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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슬픔을 물려받았다
정신질환의 유전과 마음의 회복에 관하여
바다출판사 | 부모님 | 2025.12.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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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도서 소개

ABC 뉴스 국제 특파원 제임스 롱먼은 전쟁터와 극지까지 누빈 화려한 경력 뒤에 깊은 우울을 숨기고 살아왔다. 그리고 그에게 이름을 물려준 아버지와 할아버지 모두 스스로 목숨을 끊었다. 아홉 살 때 조현병을 앓던 아버지의 자살을 마주한 그는 ‘이 슬픔도 가족력일까?’라는 두려움 속에서 자신의 내면을 탐색하기 시작한다.

롱먼은 각계의 과학자와 임상 전문가들을 찾아가 정신질환이 어떻게 유전되고 환경과 상호작용하는지 조사하는 한편, 비슷한 고통을 겪어온 사람들과 가족을 인터뷰하며 세대를 건너 이어지는 마음의 패턴을 추적한다. 그 과정에서 ‘집안의 저주’라고 믿었던 두려움 너머에 있던 아버지의 사랑, 어머니의 헌신, 주변 사람들의 친절을 새롭게 발견하게 된다. 그는 여정의 끝에서 이야기한다. 슬픔이 유전될 수 있다면, 치유 또한 우리의 선택으로 이어질 수 있다고.

자전적 회고록이자 정신질환의 유전학에 대한 최신 대중과학서인 이 독특한 책에서 제임스 롱먼은 정신질환을 둘러싼 자신의 아픈 가족사와 개인적 경험을 용기 있게 고백하고, 저널리스트답게 정신질환이 얼마나 유전되는지, 환경적 요인은 얼마나 영향을 미치는지, 그리고 정신질환을 어떻게 이겨낼 수 있는지를 심도 있게 탐사한다.

  출판사 리뷰

★아마존 2025 올해의 책

“당신이 느끼는 슬픔이 핏속을 흐른다면, 해답도 그곳에 있다”
가족의 우울·조현병·트라우마, 그 대물림을 추적한 제임스 롱먼의 자전적 탐구


ABC 뉴스 국제 특파원 제임스 롱먼은 전쟁터와 극지까지 누빈 화려한 경력 뒤에 깊은 우울을 숨기고 살아왔다. 그리고 그에게 이름을 물려준 아버지와 할아버지 모두 스스로 목숨을 끊었다. 아홉 살 때 조현병을 앓던 아버지의 자살을 마주한 그는 ‘이 슬픔도 가족력일까?’라는 두려움 속에서 자신의 내면을 탐색하기 시작한다. 롱먼은 각계의 과학자와 임상 전문가들을 찾아가 정신질환이 어떻게 유전되고 환경과 상호작용하는지 조사하는 한편, 비슷한 고통을 겪어온 사람들과 가족을 인터뷰하며 세대를 건너 이어지는 마음의 패턴을 추적한다. 그 과정에서 ‘집안의 저주’라고 믿었던 두려움 너머에 있던 아버지의 사랑, 어머니의 헌신, 주변 사람들의 친절을 새롭게 발견하게 된다. 그는 여정의 끝에서 이야기한다. 슬픔이 유전될 수 있다면, 치유 또한 우리의 선택으로 이어질 수 있다고.
자전적 회고록이자 정신질환의 유전학에 대한 최신 대중과학서인 이 독특한 책에서 제임스 롱먼은 정신질환을 둘러싼 자신의 아픈 가족사와 개인적 경험을 용기 있게 고백하고, 저널리스트답게 정신질환이 얼마나 유전되는지, 환경적 요인은 얼마나 영향을 미치는지, 그리고 정신질환을 어떻게 이겨낼 수 있는지를 심도 있게 탐사한다.

내가 아버지의 정신질환을 물려받았을까?

