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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안하다는 말의 집은 어디일까
달아실 | 부모님 | 2025.12.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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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도서 소개

흔들리는 말들이 잠시 쉬어갈 자리를 마련한 연명지 시인의 『미안하다는 말의 집은 어디일까』는 말이 감당해야 할 마음의 무게를 그대로 드러내며, 완성되지 않은 채 태어난 말들이 머뭇거리고 방향을 잃는 순간을 시의 결로 삼는다. 말이 산도를 지나 생명처럼 움직이고 서로 상처를 남기기도 하는 장면들은 감정이 먼저 도착하고 말이 뒤늦게 따라오는 그의 시적 세계를 보여준다.

시인 김경주는 발문에서 “시인의 단어들은 말더듬을 한다”고 했듯, 이 시집은 말의 지연과 흔들림을 고쳐 쓰지 않고 그대로 품는다. “시집을 벗어난 새들은 모두 고아가 되지요”라는 문장이 환기하듯 도착하지 못한 말·늦게 오는 말까지 머물 집을 꿈꾸며, 독자가 오래 품어온 말을 조용히 떠올릴 수 있는 방 하나를 열어 둔다. 흔들려도 괜찮고 더듬어도 괜찮은 말들이 이곳에서 비로소 숨을 고른다.

  출판사 리뷰

우리, 흔들리는 말들을 잠시 쉬어가게 두어요
― 연명지 시집 『미안하다는 말의 집은 어디일까』


연명지 시인의 시집 『미안하다는 말의 집은 어디일까』가 달아실 시선으로 출간됐다.

시집 속의 시들을 읽다보면 시 속에서 움직이던 말들이 조금씩 흔들리며 제자리를 찾으려는 모습이 눈에 들어온다. 아직 방향을 정하지 못한 말, 목적지에 닿지 못한 말, 머뭇거리는 말들 말이다.

시인 김경주는 발문에서 이를 두고 “시인의 단어들은 말더듬을 한다. 시인은 말을 더듬고 있다. 이곳의 말과 저곳의 말 사이를 오가며 말을 더듬는다.”라고 썼다.

이 말더듬은 모자람이나 서툼이 아니라, 말이 감당해야 할 마음의 무게를 옮겨 올 때 생기는 잠깐의 멈춤 혹은 망설임과 가까울지 모른다.

연명지 시인은 이런 멈춤이나 망설임들을 고쳐 쓰지 않는다. 그래서 이 시집은 흔들리는 말들이 잠시 쉬어갈 수 있도록 그가 마련해둔 자리 같은 것이리라.

그는 말이 처음 생겨나는 순간부터 마지막까지 안정적일 수 없다는 사실을 알고 있다. 말은 이미 완성된 ‘언어의 도구’가 아니라, 세상에 겨우 도착한 생명체 같다.

말의 좁은 산도産道를 지나가요 조심스럽게
초원을 뛰어다니던 목소리들이 담장을 넘고 남 이야기하듯 가볍게
말을 좋아한 사람들이 말을 모아 집을 짓고
출산을 했다고 축하를 받아요

읽는 사람의 심장을 다치게 하는 살아 있는 말들이 좋다고,말은 당근을 먹으며 오물거려요

엄마 손을 놓친 불안전한 말들이 쌓여가는 식탁에서
내가 모르는 한 사람의 말을 발라먹고 있어요
가시가 눈을 찌르기도 해요

빛바랜 사진 속에 웅크린 문장을 만나면 슬픔은 먼지처럼 날아가요
우기에 젖어 있던 지난날을 스윽 열고 들어와 이마를 짚어주는 문장이 나를 살게 해요

말이 잘 자라도록 정성을 다해 물을 주고
가만가만 쓸어주다 토닥토닥 등을 두드려주고요
일상과 나의 몽상 사이에서 즐겁게 거닐어요

아무 일도 일어나지 않을 것 같은 시집 갈피마다 지문들이
울컥울컥,고여 있어요 버려진 시집들
잊힌 것들을 다시 부르는 밤이 제일 무서워요

머릿속에 가끔 에러 창이 뜨는 날은 허리를 비틀며 나아갔어요
시집 속에 잠시 앉아 있다 일어나면 말들이 장난치듯 새벽을 만나는 날이 있어요

시집을 벗어난 새들은 모두 고아가 되지요
― 「시집 고아원」 전문

이 시에서 말은 처음부터 ‘완성된 문장’이 아니라 산도를 지나 막 태어난 존재처럼 움직인다.

식탁 위에서 서로 뒤섞이거나 상처를 남기는 장면 역시, 말이 마음이나 쉽게 방향을 잃을 수 있다는 점을 조용히 건드린다.

그는 이런 불안정함을 고쳐 써야 할 것으로 여기지 않는다. 오히려 말이 아직 자리를 정하지 못한 상태 자체를 시의 결로 받아들이는 듯하다.

마지막 구절 “시집을 벗어난 새들은 모두 고아가 되지요”라는 문장은 자주 길을 잃는 말들을 연민하게 한다. 그리고 그런 말에게도 집이 필요하다는 사실을 조용히 떠올리게 한다.

흔들리는 말일수록 마음 둘 곳이 필요하고, 시는 그 집이 될 수 있는 것이다. 그는 이 흔들림을 숨기지 않고, 말이 고아가 되지 않도록 시 안에 머물 자리를 마련해두려는 사람처럼 보인다.

그의 시에서는 말보다 감정이 먼저 움직이는 순간이 있다. 감정이 자리를 잡은 뒤에야 말이 도착하곤 한다.

