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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프링벅
창비 / 배유안 지음 / 2008.10.10
11,000원 ⟶ 9,900(10% off)

창비청소년 문학배유안 지음
평범한 열여덟 살 소년이 갑작스레 찾아온 형의 죽음을 극복하고 연극을 통해 한 걸음 성장하는 과정을 그린 장편소설이다. 사랑하는 형을 잃은 슬픔과 연극을 통해 꿈을 찾아가는 희열이 한 지점에서 만나 절망이 아닌 희망이어야 함을 확인하는 마지막 장면에 이르러서는 가슴 벅찬 감동을 느낄 수 있다. 제목 '스프링벅'(springbuck)은 아프리카에 사는 양의 이름으로, 이 양들은 풀을 먹기 위해 무리를 지어 초원을 달리다가 어느 순간 풀을 먹으려던 원래의 목적은 잊고 무작정 뛰기만 해 절벽 아래로 떨어지는 경우가 종종 있다고 한다. 작품 전체를 관통하는 '스프링벅'의 비유는 입시 경쟁에 내몰려 꿈을 잃은 채 남보다 앞서는 데만 혈안이 된 우리 청소년들의 모습을 떠오르게 한다. 또한, '대리 시험'과 같은 첨예한 이슈를 통해 과열되는 입시 경쟁의 어두운 면을 과감히 부각시키면서도 아이들의 건강한 힘을 끊임없이 긍정하는 작가의 애정 어린 시선이 돋보인다.제1막 제1장 오늘 죽고 내일 새로 태어나기 퇴장 스프링벅 무슨 일이 있었던 거야? 꿈을 꾸어라 눈과 비가 안 오는 세상 선택의 기준 용기 왜 그랬어? 내 인생의 주도권 어른을 용서해라 사이프러스 나무 절망이 아니어야 한다 형, 나의 형 작가의 말놓칠 수 없는 꿈을 향해 오늘도 고군분투하는 열여덟 살 우리들의 눈부신 성장통 “아프리카에 사는 스프링벅이라는 양 이야기 아니?” 『초정리 편지』 작가의 첫 청소년소설 스테디셀러 『초정리 편지』(창비 ‘좋은 어린이책’ 대상 수상작)의 작가 배유안이 청소년소설로 돌아왔다. 전작에서 빛나는 역사적 상상력과 짜임새 있는 스토리텔링으로 많은 독자들의 사랑을 받은 작가가 이번에는 풍부한 교단 경험을 바탕으로 우리 청소년들의 진솔한 이야기를 들려준다. 『스프링벅』은 평범한 열여덟 살 소년이 갑작스레 찾아온 형의 죽음을 극복하고 연극을 통해 한 걸음 성장하는 과정을 그린 장편소설이다. 사랑하는 형을 잃은 슬픔과 연극을 통해 꿈을 찾아가는 희열을 씨줄과 날줄처럼 자연스럽게 교차시키는 작가의 솜씨가 믿음직하고, 두 사건이 한 지점에서 만나 절망이 아닌 희망이어야 함을 확인하는 마지막 장면에 이르러서는 가슴 벅찬 감동을 느낄 수 있다. 제목 ‘스프링벅’(springbuck)은 아프리카에 사는 양의 이름으로, 이 양들은 풀을 먹기 위해 무리를 지어 초원을 달리다가 어느 순간 풀을 먹으려던 원래의 목적은 잊고 무작정 뛰기만 해 절벽 아래로 떨어지는 경우가 종종 있다고 한다. 작품 전체를 관통하는 ‘스프링벅’의 비유는 입시 경쟁에 내몰려 꿈을 잃은 채 남보다 앞서는 데만 혈안이 된 우리 청소년들의 모습을 떠오르게 해 가슴이 뭉클해진다. 동아리 활동, 축제 준비, 가출, 대리 시험 등 생생한 학교 현장의 목소리 『스프링벅』에는 중?고등학교에서 국어 교사로 아이들을 가르치며 느꼈던 작가의 다양한 고민이 고스란히 녹아 있다. 뿐만 아니라 작가가 교사로서, 어머니로서 오랜 시간 아이들과 함께 지낸 경험을 살려 청소년을 둘러싼 교사와 학부모의 시선까지 입체적으로 아우른 것은 다른 청소년소설이 따라갈 수 없는 『스프링벅』만의 장점이다. ‘대리 시험’과 같은 첨예한 이슈를 통해 갈수록 과열되는 입시 경쟁의 어두운 면을 과감히 부각시키면서도 아이들의 건강한 힘을 끊임없이 긍정하는 작가의 애정 어린 시선이 돋보인다. 이야기의 큰 축이 되는 연극부 활동은 결코 가볍지만은 않은 작품 분위기에 십 대 특유의 풋풋한 활기를 더한다. 느닷없는 형의 죽음을 둘러싼 미스터리한 전개 『스프링벅』은 연극을 중심으로 펼쳐지는 아이들의 꿈과 방황 한편으로 형의 죽음이라는 또 하나의 사건이 큰 줄기를 이루고 있다. 도입부에 등장하는 갑작스러운 형의 죽음은 이야기에 긴장감을 불러일으키며, 형의 죽음에 숨겨진 비밀에 다가서는 흡인력 있는 전개가 눈길을 끈다. 이야기가 진행되면서 서서히 밝혀지는 형의 비밀은, 평범한 모범생을 대리 시험과 자살이라는 극단적 선택으로 내몬 비정상적인 교육 환경에 대한 경각심을 극대화한다.'공부가 제일 쉬웠어요.'라고 한 미친놈도 있다니. 이 말도 형 같은 사람이 없었다면 끝까지 욕만 나왔을 것이다. 형은 공부를, 내가 양치질하고 밥 먹고 하는 일상사처럼 했다. 그리고 성적는 늘 최상위였다. 아, 아니다. 아까 손장하 선생님 말로는 형이 고3때 성적이 떨어져서 많이 힘들었다고 했지? '너무'라는 말이 또 턱 걸렸다. 정말 형은 '너무' 착했나? 그런데 형이 없어도 이따위 책을 들고 내신이라는 것에 매달려야 하는 나는 뭐냐? 아, 젠장p.83


허구추리 3
서울미디어코믹스(서울문화사) / 카타세 차시바 (지은이), 시로다이라 교 (원작), 오경화 (옮긴이) / 2020.03.31
5,000원 ⟶ 4,500(10% off)

서울미디어코믹스(서울문화사)소설,일반카타세 차시바 (지은이), 시로다이라 교 (원작), 오경화 (옮긴이)
나의 어여쁜 자야 : 아름다운 남녀 창조 편
두란노 / 김지연 (지은이) / 2020.06.24
13,000원 ⟶ 11,700(10% off)

두란노소설,일반김지연 (지은이)
'디지털 세대를 위한 성경적 성교육' 시리즈 2권. 차세대에게 하나님이 만드신 남자와 여자의 차이점을 알려 주고, 타고난 성별에 감사하며, 남녀가 기능적 질서를 잘 발휘하도록 좋은 가이드를 해준다. 또한 남녀 성별 정체성이 흔들리고 있는 차세대들을 교육함에 있어서 크리스천 양육자들이 알아야 할 배경 지식들을 성경적인 근거와 객관적인 자료로 공급해 주고 있다. 세상에서 흔히 행해지고 있는 성교육에서는 남성과 여성의 수많은 다른 점을 종합적으로 다루지 않고 '외부 생식기' 차이점 위주로 교육하고 끝내거나 혹은 남녀의 차이를 아예 부인하다시피 하는 경우가 많다. 이러한 성교육을 받은 아이들은 성별 교체(트랜스젠더리즘)를 쉽게 받아들이거나 성별 혼란을 호소하는 경우가 많다고 크리스천 성교육 전문가들은 입을 모은다. 또 타고난 성별이 중요한 게 아니라 자신이 원하고 느끼는 성별, 즉 성별 정체성이 더 중요하다는 교육까지 받은 청소년의 경우 하나님의 말씀 자체를 부인하기도 하여 많은 기독교 양육자들의 우려와 원성을 사기도 한다.추천사 프롤로그 1장 남자와 여자를 만드신 하나님의 솜씨 하나님의 창조 질서는 의심할 것 없이 아름답다 남자와 여자의 차이점은 셀 수 없이 많다 '돕는 배필'이라는 단어 때문에 상처받기 있기, 없기? 2장 타고난 성별마저 혼란을 주는 성교육 현실 타고난 성별을 의심하게 하는 교육이 번지고 있다 트랜스젠더리즘이 성교육 안으로 들어오다 타고난 성별을 바꾸는 마술은 없음을 교육하라 성별이 수십 가지라고 한들 나와는 상관없다?! 차세대를 파괴하는 거짓 메시지를 경계하라 에필로그 주석크리스천 양육자가 안심하고 읽을 수 있는 성교육 시리즈, 두 번째 책 '아름다운 남녀 창조' 편 "남녀의 차이를 잘 알고 하나님이 주신 성별에 감사하자" 명실상부 성경적인 성가치관 대표 강사인 김지연 약사가 '디지털 세대를 위한 성경적 성교육' 시리즈 두 번째 책을 펴냈다. 교파와 진영을 초월하여 담임 목사님들이 예배 시간에 강단을 내어 주기까지 안심하고 신뢰하는 검증된 사역자인 저자는 2,500개가 넘는 주요 교회와 기관에서 성경적인 성가치관을 교육해오고 있다. 출간 직후 한국 교회에 큰 반향을 일으킨 '디지털 세대를 위한 성경적 성교육' 시리즈 1권, 《너는 내 것이라》가 성경적 성교육을 위한 준비와 미디어와 음란물에 관해 다루었다면, 2권은 '아름다운 남녀 창조' 편이다. 차세대에게 하나님이 만드신 남자와 여자의 차이점을 알려 주고, 타고난 성별에 감사하며, 남녀가 기능적 질서를 잘 발휘하도록 좋은 가이드를 해준다. 또한 남녀 성별 정체성이 흔들리고 있는 차세대들을 교육함에 있어서 크리스천 양육자들이 알아야 할 배경 지식들을 성경적인 근거와 객관적인 자료로 공급해 주고 있다. 세상에서 흔히 행해지고 있는 성교육에서는 남성과 여성의 수많은 다른 점을 종합적으로 다루지 않고 '외부 생식기' 차이점 위주로 교육하고 끝내거나 혹은 남녀의 차이를 아예 부인하다시피 하는 경우가 많다. 이러한 성교육을 받은 아이들은 성별 교체(트랜스젠더리즘)를 쉽게 받아들이거나 성별 혼란을 호소하는 경우가 많다고 크리스천 성교육 전문가들은 입을 모은다. 또 타고난 성별이 중요한 게 아니라 자신이 원하고 느끼는 성별, 즉 성별 정체성이 더 중요하다는 교육까지 받은 청소년의 경우 하나님의 말씀 자체를 부인하기도 하여 많은 기독교 양육자들의 우려와 원성을 사기도 한다. '디지털 세대를 위한 성경적 성교육' 시리즈는 "말씀에 근거한 참된 성경적 성교육으로 세상의 거짓된 메시지를 분별하고 성경적 관점과 가치관을 세우는 데 최우선하는 자료를 만들어 달라"는 수많은 기독교 학부모들의 꾸준한 요구를 받아온 저자가 집필하게 된 책이다. 2권 '아름다운 남녀 창조' 편은 세상의 왜곡된 교육과 반성경적인 성문화로 인해 시선을 돌려 버린 자녀들이 다시 하나님께로 향하도록 이끌어 준다. 또한 성경적 가치관을 지지하는 수많은 보편타당한 통계들이 함께 제시되어, 읽는 동안 지루함이 없게 해 준다. 믿음의 부모, 주일학교 교사, 목회자 등 크리스천 양육자들이 세상의 급진적 조류에 떠밀려 가는 것이 아니라 복음으로 역류할 힘을 탑재한 차세대를 키워 내기 위해 반드시 읽어야 할 책이다.성교육 교사들이 흔히 저지르는 실수 중의 하나가 남녀의 차이점을 가르칠 때, 다짜고짜 남아와 여아의 속옷 차림 또는 벗은 몸 사진을 제시하며 가장 먼저 생식기의 차이를 강조하고는 남녀 차이 교육을 끝내는 것이다. 그럼으로써 남녀를 가르는 가장 근본적인 차이점인 성염색체를 간과하고 만다. 남녀 생식기의 명칭을 아는 것으로 끝나는 성교육은 생식기만 제거하면 남녀가 바뀔 수도 있다는 착각을 주기 쉽다. 남녀의 차이점을 교육함에 있어서 외부 생식기의 모습을 과도하게 강조한 자극적인 이미지로 성적 호기심과 충동을 과도하게 불러일으키는 방식의 성교육은 바람직하지 않다. 조기 성애화(sexualization)를 촉진하느냐 아니면 남녀를 지으신 하나님의 아름다운 창조를 깊이 있고 은혜롭게 가르치느냐는 성교육 강사의 영성, 전문성 및 교육 방식과 큰 관련이 있다. 비슷한 체중과 건강 상태의 두 사람이라 할지라도 성별이 다르면, 손아귀 힘, 즉 악력(握力)이 상당히 다르다. 물건을 손아귀로 쥐는 힘에서 남녀가 큰 차이를 보인다는 뜻이다. 우리가 생활 속에서 얼마나 손을 많이 쓰는가를 생각해 보면, 남자와 여자의 악력 차이가 그들의 삶에 끼칠 영향과 차이점을 부정하기가 어렵다. 보통 남자의 악력은 여자의 2배다. 이러한 남녀의 악력 차이가 삶의 여러 분야에서도 직접적으로 영향을 주고 있다. 예를 들어, 소방공무원 체력 시험 점수표만 봐도 남자와 여자의 근육 차이를 확실하게 알 수 있다. ‘에제르’는 영어 단어 ‘에센셜(essential)’의 어근이 되었다. essential의 뜻은 무엇인가? ‘필수적인, 극히 중요한, 본질적인’이란 뜻으로 없어서는 안 되는 것을 의미한다. 예를 들어, 필수 아미노산(essential amino acid)은 외부에서 반드시 공급되어야 하는 것으로, 결핍되면 사망에 이를 수 있는 너무나 중요한 아미노산을 가리킨다. 있으면 좀 도움되고 없어도 그만인 아미노산이 아니라는 의미다.하나님을 묘사할 때 쓰인 ‘에제르’가 여자에게도 사용되었다는 것은 그만큼 여성에게 주어진 사명이 위대하고, 필수 불가결하며 중요한 것임을 의미한다. 즉 남성이 권위 의식을 가지고 여자를 노예로 여기게끔 하고자 주신 단어가 아님을 알 수 있다.