시리아 사막 지대에서 ISIS 소탕 작전을 취재하던 제임스 롱먼은 테러리스트 잔당의 습격 위협을 받고 현장에서 서둘러 철수한다. 이라크 숙소로 돌아와 그동안 쌓인 메시지를 확인하던 중 안전을 걱정하는 친구들의 메시지 사이로 다음과 같은 어머니의 문자를 발견한다. 더는 못 살겠다. 너는 롱먼 집안의 저주를 물려받았어. 너도 네 아버지처럼 병들었잖아.
“어머니가 말한 ‘병’은 우리 아버지의 조현병이다. 아버지는 내가 아홉 살 때 조현병 때문에 스스로 목숨을 끊었다. 어머니가 말한 ‘저주’는 아버지와 똑같이 조현병을 앓았던 삼촌과, 아버지와 똑같이 스스로 삶을 마감한 할아버지를 가리킨다.”
우크라이나와 시리아 전쟁의 최전선에서 에베레스트산과 남극의 야생에 이르기까지 전 세계 60여 개국의 사건 현장을 찾아다니며 취재한 ABC 뉴스의 유명한 국제 특파원—제임스 롱먼의 자전적 이야기를 바탕으로 한 이 책은 이와 같은 인상적인 서두로 시작한다. 겉으로 보이는 아드레날린 넘치는 삶과 달리, 그 자신은 심각한 우울증으로 고통받고 있는데, 그는 자신의 원인 모를 슬픔이 아홉 살 때 자살한 아버지에게서 연유한 ‘가족력’일지 모른다고 두려워한다. 혹시 아버지의 정신질환이 자신에게도 유전된 것은 아닐까?
롱먼은 아버지의 부고를 처음 듣던 순간과 장례식 날의 풍경, 어린 시절 아버지와의 소소한 추억 등을 담담히 회상하며, 이제껏 가족의 비밀에 부쳐두었던 아버지의 정신병과 자살의 진실을 알아보기로 결심한다. “아버지의 죽음과 이 사건이 내 삶에 미치는 영향을 분리하기가 어려웠다. 내가 겪은 우울 증세가 아버지와 상당히 관련 있는 것 같았다. 아버지한테서 물려받았을까 봐 걱정스러운 유전적 특성이 아버지의 죽음 때문에 되살아난 것 같았다.” “나의 애도 과정은 아버지가 죽음을 선택한 이유를 찾는 일이었다. 무엇이 아버지의 질병을 일으켰을지, 어떻게 하면 그 병에서 벗어날 수 있을지 이해하려는 노력이 나의 애도였다.”
롱먼은 30년 전 아버지의 진료기록과 주치의와의 만남을 통해 아버지의 증상과 치료 과정을 조사하고, 비슷한 정신질환을 앓는 환자들과 가족들을 만나 경험담을 공유하고, 각 분야의 과학자들과 의사들을 통해 병에 대한 사실과 오해, 유전 가능성 등을 알아본다.
이 책은 주로 세 가지 정신질환 즉 조현병, 우울증, 양극성장애를 중점적으로 살펴보는데, 세 질환은 비록 여러 증상을 공유하지만 전혀 다른 질병들로, 우울증이 더 심해지면 조현병이 된다거나 하는 식으로 전환되지는 않는다.
조현병은 대체로 10대 후반이나 20대 초반에 증상이 활성화되는데, 환청이나 환각을 경험하고, 편집증이나 망상에 빠지며, 그 탓에 때로 폭력적인 행동을 보이기도 한다. (롱먼의 아버지도 “반쯤 종교적인 경험, 사물을 더 깊이 알게 되고 자기 자신을 발견한 것 같은 느낌을 동반한 짧은 정신증 증세… 시각적, 후각적 환각… 급성 편집증과 공포” 등의 증세를 보였다.) 전전두피질과 뇌의 나머지 영역 사이의 연결, 특히 외부 세계에 대한 인식을 담당하는 부위와 내적 동기를 담당하는 영역 사이의 관계가 손상되어 이러한 환각과 편집증을 일으키는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조현병 환자는 (미디어에서 과장된 이미지처럼) 예측 불가능하고 위험하며 불치병이라는 일반적 인식과 달리, 폭력의 가해자보다 피해자가 되기 쉬우며, 적절한 약물 치료를 받으면 평범하게 살아갈 수 있다.

정신질환은 얼마나 유전되는가?

