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판사 리뷰
국가 안보와 기술 패권이라는 시대적 사명을 위해 분투한
K방산 기술진의 생생한 비사와 자주국방 영웅들의 장엄한 역사2022년 폴란드 대규모 수출 계약 이후 ‘K방산’은 세계 시장에서 강력한 경쟁력을 갖춘 브랜드로 자리 잡았다. 대한민국 방위산업을 대표하는 무기들의 개발 과정은 세계가 주목하고 있다. 그러나 “한국이 언제 이렇게 무기를 잘 만들게 됐지?”라는 질문은 여전히 남아 있다.
때마침 조선일보 산업부가 집필한 『K방산 신화를 만든 사람들』이 출간됐다. 이 책은 소총 한 자루 못 만들던 나라가 K2 전차, 현무5와 천궁, 이지스함과 KF-21을 만들기까지, ‘K방산’이라는 이름 뒤에 숨어 있던 50년의 축적된 기술, 산업 생태계, 그리고 이를 일군 사람들의 치열한 기록을 최초로 본격 정리한 산업 다큐멘터리다.
소총 하나 못 만들던 나라가 어떻게 세계 4대 방산 강국이 되었나?『K방산 신화를 만든 사람들』은 대한민국 방위산업의 기원을 기록한 자주국방 50년사다. 그리고 세계 4대 방산 강국의 미래 비전을 담은 책이다. 다만 그 해답을 기술이 아닌 사람에게서 찾는다.
책은 1960~70년대 자주국방의 기초를 닦은 도미(渡美) 기사단 이야기부터 백곰 미사일 개발팀, 그리고 각 무기 체계를 탄생시킨 엔지니어·연구자·장인의 목소리를 생생하게 담아내고 있다. 특히 실제 현장에서 평생을 바친 개발자들의 경험을 인터뷰 기반으로 정리해, 한국 방위산업의 ‘기원(Origin)’을 입체적으로 복원했다.
국가 생존을 위해 기술을 찾아 해외로 건너갔던 ‘첫 세대’부터, 세계로 나아간 K방산의 ‘지금’을 만든 엔지니어까지, 한국 방위산업의 반세기를 ‘사람의 이야기’로 재구성했다. 이를 통해 오늘날 세계 무기 시장에서 K방산이 주목받는 이유가 단순한 가격 경쟁력이나 납기 준수가 아니라, 50년간 축적된 기술·산업·노하우의 총합이라는 사실을 명확히 보여준다.
단순한 방위산업사나 무기 백서가 아닌 ‘K방산’의 기원을 밝히다1부에서는 1960~1980년대 열악한 환경 속에서 K방산의 기틀이 어떻게 놓였는지 선구자들의 이야기를 담았다. 2부에서는 현재 세계에서 주목하는 K방산 대표 무기들의 탄생 주역들로부터 개발 비화를 듣고 소개한다. 3부에서는 최근 마스가(MASGA), 즉 ‘미국 조선업을 다시 위대하게’ 프로젝트로 떠오르고 있는 해양 방산 무기를 다룬다. 4부에서는 K방산 최일선에서 뛰고 있는 현역들의 생생하고도 디테일한 경험담을 전한다. 그리고 2,3,4부의 말미에는 ‘K방산의 뉴리더’ 특별 스토리로 김동관 한화 부회장과 정기선 HD현대 회장의 인터뷰를 실었다. 또한 외국인 사장들인 그레그 울머 록히드마틴 사장과 마이클 쿨터 한화에어로스페이스 사장의 한국 방산의 경쟁력에 대한 평가도 소개하고 있다.
■이용철 방위사업청장 특별 추천“이재명 정부가 제시한 ‘글로벌 방위산업 4대 강국’이라는 목표는 이미 실현 가능한 미래로 다가오고 있습니다. K-방위산업은 도전적 여건 속에서도 기술 자립과 수출 성과를 동시에 이루며 세계 시장에서 확고한 위상을 확보해 왔습니다.