노랑의 미로
오월의봄 / 이문영 (지은이) / 2020.05.18
24,000원 ⟶ 21,600(10% off)

오월의봄소설,일반이문영 (지은이)
한국에서 가장 가난한 사람들의 동네 중 한 곳에서 벌어진 ‘강제퇴거 사건’을 토대로 저술된 책이다. 2015년 2월 서울시 용산구 동자동의 한 건물에서 45개 방마다 노란 딱지가 붙었다. 건물주는 한 달 열흘의 시간을 주고 모두 방을 비우라고 일방 통보했다. 1968년 완공된 그 건물에서는 한 평도 되지 않는 방마다 45명의 가난한 사람들이 살고 있었다. 18년을 거주해온 사람들도 있었고 대부분 60대 이상의 고령이었다. 그로부터 몇 달 뒤 쪽방 건물이면서 45명의 주민이 사는 하나의 마을이 황폐한 철거촌으로 변했다. 방들은 해머에 맞아 깨졌고, 전기와 수도가 끊겼다. 쫓겨나지 않으려 행정기관을 찾아다니며 호소하던 주민들은 결국 한두 명씩 방을 빼야 했고, 끝까지 버틴 사람들은 춥고 깜깜하고 물이 나오지 않는 건물의 부서진 방에서 폐허와 공존했다. 이 책은 저자 이문영이 2015년 4월부터 2016년 5월까지 《한겨레21》에 연재한 〈가난의 경로〉를 씨앗으로 삼았다.0 입구 _9 1 벌레 _10 2 명태 _15 3 무연 _23 4 아멘 _34 5 의사 _43 6 벼락 _58 7 씨바 _59 8 요원 _69 9 메인 _80 10 천국 _83 11 기억 _109 12 역사 _111 13 비상 _121 14 털보 _129 15 의혹 _141 16 미남 _151 17 소란 _166 18 가루 _175 19 박사 _177 20 전투 _181 21 초록 _197 22 마로 _205 23 경로 _211 24 격파 _212 25 미로 _216 26 없다 _221 27 이사 _229 28 충혈 _243 29 용사 _245 30 철거 _254 31 웬수 _260 32 용역 _269 33 퇴적 _276 34 명인 _284 35 사수 _299 36 보조 _307 37 단전 _317 38 흑룡 _327 39 매물 _338 40 망치 _345 41 그놈 _352 42 누구 _369 43 단짝 _379 44 뽀삐 _386 45 꽝꽝 _393 46 순례 _400 47 미소 _418 48 위원 _426 49 반전 _433 50 땜질 _445 51 칼줄 _447 52 쌍생 _451 53 한양 _464 54 일기 _474 55 흡혈 _483 56 완공 _486 57 유령 _495 58 귀가 _498 59 백m _508 60 처사 _511 61 열흘 _525 62 예언 _533 63 검정 _541 64 노랑 _544 65 오년 _545 66 망자 _546 67 다시 _570 ∞ 입구 _573쫓겨난 사람들의 ‘가난의 경로’ 5년을 좇다 사건이 지나간 일상 추적한 탐사 뒤의 탐사 기록되지 않은 기억으로 본 역사 밖의 역사 문학의 자리와 경계를 묻는 문학 곁의 문학 저널리즘의 눈으로 기록하고 역사가 흘린 기억들에 귀 기울이며 문학의 언어로 쓴 마흔다섯 명의 이야기 가난해서 쫓겨오고 가난해서 쫓겨난 집 누구나 알지만 누구도 모르는 그 길 위의 시간 미로에 갇힌 출구 없는 이야기가 노란집에 있었다. 《노랑의 미로》는 한국에서 가장 가난한 사람들의 동네 중 한 곳에서 벌어진 ‘강제퇴거 사건’을 토대로 했다. 2015년 2월 서울시 용산구 동자동의 한 건물에서 45개 방마다 노란 딱지가 붙었다. 건물주는 한 달 열흘의 시간을 주고 모두 방을 비우라고 일방 통보했다. 1968년 완공된 그 건물에서는 한 평도 되지 않는 방마다 45명의 가난한 사람들이 살고 있었다. 18년을 거주해온 사람들도 있었고 대부분 60대 이상의 고령이었다. “주민 마흔다섯 명의 세계가 벼락에 맞았다. 강제퇴거 통보는 예고 없이 붙었다. 어제처럼 일어나, 어제처럼 밥을 먹고, 어제처럼 볕을 쬐고, 어제처럼 소주를 마시고, 어제처럼 자고 눈을 떴을 때, 주민들 앞엔 어제와 다른 오늘이 있었다. 길게는 20여 년을 살아온 방에서 어제처럼 문을 열고 나와 문을 닫았을 때 너무 화사해서 눈이 얼얼한 노란색이 문 위에 있었다.”(59쪽) 그로부터 몇 달 뒤 쪽방 건물이면서 45명의 주민이 사는 하나의 마을이 황폐한 철거촌으로 변했다. 방들은 해머에 맞아 깨졌고, 전기와 수도가 끊겼다. 쫓겨나지 않으려 행정기관을 찾아다니며 호소하던 주민들은 결국 한두 명씩 방을 빼야 했고, 끝까지 버틴 사람들은 춥고 깜깜하고 물이 나오지 않는 건물의 부서진 방에서 폐허와 공존했다. 이 책은 저자 이문영이 2015년 4월부터 2016년 5월까지 《한겨레21》에 연재한 〈가난의 경로〉를 씨앗으로 삼았다. 쪽방 건물을 리모델링해 외국인 여행객 대상의 게스트하우스로 용도 변경하려던 건물주가 그 방이 전부인 사람들에게 퇴거를 통보하는 ‘사건’이 발생했다. 이후 건물주의 거듭된 공사 시도와 주민들의 저항, 단전·단수, 철거, 이사, 법정 다툼, 공사 중단, 노란집으로의 땜질, 귀가가 이어졌다. 법원이 주민들의 공사 중지 가처분 신청을 받아들인 뒤 쫓겨난 사람들 중 일부는 그 건물로 돌아왔고 다수는 돌아오지 않았다. 당시 저자는 사건의 전 과정을 따라가며 1년 동안 ‘사건 이후’를 탐사보도했다. 가난한 사람들에게 쫓겨나는 일은 일상이었다. 가난이 흔들 수 없이 견고해지고 공고화되는 ‘사태’는 ‘사건 이후의 일상’에 있었다. 누군가는 쫓겨나고 다시 쫓겨나는 일을 되풀이하며 가난해졌고, 그들을 쫓아내고 다시 쫓아내며 누군가는 수익을 얻었다. 가난은 ‘사건의 순간’이 아니라 ‘사건 뒤 사태가 된 일상’의 누적 속에, 그 일상을 고립시키고 공고화시키며 이득을 얻는 구조 속에 있었다. 저자는 쫓겨난 사람들이 어디로, 어떻게, 얼마나 이동하고 그 시간 위에서 어떤 이야기들이 만들어지는지를 추적했다. 그렇게 쫓겨난 사람들의 ‘가난의 경로’가 그려졌다. 그리고 다시 ‘가난한 일상’은 계속됐다. 사건 당시로부터 5년이 흘렀지만 아무 일 없었다는 듯 가난한 일상은 이어지고 있다. 저자는 연재 종료 뒤 ‘이후 4년’의 변화를 계속 따라가며 시간을 쌓았다. 그 시간의 이야기들을 강제퇴거 1년의 이야기에 보태고 수정해 대부분 다시 썼다. 모두 5년 동안 45명의 이야기를 좇았다. 5년 뒤 45명 중 9명이 사망하고 36명이 남았다. 이 책의 세 가지 성격 1) 사건이 지나간 일상 추적한 탐사 뒤의 탐사 《노랑의 미로》는 탐사보도에 쌓아올린 이야기의 집이다. 쫓겨난 사람들의 5년을 따라가며 확인한 ‘가난의 경로’는 이 세계가 가난한 사람들을 어떻게 가두고 고립시키는지를 확인시킨다. 저자는 강제퇴거당한 주민들의 이주 경로를 따라가며 이사한 거리를 하나하나 측정했다. 주민 45명 중 30명(66.6퍼센트)이 직선거리 100미터 안에서 이사했다. 몸에 100미터짜리 밧줄을 묶고 밧줄이 허락하는 거리 안에서 맴돈 것 같았다. 대부분의 주민들이 동자동 안에서 움직였다. 딱 그만큼이 그들에게 허락된 이동거리였다. 100미터 이상 1킬로미터 이내로 이주한 사람은 1명(2.2퍼센트)이었다. 1~5킬로미터를 움직인 주민과 5~20킬로미터 거리로 이사한 주민(매입임대주택으로 옮겨간 사람들과 사망해 무연고 납골묘에 안치된 사람들, 교도소에 수감 중인 사람들)은 각각 5명(11.1퍼센트)씩이었다. 20킬로미터 밖으로 나간 사람(충북 음성 노숙인 요양 시설)은 1명(2.2퍼센트)뿐이었다. 3명(6.6퍼센트)은 이주 지역이 확인되지 않았다. 쪽방에서 쫓겨난 그들이 찾아간 새 방도 여전히 쪽방이었다. 31명(68.8퍼센트)이 쪽방으로 옮겨갔다. “가난한 자들에겐 갈 수 있는 곳과 갈 수 없는 곳이 나뉘어 있었다. 무형의 장벽이 그들 앞을 가로막고 있었다.”(508쪽) 헌법이 보장한 거주·이전의 자유는 자유를 살 돈이 있는 사람에게만 허락된 자유란 사실이 확인됐다. 같은 동네의 한 건물에서 쫓겨난 그들은 같은 동네의 다른 건물에서 다시 만나 또 이웃이 됐다. 이동거리가 극도로 제한된 그들은 그렇게 헤어졌다 그렇게 다시 만났다. 흐르지 못하고 퇴적되는 가난이었다. 5년이 흘렀다. 《노랑의 미로》는 강제퇴거 사건이 종료된 이후의 시간(2020년 2월까지)을 계속 따라가며 ‘탐사 뒤의 탐사’를 이어갔다. 그동안 45명 중 9명이 사망했다. 강제퇴거에 휩쓸렸던 주민들이 다섯 해 만에 5명 중 1명꼴로 세상에 없었다. 그들이 가난의 경로에서 이탈하는 길은 죽음뿐이었다. 《노랑의 미로》는 죽었으나 그 집을 떠나지 못하는 망자들의 목소리로 그들이 강제퇴거당한 뒤 세상을 떠나기까지의 ‘마지막 시간’을 정리한다.(546쪽) 2) 기록되지 않은 기억으로 본 역사 밖의 역사 “가난의 뿌리는 머무는 장소가 아니라 머무는 곳으로 이끈 길들과 그 길을 찌르는 뾰족한 돌멩이들 틈에 박혀 있다.”(211쪽) 가난의 경로는 특정 건물에서 쫓겨난 사람들이 새 거처를 찾아 이동하며 그리는 경로인 동시에, 서로 다른 시기에 태어나 서로 다른 곳에서 살던 사람들이 한 건물에 도착해 이웃으로 만나는 경로이기도 하다. 가난한 동네에 살아서 가난한 것이 아니라 가난하므로 가난한 동네로 올 수밖에 없었던 과정을 《노랑의 미로》는 그들의 목소리로 복원한다. 그 경로를 밟아 ‘세상에서 가장 작은 방 한 칸’으로 찾아든 사람들은 한국 현대사의 질곡을 누구보다 아프게 겪어왔다. 정치와 사회가 불의할수록 가난한 사람들이 가장 먼저 고통받는다는 사실이 그들의 이야기 속에서 생생하게 목격된다. 책은 묻는다. “역사는 누구의 기억인가.”(109쪽) 《노랑의 미로》가 복원한 목소리들에는 ‘역사가 흘린 기억들’이 있다. “역사는 시선이고, 위치며, 태도다. 역사는 기록하는 권력의 시선이고, 권력이 글을 쓰는 위치이며, 권력이 사실(fact)을 선택·배제하는 태도다. 그 시선의 멀고 가까움과, 그 위치의 높고 낮음과, 그 태도의 완고함과 유연함에 따라 역사는 객관적 기억과 주관적 기억 사이에서 수십 수백 가지의 모습을 띤다. 역사로 인정받지 못한 시선과 위치와 태도 밖에도 각자의 삶을 지탱해온 시선과 위치와 태도가 있다. ‘안’의 기록 권력들이 어떤 기억이 참이냐를 두고 논쟁할 때 ‘밖’의 사람들에겐 ‘안의 기억’이 과연 내게도 참이냐를 질문한다. 기록을 남기지 못한 자들의 역사는 기록을 지배하는 자들의 기억으로 대체돼왔다. 그들에게 역사란 대한민국의 기억일순 있지만 나의 기억은 아닐 수도 있다. 누락당한 개인들에게 역사는 검증되고 인증된 역사책이 아니라 그들의 뒤틀리고 편향된 몸의 기억 속에서 훨씬 사실적이고 생생하다. 그들의 공인받지 못한 기억 속에서 정의와 불의는 전혀 다른 모습으로 감각되기도 한다.”(110쪽 각주) 《노랑의 미로》는 역사가 버린 기억들에 귀 기울이며 그 기억으로 ‘역사 밖의 역사’를 쓴다. “그들의 이야기는 사실과 허구의 경계가 뚜렷하지 않다. 사실과 허구가 등을 맞댄 곳만 진실의 거처는 아니다. 이 책은 ‘안의 역사’가 기억하지 않는 ‘밖의 이야기’를 기억하고 안의 역사가 인정하지 않는 밖의 이야기를 쓴다. 기억의 사실 여부를 검증하기보다 그들이 몸으로 통과해온 ‘다른 역사’를 다만 전하고자 한다.”(110쪽 각주) 한국전쟁 때 산산이 깨져 거리에 부려진 어린아이의 삶이, 거리에서 살다 ‘후리가리’(일제 단속)당해 끌려간 섬(선감도)에서 겪은 지옥도가, 요정에 틀어박혀 ‘의리’를 도모하는 정치인들과 주먹들을 시중 들며 지켜본 ‘권력과 깡패가 구분되지 않는 시대’가, 전쟁의 공포를 이용해 내부를 누르고 권력을 다지는 정치 공학이, 적대함으로 공생하는 남북이 서로를 겨누며 창설한 특수부대(북한의 김신조 부대와 남한의 HID)의 내부가, 민주도 공화도 없던 민주공화 시대의 부정부패와 부실 공사의 상징(와우아파트)의 붕괴가, 깨끗하지 못한 권력이 ‘사회정화’의 주체가 되자 오염돼버린 말의 비극이, 그 비극 아래에서 청소되고 소탕돼 삼청교육대로 끌려간 힘없는 사람들이, 가난한 국민을 전쟁터로 내보내 달러를 벌고 빌딩을 올리며 경제지표를 끌어올린 국가가, 그 국가로부터 ‘산업역군’과 ‘역전의 용사’로 호명됐으나 오로지 그 ‘역군’과 ‘용사’에게 떠넘겨진 성장의 이면이, 누군가의 집을 부수며 성장해온 토건 자본주의의 이면과 그들 대신 손에 피를 묻히는 철거용역들의 ‘이뤄지지 않을 꿈’이, 그 시간들을 끌어안고 살아온 45명의 기억들이 동자동의 한 건물에 와서야 지친 몸을 눕혔다. 