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판사 리뷰
#조영주 작가의 시간 3부작 중 마지막
#‘치매’라는 현실적인 소재와 ‘추리’ 장르의 만남조영주 장편소설 ‘쌈리의 뼈’는 치매 걸린 엄마의 혼란스러운 기억과 딸의 위태로운 심리를 쫓는 압도적인 심리 스릴러이자, 예측 불가능한 반전으로 가득한 미스터리다. 잊혀진 공간 ‘쌈리’를 배경으로 펼쳐지는 세 여자의 엇갈린 운명과 슬픈 연대, 그리고 그 끝에 기다리는 잔혹한 비밀을 확인하라!
불확실한 기억은 영혼을 잠식한다조영주 작가는 이전 두 개의 작품에서 무한의 시간(크로노토피아)과 찰나의 시간(은달이 뜨는 밤, 죽기로 했다)을 다루었다. 이번 ‘쌈리의 뼈’에서는 상실의 시간을 다루고 싶었다고 한다.
여기서 말하는 상실의 시간은 치매에 의해 잊혀지는 기억을 말한다. 소설은 베스트셀러 작가인 엄마 윤명자가 치매에 걸려 기억을 잃어가면서 시작된다. 그녀가 딸에게 소설을 이어 써 달라 부탁하지만, 딸인 해환은 엄마가 잃어버린 기억을 대신 채우려다 오히려 하지도 않은 기억 속으로 빨려 들어간다.
작품은 기억의 진정성과 인간의 정체성에 대한 깊은 철학적 질문을 던지며, 독자에게 개인의 기억과 진실의 불확실성을 깊게 고민하도록 만든다.
작가는 치매, 간병, 가족의 붕괴라는 무거운 주제를 다루면서도, 장르적 재미를 놓치지 않는다. 추리, 서스펜스가 가슴 서늘하게, 가끔은 따뜻하게 독자를 감싸는 느낌이다.
‘쌈리의 뼈’는 현실과 허구의 경계를 지우며 독자에게 철학적 사유와 강렬한 감정적 경험을 제공하는 동시에, 생생한 로컬 서사를 통해 지역성과 보편적 공감을 모두 충족하는 독특한 소설이다. 독자들은 이 책을 통해 진정한 진실이 무엇인지 질문하게 될 것이며, 페이지를 넘길 때마다 예상치 못한 반전과 감정적 공명을 마주하게 될 것이다.
작가의 감탄을 자아내는 이야기의 힘조영주의 장편소설 ‘쌈리의 뼈’는 심리 스릴러와 추리물의 경계를 넘어 기억과 정체성에 대한 깊은 통찰을 담고 있다. ‘쌈리의 뼈’의 무대는 평택의 폐쇄된 집창촌 '쌈리'다. 치매에 걸린 소설가 윤명자와 그녀의 딸 윤해환이 겪는 복잡한 감정의 미로가 정교하게 펼쳐진다.
장강명 작가는 소설 속 모든 인물이 의심스럽고 결백한 인물은 존재하지 않는다고 강조한다. 장 작가의 표현대로, 쌈리라는 공간에서 죄는 언제나 상속인을 찾는다.
편성준 작가는 이 소설을 ‘슬픈 연대의 기록’이라고도 묘사했다. 이 작품을 통해 단순한 범죄 해결을 넘어 인간 내면의 아픔과 연대감까지 경험할 수 있다는 이야기다.
정신건강의학과 전문의이자 유튜브 '뇌부자들' 운영자인 허규형은 치매라는 소재에 주목한다. 그는 ‘독자로 하여금 기억과 진실의 경계를 끊임없이 의심하게 만들며, 미스터리로 승화된 인물들의 불안과 혼란은 강력한 몰입감을 제공’한다고 말한다.