이 책이 주목하는 K-방산의 주역들은 탄탄한 성장 기반을 구축해 왔으며, 우리는 그 성과를 바탕으로 더 큰 도약을 준비하고 있습니다. 특히 ‘K방산 르네상스’를 열어갈 미래 세대에게 이 책은 올바른 방향을 제시하는 지침서가 될 것입니다.
급변하는 국제 안보 환경 속에서 우리 방위산업이 나아갈 길을 다시금 확인하게 해주는 이 책의 발간을 진심으로 축하드립니다.”
“한국은 어떻게 방위산업을 이렇게 키울 수 있었을까?”2022년 폴란드 정부가 한국으로부터 장기간에 걸쳐 K2 전차 1,000대와 K9 자주포 약 670문, 다연장 로켓 천무 약 290문 등 440억 달러 규모에 달하는 무기를 도입하겠다고 했을 때 많은 사람들이 깜짝 놀랐다. 방위산업이라면 원래 유럽이 역사가 오래된 방위산업체들이 많고, 첨단 기술이 발전한 것으로 유명한데 생각지도 못한 한국에서 무기를 구매한다는 사실이 충격이었다.
그러나, 2024년 국군의 날에 공개된 ‘괴물 미사일’ 현무5를 보면 우리나라는 이미 강대국 수준의 군사력을 보유하고 있음을 알 수 있다. 바다에선 ‘신의 방패’라고 불리는 최강 전함 8000t급 이지스함도 보유하고 있다. 2022년에는 세계에서 여덟 번째로 초음속 전투기 개발 국가가 됐다. 2026년 실전 배치를 앞둔 KF-21이 그 주인공이다.
그리고 2025년 11월 현재, 한국은 미국과 핵추진 잠수함 개발도 논의하고 있다. 각론은 아직 해결될 부분이 많이 남아 있지만 조선과 방산, 원전 기술까지 결합된 핵잠수함 건조에 성공한다면 K방산 생태계는 또 한 단계 업그레이드될 것이다.
2025년 10월, 이재명 대통령은 국내 최대 규모의 방위산업 전시회 ‘서울 ADEX 2025’ 개막식에서 “방위산업 4대 강국은 결코 불가능한 꿈이 아니다”라고 했다. 한때 내수 시장에 만족해야 했던 방위산업과 항공우주산업이 이제는 세계가 먼저 찾는 수출 산업으로 당당하게 발전하고 있다. 1950년 북한이 남침했을 때 전차는커녕 소총 한 자루 만들지 못했던 한국이었지만 지금은 세계 10위 무기 수출국 자리에 올랐고, ‘빅4’를 노리는 나라가 됐다.
저자들은 왜 K방산의 근원에 주목했나K방산이라는 단어는 이제 너무나 친숙하다. 하지만, 그동안 우리 방위산업은 국방을 벗어나 ‘산업’ 그 자체로 주목받은 적이 없었다. 이재명 대통령의 말대로 군이 주문하고 기업은 단순히 생산만 하는 내수용에 불과했던 것이다.
그런데 지금은 다르다. 우리 방위산업 기업들은 선진국에 뒤지지 않는 기술력을 갖추고, 해외 고객을 맞춤형 전략으로 공략하며 세계로 시장을 넓혀가고 있다. 생산 능력뿐만 아니라 부품 공급부터 MRO(유지·보수·정비) 생태계까지 모두 높은 평가를 받고 있다. 단지 무기 몇 개로 인기를 끄는 상황이 아니라는 것이다.
어떻게 이런 일이 가능했을까.
그 질문은 2024년 10월부터 약 10개월간 조선일보의 〈K방산 신화를 만든 사람들〉 연재로 이어졌다. 선우정 당시 조선일보 편집국장과 이인열 산업부장의 지원 아래, 저자들은 당시 한국 방위산업을 취재하면서 K방산의 ‘오리진’(Origin·기원)이 무엇인지 찾아보기로 했다.