가난했으므로 그 건물에 와서야 쌓이는 가난한 기억들이었다. 《노랑의 미로》는 그들의 기억으로 역사를 쓴다. 1968년 사용 승인을 받은 그 건물의 시간 위에 그해 태어난 한 주민의 시간도 포개진다(83쪽 ‘천국’). 그 시간을 따라가다 보면 그 건물을 낳은 동네의 시대적 변천, 광복 이후부터 그 땅에 찾아든 가난한 사람들의 사연, 그들을 제거하며 ‘정비’하고 ‘정화’하고 ‘개발’하고 ‘재개발’해온 도시의 욕망, 그 욕망에 길들여진 채 가난한 사람들을 바라보는 ‘우리’의 시선, 그들의 가난한 몰아내며 부를 쌓는 재산 증식 시스템, 그 핏빛 순환을 ‘발전’이라 부르는 이 세계의 마음이 겹쳐 보인다. 3) 문학의 자리와 경계를 묻는 문학 곁의 문학 ‘표준’이 배제한 은어·조어·속어로 대韓민국이 가린 대恨민국을 드러내며 ‘2017년 판 난쏘공’이란 평가를 받았던 전작 《웅크린 말들》(후마니타스, 2017)에서 이문영은 이렇게 썼다. “말해지지 않는 자의 저널리즘은 이야기였다. 왕조의 언어가 ‘실록’의 지위를 독점할 때, 백성의 언어는 ‘야사’로 버려져 떠돌았다. 말해질 기회를 소유한 사람들의 韓국어가 언로(言路)를 획득하고 기록으로 쌓일 때, 말해질 힘을 갖지 못한 사람들의 恨국어는 누락되고 기록 없이 새어 나갔다. 권력자들의 기록이 역사[正史]의 자리에 앉는 동안, 권력 없는 자들 의 비역사는 ‘이야기’로 전파됐다.” 이야기는 기록 권력을 갖지 못한 사람들이 자신의 삶을 전하는 수단이다. 가난의 경로는 가난한 사람들이 만들어온 이야기의 경로이기도 하다. 이 책은 많은 등장인물과 사건으로 얽힌 이야기의 흐름을 놓치지 않도록 주요 인물이 나올 때마다 그의 다음 등장 위치를 표시했다. 표시된 쪽수를 따라가면 해당 인물의 이야기 경로를 따라갈 수 있다. 《노랑의 미로》는 그 이야기들을 문학의 언어로 쓴다. 사실을 담담하게 쓰지만 담담한 문장 안에 격렬한 정서를 응축하는 이문영 문체는 《노랑의 미로》가 한 편의 장편소설처럼 읽히게 한다. 픽션과 논픽션의 작법을 넘나들고, 문학적인 것과 문학적이지 않은 것의 차이를 흔들며, 문학의 자리와 경계를 질문하는 그의 글쓰기는 다만 무엇이 쓰여지고 말해져야 하는지를 고민하고 실험한다. 그렇게 쓰지 않으면 쓸 수 없는 사람들과 이야기들이 있다고 그는 믿는다. 책을 읽는 키워드 ▶노랑 색칠한다고 해서 나아지지 않는 가난을 상징한다. 주민들을 퇴거시키고 리모델링을 시작한 건물은 법원이 공사 중지 가처분 신청을 받아들인 뒤 쪽방으로 다시 땜질된다. 노란 벼락(퇴거 통보 딱지)이 친 잿빛 건물에 노란색 페인트로 건물 외벽과 방문을 칠했지만 그 안의 가난한 삶은 달라진 것이 없었다. 책은 노랑을 다음과 같이 정의한다. “노랑. 가시 스펙트럼 576∼580나노미터의 빛깔. 가장 눈에 잘 띄는 원색. 방문마다 붙어 강제퇴거를 통보한 날벼락. 잿빛 건물이 보수공사를 거친 뒤 껴입은 헌 옷 같은 새 옷. 무채색으로 가득한 동네에서 홀로 도드라진 건물 한 채. 리모델링을 멈추고 땜질한 부실의 결과물. 있음이 없음을, 많음이 적음을, 위가 아래를, 안이 밖을, 이 세계가 쫓겨난 존재들을 대하는 태도. 벗어나려 해도 벗어날 수 없는 ‘가난의 경로’. 잘라내고 끊어내도 다시 얽히고 묶이는 이야기의 혼돈. 환하게 칠한 건물 안엔 정작 없는 무엇. 덧칠만 하면 찬란한 세계와 가까워질 수 있다는 징그러운 환상. 머지않아 벗겨지고 말 껍데기. 비릿한 검정의 속임수. 노랑의 미로.”(544쪽) ▶미로 출구 없는 가난을 상징한다. 쫓겨난 주민들은 직선거리 100미터 안에서 움직이며 가난이 세운 무형의 담장 밖으로 벗어나지 못한다. 들어가기는 쉽지만 빠져나오기는 어려운 미로 안에 가난이 갇혀 있다. 이야기의 미로를 뜻한다. 강제퇴거된 주민들의 경로를 따라가다 보면 그들이 자아내는 이야기들에 얽혀 끌려들어간다. 각자 자기 이야기의 주인공인 주민들이 서로의 이야기에 다시 얽히고설키며 이야기의 미로를 만들어낸다. 한국사를 흔든 역사적 사건들이 그들의 이야기와 물리며 또 다른 이야기와 연결된다. “빠져나오지 못하는 가난의 미로 안에 끝내지 못한 가난한 이야기가 갇혀 있다.”(573쪽) ▶강제퇴거의 무한궤도 노란집 주민들에게 닥친 강제퇴거는 특별한 사건이 아니었다. 가난한 동네에서 가난한 사람들에게 일상적으로 벌어지는 일이었다. 가난한 사람들에게 퇴거와 철거는 자석처럼 붙어다녔다. “누군가 쫓겨납니다. 다른 곳에서 쫓겨난 사람들이 흘러와 앞서 쫓겨난 자의 자리를 채웁니다. 쫓겨난 누군가는 간신히 정착한 공간에서 다시 쫓겨나 과거 쫓겨난 곳으로 돌아갑니다. 한 번 쫓겨난 사람은 쫓겨간 곳에서 자신이 쫓겨났던 이유와 동일한 상황에 놓이며 다시 쫓겨납니다. 9-2×의 주민 다수가 강제퇴거를 중복 경험했습니다. 10년 전 강제로 쫓겨나 9-2×로 왔던 지하5호 서혜자는 10년 뒤 그 방에서 다시 퇴거당해 자신을 쫓아냈던 그 건물로 돌아갔습니다. 9-2×에 닥친 강제퇴거는 109 호 조만수가 평생 세 번째로 겪는 강제퇴거였습니다. 9-2×에서 내쫓긴 205호 박기택은 이사 간 건물에서 9-2×에서와 같은 이유로 퇴거 통보를 받습니다. ‘안전을 위한 보수공사’는 가난을 쫓아내며 이득을 취하는 자들의 논리로 거듭 소환됐습니다. 가난은 철거와 강제퇴거의 무한궤도 속에서 순도를 더하고 있었습니다.” ▶45명 ‘노란집’ 주민들은 예외 없이 자신만의 엄청난 이야기들을 안고 살아왔다. 어마어마한 삶의 이야기를 몸에 쌓은 사람들이 어떻게 그 한 건물에 모였을까 싶을 만큼 그들이 노란집의 45개 방에 깃들었다. 마치 신이 그들을 특정해 거대한 핀셋으로 집어올려 그 건물로 옮긴 것 같았다. 어떤 드라마나 영화 속 주인공보다 드라마틱한 인물들의 이야기가 《노랑의 미로》에서 펄떡이며 스토리를 이끈다. -슥슥슥슥 10센티미터씩 발을 끌고 수백 미터 거리의 무료 급식소에서 밥을 먹은 뒤 슥슥슥슥 되돌아온 자신의 방에서 ‘어떤 죽음’을 발견한 지하4호. -쪽방 건물에서 혼자 죽어간 사람들의 방을 정리하고 죽음의 흔적을 닦은 뒤 그 방에 남은 살림살이를 고물로 수거해 되파는 지하7호. -과거 기록을 지우고 쪽방에 은거하면서도 퇴거 사태 때 법조문을 줄줄 외우며 법적 대응 논리를 제공해 ‘검사 출신’이란 소문이 무성했던 지하8호. -어렸을 땐 미군부대의 하우스보이였고, 젊었을 땐 정치주먹 김두한·이정재를 서빙했고, 늙었을 땐 금붕어장수를 하며, 또래가 공부할 때 술값 수금 다닌 일이 가장 쓰렸던 지하10호. -“웬수들”이라고 거친 욕을 하면서도 아픈 사람들과 홀로 죽음을 맞는 사람들을 일일이 챙기는, 자신의 작고 가난한 방을 매일 쓸고 닦으며 ‘마지막 자리’를 깨끗하게 준비하는 장의사 출신 201호. -낮엔 인자한 ‘나눔이웃’이지만 밤이면 검은 선글라스에 자근자근 짓밟히는 꿈을 꾸고 심한 경련을 일으킬 때마다 머리에 각인된 어떤 수칙을 비밀처럼 읊조리는 204호. -국제발명대회에서 입상한 ‘발명왕’이자 ‘쪽방 돈키호테’이며 ‘백도라지’이자 ‘김가나다’로서 이웃들에게 ‘알아 몰라?’를 물으며 자신의 ‘일렉트릭 볼케이노’로 에너지 혁명을 꿈꾸는 301호. -젊은 날 악명 높은 철거 기업의 선봉대로 철거민들을 내쫓으며 방값을 벌었으나 이제 그 자신이 철거민처럼 내쫓길 처지에 놓인 303호. -방에 초록 막걸리병으로 초록 들을 만든 뒤 평생 가져본 적 없는 푸른 논밭을 꿈꾸며 엄무우엄무우 우는 누렁소 따라 엄마아엄마아 우는 307호. -팔뚝에 새겨진 용인지 이무기인지 거머리인지 모를 검은 문신 때문에 끌려간 삼청교육대에서 호랑이, 표범, 여우, 너구리, 오소리와 한 우리에서 두들겨 맞았던 311호. -중동의 전쟁터에서 살아돌아왔으나 바다의 전쟁터로 다시 보내지며 자신의 불운이 어디서 비롯됐을까 자책하는 401호. -강제퇴거가 벌어지는 골목을 뛰어다니며 바닥에 코를 묻고 귀를 쫑긋거리면서 사람이 보지 못하는 것을 보고 듣지 못하는 것을 듣는 강아지 ‘마로’. ▶가난의 속 누구나 안다고 생각하지만 아무도 모르는 ‘가난의 속’의 일단이 《노랑의 미로》에서 펼쳐진다. ▷그놈 -노숙 시절 국밥 한 그릇을 얻어먹고 명의 도용당한 뒤 바퀴벌레 알처럼 증식하는 채무와 불법의 책임을 떠안고 죽을 때까지 추심업체에 쫓기는 403호. 그의 명의를 도용한 ‘최초의 그놈’부터 이후 새끼를 까듯 셀 수 없이 늘어난 ‘그놈들’이 셀 수 없는 종류의 불법과 위법을 403호에게 떠넘기며 빨아먹을 수 있을 때까지 빨아먹는 ‘집요한 흡혈’의 실상.(352쪽~) ▷순례 109호가 새벽마다 오르는 ‘짤짤이’(구제비 지급 기관을 찾아다니며 무료 식사와 적은 액수의 돈을 받는 행위) 길. 언제부터인지 모를 시절부터 가난한 사람들이 밥을 찾아 오랜 세월 걸으며 구축한 짤짤이 코스. 수십 년간 당대의 상황과 기관들의 형편과 자신들의 필요에 따라 조금씩 코스를 변경하며 후대로 전수해온 길. 그 길을 걸으며 가난을 전시해서라도 부끄러움보다 무서운 배고픔에 맞서는 격렬한 순례.(400쪽~) ▷한양 연고의 기초인 성과 본(本)이 없는 사람들의 영토. ‘공식 한국인’이 될 서류상 자격을 갖지 못한 채 살아온 사람들에게 국가가 본으로 내리는 실재하지 않는 땅. 가족과 소속과 출처를 갖지 못한 사람들이 찾아든 가상의 공간. 가장 가난한 자들의 도읍.(464쪽~) ▷쌍생 동자동과 길 건너 남대문로5가에 살지만 평생 한 번도 본 적 없는 두 사람. 22년의 나이 차가 있었지만 쌍둥이 같은 삶을 산 그들. 국가의 묵인 혹은 조장 아래 어린 시절 어디론가 끌려가 감금되고, 폭행당했고 어떤 사건에 휘말려 젊은 시절을 교도소에서 보냈으며, 어느 날 방문 앞에 퇴거 통보 딱지가 붙은 뒤 그 방에서 쫓겨나 그 언저리로 옮겨간 ‘가난의 판박이’.(451쪽) ▶입구 입구는 있으나 출구는 손쉽게 찾을 수 없는 가난. 건물 입구로 들어간 이야기는 그 안의 미로를 맴돌며 사건이 지나간 일상 안에 갇혀 있다. 《노랑의 미로》가 이야기를 끝내도 빠져나오지 못한 그들의 이야기는 여전히 입구 앞을 서성이고 있다. 부끄러움 책을 마무리하며 저자는 《노랑의 미로》를 “실패의 기록”이라고 썼다. “부끄럽습니다. 이 책이 가난을 소비하고 대상화해온 시선을 극복했다고 자신할 수 없습니다. ‘가난의 겉’만 핥아 편견을 강화했을지도 모릅니다. 사태 뒤 5년이란 시간이 흘렀습니다. 그 동안 강제퇴거로 내몰렸던 주민 마흔다섯 명 중 아홉 명(20퍼센트)이 사망했습니다. 생존해 있는 주민들은 변함없고 어김없이 가난합니다. 그 가난을 흠집 내지 못하고 구경하기만 한 이 책은 그러므로 실패의 기록입니다. 이 세계가 퇴치했다고 믿고 싶어 하지만 결코 사라지지 않을 ‘가난의 속’은 이 부끄러운 기록을 딛고 계속 탐구돼야 합니다.”(579쪽)가난은 어디에나 있지만 어디엔가 모여 있다. 어떤 가난은 확산되지만 어떤 가난은 집중된다. 가난이 보이지 않는 것은 숨겨지고 가려지기 때문이다. 그 가난의 이야기가 노란집에 있었다. 거동이 불가능한 남자를 파먹으며 구더기는 반질반질하게 살이 올랐다. 소멸하는 인간을 먹고 태어난 생명들은 지독하고 치열하게 꿈틀거렸다. 음식은 산 자를 위한 것이었다. 배고프게 죽은 자가 차린 밥으로 산 자들이 고픈 배를 채웠다. 굶주린 비둘기들이 먹을 것을 찾아 공원 바닥에 부리를 찍었다.