이 소설은 단순히 ‘기억’이라는 소재를 사용하는 데 그치지 않는다. 실제로 소설 속 사건이 현실의 사건과 교차하며 독자를 놀라게 하고, 픽션과 현실 사이의 긴장감을 끝까지 유지한다. 작가는 기억의 불완전함을 통해 “우리의 정체성은 과연 무엇인가”라는 근본적 질문을 던진다. ‘쌈리의 뼈’는 범죄 미스터리와 심리적 고찰, 그리고 사회적 메시지가 조화롭게 결합된 작품이다. 독자들은 이 책을 통해 기억의 미로를 탐험하며 인간 내면에 숨겨진 진실과 마주할 수 있을 것이다.
특히 이 소설은 우리나라의 실제 지역을 배경으로 흥미로운 이야기를 펼쳐내는 ‘빚은책들’의 ‘로컬은 재미있다’ 시리즈 중 하나로, 저자주는 경기도 평택에 거주하며 로컬의 이야기를 적극적으로 활용한다. 그녀의 지역에 대한 이해와 애정은 작품 곳곳에서 묻어나 독자의 공감을 자아낸다.
그녀는 “사는 곳, 가는 곳, 만나는 사람들의 이야기를 듣고 모아 글로 쓴다”고 작가의 말을 통해 말하기도 한다.
특히 평택이라는 특정 지역을 작품의 주요 소재로 삼아, 마치 현실 같은 살아 있는 이야기를 독자에게 선사한다.

“그 해바라기집에서 말이지, 실제 유골이 발견됐다는 이야기를 들어서 말이지.”
나는 아저씨의 말을 잘 이해할 수 없다. 이야기를 못 알아들었다는 게 아니다. 쌈리에서 발견된 뼈가 내가 3년째 붙잡고 있는 엄마의 원고에 어떤 영향을 끼칠지 이해할 수 없다는 뜻이다.
“나 치매래.”
“응, 맛있게 먹어.”
제대로 듣긴 했는데, 워낙 아무렇지 않은 말투라서 케이크
를 줘서 고맙다는 줄 알았다.
“나, 치, 매, 라, 고.”
“이거 맞지?”
나는 케이크를 들어 보이며 아저씨에게 말했다.
“응. 큰 거. 제일 큰 거.”
“나 치매라니까? 저기요? 내 말 안 들려?”
나도, 아저씨도 모른 척했다. 엄마는 사람들의 관심이 남에게 쏠리는 걸 참지 못한다. 대화에서 소외되면 일부러 이상한 소리를 해서라도 자길 쳐다보게 한다. 딸이라도 예외는 없다. 오늘 하루 종일 내가 주인공이었던 게 마음에 안 들어 저러는 거다.
작가 소개
지은이 : 조영주
경기도 평택에 산다. 사는 곳, 가는 곳, 만나는 사람들의 이야기를 듣고 모아 글로 쓴다. 뜻이 맞는 작가들과 함께 책 내기를 좋아한다. 최근에는 앤설러지를 추진하며 한우를 먹다 만난 작가들과 자주 만난다. 줄여서 한우모임이라고 일컫지만, 정식 명칭은 아니다. 세계문학상, KBS김승옥문학상 신인상, 대한민국 디지털작가상 등을 수상했으며, 다양한 출간 도서가 한 도시 한 책 등에 선정 및 추천되었다.2011년 장편소설 《홈즈가 보낸 편지》를 시작으로 《붉은 소파》 《혐오자살》 《반전이 없다》 등 형사 김나영 3부작을 집필하였으며, 2024년부터는 시간을 테마로 한 3부작을 적었다. 《크로노토피아》는 무한의 시간, 《은달이 뜨는 밤, 죽기로 했다》는 찰나의 시간을 주제로 다루며, 《쌈리의 뼈》는 상실의 시간을 이야기한다.2020년부터 청소년 소설도 쓰고 있다. 《귀문고등학교 미스터리 사건 일지》를 시작으로 《취미는 악플, 특기는 막말》 등에 참여하였으며, 2022년 10월 《유리가면》에 이어 2024년에는 《내 친구는 나르시시스트》를 출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