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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신이 더 귀하다
아픔의 최전선에서 어느 소방관이 마주한 것들
다산북스 | 부모님 | 2025.01.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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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도서 소개

자살하는 아이들, 개똥과 뒤엉켜 사는 남자, 홀로 죽어 겨우내 썩다가 봄에 발견된 노인, 쓰레기장보다 더러운 집…. 사고 현장에서 세상의 고통을 누구보다 가까이서 목도하는 사람, 119 구급대원. 8년 차 소방관 백경 작가가 구급차를 타면서 마주한 삶의 고통과 죽음, 그리고 그 속에서 살아가는 이들의 뜨거운 생에 관한 이야기를 첫 에세이 『당신이 더 귀하다』를 통해 꺼낸다. 사회의 아픔과 타인의 고통을 ‘특별한 비극’이 아닌 ‘세상의 일부’로 온전히 이해하고자 하는 그의 노력이 고스란히 담긴 책이다. 소방관이라는 직업인으로서 그리고 그 이전에 한 명의 인간으로서 진솔하고도 뼈아프게 써 내려간 글들을 읽고 나면, 그간 우리가 마주하기 두려워 외면해 온 세상의 아픈 얼굴들을 조금은 더 용기 내어 들여다볼 수 있을 것이다.

  출판사 리뷰

어느 소방관이 거리에서 만난 아픔의 얼굴들…
타인의 고통을 온전히 이해하기 위해 써 내려간 이야기


자살하는 아이들, 개똥과 뒤엉켜 사는 남자, 홀로 죽어 겨우내 썩다가 봄에 발견된 노인, 쓰레기장보다 더러운 집…. 사고 현장에서 세상의 고통을 누구보다 가까이서 목도하는 사람, 119 구급대원. 8년 차 소방관 백경 작가가 구급차를 타면서 마주한 삶의 고통과 죽음, 그리고 그 속에서 살아가는 이들의 뜨거운 생에 관한 이야기를 첫 에세이 『당신이 더 귀하다』를 통해 꺼낸다. 사회의 아픔과 타인의 고통을 ‘특별한 비극’이 아닌 ‘세상의 일부’로 온전히 이해하고자 하는 그의 노력이 고스란히 담긴 책이다. 소방관이라는 직업인으로서 그리고 그 이전에 한 명의 인간으로서 진솔하고도 뼈아프게 써 내려간 글들을 읽고 나면, 그간 우리가 마주하기 두려워 외면해 온 세상의 아픈 얼굴들을 조금은 더 용기 내어 들여다볼 수 있을 것이다.

“이 책은 타인의 고통을 마주하기 두려워 마음을 닫아건 사람들의 심장을 다시 뛰게 만들
한 구급대원의 간절한 심폐소생술이다.” _장혜영(전 국회의원, 영화감독)

“자괴와 분노와 슬픔과 때론 조소까지 들어가 있는 이 글들은
그래서 오히려 희망적이다.” _김금희(소설가)

가난, 사고, 죽음… 소방관의 가장 가까운 친구이자 적
세상의 그림자 속에 숨어 이제껏 드러나지 않았던 이야기


“구급차를 타기 시작한 뒤로 세상이 살 만하다는 생각은 무너졌다.”(122쪽)
세상엔 우리가 가늠할 수 없는 아픔과 고통이 얼마나 많이 존재할까. 가난에 짓눌려 극단적인 선택을 하려는 사람들, 깊은 우울로 고개를 들지 못하는 사람들, 이유도 모른 채 불행의 한가운데에 던져진 사람들…. 이들은 소설에나 나올 법한 어두운 모습으로 출동 현장에서 그를 기다리고 있었다. 소방관이 되기 전에 작가는 그런 사람들이 세상에 몇 없다고 생각했다. 보지 못했기 때문이었다. 이렇게 아픈 삶이 그저 소설 속 이야기만은 아니라는 걸, 지극히 일상적인 현실이라는 걸 구급차를 타고 나서 깨달았다. 그들은 너무 창피하거나 슬퍼서, 아파서, 춥고 어두운 그림자 속에 숨어 있었다는 걸 그제야 알게 되었다.
작가가 수년간 소방관으로 일하며 깨달은 것은 가난이 결코 유별난 게 아니란 사실이다. 가난은 스스로를 드러내지 않을 뿐 사회 전체에 널리, 깊게 뿌리 내려 있었다. 그런 현실로부터 등 돌리고 스스로의 안위만을 좇는 지금의 사회가 오히려 더 비참하게 느껴졌다. 가난한 삶과 죽음을 ‘비극’이라 이름 붙이고 특별한 것으로 취급할 게 아니라 분명한 현실로 인지해야 한다는 것을 책을 통해 이야기하고 싶었다.
현직 8년 차 소방관 백경은 구급차를 타며 마주한, 세상의 그림자 속에 숨어 이제껏 드러나지 않았던 이야기들을 이 책에서 처음으로 꺼낸다. 추운 겨울보다 오히려 따뜻한 봄에 죽는 사람이 많다는 사실, 구급차를 자주 이용하는 사람들은 대개 가난한 사람이라는 사실 등, 그가 들려주는 이야기는 소방관의 멋진 영웅담도 살맛 나는 세상 이야기도 아니다. 모두가 환호할 아름다운 이야기 대신 외면하고 싶은 아픈 구석을 굳이 들추어 이야기하는 까닭은, 우리가 세상의 아픔에 등 돌려서는 안 된다는 작가의 믿음에서 비롯한다. 손 내밀어 보듬어야 할 상처가 바로 우리 곁에 있다는 것, 그걸 분명히 깨달은 뒤에야 세상이 좀 더 올바른 방향으로 나아갈 수 있다는 메시지를 『당신이 더 귀하다』를 통해 전한다.