저자들은 그 해답이 실제 방위산업에 뛰어들어 평생을 헌신한 사람들 안에 있다고 파악했다. 밖으로 알려지지 않은 그들의 이야기가 우리 방산의 모든 것은 아닐지라도, 의미 있는 역사적 기록임에는 분명하다고 생각했다. 일선 엔지니어에서 방산 기업 CEO까지 올라선 사람은 물론이고, 평생 현장에서 잠수함 용접을 하거나 각종 화포만 만들어온 장인까지 두루 만나며 우리 방산 역사의 조각들을 하나하나 모은 게 이 책에 오롯이 담겼다.
ADD가 앞장서고 기업들이 받치면서 독자적으로 개발한 무기들1970년대에 ADD가 개발을 주도하고 방위산업체가 생산을 맡는 제조 시스템이 갖춰졌다면, 1980년대 전후에는 핵심 무기를 만들 수 있는 전문적인 역량이 생기기 시작했다. 국가적으로 산업화가 완성되어 가며 방산도 자리를 잡기 시작한 것이다.
대규모 예산도 투입됐다. 이른바 ‘율곡사업’으로 불리는, 군사 장비 현대화 계획이 도입된 것이 대표적이다. 1974년부터 1992년까지 약 22조 원을 방위산업에 투자해 주요 무기를 국산화하기 시작했다. 처음에는 선진국의 기술을 들여와 생산만 국내에서 하는 ‘면허 생산’을 했다. 쉽게 말해 로열티를 주고 설계하는 법, 만드는 법을 배워 국내에서 만드는 방식이었다.
하지만 그 과정에서 K방산의 선구자들은 ‘자주국방’이 필요하다는 것을 절실히 느꼈다. 그러기 위해서는 단순히 기술을 사 와서 제품을 만들기만 해서는 안 되었다. 그들은 면허 생산을 통해 얻은 노하우와 밤낮 없는 연구를 통해 꾸준히 기술을 축적했다. 독자 기술을 개발해야 기술을 이전해준 기업의 허락 없이 자유롭게 수출도 할 수 있었기 때문에, ‘산업’으로서의 의미를 가지려면 반드시 거쳐야 할 과정이기도 했다.
소총이 그 시작 중 하나였다. 1970년대 초 미국 기술을 받아 M16 소총 면허 생산이 국내에서 시작됐는데, 10년 뒤 1984년에는 한국 소총 K2를 독자 개발했고, K2는 지금도 우리 군에 지급되고 있다.
미국 제너럴 다이내믹스에서 설계를 받아와 국내 생산한 K1 전차도 1980년대 후반에 처음 등장했다. 올림픽을 앞두고 대중에게 공개돼 ‘88전차’란 애칭을 얻은 이 전차를 국산화하면서 생긴 노하우가 지금의 해외 수출품이 된 K2 전차로 이어졌다.
미군의 155㎜ M109 자주포도 면허 생산을 통해 1985년부터 국내 생산하기 시작했다. K55 자주포다. 이 노하우 역시 이후 K9 자주포의 기반이 되었다.
또 바다에선 1983년부터 돌고래급 잠수정이 면허 생산을 통해 진수되었는데, 이후 국산 첫 잠수함 장보고함 생산으로 가는 발판이 되었다.
이런 과정이 가능했던 것은 북한과의 대치 속에서 탄탄하게 버텼던 한미동맹이란 ‘네트워크’도 크게 작용했다. 때로는 미국에 많은 비용을 지불해야 했고, 미국 기업이 중요한 핵심은 알려주지 않기도 했다. 하지만 여러 방산 관계자들은 그래도 동맹이었기에 미국의 우수한 방산 기술이 자연스럽게 전수될 수 있었다고 말한다.
독자 기술로 이룬 자주국방의 성과를 바탕으로 세계로 눈을 돌리다1990년대에 들어서면서 본격적인 K방산의 성장이 시작되었다. 현재 K방산의 대표 무기들이 다수 만들어진 시기이다. 1970년대에는 생산 시스템을 갖추고, 1980년대에는 노하우 습득으로 실력을 쌓은 뒤, 1990년대에 이르자 세계 시장에서 경쟁할 수 있는 한국 고유의 무기를 내놓기 시작한 것이다. K2 전차, K9 자주포, T-50 고등훈련기 등이 1990년대에 본격 개발됐다. 2000년대 이후에는 일부 국가만 보유하고 있는 이지스함과 고난도 유도 무기 천무, 천궁 등도 등장했다.