조나단의 기묘한 컬러링북
허들링북스 / 박형진 (지은이) / 2020.08.10
13,800원 ⟶ 12,420(10% off)

허들링북스소설,일반박형진 (지은이)
6만 팔로어가 열광하는 그 작가! 트위터 좀 한다는 사람들은 다 안다는 그 작가! 다양한 동물들의 재밌는 모습들을 독특하게 그리는 일러스트레이터 조나단의 첫 번째 컬러링북이다. 그래피티 하며 건들거리는 펭귄, 우아하게 발레 하는 고양이, 옷 맞추는 배불뚝이 알파카, 파이 굽는 새초롬한 토끼, 가시에 간식을 잔뜩 꼽은 채 산책하듯 도망가는 고슴도치 등 전혀 생각하지 못한 동물들의 기묘한 모습들을 가득 담았다.*치키타바나나 햇을 쓴 고양이 카르멘 미란다(1909~1955) *알파카 고객님과 드레스메이커 핀쿠션(바늘꽂이) 밑에 붙어 있는 고무 밴드는 무엇에 사용되는 것일까 궁금했던 시절이 있었지요. 페트병 뚜껑 등을 사용해 아주 조그만 핀쿠션을 만들어 손목이 아니라 손가락에 반지처럼 끼는 사람들도 있답니다! *새초롬한 토끼와 파이의 시간 작가 조앤 플루크는 제목에 디저트의 이름이 들어가는 많은 미스터리 소설을 썼어요. 그중 이 시리즈는 미국 미네소타 주의 작은 마을 레이크 에덴을 배경으로 펼쳐지는 이야기예요. 제빵사인 주인공 한나 스웬슨이 주변에서 일어나는 끔찍한 살인사건을 해결하는, 결코 달달하지만은 않은 내용입니다. 《레몬 머랭 파이 살인사건》, 《딸기 쇼트케이크 살인사건》, 《복숭아 파이 살인사건》, 《체리 치즈케이크 살인사건》, 《애플 턴오버 살인사건》…! 포도와 무화과도 언젠가는 등장하지 않을까요. *고슴도치 도둑 고슴도치가 오이를 가시에 꽂아 훔쳐간다는 속설이 사실인지는 알 수 없으나, 조선시대 회화 등에서 자주 보이는 도상인 것은 확실합니다. 오이야 오이밭을 구르면 된다지만 이 친구는 어디에서 구르다 온 걸까요. *공룡들의 비건 피크닉 영화 〈쥬라기 공원〉에 등장한 첫 번째 공룡을 기억하시나요? 습지를 걷는 브라키오사우루스였지 하고 확인해보니 웬걸, 습지가 아닌 풀밭이더라고요. 공룡의 시대라고 하면 언제나 안개가 자욱한 물가에서 느리고 장중하게 움직이는 초식공룡이 제일 먼저 떠오릅니다. 쥬라기와 백악기 시대의 거대한 채식주의자들이 보내는 나른하고 즐거운 한때를 그려보았습니다. *무용총 수렵도(고양이ver.) 고양이는 눈에 보이는 모든 것을 사냥하지요. 도구를 사용하는지는 보고된 바 없습니다. 말은 탈지도 모르겠네요. *턱시도 고양이와 크림의 시간 베리와 크림을 층층이 쌓은 디저트는 여러 가지 종류가 있죠. 머랭 위에 과일과 크림을 올린 파블로바는 호주와 뉴질랜드의 인기 디저트인데, 요즘은 한국에서도 종종 볼 수 있어요. *그래피티 하는 비행 펭소년 영국의 전설적인 코미디 〈몬티 파이쏜의 곡예비행단〉의 한 에피소드에는 도시를 주름잡는 할머니 갱단이 등장해요. ‘Make Tea Not Love’는 그들의 슬로건입니다. 확실히 젊은이의 구호로는 어울리지 않죠? 아마도 이 펭소년들은 할머니가 키운 친구들일 거예요! *ship or sheep-해달 바이브 ‘보틀쉽’ 혹은 ‘병 속의 배’라고 불리는 이 장식물의 비밀은 일단 조립한 후 해체해서 다시 병 안에서 조립한다는 것입니다. 주로 돛대가 여럿인 큰 범선이 들어가는 것 같지만 여러 나라 여러 시대의 배들로 만들기도 하더군요. 디오라마나 난파선이 들어가기도 하고, ‘불가능한 배’라는 이름으로 배 이외에 여러 가지를 넣어 만들기도 해요. *댕댕이와 허브의 시간 “스카보로 시장에 가시나요? 파슬리, 세이지, 로즈마리와 백리향, 그곳에 사는 어떤 이에게 안부를 전해주세요. 그녀는 나의 옛 사랑이었으니.” 〈스카보로 시장〉-사이먼 앤 가펑클 *래빗캣시리즈: 소꿉친구 토끼와 고양이는 다 자란 크기가 비슷하고 습성이 잘 맞는다고 해요. 그래서 어릴 때부터 서로에게 익숙해진다면 함께 키우기 좋다고 합니다. 그런 토끼와 고양이 이야기를 들으니 어린 시절부터 이웃에 살다가 대학까지 함께 진학한 미국 드라마의 친구들을 상상하게 되었어요. *태평양 돌고래배 불멸의 게임 하얀 여왕이 쓰러지지만 멸망하는 것은 검은 쪽입니다. 알렉사드르 알레힌이 앨런 리넬 플레처를 쓰러뜨린 유명한 이 게임은 ‘여왕의 희생’으로 체스 역사에 길이 남게 되었습니다. *래빗캣시리즈: 환상화 자코비안화는 영국의 왕 제임스 1세 시절에 유행했던 동양풍의 장식적인 꽃무늬 도안이에요. 그 모티프들은 존재하지 않는 환상의 식물들이지만 저는 언제나 저런 식물들이 실제로 피어나는 들판을 상상하게 됩니다. *햄스터와 해바라기가 있는 풍경 해바라기 꽃은 강렬한 모양과 색으로 많은 문화권에서 태양의 상징으로 사랑받아왔습니다. 식물성 기름의 재료이기도 한 해바라기 씨앗은 여러 가지 영양분이 풍부히 들어 있을 뿐만 아니라 매우 맛있죠. 많은 식재료를 다양한 방식으로 즐길 줄 아는 중국 문화 덕분에 각지의 차이나타운에서 여러 가지 맛으로 조미한 해바라기 씨를 살 수 있습니다. *물개 형사의 티 나는 잠행 영화 속 잠행 형사들은 어째서 언제나 어처구니없이 눈에 띄는 차림새나 행동을 하고 있을까요? 노천카페에서 제일 화려한 파르페를 시켜놓고 누군가를 감시하고 있는 물개 형사 씨. *Mr.문어의 무척추 사중주 문어 혼자서 실내악 사중주를 연주하는 모습을 그리라는 건 수학자인 친구의 아이디어였어요. ‘수학적으로 정확한 그림이 될 것’이라고 자평했습니다. *브라부라 고양이 1830년대와 1840년대를 주도했던 유행은 신파적인 팬터마임 플롯에 잠복한 곡예적 재주와 기술적 솜씨의 현란한 과시로 가득한 발레들이었습니다. 테오필 고티에는 이렇게 불평했습니다. “마치 무대에 불이라도 나서 아무도 1초 이상 발을 딛지 못하는 듯하다. 이 가짜 활기는 지겹다.” 《아폴로의 천사들: 발레의 역사》-제니퍼 호먼스 *고양이들의 기술 비극 피에로는 콜롬비나를 사랑하지만 콜롬비나는 아를레키노에게로 떠납니다. 전문적인 기술을 갖춘 배우들이 연출하는 연극인 콤메디아 델라르떼가 유행한 것은 16세기 중반부터라고 합니다. 오백 년 동안이나 이어진 삼각관계. *오리 고고학자와 컬트 오리 고고학자들이 고대 오리 숭배 신앙의 유적을 발굴해내고 있습니다. ‘잘못된 고고학’은 언제나 저를 즐겁게 합니다. *버니 애닝과 파르페 지층 속에서 방해석(calcite)으로 변질된 암모나이트 화석은 때로 희뿌연 금빛에서 짙은 흑갈색까지 아름다운 그라데이션을 선보입니다. 이를 저는 ‘벌꿀 초콜릿 암모나이트’라고 부릅니다. 영국의 화석 수집가 겸 고생물학자 메리 애닝의 어린 시절을 다룬 《바닷가 보물》에서 본 표현이에요. 층층이 쌓인 케이크나 파르페가 어린 시절 마냥 신비롭게만 보였던 교과서의 지층 그림이나 모형을 생각나게 하지 않나요? *오리와 돼지의 우아한 뱃놀이 피크닉 바구니에는 샌드위치보다도 왠지 짭짤한 파이가 들어가야 할 것 같아요. 미트 파이, 치킨 파이, 치즈 파이…그림 속의 친구들한테는 조금 곤란한 메뉴네요. *폴리포켓 속 다람쥐와 잉꼬 빈티지 폴리포켓은 가리비 모양의 작은 장난감으로, 상자를 열면 손가락 한마디만 한 인형이 들어 있어요. 콘셉트에 따라 집, 가게, 극장 등 다양한 공간이 오밀조밀하게 만들어져 있답니다. 강렬한 배색의 인테리어부터 주크박스, 달콤한 디저트, 그리고 1950년대 스타일의 복고 의상을 입은 동물 친구들까지! 저만의 빈티지 폴리포켓을 꾸며봤어요. *펭귄’s 커피의 시간 처음으로 가져본 커피 도구는 프렌치 프레스(선반 제일 좌측의 물건)예요. 프렌치 프레스로 처음 내린 커피는 정말로 맛이 없었답니다. 드립 커피는 에스프레소보다 부드럽고 술술 넘어가 그림을 그리면서 물처럼 마시기 좋아요. *박쥐 the 문학소녀 영화나 만화에서 악마나 흡혈귀의 은유나 배경으로 자주 등장하는 박쥐. 실제로 박쥐과에 속하는 수많은 박쥐 중 흡혈박쥐는 딱 3종에 불과하다고 하는군요. 대부분 꽃가루, 꿀, 나무 열매 등을 주식으로 삼는다고 해요. 단테의 사탄 역시 박쥐 날개를 가지고 있는데 과일박쥐는 어떻게 생각하는지 궁금해집니다. *펭귄 in the Fuyugare 친구가 이 그림을 보더니 어째서 저 펭귄은 영원히 닿을 수 없는 과자들을 향해 가고 있느냐고 물었습니다. 그럴 의도는 아니었는데 슬퍼졌습니다. 그리고 ‘winter solitude’로 번역되는 바쇼의 겨울 하이쿠가 떠올랐어요. ‘冬枯れ(후유가레)’라는 말이 나오는데, ‘겨울이 되어 초목이 마르거나 또는 그 쓸쓸한 경치’를 뜻한다고 하네요. *곰돌이 제빵사(feat.식빵 굽는 고양이) 빵을 굽기 전 반죽의 윗면에 달걀 노른자를 바르면 구웠을 때 반짝반짝 윤이 나는 예쁜 갈색이 됩니다. 노란 줄무늬 고양이는 ‘오렌지 태비’라고도 하고 ‘치즈 태비’라고도 하지만 때때로 정말 갓 구운 식빵처럼 보여요. 몸 밑으로 다리를 접어 넣은 고양이를 보고 제일 먼저 식빵을 떠올린 천재는 누구일까요. *코끼리의 가을 길 영국에는 ‘트위드 런(Tweed-Run)’이라는 행사가 있다고 해요. 예스러운 사이클링 복장을 갖추고 자전거로 런던을 가로지르는 행사입니다. 트위드는 헤링본이나 사선 무늬가 있는 모직으로, 그 특유의 색과 질감이 전통적이고 보수적인 인상을 줍니다. *펭귄과 풍요의 뿔 아름답게 휘어진 커다란 뿔에서 곡식과 과일이 넘쳐흐르는 이미지는 예로부터 풍요와 번성의 상징으로 쓰여왔어요. 바닷속 뿔에는 어떤 것들이 담기게 될까요? 이탈리아 요리에서는 종종 조개류를 ‘바다의 과일’이라고 한다는군요. 참고로 게임 〈모여봐요! 동물의 숲〉에서는 그림 속의 물고기들을 모두 잡을 수 있답니다. *스핑크스의 눈 내리는 마을 고양이들은 따뜻한 곳을 좋아합니다. 스웨터에 발톱을 거는 것도 좋아하지만 최근에는 와삭거리는 겉감과 포근함을 둘 다 갖춘 롱패딩이 대인기라는 친구의 제보. *고양이와 천구의 베일 “중세 한 선교사가 말하길 그는 자신이 천상과 지상이 만나는 지점을 발견했다고 합니다.” 《대기권: 일반기상학》 -카미유 플라마리옹 *고등어냥이의 인형놀이 빨간색은 대부분의 고양이들에게 잘 어울리는 것 같아요. 친구네 고양이도 이 그림 속의 고양이처럼 갈색 고등어 무늬인데 빨간 리본이 무척 잘 어울린답니다. 참, 고등어냥이 중에 전신이 줄무늬가 아닌 배가 하얀 아이들은 ‘고등어초밥’이라고 불리기도 한다는 사실을 아시나요? *모여봐요! 하지 축제 이 그림은 표지로 쓰려고 그린 그림이라 컬러링 페이지로는 좀 난해할 듯해서 넣을지 말지 고민했어요. 여기까지 완성하신 분들은 부록이라고 생각하시고 한번 도전 삼아 색칠해보세요. 수록을 염두에 두지 않고 그린 터라 펜화에는 옷의 자수 무늬가 없는데요, 제가 그린 무늬를 따라 그리셔도 좋고 좋아하는 무늬를 넣으셔도 좋습니다. 창의력과 상상력을 발휘해 여러분만의 그림을 완성해보세요.세상 어디에도 없다! 소장 가치 100%! 트위터 스타 일러스트레이터 조나단의 신박한 컬러링북! 데.뷔.가.너.무.늦.으.셨.다!! 6만 팔로워가 열광하는 그 작가! 트위터 좀 한다는 사람들은 다 안다는 그 작가! 펭귄·고양이·토끼·고슴도치·돌고래·알파카 등등 다양한 동물들의 재밌는 모습들을 독특하게 그리는 일러스트레이터 조나단의 첫 번째 컬러링북! 그래피티 하며 건들거리는 펭귄, 우아하게 발레 하는 고양이, 옷 맞추는 배불뚝이 알파카, 파이 굽는 새초롬한 토끼, 가시에 간식을 잔뜩 꼽은 채 산책하듯 도망가는 고슴도치, 체스 두는 해맑은 돌고래, 너무 티가 나게 잠행 중인 탐정 물개 등등 전혀 생각하지 못한 동물들의 기묘한 모습들을 가득 담았습니다! 색연필부터 수채화 물감까지, 180도로 펼쳐지는 깔끔한 종이 위에 조나단의 채색을 따라, 때로는 나만의 색으로 칠하다 보면 어느새 이상한 나라에서 재밌게 놀고 있는 자신을 발견하게 될 거예요. 큼직하고 시원시원한 판형에 완성된 그림을 잘라 액자에 넣어 나만의 공간을 장식해보는 건 어떨까요? 단 한 번도 출간된 적 없는 조나단 작가의 알록달록 신기방기 컬러링북으로 평온하고 행복한 여가 시간을 즐겨보세요.


