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달빛이 사랑스러워 쉬이 잠들지 못하였답니다
책과나무 | 부모님 | 2025.02.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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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도서 소개

치열한 대치동 대신 산속 서당에 들어간 어린 훈장이 들려주는 자연과 공부, 인생 이야기. 서당 문에 안개비 스며들면 책상 위에 황혼이 깃들고… 띠풀로 집을 짓고 대나무로 문을 세운 서당, 강산이 좌우에 둘러앉은 가운데 청아한 이야기가 펼쳐진다. 한 장 한 장 넘겨 볼 때마다 한시의 멋과 운율, 여운의 아름다움이 느껴진다. 한시 속에서 잔잔하게 피어나는 울림을 만나 보자.

  출판사 리뷰

“띠풀로 집을 짓고 대나무로 문을 세운 서당, 청아한 이야기가 펼쳐진다
단 네 줄에 담긴 한시의 멋과 운율, 여운의 아름다움을 느껴 보자”

치열한 대치동 대신 산속 서당에 들어간 어린 훈장이 있다. 띠풀로 집을 짓고 대나무로 문을 세운 서당, 마당에는 개가 누워 한가로이 조는 가운데 횃대 위에 수탉은 우렁차게 노래한다. 서당 문에 안개비 스며들면 책상 위에 황혼이 깃들고, 강산이 좌우에 둘러앉은 가운데 청아한 이야기가 펼쳐진다. 일찌감치 속세를 벗어던진 어린 훈장은 사계절 돌아가는 자연의 이치, 인간관계와 진정한 공부에 대한 정의, 그리고 두고 온 고향과 가족에 대한 그리움 등을 단 네 줄의 시로 풀어낸다.
“흰 구름은 높은 봉우리 갓이 되고 / 밝은 달은 네모난 연못에 둥글게 앉았네 / 등잔불 아래, 시서 공부에 매진하니 / 수고로움 속 기쁨을 얻는구나”(등잔불 아래)라며 서당 안에서 창문 너머의 풍경을 바라보며 수고로움 속에서 기쁨을 얻는 공부의 즐거움을 노래하기도 하고, “삼태산 깊숙한 정원에다 / 솔을 기르고 대를 심었지요 / 글 읽기를 마친 뒤 멀리 북녘 바라보니 / 고향 시름에 구름마저 저물어 버렸답니다”(사친곡Ⅱ: 고향 시름)라며 고향을 그리는 마음을 저버린 구름에 비유하며 노래하기도 한다. 그런가 하면 “항아리 속 세상 무릉도원에 / 향기로운 차 내리는 선인이 있었지요 / 아름다운 밤이라 읊조리기 좋고 / 달빛이 사랑스러워 쉬이 잠들지 못하였답니다”(별천지)라며 늦은 밤 잠자리에 들지 못하고 자연을 만끽하는 여유로움이 깃들어 있기도 하다.
AI 시대에 보내는 인간성 짙은 이 한시집은, 속세에 깊이 찌든 우리들에게 따뜻함과 위로의 정서를 선물한다. 이 한시집을 통해 한시의 멋과 운율, 여운의 아름다움을 느껴 보길 바란다.

〈별천지〉

武陵壺中天 항아리 속 세상 무릉도원에
仙人香茶煎 향기로운 차 내리는 선인이 있었지요
良宵讀又詠 아름다운 밤이라 읊조리기 좋고
好月愛未眠 달빛이 사랑스러워 쉬이 잠들지 못하였답니다

〈나른한 누렁이〉

深山璧玉溪 깊은 산속 벽옥 같은 시냇물
汨汨淨無泥 졸졸 깨끗하여 진흙 한 점 없어라
場邊睡黃狗 누렁이는 마당가에 누워 조는데
㸑上鳴雄鷄 횃대 위에 수탉이 우렁차게 노래하네

〈글 소리 삼경을 깨뜨리고〉

三更已過抵深宵 삼경도 이미 지나 깊은 밤에 이르렀건만
朗朗書聲破寂寥 글 소리 낭랑히 고요를 깨뜨린다
萬壑千峯風不盡 천 봉우리 만 골짜기에 바람 끝자락 안 보이고
飄飄萬葉百枝摇 흩날리는 일만 잎사귀에 일백 가지 어지러이 술렁이네

  작가 소개

지은이 : 한재우
역학자이자 문화·종교인.서울 송파구에서 나고 자랐다. 여덟 살이 되던 해, 집 근처 학교가 아닌 지리산 산속 깊은 서당에 들어가 스무 살이 되던 해까지 《사서삼경》 등 동양 고전을 공부했다. 이후 서당 훈장님으로 도심 속 아이들에게 인문학 강의를 펼쳤으며, 대한민국의 인성 교육과 예절 문화 진작을 위해 여러 훈장님들과 (사)한국전통서당문화진흥회를 운영한다. 어린 시절부터 학습한 《주역》의 원리를 바탕으로 조선일보에 ‘오늘의 운세’를 연재하며 사회 각계의 자문으로 활동한다. 또한 아버지 해평 한양원 선생의 뜻에 따라 겨레의 정체성과 전통문화 창달을 위한 (사)겨레얼살리기국민운동본부 사무총장직을 수행하며, 근대사에 크게 자리한 우리 민족의 종교들과 연대해 상생과 평화운동을 전개하는 (사)한국민족종교협의회 사무총장으로 있다.

  목차

1부
항아리 속 세상 무릉도원

별천지
찰나
한여름 더딘 해
홍안
입안에서 나는 소금
초동서사
나른한 누렁이
쑥대창을 두드리고
사친곡Ⅰ: 북극성 너머엔
청아한 이야기
둥글기도 조각지기도 한
실은
이백의 혼
분단
등잔불 아래
진일보
작시
지음
조소
못다 한 이야기
소나기
접슬
빈집
그날 오후
마음가짐

2부
뜨락의 꽃들은 날마다 새로이 수를 놓네

달 그리고 나
수양
사친곡Ⅱ: 고향 시름
봄 낯
형이 떠나는 날
시간
머리 긴 스님
남새밭

가뭄
달그림자
고뇌
정좌
지리산
안빈낙도
삼매경
이별 앞
봄비 내린 농촌
아정한 창가에서
방아 찧는 아이
달 걸음
미완성
풀 고을, 초동
기러기 갈대 물고
사친곡Ⅲ: 그리운 밤

3부
글 소리 낭랑히 고요를 깨뜨린다

《주역》을 읽다 문득,
우리나라
설화
삼월 삼짇날
소유
등불
사친곡Ⅳ: 대나무의 이야기
다시, 소년
1992년 12월
가을의 인사
대문 없는 마을, 토고촌
봄에 취하다
사친곡Ⅴ: 객의 시름
바람 소리
농부와 공부
산사의 종소리
사유
달 아래 잔을 마주하고
겨울 장마
뜨락의 마음
온고지신
글 소리 삼경을 깨뜨리고
애달픈 선비
바다를 본 바다
조화

4부
글자마다 아름다운 시가 되고

겨울 아이
시나브로
춘일즉사 143
사친곡Ⅵ: 아버지 생신
조제모염
하얀 봄날
시인의 한 수
애타는 농부
불씨
호연지기
달도 비껴 뜬 삼태산
사계화
한여름 누각에 올라
사친곡Ⅶ: 기러기 벗 삼아
절경
흰 구름 깊은 곳에
삼밭 가운데 쑥대
이상향
무릉도원
기기묘묘
오봉산
생동의 노래
사친곡Ⅷ: 꿰매 놓은 해진 적삼
인생 공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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