“당신의 심장을 누를 때,
내 심장도 함께 꾹꾹 누를 수 있다면 좋겠습니다.”


국민의 생명을 지키는 영웅으로 여겨지는 소방관. 사고 수습과 인명 구조를 위해 헌신하다 순직하는 이들의 소식이 전해질 때마다 시민들은 그들의 숭고한 희생에 깊은 애도와 감사를 표한다. 하지만 그 이면에는 우리가 잘 알지 못하는 더 많은 소방관들이 숨겨진 이유로 생을 마치고 있다. 끔찍한 사고 현장에 노출되어 PTSD(외상 후 스트레스 장애)를 겪다가 극단적 선택을 하기에 이르는 소방관들이 많은 까닭에, 소방관의 자살률이 순직률보다 높다는 건 업계에선 공공연한 사실이다. 정신적 고통에 시달리는 소방관의 수는 갈수록 늘고 있는 반면, 이들을 위한 심리상담이나 트라우마 치료 등 제도적인 지원은 미비하다는 문제도 계속해서 제기되고 있다.
이 책의 저자 백경 또한 사고 현장의 트라우마로 인해 불안장애를 앓았다고 고백하며, 직업인이기 이전에 평범한 한 인간으로서의 고충을 책에서 털어놓는다.
얼마 지나지 않아 나는 빗물에 흠뻑 젖어 집 안까지 비구름을 몰고 오기에 이르렀다. 잘 크고 있는 아이들이 사고를 당해 죽거나 크게 다치는 상상을 했고 아내가 기분이 안 좋은 날엔 그걸 자살의 전조라고 여기며 불안에 떨었다. 일하는 동안은 내가 오만가지 모습으로 죽음을 맞는 장면을 떠올렸다. 고속도로에서 구급 활동을 하다 차에 치이거나, 정신질환자의 칼에 맞거나, 또는 감당할 수 없는 트라우마에 마음이 무너져 스스로 생을 마감하거나. 그래서 틈날 때마다 유서를 썼다. 잡힐 듯 말 듯 한 죽음에 먼저 손을 내민 일이 내 글쓰기의 시작이었다. _18쪽
불안장애를 극복하고자 책상 앞에 앉은 작가는, 구급대원으로서 마주할 때는 저 멀리 제쳐두지만 한 인간의 내면에는 여전히 응어리처럼 남아 있는 마음들을 글로 써 내려갔다. 고통과 죽음에 고개 돌리는 대신 오히려 더 가까이 다가가 들여다보기 시작했다. 그러자 비로소 구름을 걷고 모습을 드러낸 삶의 뜨거운 장면들이 작가로 하여금 계속해서 살아낼 힘을 더해주었다. 아픈 세상을 향해 죄스러운 마음으로 꾹꾹 써 내려간 이 글들은 한 권의 책이 되기 이전에 작가 스스로의 삶을 붇들어준 “간절한 심폐소생술”이기도 했다.