검찰개혁과 조국대전
차이나랩 / 김두일 (지은이) / 2020.01.17
13,000원 ⟶ 11,700(10% off)

차이나랩소설,일반김두일 (지은이)
검찰개혁은 지엽적인 차원의 논의가 아닌 헌법에 나와 있는 민주주의의 가치에 부합되는가에 대한 논의의 방향성이 옳다. 권력의 다툼이란 결코 검찰개혁의 본질이 아닌 것이다. 그 권력의 사용이 과연 민주주의와 헌법정신에 제대로 부합하는지를 봐야 하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 대한민국 검찰이 무소불위의 권력집단이 되어버린 태생적, 구조적 이유에 대한 고찰하고, 기소권과 수사권을 70년간 독점하면서 한국사회에 끼친 검찰의 폐해와 문제점을 제시하는 책이다. 시민들이 검찰 개혁의 필요성을 각성하게 된 과정을 상세하게 보여준다.서문: 내가 이 책을 쓰게 된 이유 1부: 왜 검찰개혁이 필요한가? 1장 검찰권력의 탄생 배경 2장 대한민국 검찰만이 누리는 권력의 종류 3장 검찰조직의 구조적 문제 4장 검찰권력 횡포의 사례들 5장 왜 검찰개혁이 필요한가? 2부: 조국대전 6장 왜 조국인가? 7장 1차 조국대전: 청문회 8장 2차 조국대전: 가족인질극 9장 3차 조국대전: 끝나지 않은 조국대전 10장 조국의 나비효과 3부: 조국대전, 끝이 아닌 시작 11장 과거 검찰개혁이 실패했던 이유 12장 검찰개혁과 검언유착 13장 무전유죄, 무전유죄의 모순: 전관예우 14장 검찰개혁의 세부내용 15장 조국대전, 끝이 아닌 시작 후기: 촛불, 함께하는 사람들 보너스 챕터: 불쏘시개가 태워 올린 검찰개혁법안간단한 문제를 한번 풀어보자. 다음 예시한 범죄 중에서 민주주의와 법치주의를 위협하고 국가 존재의 근간까지 흔드는 범죄행위는 어느 것일까? 1. 물건을 훔친 절도범 2. 살인 청부업자 3. 경제 사기꾼 4. 성폭력 범죄자 5. (불)기소 청탁을 받아주는 검사 정답: 5번 이 문제의 정답이 5번인 이유는 다음과 같다. 절도, 살인, 사기, 성폭행 등의 범죄는 국가의 기본적인 시스템이 제대로 가동된다면 경찰권을 동원해서 체포하고, 검찰권에 의해 수사한 뒤에 사법권에 의한 처벌이 가능하지만 법을 집행해야 할 검사가 자신의 권력을 이용해서 법을 지키지 않고 기소 혹은 불기소를 남용한다면 이는 우리 헌법의 근간이라 할 수 있는 민주주의와 법치주의에 근간이 무너질 수 있기 때문이다. 검찰개혁 관련한 토론이나 논쟁에서 공수처설치와 검경수사권조정의 내용이 담긴 개혁법안을 반대하는 이들은 다음과 같이 주장한다. “검찰 외에 새로운 권력기관이 생기는 것은 부적절하다” “70년간 유지해온 검찰권을 함부로 나누거나 바꾼다면 큰 사회적 혼란이 나타날 수 있다” 하지만 검찰개혁은 이런 지엽적인 차원의 논의가 아닌 헌법에 나와 있는 민주주의의 가치에 부합되는가에 대한 논의의 방향성이 옳다. 권력의 다툼이란 결코 검찰개혁의 본질이 아닌 것이다. 그 권력의 사용이 과연 민주주의와 헌법정신에 제대로 부합하는지를 봐야 하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 자연인 조국(曺國)이 국가를 뜻하는 조국(祖國)이 되어, 검찰개혁을 하려는 이들과 막으려는 이들간의 조국대전(曺國大戰)이 조국대전(祖國大戰)으로 되어버린 이유는 단순명료하다. 법 위에 군림하면서 인권을 무시하는 검찰의 태도 때문이다. 그래서 시민들은 다시 촛불을 들고 서초동의 검찰청을 향해 ‘검찰개혁’을 외치고, 여의도의 국회를 향해 ‘개혁법안통과’를 외치는 것이다. 이 책은 조국 일가가 검찰의 공권력에 의해 부당한 탄압을 받으면서 촉발된 검찰권력의 문제점과 검찰개혁의 필요성을 담고 있다. [이 책의 구성] 이 책은 총 3부 15장의 내용으로 구성되어 있고 서문과 후기 그리고 보너스챕터라는 형식의 추가 내용까지 담았다. 보너스챕터가 추가된 이유는 원고를 탈고한 이후 이 책의 주제에 해당하는 검찰개혁법안 관련해서 업데이트 된 내용이 많아 본 책의 완성도를 높이기 위해 추가로 구성했다. 1부는 검찰개혁이 필요한 이유를 5장의 챕터를 통해 설명했다. 일제강점기에 시작되어 해방 후 정치적 이념적 격동기에 현재의 검찰권력이 태동되게 된 배경설명을 시작으로 현재 대한민국 검찰권력의 내용과 검찰권력이 정치적 목적으로 어떻게 국민의 기본권과 인권을 침해했는지에 대한 구체적 사례들, 그럼에도 구조적으로 그런 잘못이 묵인되고 스스로 괴물집단이 되어버릴 수 밖에 없었던 구조적 이유와 결론적으로 검찰개혁이 필요한 이유에 대해 각 챕터를 통해 구체적으로 설명하였다. 2부 ‘조국대전’ 편에서는 검찰개혁의 세부내용을 이끌어나갈 대상자로 문재인 대통령에게 선임되었던 조국 전 법무부 장관을 대상으로 검찰이 자신들의 정치적 목적을 위해 어떻게 공권력을 동원해서 탄압하는지를 적나라하게 보여준다. 특히 검찰이 조국 한 개인을 넘어 가족 전체를 대상으로 한 ‘가족인질극’을 벌이는 모습과 거기에 분노한 시민들이 조국을 지지하며 나서게 되는 과정을 자세하게 설명했다. 3부는 검찰개혁의 세부적인 내용들과 향후 전망 그리고 이 격변의 소용돌이 속에 시민들이 취해야 할 모습 등을 제시하며 ‘끝이 아닌 시작’이라는 소제목을 붙였다. 과거 검찰개혁의 실패 이유에 대한 고찰과 현재 시민들이 그릇되고 왜곡된 정보만을 보아야 하는 중요한 원인에 해당하는 검찰과 언론의 ‘검언유착’의 관계 그리고 모든 법조비리의 근원이자 척결해야 할 전관비리문제도 여러 통계 등을 인용하면서 보여준다. 보너스챕터는 2019년 12월30일 검찰개혁법안의 핵심인 이 어떤 과정을 통해 국회통과가 되었는지와 그 의미를 짚어본다. 아울러 장관 후보 임명 후 시작된 검찰의 조국 장관 수사에 대한 기소 내용과 검찰개혁 과정에서 큰 희생을 한 자연인 조국에 대한 저자와 시민들의 바램을 작성하였다. [이 책의 주요 특징] ■ 대한민국 검찰이 무소불위의 권력집단이 되어버린 태생적, 구조적 이유에 대한 고찰 ■ 기소권과 수사권을 70년간 독점하면서 한국사회에 끼친 검찰의 폐해와 문제점 제시 ■ 조국 대전을 통해 시민들이 검찰 개혁의 필요성을 각성하게 된 과정을 상세하게 보여줌 ■ 과거 검찰개혁이 실패한 이유와 현재 검찰개혁의 세부내용, 진행과정에 대한 설명 [이 책의 독자 대상] ■ 검찰개혁이 왜 필요한지 궁금한 모든 시민들 ■ 조국 일가에 문제점에 대해 검찰 기소와 언론 보도가 사실인지를 확인하고 싶은 사람들 ■ 조국 청문회부터 검찰개혁법안의 통과까지 타임라인별로 정리된 사실이 필요한 사람들 ■ 정치 시사에 관심이 있는데 좀 더 쉽게 내용에 대한 이해와 접근을 원하는 독자들


페스트
열린책들 / 알베르 카뮈 지음, 최윤주 옮김 / 2014.11.20
12,800원 ⟶ 11,520(10% off)

열린책들소설,일반알베르 카뮈 지음, 최윤주 옮김
열린책들 세계문학 229권. 알베르 카뮈는 20세기 프랑스 문학을 대표하는 작가이며, 작품들을 통해 존재의 부조리성의 문제들을 끊임없이 다뤘다. 그가 다섯 번째 발표한 작품에 해당하는 <페스트>는 이름에서 알 수 있듯이 흔히 '흑사병'이라고도 하는 죽음의 질병 페스트에 관한 책이다. 작가는 페스트의 가공할 위력을 조용한 해안 도시 오랑으로 불러들여 오랑 시민들의 모습을 아주 담담한 문체로 관찰해 나간다. 1947년 출간되자마자 즉각적인 반응을 불러일으키며 출간 즉시 한 달 만에 초판 2만 부가 매진되는 기록을 세운 작품이다. 또한 그해의 '비평가 상'의 수상작으로 선정되면서 '제2차 세계 대전 이후 최대의 걸작'이라는 평을 받았다. 언뜻 보기에도 평범하면서 그저 그런 프랑스의 도청 소재지에 불과한 해안 도시 오랑, 어느 날 의사 리유는 계단참 한복판에서 죽은 쥐 한 마리를 발견한다. 그날 이후로 도시 곳곳에서 죽은 쥐들이 한 무더기씩 발견되고 사람들은 알 수 없는 이유로 시름시름 앓다가 하나 둘 죽어 가기 시작한다. 리유는 이 현상이 '페스트'가 틀림없다고 진단한다. 회복을 위해 도시 밖으로 떠난 부인과의 재회가 언제 이루어질지 모르는 상황에서 폐쇄된 오랑에는 병에 걸려 죽어 가는 사람들, 대혼란에 빠진 도시의 모습만 남아 있다. 관찰자는 생명을 위협하는 위기 속에서 인간이 어떻게 대처하고 받아들이는지에 대해 기록 형식으로 담담하게 써 내려간다.제1부 제2부 제3부 제4부 제5부 역자 해설 부조리의 미학, 반항의 윤리 『페스트』 줄거리 알베르 카뮈 연보죽음 앞에서 인간은 무엇을 해야만 하는가? <제2차 세계 대전 이후 최대의 걸작> ■ 1957년 노벨 문학상 수상 작가 ■ 서울대학교 선정 <고전 200선> ■ 국립중앙도서관 선정 <고전 100선> ■ 국립중앙도서관 선정 <청소년 권장 도서 50선> ■ 동아일보 선정 <한국 명사들의 추천 도서> ■ 하버드 서점이 꼽은 <잘 팔리는 책 20선> ■ 피터 박스올 선정 <죽기 전에 읽어야 할 1001권의 책> 인간의 지독한 과제, <죽음>. 그 앞에 당면한 천태만상의 인간 군상을 관찰자 시선으로 담담하게 그려 내려간 반항과 긍정의 기록! 알베르 카뮈는 20세기 프랑스 문학을 대표하는 작가이며, 작품들을 통해 존재의 부조리성의 문제들을 끊임없이 다뤘다. 그가 다섯 번째 발표한 작품에 해당하는 『페스트』는 이름에서 알 수 있듯이 흔히 <흑사병>이라고도 하는 죽음의 질병 페스트에 관한 책이다. 작가는 페스트의 가공할 위력을 조용한 해안 도시 오랑으로 불러들여 오랑 시민들의 모습을 아주 담담한 문체로 관찰해 나간다. 반항 한 번 못해 보고 맥없이 목숨을 내주는 사람들이 있는가 하면, 페스트 안에서도 당황하지 않고 어떻게든 질서를 찾으려 노력하는 사람들도 있다. 신이 내린 심판의 결과물이며 인간으로서 응당 받아들여야만 하는 숙명이라 목소리를 높이는 이도 있고, 질병이 모든 죄를 덮어 버리는 상황에서 오히려 잘된 일이라 기뻐하는 이도 있다. 그들 곁에 의사 리유가 있다. 그는 묵묵히 자신에게 주어진 일인 환자의 물집을 째서 고름을 뽑아내는 일을 수행할 뿐이다. 비참한 현실 앞에 작가는 누군가의 죽음 앞에 선 리유를 빌어 <이 난파를 막기 위해 할 수 있는 일이란 아무것도 없었다. 빈손에 비통한 마음뿐, 무기도 없고 대책도 없이 또다시 이렇듯 참담한 패배 앞에서 그는 그저 강 저편에 그대로 있어야 했다>라고 이야기한다. 무기력하고 참담한 이 소설을 통해 카뮈가 이야기하고 싶었던 바는 무엇일까. 카뮈의 『페스트』는 1947년 출간되자마자 즉각적인 반응을 불러일으키며 출간 즉시 한 달 만에 초판 2만 부가 매진되는 기록을 세운 작품이다. 또한 그해의 <비평가 상>의 수상작으로 선정되면서 <제2차 세계 대전 이후 최대의 걸작>이라는 평을 받았다. 그로부터 10년 후 카뮈는 역대 최연소 노벨 문학상 수상자가 되었고 불의의 자동차 사고로 사망하게 된다. 그가 남기고 간 『페스트』라는 작품 속 페스트는 결국 <각자 자신 안에 가지고 있는 것>, <실제로 아무도, 이 세상 어느 누구도 그것으로부터 무사하지 않은> 것을 가리키며 결국 죽음과 맞닿아 있다. 하지만 그는 페스트를 일컬어 <지극히 자연스러운 것>이라고도 말한다. 죽음은 피할 수 없지만 받아들일 수밖에 없는 것이기 때문에, 그 앞에서 인간이 할 수 있는 일이란 결국 <되도록 마음이 해이해지지 않는 사람>이 되는 것이다. 작가는 생전 남긴 작가 노트에서 <『이방인』이 부조리 또는 부정의 주제를 대표하는 소설이라면, 『페스트』는 반항 또는 긍정의 주제에 해당하는 작품>이라 한 바 있다. 이는 『페스트』에 등장하는 위생 보건대의 역할에 담겨 있다. 『이방인』에서의 고독한 개인이 『페스트』에서는 연대로 확대되는데, 그들은 <페스트와 맞서기 위해 함께 있다는 것>에 의의를 두기 때문에 그가 남긴 반항과 긍정의 주제에 부합한다.


반짝이는 일을 미루지 말아요
알에이치코리아(RHK) / 여행자MAY (지은이) / 2020.06.10
15,000원 ⟶ 13,500(10% off)