정신질환의 유전에 대해서 학계에는 오래전부터 ‘2-4-8 법칙’으로 알려진 것이 있다. 즉 부모 중 한 명이 우울증을 앓으면 자녀 역시 우울증에 걸릴 확률은 두 배, 부모가 양극성장애를 앓으면 자녀가 같은 진단을 받을 확률은 네 배, 부모 중 한 명이 조현병 환자일 경우 자녀도 조현병을 앓을 확률은 여덟 배라는 것이다.
실제로, 2017년 덴마크에서 진행된 쌍둥이 연구는 조현병의 유전 가능성을 약 80%, 우울증의 유전 가능성을 약 38%로 추정했다. 이는 조현병을 앓는 부모의 자녀 가운데 80%가 조현병에 걸린다는 뜻이 아니라, 발병한 조현병이 유전적 요인 때문일 확률이 80%라는 의미다. 반면에, 우울증은 유전보다 환경적 요인이 더 커다란 영향을 미친다는 것을 알 수 있다. “덴마크 연구에서 제시한 수치가 높아 보이겠지만, 발병 확률은 애초에 매우 낮다. 조현병이 발병할 우려가 있는 사람은 인구의 1%다. 내가 조현병에 걸릴 확률은 8%다.”
롱먼이 인터뷰한 과학자 중 하나는 정신질환의 유전적 감수성을 잼 병에 비유하여 알기 쉽게 설명한다. 잼 병에 돌멩이들이 들어 있는데, 돌멩이는 정신질환의 발병 확률을 높이는 유전자를 나타낸다. 돌멩이 개수는 태어날 때 정해져 있다. 돌멩이가 병을 가득 채울 정도인 사람도 있고, 별로 없는 사람도 있다. 여기에 물이 부어진다. 물은 환경적 요인으로, 가까운 이의 죽음이나 이별, 실직 등 인생에서 정신적 충격을 주는 사건들이다. 잼 병이 넘치는 것은 회복탄력성의 한계를 넘어섰다는 뜻으로, 이때 정신질환 진단을 받게 된다. 돌멩이가 적을수록 더 많은 물을 받아들일 수 있지만, 이미 돌멩이가 가득 찬 이들은 그렇지 못하다.
어쩌면 정신질환은 제2형 당뇨와 비슷할지 모른다. 선천적으로 인슐린 생성에 문제가 있는 제1형 당뇨에 비해, 제2형은 나쁜 식습관, 운동 부족 등 여러 후천적 요인들에 의해 발병할 수 있고, 따라서 환경을 바꾸면 얼마든지 치료할 수도 있다. 환경을 바꾸면 정신질환에 걸릴 가능성도 줄일 수 있다는 뜻이다.
롱먼은 환경과 트라우마가 생물학적으로 우리에게 미치는 영향과 그에 따른 변화가 유전될 수 있는지에 특히 주목한다. 전체 DNA 중에서 눈과 머리카락 색깔 같은 신체 특징을 담당하는 DNA는 2%도 되지 않으며, 나머지 98%는 무슨 일을 하는지 전에는 전혀 몰라 ‘정크 DNA’라고 불렀다. 그러나 지난 10년 동안 정크 DNA가 우리가 물려받는 감정과 행동, 성격 특성을 담당한다는 사실이 밝혀졌는데. 이를 연구하는 학문 분야가 바로 ‘후성유전학’이다. 유전자는 고정되어 평생 변하지 않지만, 후성유전학 수준에서 일어나는 일은 시간이 지나면서 변할 수 있다. 여러 후성유전학적 변화가 유전자 스위치를 ‘켜기’도 하고 ‘끄기’도 한다. 유전적으로 동일한 쌍둥이가 자라면서 유전자 발현에서 점점 더 커다란 차이를 보이는 것은 이들이 후성유전학적 변화를 겪었기 때문이다. 롱먼 역시도 아버지와 같은 유전적 소인이나 조현병 위험 인자를 지녔을 수 있지만, 후성유전학 변화가 그 유전자 스위치를 ‘껐을’ 가능성이 있다.
월남전, 홀로코스트, 911 테러의 생존자 같은 PTSD 환자와 그들의 자녀에게서 나타나는 낮은 코르티솔(스트레스 호르몬) 수치는 단순히 유전자가 전달되는 것을 넘어, 후성유전학적 변화를 통해 트라우마의 영향이 다음 세대로 전달될 수 있음을 보여준다. 즉 그 자녀들은 부모에게서 물려받은 후성유전학적 표지로 인해 스트레스에 더 취약한 생물학적 메커니즘을 가질 수 있다. “환경 요인은 우리에게 영향을 미칠 뿐만 아니라 우리 자식에게도 유전될 수 있는 후성유전학적 변화를 유발한다.”

정신질환과 트라우마의 가족력을 어떻게 극복할 것인가?