어떤 봄은 용기를 내서 울어야 사용할 수 있다

가라앉은 손들이 울컥 게워놓은
슬픔마저 빠져나간 깊이를 알 수 없는 눈빛들
껴안았던 날들이 가지런히 놓여 있다

미안하다는 말이 돌아오는 봄
기일에 만난 우리들 말 속으로 말아 올려지는
두고 와서 미안해
― 「봄을 어떻게 사용하느냐고 물었다」 부분

너는 이제 여기에 없는 이름
하늘과 땅이라는 간극에서 우리의 마음은 골절되었다
검은 리본 아래
무심한 듯 해맑게 웃고 있구나
― 「이명」 부분

말의 흔들림은 감정의 밀도에서 생긴다. 그는 감정을 우선시하는 대신, “두고 와서 미안해”라는 말이 뒤늦게 오듯, 말의 지연을 허용한다. 그는 그런 시간을 받아들이며 봄은 용기를 내서 울어야 사용할 수 있다는 걸 아는 사람이 된 것이다.

이름이 사라진 자리는 공기처럼 비어 있고 말은 그 빈자리에 가 닿지 못하고 흔들린다. 웃는 얼굴이라는 장면은 역설적으로 더 큰 부재를 만든다. 그는 이 빈자리를 서둘러 채우지 않고 말의 중심이 사라질 때 생기는 흔들림까지 시의 한 부분으로 남긴다.

그렇다. “입술을 벗어나 허공에 떨어져도 도착하지 않을 말/ 미안하다는 말의 집은 어디일까(「미안하다는 말의 집은 어디일까요」)”라는 물음처럼, 그는 어떤 말이든 도착할 수 있는 곳, 흔들리는 말까지 안아주는 집을 꿈꾼다.

완성된 말만 들어갈 수 있는 집이 아니라 늦게 도착하는 말, 방향을 잃은 말들을 다 받아줄 수 있는 그런 집이리라.

연명지 시인은 말을 더듬으며, 말들이 길을 잃지 않도록 조용한 방을 마련한다. 그 방 안에서 말은 완성될 필요가 없다. 머뭇거려도 되고, 발자국만 남아도 되고, 때로는 흔적만 있어도 된다.

그래서 시집 『미안하다는 말의 집은 어디일까』는 아직 닿지 못한 말, 닿으려고 애쓰는 말들을 위한 집이다. 독자는 그 집 문턱에서 오래 마음속에 남아 있던 말 하나를 떠올릴 수 있을 것이다. 그렇다. 당신의 말은 흔들려도 괜찮다. 더듬거려도 괜찮다. 또 조금 울어도 괜찮다. 이 시집이 그런 말과 마음을 놓아둘 방 하나를 마련해두고 있기 때문이다. 그 집에서 우리 만나자.

  작가 소개

지은이 : 연명지
2013년 미네르바 시선 『가시비』로 작품활동을 시작했다. 시집으로 『사과처럼 앉아 있어』, 전자시집 『열일곱 마르코 폴로 양』, 여행 산문 『차곡차곡 걸어 산티아고』가 있다. 호미문학상, 청송객주문학상, 항공문학상을 수상했고, 시 작품이 인도, 파키스탄, 코소보, 이탈리아, 이집트, 미국, 벨기에 등에서 현지어로 번역 발표되었다.

  목차

시인의 말

1부. 엄마는 꽃의 뿌리여서 봄마다 홀로 눈부시다
냉동인간 동호회|물결무늬 짐승|꽃피는 서랍|서쪽 마녀|친환경 결별을 꿈꾸다|실행되지 않은 날들|봄을 어떻게 사용하느냐고 물었다|죽으면 눈치가 없어진다는 말을 들었다|신의 열쇠|시집 고아원|감쪽같은 섬|빠른 글씨는 거북이과|콩 까는 여자|사춘기, 오픈 중|가까운 곳이 먼저 늙는다

2부. 당신들은 정말로 누군가를 밀지 않았나요
쥐뿔도 모르면서|통통한 날씨 굿모닝|순종|죽은 사람에게 사과하기|이명|말띠를 찾아서|빨간 구두|당신은 서어나무입니까|할머니의 화로|머리 빗는 파랑, 산토리니|세로의 가출|화랑공원 남편|모과나무 아래서 오래 울었다|금붕어 씨는 혼술 중|버튼|산책하는 뱀

3부. 미안하다는 말의 집은 어디인가요
꿈속의 가족들|이것저것 샌드위치|목요일이었던 여자|비술나무 할아버지|사막은 다시 울기로 한다|고양이는 망을 보고|들어는 봤니, 검은 여관|낭떠러지 엄마|미안하다는 말의 집은 어디일까요|안녕, 바로크|레날라 ― 숲의 어머니 바오밥나무|남쪽 마녀|열일곱 마르코 폴로 양|나만 모르는 다음 모자|잠행

4부. 당신들이 사는 세상은 몇 시인가요
계란프라이 마셔요|구출나무|유월의 입술|큰엄마|슬픔을 입양한 봄날|러시안 블루의 다섯 번째 계절|맨드라미의 거울|사월의 슬픔을 굽다|밀림을 건너다|닥나무의 주소는 어디인가요|연두의 등이 사라진 후|고양이가 우산을 쓰는 이유|쾌청한 머리카락|아베와 마리아|검은 얼굴 양|거룩하게, 한 판

발문_ 연민과 애도의 맞춤법들 - 김경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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