알에이치코리아(RHK)소설,일반여행자MAY (지은이)
8만 구독자 유튜버이자 여행 크리에이터 메이의 이상과 현실, 출장과 여행 사이를 어떤 과장도 없이, 있는 그대로 기록한 여행 에세이다. 세계일주 후 자취를 시작했던 고시원 생활부터 여행 크리에이터로서의 직업적인 고민도 담고 있다. 37일 동안 900㎞를 걸었던 산티아고 순례길, 20대의 마지막 여행지인 쿠바와 뉴욕 여행기가 현장감 있는 풍경과 함께 펼쳐진다. 여행자MAY의 두 번째 에세이는 다시 한 걸음 성장한 그녀의 모습을 담고 있다. 여행이 끝나고 현실로 돌아온 낯선 오늘은 결국 여행과 다름없으며, 2년 만에 다시 걷는 산티아고 순례길에서 인생의 진짜 목적지는 ‘오늘의 길 위’에 있다는 것을 깨닫는다. 멀리 있는 여행지보다 일상이 소중함을 자주 느끼고, 진짜 나를 잃지 않는 것이 서른이 되어서도 최우선 과제임을 강조한다. 저자는 사회의 기준에서 성공하는 삶이 아닐지라도 자신만의 기준에서 만족하는 오늘이라면 그게 진짜 성공한 삶이라고 이야기한다. 나를 찾아가는 여정을 담은, 이 책을 읽는 모두가 온전히 자신으로서 살아가기를 응원한다.프롤로그 이상과 현실, 그 사이에서 Part 1 세계일주 그 후 하고 싶은 일을 하며 산다는 것은 여행이 끝난 여행자 2평짜리 나의 바다 나의 행복은 나의 몫 소문의 힘을 믿나요 결코 주머니가 두둑해졌다고 할 순 없지만 갑자기 찾아온 봄 Part 2 다시 길 위에서 봄을 타다 에펠은 늘 빛나고 있을 테니 그대의 발끝에서 꽃은 피어날 테니 빨간 꽃 오늘, 여기, 산티아고 꿀벌을 위한 세레나데 그날의 별똥별 6시 반, 행복해지는 시간 만섭이에게 부엔까미노 향기로웠다고 기억해주세요 Ask your shadow 밥 한 끼 할래요? 가장 멍청한 선물 900㎞ 받고 100㎞ 더! 마지막 선물, 그녀 따스했던 그 봄을 잊지 말아요 Part 3 행복은 지금, 여기서부터 여행 후유증 그럼에도 불구하고 소심한 책방 자각몽 통돌이에 대처하는 방법 일상 여행자의 시간 여행지 추천해드립니다 오지랖의 동네 맛깔나게 나이 먹기 사실은 사소하고 사사로운 Part 4 오늘도 여전히 흔들리지만 오늘의 BGM 살사의 추억 사람들이 말레꼰에서 편지를 쓰는 이유 Everything is possible! 이 직업의 가장 큰 장점 자유와 외로움의 상관관계에 대하여 뜨뜻미지근하지만 않기를 블루노트 재즈 클럽 나는 빨간 원피스를 입지 않았다 에필로그 반짝이는 일을 미루지 말아요 “하고 싶은 일을 미루기에는 오늘이 너무 아깝잖아요.” 퇴사 후 여행하며 먹고사는 여행 크리에이터의 세계일주 그 후, 진짜 이야기 마음 가는 대로 세계를 누비는 전업 여행자의 리얼한 삶은 어떨까? 『때때로 괜찮지 않았지만, 그래도 괜찮았어』로 큰 사랑을 받았던 여행자메이가 2년 만에 두 번째 책으로 돌아왔다. 『반짝이는 일을 미루지 말아요』는 8만 구독자 유튜버이자 여행 크리에이터 메이의 이상과 현실, 출장과 여행 사이를 어떤 과장도 없이, 있는 그대로 기록한 여행 에세이다. 세계일주 후 자취를 시작했던 고시원 생활부터 여행 크리에이터로서의 직업적인 고민도 담고 있다. 37일 동안 900㎞를 걸었던 산티아고 순례길, 20대의 마지막 여행지인 쿠바와 뉴욕 여행기가 현장감 있는 풍경과 함께 펼쳐진다. 저자는 이상과 현실 사이에서 갈팡질팡하고 있는 독자들에게 마음대로 되지 않은 인생이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오늘의 행복을 찾도록 권한다. 하루하루가 예측 불가능하며, 결코 주머니가 두둑해졌다고 할 수도 없지만, 가장 나다운 곳을 찾아가는 여정을 공유하면서 불안의 시기를 겪는 이들에게 따뜻한 위로를 건넨다. “불어치는 파도 속에서도 부디 반짝이는 일을 미루지 말아요.” 여행하는 메이가 꺼내놓는 온전히 나로 빛나던 순간들 하고 싶은 일을 하며 돈을 번다는 것, 스물아홉에서 서른이 된다는 것. 이 둘은 ‘불안’이라는 단어와 닮아있다. 3년 전, 직장에 사표를 내고 단돈 950만 원을 들고 244일간의 세계일주를 떠났던 저자가 마주한 현실은 결국 불안정한 오늘이었다. 누구는 임용고시에 합격하고, 누구는 승진을 하고, 누구는 이직에 성공하고. 멋지게 뚫린 도로를 달려가는 이야기가 나의 씁쓸한 안주가 되곤 했다. 그렇게 술기운에 고시원 방으로 돌아온 날이면 ‘내가 이러고 있는 게 맞는 건가?’라는 생각으로 좁고 낮은 천장을 바라보곤 했다. (p.26) 사회가 요구하는 직장인의 삶을 ‘STOP’하고 완전히 독립해 나만의 꿈을 펼칠 수 있었던 곳은 단 2평짜리 고시원. 불안했지만 곧 익숙해졌고 편안해졌으며, 보이지 않던 세계가 보이기 시작했다. 이 작은 공간에서 쓴 원고로 책을 출간하게 되었고, 고시원 유튜브 영상은 많은 사랑을 받아 인터뷰와 광고 문의가 들어왔다. 이 모든 것은 온전히 자신의 마음을 따른 결과였으며, 스스로 만들어낸 행복이었다. 누적 900만 뷰, 8만 구독자 유튜버 여행자MAY의 두 번째 에세이 인생의 진짜 목적지는 ‘오늘의 길’ 위에 있다 『반짝이는 일을 미루지 말아요』는 남들을 따라 버겁게 달려온 삶을 되돌아보게 한다. 진짜 나로서 사는 삶이란 무엇이고, 행복과 성공은 어디에 있을까. 나이가 한 살씩 더해져도 여전히 흔들리고, 이상과 현실 사이에서 고민하는 오늘을 비춰준다. 지금 내겐 굳이 노력하지 않아도 필름처럼 머리를 스치는 수많은 장면들이 있었다. 그 장면들 속 나는 온전히 나인 채로 아주 환하게 웃고 있었다. 때론 혼자, 때론 함께, 또 때론 멀리서, 때론 내가 사는 그곳에서, 오늘을 걷고 있었다. 대체로 내가 제일 사랑하던 순간들의 나는 길 위에 있었다. 조금은 풀어진 모양새로, 가장 편안하고 자연스러운 나인 채로. (p.302) 여행자MAY의 두 번째 에세이는 다시 한 걸음 성장한 그녀의 모습을 담고 있다. 여행이 끝나고 현실로 돌아온 낯선 오늘은 결국 여행과 다름없으며, 2년 만에 다시 걷는 산티아고 순례길에서 인생의 진짜 목적지는 ‘오늘의 길 위’에 있다는 것을 깨닫는다. 멀리 있는 여행지보다 일상이 소중함을 자주 느끼고, 진짜 나를 잃지 않는 것이 서른이 되어서도 최우선 과제임을 강조한다. 저자는 사회의 기준에서 성공하는 삶이 아닐지라도 자신만의 기준에서 만족하는 오늘이라면 그게 진짜 성공한 삶이라고 이야기한다. 나를 찾아가는 여정을 담은, 이 책을 읽는 모두가 온전히 자신으로서 살아가기를 응원한다.나는 그날 다짐했다. 내 이름이기도 한 봄날 메이, 나의 20대 마지막 메이 MAY에는 내 생에 가장 들꽃 같던 순간으로 찾아가보자고. 길 위에서 가장 나답게 보내보자고. 아주 당연스럽게 머릿속에 떠오른 곳은 노란 화살표와 끝없는 길이었다. 나는 2년 만에 산티아고 순례길을 다시 걷기로 결심했다.___「봄을 타다」 중에서 몸은 더없이 편안하지만 머리를 복잡하게 만드는 것들이 판치는 일상 속에서 이 불편하고도 단순한 일상을 얼마나 그리워했는지 모른다. 순례길을 다시 걷기 시작하고 맞이한 두 번째 밤, 아직 몸이 적응하지 못해 통증에 시달리던 날, 나는 이 단순한 불편함이 너무도 반가워 눈물이 찔끔 났다. 나는 머릿속에서 요동치던 모든 질문들을 내려놓기로 했다. 이곳에서 더 이상의 질문은 필요치 않았다. 그저 오늘을 걸으면 될 뿐이었다. 아플 땐, 그럼에도 불구하고 괜찮아질 것을 믿고 계속 걸으면 그만이었다. 노란 화살표를 향해서. 내가 바라는 산티아고를 향해서. 그 걸음만으로도 매일같이 꽃은 피어났다. 어떠한 향기를 지녔든, 분명히 그러했다. ___「그대의 발끝에서 꽃은 피어날 테니」 중에서 때때로 무명 작가의 시집을 읽는 것도, 관악구의 알지 못했던 새로운 바를 찾아가는 일도 좋았다. 분위기 있는 바에서 와인이나 맥주 한 잔을 하는 일은 세계 어디서든 예외 없이 내가 제일 사랑하는 여행이니까.___「일상 여행자의 시간」 중에서


엄마, 나는 자라고 있어요
북폴리오 / 헤티 판 더 레이트, 프란스 X. 프로에이, 자 비에라 플라스-프로에이 (지은이), 유영미 (옮긴이), 김수연 (감수) / 2019.12.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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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폴리오육아법헤티 판 더 레이트, 프란스 X. 프로에이, 자 비에라 플라스-프로에이 (지은이), 유영미 (옮긴이), 김수연 (감수)
출생 후부터 20개월까지 아이에게 일어나는 큰 성장과 변화를 다루고 있는 책. 이 시기는 부모가 아이를 돌보기 가장 힘들어하는 시기이자 아이에겐 돌봄의 손길이 절대적으로 요구되는 시기이다. 이 때 아이의 머릿속에서는 무슨 일이 일어나는지를 알고, 아이가 부모의 화를 돋우기 위해 일부러 힘들어하는 것이 아니란 것을 이해하게 된다면 부모는 이 어려운 기간을 좀더 수월하게 견딜 수 있을 것이다. 이번 개정판에서는 기존의 내용을 최신 정보로 수정하고 보완하였으며, 잠을 설치는 아기 때문에 고민이 많은 부모를 위해 ‘수면’에 대한 내용을 보강하였다. 더불어 아기의 도약과 관련하여 꼭 알아두어야 할 주의사항도 추가되었다. 특히 부록으로 앨범북과 ‘우리 아이 도약 체크리스트’ 브로마이드도 제공한다.추천의 글 ㅣ 아기 발달에 관한 흥미로운 관찰 여는 글 ㅣ 아기의 조그만 머리에서는 어떤 일이 일어나고 있을까? 아기의 세계: 아기는 매일 새로 태어난다 신생아: 아기 눈에 비친 세상은 어떤 모습일까? 도약1단계 약5주 생후1개월 - 낯선 세계로 나온 아기는 불안하다 도약의 시작: 엄마에게 집착하기 도약하는 아기: 감각기관이 급격히 발달한다 도약의 성과: 아기의 능력을 끌어올려라 도약의 완성 도약2단계 8주 생후2개월 - '패턴'의 새계를 보고, 듣고, 느낀다 도약의 시작: 엄마에게 달라붙기 도약하는 아기: 아기만의 감각으로 '패턴'을 지각한다 도약의 성과: 아기의 능력을 끌어올려라 도약의 완성 도약3단계 약12주 생후3개월 - 생각하는 '꼬마인간'이 된다 도약의 시작: 엄마에게 달라붙기 도약하는 아기: 소리와 동작의 변화를 인지한다 도약의 성과: 아기의 능력을 끌어올려라 도약의 완성 도약4단계 19주 생후4개월반 - 자신이 엄마와 다른 독립체임을 안다 도약의 시작: 엄마에게 달라붙기 도약하는 아기: 일상에서 벌어지는 '사건들'을 학습한다 도약의 성과: 아기의 능력을 끌어올려라 도약의 완성 아기의 도약과 관련하여 꼭 알아야 할 10가지 주의사항 도약5단계 26주 생후6개월 - 사물과 사물의 관계를 인식한다 도약의 시작: 다시 엄마에게로 도약하는 아기: 사물과 사물의 '관계'를 흥미롭게 관찰한다 도약의 성과: 아기의 능력을 끌어올려라 도약의 완성 도약6단계 37주 생후8개월 반 - 일상 사건들의 공통성을 이해한다 도약의 시작: 다시 엄마에게로 도약하는 아기: 사물과 사물의 공통점을 발견한다 도약의 성과: 아기의 능력을 끌어올려라 도약의 완성 도약7단계 46주 생후11개월 - 소리와 현상, 사물을 유기적으로 파악한다 도약의 시작: 다시 엄마에게로 도약하는 아기: '순서'를 인지하고 계획적으로 행동한다 도약의 성과: 아기의 능력을 끌어올려라 도약의 완성 도약8단계 55주 생후13개월 - '일상'이라는 '프로그램'을 연구하는 꼬마 아인슈타인 도약의 시작: 엄마 곁을 맴돈다 도약하는 아기: '프로그램'의 세계에서 논다 도약의 성과: 아기의 능력을 끌어올려라 도약의 완성 도약9단계 64주 생후15개월 - 원칙과 규율을 습득한다 도약의 시작: 엄마의 관심을 구한다 도약하는 아기: '원칙'의 세계로 가는 첫걸음을 뗀다 도약의 성과: 아기의 능력을 끌어올려라 도약의 완성 도약10단계 75주 생후17개월 - 비로소 '너'와 '나'를 인식한다 도약의 시작: 엄마의 사랑을 독점하려 한다 도약하는 아기: 나는 나의 주인, 자아가 싹튼다 도약의 성과: 아기의 능력을 끌어올려라 도약의 완성 아이의 잠자기 맺음말 ㅣ 아기는 생후 20개월 동안 열 번 태어난다 옮긴이의 말 ㅣ 아기에게 새로운 세계가 열릴 때마다 함께할 수 있기를... 찾아보기전 세계 400만 부 판매된 화제의 스테디셀러 『엄마, 나는 자라고 있어요』 개정판 출간! 출생 후부터 20개월까지 아이에게 일어나는 큰 성장과 변화를 다루고 있는 책. 이 시기는 부모가 아이를 돌보기 가장 힘들어하는 시기이자 아이에겐 돌봄의 손길이 절대적으로 요구되는 시기이다. 이 때 아이의 머릿속에서는 무슨 일이 일어나는지를 알고, 아이가 부모의 화를 돋우기 위해 일부러 힘들어하는 것이 아니란 것을 이해하게 된다면 부모는 이 어려운 기간을 좀더 수월하게 견딜 수 있을 것이다. 특히 이번 개정판에서는 기존의 내용을 최신 정보로 수정하고 보완하였으며, 잠을 설치는 아기 때문에 고민이 많은 부모를 위해 ‘수면’에 대한 내용을 보강하였다. 더불어 아기의 도약과 관련하여 꼭 알아두어야 할 주의사항도 추가되었다. 특히 부록으로 앨범북과 ‘우리 아이 도약 체크리스트’ 브로마이드도 제공한다. 생후 20개월 동안 아기에게 일어나는 모든 발달 과정을 한 권에! 『엄마, 나는 자라고 있어요』 개정증보판 출간 이 책에는 실생활 속의 이야기들이 일러스트와 함께 생생하게 담겨 있다. 각 시기별 아이의 행동과 엄마의 고충이나 속마음들은 많은 부모들의 공감을 불러일으키며 미소 짓게 한다. 그 밖에도 이 책에는 어려운 시기를 극복하고 아기의 도약과 발달을 뒷받침하는 데 도움이 될 유용한 조언과 놀이 제안이 실려 있다. 이 책은 많은 부모들에게 지혜와 용기를 주고, 도약할 때마다 새로운 능력을 얻는 ‘아이의 세계’를 이해하고 함께하는 즐거움을 선사할 것이다. 특히 이번 개정판에서는 기존의 내용을 최신 정보로 수정하고 보완하였으며, 잠을 설치는 아기 때문에 고민이 많은 부모를 위해 ‘수면’에 대한 내용을 보강하였다. 더불어 아기의 도약과 관련하여 꼭 알아두어야 할 주의사항도 추가되었다. 특히 부록으로 앨범북과 ‘우리 아이 도약 체크리스트’ 브로마이드도 제공한다. 배불리 먹이고 계속 안아주는데도 아기는 왜 이렇게 울어대지? 아기의 키가 매일 조금씩 자라는 것이 아니라 간혹 하룻밤 사이에 도약하듯이 쑥 커버린다는 것은 사람들이 그냥 하는 말이 아니라 학문적으로 입증된 사실이다. 정신 발달도 그런 식으로 도약을 한다. 아기가 달라붙고 칭얼대고 보채는 것이 바로 발달의 도약을 예고하는 행동이다. 그러면 부모와 아이는 어려운 시기를 거쳐야 한다. 하지만 언제 어려운 시기가 찾아올지 예상이 가능하다. 도약은 5주, 8주, 12주 등 정해진 시기에 찾아온다. 물론 그보다 빠를 수도 있고 늦을 수도 있다. 생후 첫 20개월간 총 열 번의 도약이 찾아온다. 그리고 나면 아기의 발달에서 감각운동기라 불리는 첫 대단원이 막을 내린다. 이렇듯 어려운 시기를 겪는 데는 그럴만한 이유들이 있다. 아기는 도약할 때마다 새로운 지각능력과 학습능력을 획득한다. 그러나 이런 변화로 인해 아기의 세계는 우선은 혼란스러워진다. 그리하여 아기는 불안해하고 가장 친숙한 대상에 달라붙으려고 한다. 새로운 세계를 탐색하기 전에 일단 “엄마의 사랑을 충분히 빨아들이고자” 하는 것이다. 매번 도약과 더불어 아기의 삶은 약간 더 복잡해진다. 그러면 엄마와의 사이에 갈등이 생길 수도 있다. 돌에서 두 돌 사이에 많은 부모들은 아이들과 정기적으로 충돌을 하게 된다. 사춘기가 힘든 시기라는 것은 널리 알려져 있다. 그러나 이 시기의 아기도 사춘기 아이와 별 다르지 않다. 아기는 이유 없이 울지 않는다. 아기가 유난히 울어대는 이유는 성장발달이 급격히 전환되는 시기의 불안감 때문이다. 물론 아기에게 성장발달은 매우 긍정적인 변화이다. 그만큼 성장하고 새로운 것을 배워나갈 수 있기 때문이다. 그러니 축하해야 할 일이다! 아기는 태어난 직후부터 주변세계에 관심을 갖는다. 이것보다 저것에 더 많은 관심을 가질 수 있다. 아기는 귀 기울여 듣고 쳐다본다. 아기는 주변환경이 자신에게 영향을 미치게끔 한다. 아기는 모든 것을 가능하면 잘 알아내려고 최선을 다한다. 너무나 힘들게 세상을 알아가다 보니 사팔눈이 되고, 지쳐서 몸에 경련을 일으키고, 딸꾹질을 하는 것이다.