주요 무기와 부품을 해외 기술력에 의존하는 일이 줄어들면서 수출이 늘었다. 일일이 원조 기술을 가진 해외 기업이나 국가에 허가를 받지 않아도 되고, 독자 개발이 늘면서 기업들이 해외 진풀을 모색하면서 적극적으로 수출이 시작된 것이다.
1990년대 연평균 7000만 달러 안팎에 그쳤던 방산 수출은 2000년대 들어 연평균 2억 달러 수준으로 뛰어올랐다. 2004년에는 인도네시아에 대형 상륙정을, 2007년에는 튀르키예에 기본 훈련기를 수출했다. 2008년에는 K2 전차 기술 수출 등이 이어졌고, 그해 총 방산 수출액 10억 달러를 돌파하는 기록도 세웠다.
2022년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은 K방산의 큰 전환점이 되었다. 유럽 각국에는 재무장이 필요하다는 인식이 커졌다. 2024년 11월, “더 이상 미국이 지켜주지 않는다”고 외치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당선도 영향을 미쳤다. 비싸고 AS가 힘든 기존 방산 강국 대신 K방산의 제조 경쟁력과 정확한 납기, 가성비에 세계 각국이 주목하면서 K방산은 수출 200억 달러 돌파를 목표로 하기에 이르렀다.
2025년 세계 방산 전시회에서 확인한 K방산의 핵심 강점은 세 가지였다. 세계 어디에서도 보기 드문 생산 속도와 납기 신뢰성, 그리고 그간 쌓은 수출 실적을 바탕으로 한 각국과의 맞춤형 파트너십이다.
K방산이 계속 성장할 수 있을지의 여부는 지금 우리의 선택에 달렸다. 방위산업의 미래는 첨단 기술과의 결합을 얼마나 해낼 수 있느냐에 좌우될 것이고 경쟁은 이미 시작되었다. 미래를 알기 위해서는 과거를 돌아보아야 한다. K방산의 길을 실제 걸었던 사람들에게서, 그들이 지나온 세월 속 경험을 들어보고, 세계 방산 4대 강국의 미래 비전을 알아보자.
#PART 1. K방산의 원천을 만든 사람들방위산업은 쉽게 말하면 적의 공격을 막고, 적을 타격해 위협을 제거하는 수단을 만드는 시스템이다. 정확하게 목표를 선제 타격하지 않으면 그 반격으로 오히려 아군이 큰 피해를 볼 수 있다. 또 목표를 사전에 제대로 포착하지 못하면 공격을 방어하거나 피하지 못한다. 찰나의 순간에 사람의 생명이 오갈 수 있는 만큼 정확도도 중요하다. 이 모든 요소를 갖추기 위해선 결국 기술이 필요했다. 6.25 전쟁의 참상을 딛고 이제 막 산업화의 기틀을 잡아가려는 대한민국에서 지푸라기라도 잡는 심정으로 기술 습득에 애썼던 선구자들로부터 K방산은 시작됐다
#PART 2. 세계 속 K방산을 만든 사람들2010년대까지만 해도 한국 방산 기업의 주요 고객은 우리 군이었다. 하지만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등으로 글로벌 안보 환경이 빠르게 변하고, 이에 맞춰 우리 기업이 적극적으로 해외 시장을 공략하면서 상황이 바뀌고 있다. 중동, 동남아, 유럽, 남미, 아프리카 등 세계 곳곳에서 K방산을 찾으면서 주요 방산 업체는 이미 4~5년 치 일감을 받아놓은 상태다. 방산이 ‘자주국방’을 넘어 한국의 대표 수출 산업으로 도약하고 있는 것이다. K방산은 어떻게 해외 시장에서 경쟁력을 확보할 수 있었을까. 세계에서 통하는 무기를 만든 사람들을 만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