로만 남을까 두려운 삶의 순간들, 참지 못한 시간, 또 너무나 참아버린 시간을 담아냈다. 인생의 황혼을 맞아 삶과 죽음에 대한 성찰과 후회, 그리고 깨달음에 이르기까지, 그가 축적한 삶의 내공과 작가로서의 깊이를 여지없이 드러냈다.
화가로서도 활발한 활동을 하고 있는 그는 시각적인 요소와 시인이자 명상가로서의 깊은 성찰, 그리고 비움의 미학이 돋보이는 에세이와 시로 이 책을 구성했다. 마치 아름다운 노을빛 아래 서 있는 듯한 색채감 있는 문체와 간결하고 시적인 문장은 에세이라는 장르에 포에틱이라는 수사를 덧붙여 포에틱 에세이라 명명할 경지를 열어놓는다.
“더 늦기 전에 아이들에게
할머니 이름을 가르쳐줘야겠다.
더 늦기 전에 용서 못 한 사람을 용서하고
더 늦기 전에 읽다가 접어둔 책을 마저 읽어야겠다.”
우리가 지금 이 순간을
소중히 보내야 하는 이유에 대해
김재진 작가는 책의 말미에 크게 기뻐할 일도, 크게 슬퍼할 일도 일어나지 않았으면 좋겠다는 바람을 담담하게 털어놓는다. 기쁨도 오래가지 않고, 슬픔 또한 힘을 잃어가기 때문이다. 삶에서 그는 많은 것을 경험했다. 분노도 했고 싸워도 봤다. 잊어도 봤고 그리워도 해봤다. 후회도 자책도 체념도 해봤다. 그리고 고요히 자신을 들여다봤다. 그의 글을 읽다 보면 삶의 마디마디, 단단히 굳어진 옹이가 보인다. 그 때문인지 그의 글은 명상적이고 시적이며, 인생의 잠언으로 마음에 와 박힌다.
‘살아갈 날이 살아온 날보다 많은 젊은 날엔 모른다. 누군가에 대한 고마움이 자신에 대한 고마움이라는 것을. 누군가에 대한 비난이 알고 보면 자신에 대한 비난이라는 것을.’
‘앞이 안 보이게 쏟아진다 해도 폭설 때문에 지각하는 봄은 없다.’
‘삶이란 뭔가를 해야 할 때가 있고, 기다려야 할 때가 있다. 지금 눈부시게 반짝거리며 뭔가를 이루어내지 못한다고 하더라도 자신을 너무 나무라진 말자.’
‘장미 역시 깜깜한 새벽에 진한 향기를 내며, 슬픔을 이긴 사람들이 슬픔에 빠진 타인을 돕는다.’
‘반음만 낮출 수 있었다면 편했을 텐데 반음을 낮추지 못해 어렵게 왔다. 도와 레, 그리고 솔과 라 사이에 있는 반음 키를 누르듯 조금만 숙였어도 쉬웠을 건데.’
‘누군가 내게 꽂은 말(言)의 화살 또한 내가 반응하지 않는 한 그들의 구설(口舌)일 뿐 내 아픔이 아니다.’
‘최선을 다하는 것이 사랑이다. 가야 할 길과 가지 말아야 할 길을 숨기지 않고 말해주는 것이 사랑이다.’
‘살아 있는 동안엔 살아 있다는 그 사실 하나로 감사하자. 기쁨은 슬픔 뒤에 숨어 있을 때가 많다. 슬픔이 옷자락 잡는다고 해서 두려워하거나 화내지 말자. 사랑도 좋지만 애착이 되기 쉬우니 너무 좋아하는 것도, 너무 싫어하는 것도 다 내려놓고 모르는 척, 없는 척 살다가 가자.’
‘마음의 송곳으로부터 벗어나 스스로 내 인생의 주인이 되는 것이야말로 삶이라는 드라마의 가장 큰 주제이며 목적이다.’
이 책을 읽다 보면 밑줄 긋게 만드는 문장을 만나고 또 만난다. 억지로 만들어낸 문장이 아니라서 힘이 세다. 붓 끝에 힘을 주고 한 번에 힘 있는 획을 긋듯, 한꺼번에 토해내듯 글을 쓰는 그는 글 속에 자신이 체득한 생의 진리를 풀어놓았다. 이 책을 펼쳐 든 순간만큼은 ‘내 앞에 펼쳐지는 현실을 분주함에서 고요함으로’ 바꿀 수 있을 것이며, 불안이 지배하는 미쳐버린 시간 속에서 잠시 멈추고 숨을 고를 수 있을 것이다. ‘깊은 갈망으로 쓴 나의 문장이 읽어가는 독자의 마음을 따뜻하게 비추는 빛이 되면 좋겠다’는 작가의 바람처럼.
삶에는 뭔가를 결정해야 할 때가 있고, 포기해야 할 때가 있다. 결정은 신중해야 하고 포기는 빠를수록 좋다. 물론 포기는 신중해야 하고 결정은 빠른 것이 좋을 수도 있다.
다 옳은 말이기도 하고 그른 말이기도 하다.
삶에 어떤 원칙이 있다고 생각하지만, 각자의 진실이 다르듯 원칙 또한 사람마다 다르다. 잡초 우거진 바닥도 자꾸 걷다 보면 길이 되듯, 원칙 또한 잘 닦여 뻥 뚫린 탄탄대로만 있는 것은 아니다.