아리스토텔레스 수사학 (그리스어 원전 완역본)
현대지성 / 아리스토텔레스 (지은이), 박문재 (옮긴이) / 2020.02.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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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지성소설,일반아리스토텔레스 (지은이), 박문재 (옮긴이)
수사학은 다른 사람을 설득하기 위한 언어기법을 연구하는 학문의 한 분과이다. 정의를 현실 세계에서 실현하고자 했던 아리스토텔레스 사상의 관점에서 보자면, 『수사학』은 그 정점에 있는 저술이다. 왜냐하면 수사학은 그가 제시한 변증학을 기반으로 자신의 윤리학과 정치학을, 대중 연설과 법정에서 현실 정치로 구현해내는 기술이었기 때문이다. 20세기에 들어와서는 논증 수사학, 문예 수사학, 기호론적·언어학적 수사학에 의한 담론 연구가 활발해지면서 새로운 수사학이 관심 받고 있으나, 아리스토텔레스의 『수사학』은 2,400년 동안 수사학 체계에서 ‘논증’ 이론에 관한 성찰의 기본서가 되었다. 아리스토텔레스의 『수사학』은 로마의 키케로와 퀸틸리아누스를 거쳐 중세에 이르기까지 많은 영향을 미쳤으며, 현대에도 아리스토텔레스의 『수사학』을 빼놓고 새로운 수사학을 논한다는 것은 불가능하다. 당시 소피스트들은 정의와 윤리를 다 배제한 채로 오직 사람들의 감정을 움직여 자기 목적을 달성하려고 한 반면에, 아리스토텔레스는 변증학적 기초 위에서 어떤 것이 국가에 이롭고 정의로우며 훌륭한 것인지를 개연적으로 증명해내는 수사학이야말로 ‘설득의 기술’로서 가장 좋은 수단이 된다고 생각했다. 아리스토텔레스의 『수사학』은 세 권으로 구성되어 있다. 제1권에서는 전체적으로 내용을 개관한 후에, 연설가가 사용해야 할 설득 수단이자 수사학에서 다루어야 할 내용 중 논리적 추론에 해당하는 ‘로고스’와 관련한 전제들을 집중 설명한다. 제2권에서는 ‘에토스’와 ‘파토스’를 설명한다. 마지막으로 제3권은 연설가가 신경 써야 할 추가 문제, 즉 문체와 배열, 그리고 전달의 문제를 다룬다. 제1권 제1장 수사학의 본질 제2장 수사학의 정의 제3장 수사학의 유형 제4장 조언의 범위 제5장 행복 제6장 좋은 것과 이로운 것 제7장 상대적 이로움 제8장 국가 형태 제9장 선전을 위한 연설 제10장 불의와 불법 제11장 즐거움 제12장 범죄자들의 심리 상태 제13장 범죄와 처벌 제14장 범죄의 경중 제15장 수사학 밖의 설득 요소들 제2권 제1장 감정과 성격 제2장 분노 제3장 평정심 제4장 우의와 적의 제5장 두려움과 자신감 제6장 수치심 제7장 호의 제8장 연민 제9장 의분 제10장 시기 제11장 질투 제12장 청년기 제13장 노년기 제14장 장년기 제15장 태생 제16장 부 제17장 권력 제18장 모든 연설에 공통적인 논제들 제19장 가능성 제20장 예증 제21장 금언 제22장 생략삼단논법 제23장 증명을 위한 명제들 제24장 유사 생략삼단논법의 명제들 제25장 반박 제26장 확대와 축소 제3권 제1장 문체에 관한 서론적인 개관 제2장 명료성 제3장 무미건조함 제4장 직유 제5장 정확성 제6장 풍성함 제7장 적절성 제8장 운율 제9장 간결하게 완결된 문장 제10장 세련미와 은유 제11장 생생함 제12장 연설의 종류에 따라 어울리는 문체 제13장 논제와 증명 제14장 도입부 제15장 편견 제16장 설명 제17장 증명과 반박 제18장 질문 제19장 맺음말 해제·박문재 아리스토텔레스 연보2,400여 년 동안 이어진 수사학의 기본 입문서 거의 모든 수사학은 아리스토텔레스로부터 시작된다 ‘수사학’의 정의를 사전에서 찾아보면 “사상이나 감정이나 효과적이고 미적으로 표현할 수 있도록 문장과 언어의 사용법을 연구하는 학문”이라고 되어 있고, ‘수사’는 “말이나 문장을 꾸며서 좀 더 묘하고 아름답게 하는 일 또는 기술”이라고 정의한다. 실제로 우리가 하는 말을 좀 더 멋있게 표현하는 법을 연구하는 학문 분과 정도로 생각하는 것이 보통 사람들의 통념이다. 하지만 아리스토텔레스는 수사학을 “설득의 기술”이라고 정의했다. 따라서 이 책은 우리에겐 수사학이 아니라 웅변술 또는 변론술이라는 개념이 더 어울릴 것으로 보이며, 사전적 의미의 수사학은 이러한 웅변술이나 변론술의 한 부분으로 보는 것이 더 맞겠다. 아리스토텔레스의 『수사학』은 2,400년 동안 수사학 체계에서 ‘논증’ 이론에 관한 성찰의 기본서가 되었다. 또한 로마의 키케로와 퀸틸리아누스를 거쳐 중세에 이르기까지 많은 영향을 미쳤으며, 현대에도 아리스토텔레스의 『수사학』을 빼놓고 새로운 수사학을 논한다는 것은 불가능하다. 고대 그리스의 독특한 정치 체제와 철학, 수사학 탄생의 배경이 되다 아리스토텔레스가 수사학을 주제로 책을 쓴 배경은 무엇이었을까? 세 가지 요인에 주목해야 한다. 첫 번째는 고대 그리스의 도시국가에서 대중 연설이 가지는 위치이고, 두 번째는 기원전 5세기와 4세기에 걸쳐 발달한 소피스트들의 수사학이며, 세 번째는 수사학과 정치학에 대한 플라톤의 철학이다. 고대 그리스 시대에 도시국가는 국가적, 사회적, 시민적인 면에서 중요한 체제였다. 도시국가는 조상 대대로 내려온 제의를 중심으로 도시와 그 주변의 농촌 지역으로 이루어진 독자적이고 자율적인 시민 공동체였다. 아리스토텔레스가 활동한 시대 말기에는 그리스 전역에 거의 천 개에 이르는 도시국가가 존재했다. 따라서 직접 민주주의가 가능했고, 도시국가의 크고 작은 일은 시민 전체가 참여하는 민회, 대표자들이 참여하는 의회와 위원회들, 시민들이 배심원으로 참여하는 법정에서 논쟁과 토론과 변론을 거쳐 다수결 원칙에 따라 이루어졌다. 기원전 5세기와 4세기에 그리스 아테나이에서 활발하게 활동했던 소피스트는 대대로 전해져온 기존 관습을 거부하고 실천적이고 실용적인 지혜를 토대로 하는 전문 기술을 중시했다. 또한 그들은 대중 연설의 기술을 발전시켰는데 이것이 수사학의 시작이라고도 볼 수 있다. 한편, 플라톤은 정치를 비롯한 인간의 모든 행위를 고찰하는 데에는 반드시 윤리적 고려가 포함되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래서 그는 윤리가 배제된 소피스트들의 수사학을 대중의 약점과 어리석음을 악용하고 기만해서 연설가의 관점을 받아들이게 만드는 사기극이라고 평가했다. 그런데도 정치인이 되려고 하는 자들 사이에서는 소피스트 수사학이 인기를 끌었고, 대중 선동가가 판을 쳤다. 소피스트들의 수사학을 비판한 것은 아리스토텔레스도 마찬가지였다. 하지만 이유는 플라톤이 제기한 것과 좀 달랐다. 그는 소피스트들이 청중을 설득하는 데 가장 효과적이고 중요한 것, 즉 사실 증명은 소홀히 하고, 오로지 청중이나 배심원의 감정만을 부추겨서 자신에게 유리한 쪽으로 이끌어가려고 한다는 점이 잘못되었다고 비판했다. 그는 플라톤의 철인국가를 옹호하지 않았으며, 기존의 민주정치를 토대로 올바른 설득의 기술인 수사학을 통해 정치를 더 나은 방향으로 이끌어나가는 길을 추구했다. ‘연설’에 관한 가장 체계적이고 분석적인 저서 2,400년 동안 읽히고 연구되어 온 ‘설득의 기술’ 정의를 현실세계에서 실현하고자 했던 아리스토텔레스 사상의 관점에서 보자면 『수사학』은 그 정점에 있는 저술이라고 할 수도 있었다. 왜냐하면 수사학은 그가 제시한 변증학을 기반으로 자신의 윤리학과 정치학을, 대중 연설과 법정에서 현실 정치로 구현해내는 기술이었기 때문이다. 그래서 당시 소피스트들은 정의와 윤리를 다배제한 채로 오직 사람들의 감정을 움직여 자기 목적을 달성하려고 한 반면에, 그는 변증학적 기초 위에서 어떤 것이 국가에 이롭고 정의로우며 훌륭한 것인지를 개연적으로 증명해내는 수사학이야말로 설득하는 기술로서 가장 좋은 수단이 된다고 생각했다. 이것을 위해 『수사학』에서는 연설가 청중을 설득할 때, ‘에토스’(청중과 연설가의 성격), ‘파토스’(청중의 감정), ‘로고스’(논리적 추론) 등의 세 가지 기본적인 설득 수단을 사용할 수 있다고 말한다. ‘에토스’는 ‘관습, 습관’을 의미하는 용어로서, 여기에서는 청중이나 연설가가 지닌 어떤 성향이나 정서 같은 것이다. ‘파토스’는 ‘감정’을 가리키고, ‘로고스’는 ‘논증’을 의미한다. 또한 그는 수사학이 사용되는 연설을 선전을 위한 연설, 법정 변론, 조언을 위한 연설 등의 세 종류로 구분한다. 『수사학』은 세 권으로 구성되어 있다. 제1권에서는 전체적으로 내용을 개관한 후에, 연설가가 사용해야 할 설득 수단이자 수사학에서 다루어야 할 내용 중에서 논리적 추론에 해당하는 ‘로고스’와 관련해서 그 토대로 사용되는 전제들을 집중 설명한다. 제2권에서는 ‘에토스’와 ‘파토스’를 설명한다. 마지막으로 제3권은 연설가가 신경 써야 할 추가 문제, 즉 문체와 배열(구성) 그리고 전달의 문제를 다룬다.수사학과 변증학은 짝을 이룬다. 이 둘은 어떤 의미에서는 누구에게나 친숙한 것을 다루지만, 어느 특정한 기술이나 지식 분야에 속한 것은 아니다. 따라서 모든 사람이 이 둘에 참여하고 있다고도 할 수 있다. 누구나 어느 정도는 어떤 추론을 검증하거나 제시하고, 자신을 변호하거나 남을 고발하기 때문이다. 사람들은 보통 각자 성향에 따라 어쩌다 그렇게 하거나 습관적으로 그렇게 한다. 하지만 이 둘을 어쩌다 하거나 습관적으로 하는 것이 가능하다는 점에서, 체계적으로 그렇게 하는 것도 분명 가능하다. 사람들이 어쩌다 또는 습관적으로 이 둘을 했을 때 여기에서 성공을 거둔 이유를 찾아낼 수 있고, 모종의 기술을 사용해 그런 식으로 이유를 찾아낸다는 것은 누구나 동의하기 때문이다. 설득력 있는 요소 중에서 어떤 것은 이 기술에 해당하고 어떤 것은 이 기술이 아니다. 이 기술에 해당하지 않는다 함은 연설가가 제시하지 않고도 이미 존재하는 것을 말하는데, 예컨대 증언이나 자백이나 계약서 등이 그것이다. 반면에 이 기술에 속한다 함은 수사학적 방법론을 사용해 연설가가 제시할 수 있는 것을 가리킨다. 따라서 전자는 사용하면 되고, 후자는 찾아내야 한다. 하지만 청중을 잘 설득하고 조언하기 위해 필요한 모든 요소 중에서 가장 중요하고 강력한 것은 모든 국가 형태를 알고, 각각의 국가 형태가 지닌 특징과 제도와 이점을 잘 파악하는 것이다. 모든 사람은 자신에게 이롭다는 점이 증명되면 거기에 설득되고, 그들에게 이롭다면 그들의 국가 형태도 잘 보존하려 하기 때문이다.