롱먼은 후성유전학 이외에도, 어린 시절의 트라우마가 뇌에 미치는 영향, 아동기 스트레스가 염증반응을 일으키고 면역체계를 약화시켜 정신질환을 유발할 가능성, 행복 유전자(5-HTT)와 회복탄력성의 상관관계 등 정신질환의 유전에 대한 다양한 최신 과학이론을 살펴본다.
정신질환의 대물림이라는 집안의 비밀스런 저주에 대한 두려움에서 시작된 이 개인적 회고록은, 정신질환의 유전에 대한 과학적 탐사보도가 주축을 이루는 가운데, 아버지의 대학 시절 연인과 친구들, 아버지를 담당했던 사회복지사와 간호사 등 과거 아버지를 알았던 사람들과의 감동적인 재회로 이어진다. 이것은 아버지를 재발견하는 여정, “아버지가 내게 물려준 것, 내가 여전히 찾아 헤매는 것, 내가 꼭 붙잡아야 할 것과 그럴 필요가 없는 것을 다시 찾는” 여정이자, “아버지의 상실을 받아들이는 여정”이기도 했다. 아들을 향한 아버지의 변함없는 사랑과 아들을 보호하려 한 어머니의 헌신, 그리고 주변 사람들의 알지 못했던 친절과 배려를 재발견하는 이 감동적인 여정을 마무리하며 롱먼은 말한다.
“정신질환을 더 잘 이해함으로써, 나는 아버지의 병과 나의 고난을 분리할 수 있게 되었다. 나의 슬픔은 유전을 통해 아버지와 이어져 있을지도 모른다. 하지만 내게는 살아갈 수 있는 힘, 그런 감정을 억누를 힘도 있다.”
자외선 차단제를 바르지 않고 햇볕을 쬐면 금세 피부가 새빨갛게 달아오르는 사람이 있는가 하면, 멋진 구릿빛으로 변하는 사람이 있다. 이러한 생물학적 반응은 바꿀 수 없다(잼 병 비유를 다시 들자면, 병을 뒤집어서 돌멩이를 꺼내는 것은 불가능하다. 유전자는 어떻게 할 수가 없다). 하지만 어떤 반응이 반드시 일어난다는 사실을 안다면 적어도 화상을 입지 않도록 조치할 수는 있다.
마찬가지로 자신의 유전적·생물학적 특성을 정확히 이해한다면 정신질환의 가능성을 명쾌하게 파악할 수 있다. 더 나아가 정신질환의 가족력으로부터 자신을 보호할 수도 있을 것이다. “우리 몸이 어떻게 작동하는지, 환경에 어떻게 반응하는지 안다고 해서 우리는 위축되지 않는다. 오히려 우리는 더욱 강해진다.” “우리 유전자가 슬픔을 배울 수 있다면 행복도 배울 수 있다. 트라우마 경험뿐만 아니라 심리치료에서도 후성유전학적 변화가 발생하며, 치유 또한 유전될 수 있다. 잼 병 비유를 다시 들자면, 단순히 병에 붓는 물의 양을 줄이는 대신 병 바닥에 깔린 돌멩이를 작게 줄일 수 있다는 뜻이다.”
“가족의 정신질환 병력이 고민인 사람에게 최고의 조언을 알려주겠다. 직접 물어보라. 직접 알아보라. 우리 가족처럼 이런 문제를 반쯤 비밀 속에 파묻어둬서는 안 된다. 비밀은 우리 내면에서 도사리고 있다가 곪아 터지고 썩을 수 있다. 그러면 가족사는 지금의 나를 더 잘 이해할 수 있는 도구가 아니라 나를 짓누르는 바위가 된다. 내 우울증을 가장 정확하게 표현하는 말은 피할 수 없는 무력감이다. 내 감정과 의심과 불안이 나를 쥐고 흔들 것 같은 느낌이다. 내가 건강하다면 그것들을 통제할 수 있다.
지금 어려움을 겪는 사람들에게 내가 할 수 있는 말은 이뿐이다. 도움을 요청하라. 지금은 숨어 있는 것 같더라도 주변 곳곳에서 친절을 만날 것이다. 여러분이 겪는 슬픔이 마치 핏속을 흐르는 것처럼 느껴질지도 모른다. 하지만 다시 행복해질 수 있는 해답도 핏속에서 흐르고 있다. 여러분이 문제를 안고 있을지도 모른다. 하지만 해결책도 함께 안고 있을 것이다.”

10년이 흐른 후 그 깊은 슬픔이 되살아났고, 나는 다시 자살을 생각했다. 그동안 나를 행복하게 해주리라고 믿었던 모든 이정표—성공적인 경력, 의미 있는 인간관계—가 어쩐지 힘을 잃었다. 그런 이정표는 내가 걸어야 할 길 위의 방해물로만 느껴졌다. 게다가 어머니 역시 우울증과 싸우는 모습을 지켜보면서, 나는 유전적 필연성이라는 생각이 더욱 강해졌다. ‘롱먼 집안의 저주’라는 개념은 무엇이든 과장하기 좋아하는 어머니의 호들갑이라고 생각하면서도 가끔 의문이 들었다. 어머니의 말이 옳을까? 슬픔이 가족력일까? 나도 정신질환을 물려받았을까?