- <진주> 중에서
죽음의 시간이 가까워진다는 뜻인지 황혼과 일몰에 대해 생각이 깊어진다. 나이를 먹으면 젊은 시절엔 몰랐던 것을 다시 알게 되는 것이 있다. 깨달음이나 헤어짐 같은 것이다. 무심했던 것들로부터 깨달음을 얻고, 웬만한 헤어짐은 받아들이게 된다. 미처 이해하지 못했던 일들이 이해될 때가 있고, 외면하며 지나쳤던 것들이 저마다의 목소리로 나를 불러 그 자리에 세워놓기도 한다. 어떻게 살아야 할까? 라는 고민보다 어떻게 떠나야 할까? 하는 고민이 더 커지고 있다.
- <곧 불어올 계절의 바람> 중에서
더 늦기 전에 사진 하나 찍어둬야겠다.
어머니 가신 지 많은 세월 지났지만
더 늦기 전에 아이들에게
할머니 이름을 가르쳐줘야겠다.
너희들을 얼마나 사랑했는지
엄마도, 할머니도 이름이 있다는 사실을
더 늦기 전에 알려줘야겠다.
더 늦기 전에 어릴 적 살던 집을 찾아
그 집 기둥에 금 그어둔
키 자란 흔적이 남아 있는지 확인해야겠다.
더 늦기 전에
정말 하고 싶었지만 하지 못했던 일을 하고
더 늦기 전에 쑥스러워 말 못 했던
사랑한다는 한마디를
사랑하는 사람들께 들려줘야겠다.
더 늦기 전에 용서 못 한 사람을 용서하고
더 늦기 전에 읽다가 접어둔 책을 마저 읽어야겠다.
바람이 불면 바람이 분다고
꽃이 피면 꽃이 핀다고
울먹이듯 전화하던 옛 친구 무덤을
더 늦기 전에 꽃 들고 찾아가 봐야겠다.
- <더 늦기 전에> 전문
작가 소개
지은이 : 김재진
젊은 시절 우연히 만난 첼로 소리에 끌려 음대에 입학했다. 21세 되던 해 쓴 시가 〈영남일보〉 신춘문예에 당선되고, 그 뒤 〈조선일보〉 신춘문예 단편소설, 〈작가세계〉 신인상에 중편소설이 당선되며 본격적으로 글쓰기를 시작했다. 방송사 음악 피디로 일하며 한국방송대상 작품상을 받는 등 바쁜 젊은 시절을 보냈다. 40대 초, 홀연 직장을 떠나 바람처럼 떠돌며 인생의 신산辛酸을 겪었고, 명상과 마음공부에 빠져 여러 가지 수행법과 프로그램을 찾아다녔다. 온종일 벽만 바라보고 누워 지내던 병상의 노모가 빈 벽에 입을 그려 달라고 한 것을 계기로 배운 적 없는 그림을 시작해 지금까지 열 번의 개인전을 했다. ‘황혼이면 붓끝에 묻은 물감을 닦아내고, 새벽이면 언젠가 찾아올 죽음을 떠올린다’는 그는 이제 파주의 작은 작업실에서 글 쓰고, 그림 그리고, 음악을 들으며 황혼의 시간을 보내고 있다. 시집 《누구나 혼자이지 않은 사람은 없다》, 《삶이 자꾸 아프다고 말할 때》, 《헤어지기 좋은 시간》, 에세이 《사랑할 날이 얼마나 남았을까》, 《사랑한다는 말은 언제라도 늦지 않다》, 장편소설 《달세뇨》 등을 펴냈다.
목차
책을 내며
1장
진주 · 곧 불어올 계절의 바람 · 더 늦기 전에 · 우리는 왜 꼭 지나고 나서 후회할까? · 끝 · 테라로사에 앉아 · 여우가 보고 싶다 · 기타여, 네가 말해다오 · 꿈을 꾸었다고 말하고 싶어 · 그때는 왜 몰랐을까? · 시인의 별 · 우리는 통과객일 뿐 · 군자란 · 여름에 보낸 편지 · 마지막 대화 · 하늘나라 · 패배의 증거 · 인생 · 비록 · 왕릉 가는 길 · 이 별에 다시 오면
2장
가을의 완성 · 기차 소리가 들렸어 · 코끼리의 좌절 · 어떤 별똥별 · 에고와 신기루 · 원수의 이름 기억하듯 · 말벌에 대한 명상 · 세상의 알레르기 · 상사화 질 무렵 · 천국에서 온 편지 · 천사 · 다시 살아 볼 수 있다면 · 백조의 노래 · 은발 · 별이 빛나는 밤 · 가을과 겨울 사이 · 우리 살던 옛집에 · 아다지오 칸타빌레 · 누구보다 당신을 사랑합니다
3장
소유의 언어와 존재의 언어 · 첫눈과 옛 생각 · 새들의 저녁 식사 · 망각 · 옛 친구 · 내 안의 실크로드 · 가위눌림 · 푸른 코끼리 · 형용사의 저녁 · 만월의 꿈 · 내 앞의 생이 끝나갈 때 · 벼랑의 노래 · 울컥 · 비어 있는 방 · 그냥 · 꽃의 배경 · 끝과 시작 · 이별을 향해 · 풍금
책 끝에 드리는 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