“슬픈 일을 계속 슬퍼할 수 있도록”
한 소방관이 매일 빗속을 달리고 책상 앞에 앉는 이유


누군가는 소방관이라는 직업을 두고 고귀하다거나 받수받아야 마땅하다 칭한다. 그러나 백경 작가는 소방관은 특별한 일을 하는 것이 아니라 누구나 할 수 있는 일을 하는 사람, 어쩌면 ‘필요한 일을 하는 사람’에 가깝다고 이야기한다. 가만히 두면 눈덩이처럼 불어나는 불행을 퍼내는 ‘삽 한 자루’가 되는 건 한 줌의 마음만 있다면 누구나 할 수 있는 보통의 일이고, 그 보통의 역할이 우리가 사는 땅에 지금껏 생명을 불어넣어 온 것이라고.
결국 이 책을 통해 작가가 전하고자 하는 바는 “타인을 나와 같은 인간으로 보는 것, 그래서 세상을 보통의 온기로 채우는 일”의 소중함이다. 언뜻 비참해 보이는 삶도 자세히 들여다보면 우리와 똑같은 체온 36.5도 인간들이 살아내는 뜨거운 삶이며, 그런 삶을 위도 아래도 아닌 눈높이에서 마주 보려는 노력이 글이 되어 한 권의 책으로 묶였다.
빗줄기를 뚫고 달리는 일은 어려운 사람들의 이야기를 글로 남기는 것과 비슷하다. 시작은 시야를 흐리는 비참한 광경 때문에 마음이 무겁지만 쓰면 쓸수록 드러나는 뜨거운 삶으로부터 진한 감동을 받는다. 바라건대 이 글을 읽는 당신도 나와 같았으면 좋겠다. 여기에 등장하는 사람들을 불쌍히 여기는 대신 우리와 같은 평균 체온 섭씨 36.5도의 인간이라고 생각하면 좋겠다. 그게 내가 비 오는 날 달리기를 멈추지 않는 이유다. 그리고 글쓰기를 멈추지 않는 이유다. _‘프롤로그’ 중에서
지금 작가에게 있어 가장 두려운 것은 상대하기 어려운 신고자도, 참혹한 현장도 아니다. 보통 사람이라면 가지고 있어야 할 무언가가 내면에서 사라지는 일이다. 그건 바로 타인의 아픔에 공감하고, 죽음을 슬퍼하고, 기쁜 일을 냉소 없이 기뻐하는 보통의 마음. 구급차를 타다 보니 자신도 모르는 사이에 그런 것들이 무뎌지고 있다는 걸 어느 순간 알아차렸다. 타인의 고통에 무뎌지지 않으려, 자기 안에 자리한 인간다움을 지키려, 그래서 슬픈 일을 계속 슬퍼할 수 있도록, 소방관 백경은 오늘도 새벽에 일어나 무거운 몸을 이끌고 다시 책상 앞에 앉는다.




언젠가 지쳐서 쓰는 일을 멈추면, 누군가의 죽음이나 상처를 마주했을 때 사람이라면 당연히 느껴야 할 것들이 내 안에서 사라질지도 모른다. 죽음을 목전에 둔 그 남자를, 자칫 대형 사고로 이어질 뻔했던 버스 사고를 마른 모래처럼 툭툭 털어낼지도 모른다. 나는 그게 두렵다.

구급차를 자주 이용하는 이들은 대부분 가난한 사람들이다. 경제적으로 가난한 건 물론이요 마음까지 가난한 사람들. 그들은 택시비가 아까워 집 앞까지 걸어 나와 구급차를 부르고, 술 취한 새벽마다 헤어진 애인에게 하듯 119에 전화를 건다. 가난을 벗어나고자 제 나라를 떠나 시집온 외국인 노동자는 삼촌뻘의 남편에게 매일 두들겨 맞고, 우울증에 걸린 엄마는 어린 딸이 보는 앞에서 샤워 호스로 목을 맨다. 움직이지 못해 달 뒷면의 분화구처럼 등짝이 온통 욕창으로 뒤덮인 남자는 겨우 쓸 수 있는 한쪽 팔로 119에 전화를 걸어 선풍기를 틀어달라고 말한다. 일을 시작한 지 얼마 되지 않았을 땐 그런 가난이 지긋지긋했다. 출동 마치고 돌아오는 길이면 염치없고 몰상식한 인간들을 욕하기 바빴다. 그런데, 수년간 구급차를 타며 깨달은 것은 이러한 가난이 결코 유별난 게 아니란 사실이었다. 가난은 예상보다 광범위하게 우리 사회를 뒤덮고 있었고 그 뿌리 또한 깊었다. 내가 그 일부가 되지 않은 건 단순히 운이 좋았기 때문이었다.

  목차

프롤로그 언제 죽을지 몰라서 쓰는 글

1장- 내가 당신의 심장을 누를 때

내가 당신의 심장을 누를 때
잃어버린 것에 대하여
그녀와 커피를 마시고 올걸 그랬다
내 우스운 이야기 하나 할까
사람이 살고 있습니다
환자한테 혼난 날
개와 사람
경찰차와 구급차와 똥과 나
아들이 죽었다
내가 당신의 심장을 누를 때
잣나무에 걸려 죽다
더하기 빼기 곱하기 나누기
허기虛飢
소방관은 몇 급 공무원인가요
자식의 온도차
어렸을 땐 똑똑했어요
문 좀 고쳐주세요
크리스마스 비망(배변)록
천곡동

2장- 당신이 더 귀하다

당신이 더 귀하다
꽃비
라면은 밥이 아니야
엄마라는 이름의 열차
우리 집은 홋카이도에 있어요
그곳만이 내 세상
우주 끝까지 달리기
할머니가 뭐가 죄송해요
벽은 삶이다
당신이 더 귀하다
사랑도 면죄부가 되나요
오늘 자살하는 너에게
인간의 죽음을 대하는 인간의 태도
우리 엄마, 데려가 주시면 안 돼요?
사랑 때문에 죽은 사람은 없다
강물은 차갑다
나는 살고 싶다
배가 간다
연극이 끝난 후

에필로그 수도꼭지를 위하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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