나는 행동을 통해 유전적 병력의 비밀을 풀 수 있을지도 모른다는 사실에도 관심이 간다. 심장병 가족력이 있다면 심장병에 걸리기 더 쉽지만 발병을 확실하게 예측할 수 없는 것과 마찬가지로, 우리가 습관을 바꾼다면, 정신질환 역시 결코 피하지 못할 운명이 아니다. 나는 내 몸에서 무슨 일이 일어나고 있는지, 그런 일이 내 감정과 기분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 간절하게—그리고 지금 당장 최대한—알고 싶다. 우리 인간은 놀라운 치유 능력을 정말로 지니고 있다. 어느 의학 박사가 말했듯이, “뇌는 심리 작용과 생물 작용이 만나는 곳이다.” 우리에게는 타고나는 것이 있고, 배우는 것이 있다. 이 말은 어디서 비롯했든 나쁜 습관과 행동을 잊을 수도 있다는 의미다. 나는 이런 사실에서 희망을 본다.

아버지는 돌아가셨지만 여전히 나의 아버지다. 나는 여전히 아버지의 아들이다. 아버지는 생전에 그랬던 것처럼 지금도 내게 소중한 존재다. 앞으로도 내 아버지일 것이다. 아버지가 세상을 떠났다고 해서 내 아버지가 아닌 것은 아니다. 나는 몇 년 동안 이따금 아버지에게 왈칵 치솟는 분노를 느끼곤 했다. … 하지만 아버지의 자살이 증오에서 비롯한 선택이 아니었다고 믿는다. 자살은 슬프게도 어쩔 도리가 없었던 임상 질병에서 벗어나는 길이었다. … 나의 애도 과정은 아버지가 죽음을 선택한 이유를 찾는 일이었다. 무엇이 아버지의 질병을 일으켰을지, 어떻게 하면 그 병에서 벗어날 수 있을지 이해하려는 노력이 나의 애도였다.

  작가 소개

지은이 : 제임스 롱먼
ABC 뉴스 국제 수석 특파원. 지금까지 전 세계 60여 개국의 주요 현장에서 전쟁과 난민, 인권과 기후 위기 등의 다양한 이슈를 취재해왔다.웨스트런던에서 태어나, 런던대학교 동양·아프리카학 대학에서 아랍어를 전공했고, 런던정경대학교에서 비교정치학 석사 학위를 받았다. 24세 학생 시절, 시리아의 민주화 운동과 내전을 잠입 취재하는 프리랜서 언론인으로 기자 생활을 시작하여 스카이뉴스 외신기자, BBC 베이루트 특파원으로 경력을 쌓았다. 세계 곳곳에서 불의와 폭력에 고통받는 사람들을 만나서 그들의 이야기를 세상에 전하고, 고통에 맞서는 사람들의 선의와 용기, 희망의 메시지를 알리려 노력해왔다. 2021년 인도 기후 위기와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에 대한 보도로 뉴스 에미상을, 체첸의 성소수자 인권 침해에 대한 보도로 데이비드블룸상과 데드라인클럽상을 수상했으며, 이 외에도 태국·스리랑카·남극·중동 보도로 여러 차례 에미상 후보에 올랐다.자전적 회고록이자 정신질환의 유전학에 대한 최신 대중과학서인 이 독특한 첫 책에서 롱먼은 정신질환을 둘러싼 자신의 아픈 가족사와 개인적 경험을 용기 있게 고백하고, 저널리스트답게 정신질환이 얼마나 유전되는지, 환경적 요인은 얼마나 영향을 미치는지, 그리고 정신질환을 어떻게 이겨낼 수 있는지를 심도 있게 탐사한다.

  목차

머리말

1. 가족의 자살
2. 진실을 찾아서
3. 조현병, 단순한 질병이 아니다
4. 우울증, 어떤 느낌이지?
5. 정신질환의 유전학
6. 가정생활과 조숙한 성장
7. 어머니의 이야기
8. 후성유전학
9. 과거의 목소리
10. 염증 기술과 두뇌 치료, 가능한 일일까?
11. 수호천사
12. 초월명상은 어지러운 마음을 불안하게 뒤흔들까?
13. 공포를 목격하고 회복력 키우기

감사의 말
참고 문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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