완벽주의자들
북라이프 / 사이먼 윈체스터 (지은이), 공경희 (옮긴이) / 2020.04.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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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라이프소설,일반사이먼 윈체스터 (지은이), 공경희 (옮긴이)
현대사에서 정밀성(precision)은 왜 중요한가? 기술자들이 정밀성을 집요하게 추구한 결과 어떤 일들이 벌어졌는가? 제조업의 시대부터 디지털의 시대까지 정밀한 도구와 기술은 어떤 역할을 해 왔는가? 이 책은 각종 측정 기구와 부품, 증기 기관과 자동차 엔진, 기계 시계와 카메라, 반도체 칩 등을 발명하고 발전시킨 역사 속 숨겨진 인물들을 발굴하여 보여 준다. 이들의 사소하지만 위대한 발명품 덕분에 포드 자동차의 컨베이어 벨트도, 전 세계를 오가는 대형 여객기도, 일상을 혁신한 스마트폰도, 광활한 우주를 관측하는 허블 망원경도 탄생할 수 있었다. 우리는 정밀성을 통해 얻은 문명의 이기를 숨 쉬듯이 당연하게 누리고 있지만, 정밀성이 없었다면 지금과 같은 현대 세계는 불가능했을 것이다. 완벽에 가까운 정밀성을 추구하는 사람들이 있었기에 각종 부품과 기계를 표준화된 규격으로 만들어 대량 생산의 기반을 닦고 산업 사회로 나아갈 수 있었다. 우리가 어느 위치에 있는지 극도로 정확하게 알고 싶어 한 사람들이 있었기에 GPS 시스템이 등장할 수 있었고, 그 정밀한 정보를 길잡이 삼아 인류는 더 깊이, 더 넓게 활동의 영역을 확장할 수 있었다. 최고의 정밀성과 최소의 허용 오차를 요구하며 반도체 칩 소형화에 박차를 가한 사람들이 있었기에 컴퓨터와 스마트폰이 이토록 빠르게 대중화할 수 있었고, 지구 형태의 극미한 변화를 감지하기 위한 극도로 민감한 기계를 개발하고자 한 사람들이 있었기에 궁극의 정밀성을 토대로 중력파를 관측하는 경지에 이를 수 있었다. 이 완벽주의자들에게 충분히 훌륭한 것은 절대적으로 충분하지 않았으며, 세계는 일단 달성한 정밀성은 두 번 다시 뒤돌아보지 않고 계속해서 새로운 정밀성을 개척해 왔다.머리말: 정밀함의 발명 제1장 별, 초, 실린더, 수증기 제2장 극도로 평평하고 놀랍도록 밀착된 제3장 가정마다 총, 집집마다 시계 제4장 더 완벽한 세계의 가장자리에서 제5장 고속 도로의 거부할 수 없는 유혹 제6장 정밀성과 위험성, 10킬로미터 높이 제7장 유리를 통해, 선명하게 제8장 나는 어디에 있는가, 그리고 시간은 무엇인가? 제9장 한계를 넘어서 제10장 균형의 필요성에 대하여 맺음말: 모든 것의 계측 감사의 말 용어 사전 참고 문헌 찾아보기조금 더 정밀하게, 조금 더 정확하게, 조금 더 완벽하게! 정밀 기계의 대량 생산과 고정밀 관측기의 발명이 없었다면 인류는 초고도 문명과 우주 정복을 꿈꾸지 못했을 것이다 세계사를 바꾼 빛나는 성과 뒤에 숨어 있는 도구와 기술의 발전사 ★ 아마존 베스트셀러 ★ ★ 《교수와 광인》 사이먼 윈체스터 신작 ★ 아인슈타인과 뉴턴의 과학적 상상은 어떻게 세상을 바꾼 혁신이 되었는가 시계와 측량기부터 GPS와 반도체까지 끝없이 한계를 극복하며 산업화와 고도화를 통해 현대 사회를 만든 정밀 기술의 치열한 역사 현대사에서 정밀성(precision)은 왜 중요한가? 기술자들이 정밀성을 집요하게 추구한 결과 어떤 일들이 벌어졌는가? 제조업의 시대부터 디지털의 시대까지 정밀한 도구와 기술은 어떤 역할을 해 왔는가? 이 책은 각종 측정 기구와 부품, 증기 기관과 자동차 엔진, 기계 시계와 카메라, 반도체 칩 등을 발명하고 발전시킨 역사 속 숨겨진 인물들을 발굴하여 보여 준다. 이들의 사소하지만 위대한 발명품 덕분에 포드 자동차의 컨베이어 벨트도, 전 세계를 오가는 대형 여객기도, 일상을 혁신한 스마트폰도, 광활한 우주를 관측하는 허블 망원경도 탄생할 수 있었다. 우리는 정밀성을 통해 얻은 문명의 이기를 숨 쉬듯이 당연하게 누리고 있지만, 정밀성이 없었다면 지금과 같은 현대 세계는 불가능했을 것이다. 완벽에 가까운 정밀성을 추구하는 사람들이 있었기에 각종 부품과 기계를 표준화된 규격으로 만들어 대량 생산의 기반을 닦고 산업 사회로 나아갈 수 있었다. 우리가 어느 위치에 있는지 극도로 정확하게 알고 싶어 한 사람들이 있었기에 GPS 시스템이 등장할 수 있었고, 그 정밀한 정보를 길잡이 삼아 인류는 더 깊이, 더 넓게 활동의 영역을 확장할 수 있었다. 최고의 정밀성과 최소의 허용 오차를 요구하며 반도체 칩 소형화에 박차를 가한 사람들이 있었기에 컴퓨터와 스마트폰이 이토록 빠르게 대중화할 수 있었고, 지구 형태의 극미한 변화를 감지하기 위한 극도로 민감한 기계를 개발하고자 한 사람들이 있었기에 궁극의 정밀성을 토대로 중력파를 관측하는 경지에 이를 수 있었다. 이 완벽주의자들에게 충분히 훌륭한 것은 절대적으로 충분하지 않았으며, 세계는 일단 달성한 정밀성은 두 번 다시 뒤돌아보지 않고 계속해서 새로운 정밀성을 개척해 왔다. 다수를 위한 정밀성이 실현된 순간, 비로소 현대 사회가 도래했다 동시에 기계가 인간의 자리를 위협하기 시작했다 기발한 발상에서 나온 과학적 아이디어, 집요한 장인 정신에 의해 탄생한 섬세한 도구가 아주 옛날부터 꾸준히 등장해 왔지만 그것들이 세상을 완전히 뒤바꾸어 놓지는 못했다. 비교적 최근에 와서야 정밀성이 인간 사회를 완전히 바꾸는 현상이 된 이유는, 근대 이후에 정밀성을 복제 가능한 형태로 구현할 수 있게 되었기 때문이다. 존 해리슨, 존 윌킨슨, 조지프 브라마 등 정밀 기술에 천착한 기술자들이 정확히 똑같은 물건을 합리적인 빈도와 비용으로 상당히 쉽게 반복해서 제작할 수 있는 기구들을 발명해 냈다. 그제야 ‘다수를 위한 정밀성’이 실현되고 근대적 대량 생산이 가능해졌다. 또한 금속을 모두 똑같은 형태로 만들 수 있는 수준의 정밀한 계측과 생산이 가능해지면서 ‘호환 가능한 부품’이 탄생했다. 그리하여 정밀한 기계로 정밀한 물건을 엄청나게 많이 만들어서 물질적 풍요를 충분히 누리는 현대 사회가 비로소 시작되었다. 하지만 정밀성이 인간에게 풍요만을 선사하지는 않았다. 정밀하고 정확한 작업을 해내는 기계들이 대거 등장하면서 더는 숙련공들이 필요 없는 상황이 펼쳐졌다. 제품 수요는 갈수록 늘어나는데 기술자들이 제품을 만들 필요는 급속히 곤두박질쳤다. 이들이 사회적으로 반발하며 러다이트 운동이 격렬하게 일어났다. 정밀 공학이 새로운 세상을 열어젖힌 것은 분명한 사실이지만, 그것을 모두가 환영하지는 않았다. 사람 머리카락 두께 이하의 허용 오차를 달성한 현재도 마찬가지다. 완벽한 수준의 정밀함은 우리의 경탄을 자아낼 만하지만, 그와 동시에 ‘정밀하지 않은’ 인간과 자연이 서 있을 자리 또한 소중하다. 이 책은 현대 사회를 가능케 한 정밀성에 감탄하고 환호하면서도 그 이면의 어두운 부분까지 조명하며 균형 감각을 잃지 않는다. 베스트셀러 《교수와 광인》 저자 사이먼 윈체스터의 흥미진진한 신작 미시사적 관점에서 역사와 과학을 절묘하게 연결한 수작 ‘피의 일요일’ 사건, 워터게이트 사건 등을 취재한 저널리스트이자 《교수와 광인》 등 다수 저서를 통해 우리가 미처 몰랐던 역사를 발견하여 드러내 온 작가 사이먼 윈체스터는 이 책에서 ‘정밀성’이라는 키워드를 중심으로 신선하고도 흥미로운 이야기를 펼쳐 보인다. 그는 정밀성이 “역사적인 필요에 의해 의도적으로 발생된 개념”이라고 이야기하며 18세기 산업 혁명과 함께 정밀성이 시작된 시점부터 현재 시간과 우주를 대상으로 적용되는 정밀성까지 200년 이상에 걸친 흥미진진한 여정을 보여 준다. 작가는 자신의 장기를 십분 발휘해 탄탄한 취재와 조사를 통해 끊임없이 정밀성을 발전시켜 온 ‘완벽주의자들’의 뒷이야기를 꼼꼼하게 찾아냈다. 그리고 우리가 미처 몰랐던 역사 속 숨은 이야기들을 흥미진진한 소설처럼 써 내려가 ‘읽는 재미’를 선사한다. 이를테면 명품 자동차 회사 롤스로이스를 탄생시킨 진정한 주역은 영업인 ‘롤스’가 아니라 기술자 ‘로이스’였다는 사실, 사소하지만 사소하지 않은 계측 도구에서 3센티미터 정도의 오류가 발생하는 바람에 허블 망원경의 위대한 성과가 물거품이 될 수도 있었다는 사실, 기술자들이 겨우 0.5밀리미터 얇은 부품을 만들어서 넣은 탓에 450명 이상을 태운 대형 여객기 엔진이 하늘에서 비행 중에 폭파했다는 사실 등 영화보다 더 영화 같은 이야기들이 펼쳐진다. 미시사적 관점에서 역사와 과학을 절묘하게 연결한 이 책은 지적 호기심이 충만한 독자들의 마음을 단숨에 사로잡을 것이다.포비는 정밀성은 현대 세계의 필수 요소지만 눈에 보이지 않게 숨겨져 있다고 말했다. 기계가 정밀해야 한다는 것은 누구나 안다. 주요 물품(카메라, 휴대 전화, 컴퓨터, 자전거, 자동차, 식기 세척기, 볼펜)은 부품들이 정확히 맞아서 완전하게 작동해야 한다는 것을 모두 안다. 그리고 우리는 아마도 더 정밀할수록 더 낫다고 생각할 것이다. 동시에 이 정밀성이라는 현상은 산소나 영어처럼 우리가 당연하게 여기는 것이며, 대개 보이지 않는 것이며, 제대로 상상할 수 없는 것이며, 보통 사람들은 토론할 수 없는 것이다. 하지만 정밀성은 항상 현대를 가능하게 하는 현대성의 필수 요소였다.― ‘머리말’ 중에서 해리슨 시계들이 대단히 중요한 이유는 또 있었다. 이 시계와 뒤이어 등장한 시계들 덕분에 선박들은 정확한 위치를 파악해 효율적으로 정확하고 정밀하게 항해를 계획할 수 있었고 큰 무역 이익을 냈다. 또 현재는 상황이 달라졌지만, 해리슨 시계가 영국에서 발명되었고 뒤이어 나온 시계들이 영국에서 처음 만들어진 덕분에 전성기의 영국이 한 세기 이상 세계 바다의 통치자로 군림할 수 있었다. 정밀한 시계가 정밀한 항해를 가능하게 했고 정밀한 항해는 해양 지식, 통치, 권력을 창출했다.― 제1장 ‘별, 초, 실린더, 수증기’ 중에서 기술 관련 역사가이자 철학자인 루이스 멈퍼드(Lewis Mumford)는 기술 발전에서 정밀성에 기초한 표준화(standardization)가 보급되는 데 군대가 주된 역할을 했다고 최초로 인지한 인물이다. 또 나노미터 이상의 작은 오차도 없어야 하는 위험물을 반복 생산하는 데 군대가 주된 역할을 할 거라고 예상했다. 이제 표준화와 정밀성에 기초한 제조가 영국과 미국 군대 모두의 중요한 야심임을 보여 주는 이야기들이 나온다. 여기서 우리는 멈퍼드의 선견지명을 확인하고 정밀성의 발전에서 군대가 담당한 역할을 보게 된다. 과학 초창기의 사례들은 당연히 비밀이 아니다. 하지만 오늘날은 정확도와 정밀성에 더 집착하는 시대다. 오늘날의 세계에 대해 가능한 충분히 설명하겠지만 이런 연구 주제들은 강화된 보안 속에서 비밀리에 진행된다. ‘다크 사이드’답게 영원히 그늘 아래 있다.― 제3장 ‘가정마다 총, 집집마다 시계’ 중에서
골든아워 1
흐름출판 / 이국종 (지은이) / 2018.10.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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흐름출판소설,일반이국종 (지은이)
외상외과 의사 이국종 교수가 눌러쓴 삶과 죽음의 기록이다. 저자는 17년간 외상외과 의사로서 맞닥뜨린 냉혹한 현실, 고뇌와 사색, 의료 시스템에 대한 문제의식 등을 기록해왔다. 때로는 짧게 때로는 길게 적어 내려간 글은 그동안 '이국종 비망록'으로 일부 언론에 알려졌다. 그 기록이 오랜 시간 갈고 다듬어져 두 권의 책(1권 2002-2013년, 2권 2013-2018)으로 출간됐다. 이국종 교수의 는 대한민국 중증외상 의료 현실에 대한 냉정한 보고서이자, 시스템이 기능하지 않는 현실 속에서도 생명을 지키려 애써온 사람들-의료진, 소방대원, 군인 등-의 분투를 날 것 그대로 담아낸 역사적 기록이다. 1권에서는 외상외과에 발을 들여놓은 후 마주친 척박한 의료 현실에 절망하고 미국과 영국의 외상센터에 연수하면서 비로소 국제 표준의 외상센터가 어떠해야 하는지 스스로 기준을 세워나가는 과정이 그려진다. 생사가 갈리는 위중한 상황에 처한 의료진과 환자, 보호자의 통렬한 심정, 늘 사고의 위험에 노출된 육체노동자들의 고단한 삶, 가정폭력, 조직폭력 등 우리네 세상의 다양한 면면이 펼쳐진다. 2권에서는 우여곡절 끝에 저자가 몸담은 대학병원이 권역별 외상센터로 지정된 후에도 국제 표준에 훨씬 못 미치는 의료 현실 속에서 고투하는 과정을 그렸다.서문 2013년 스승의 날 | 외과 의사 | 회귀 남루한 시작 | 원흉 | 깊고 붉은 심연 | 갱의실 삶의 태도 | 환골탈태 | 암흑 전야 | 탈출 벨파스트함 | 마지막 수술 | 위로 | 전환 나비효과 | 윤한덕 | 선원들 | 정책의 우선순위 업 (業) 의 의미 | 남과 여 | 막장 | 정글의 논리 헝클어져가는 날들 | 부서진 배 | 아덴만 여명 작전 위태로운 깃발 | 생의 의지 | 빛과 그림자 변화 | 석해균 프로젝트 | 불안한 시작 긍정적인 변화 | 중단 | 고요한 몸 스스로를 보호할 권리 | 성탄절 | 살림 | 뱃사람 야간 비행 | 지원과 계통 | 가장자리 | 탈락 소초장 (小哨長) | 목마른 사람 | 거대한 공룡 사투 | 허무한 의지(依支) | 모퉁이 한배를 탄 사람들 | 내부의 적 (敵) | 빈자리 거인 (巨人) | 끝없는 희생 | 신환자(新患者) 밥벌이의 이유 | 생과 사 | 2013, 기록들“사람을 살리는 것, 그것이 우리의 일이다.” 단 한 생명도 놓치지 않으려는 이름 없는 사람들의 분투 외상외과 의사 이국종 교수가 눌러쓴 삶과 죽음의 기록이다. 저자는 17년간 외상외과 의사로서 맞닥뜨린 냉혹한 현실, 고뇌와 사색, 의료 시스템에 대한 문제의식 등을 기록해왔다. 때로는 짧게 때로는 길게 적어 내려간 글은 그동안 ‘이국종 비망록’으로 일부 언론에 알려졌다. 그 기록이 오랜 시간 갈고 다듬어져 두 권의 책(1권 2002-2013년, 2권 2013-2018)으로 출간됐다. 이국종 교수의 『골든아워』는 대한민국 중증외상 의료 현실에 대한 냉정한 보고서이자, 시스템이 기능하지 않는 현실 속에서도 생명을 지키려 애써온 사람들-의료진, 소방대원, 군인 등-의 분투를 날 것 그대로 담아낸 역사적 기록이다. 1권에서는 외상외과에 발을 들여놓은 후 마주친 척박한 의료 현실에 절망하고 미국과 영국의 외상센터에 연수하면서 비로소 국제 표준의 외상센터가 어떠해야 하는지 스스로 기준을 세워나가는 과정이 그려진다. 생사가 갈리는 위중한 상황에 처한 의료진과 환자, 보호자의 통렬한 심정, 늘 사고의 위험에 노출된 육체노동자들의 고단한 삶, 가정폭력, 조직폭력 등 우리네 세상의 다양한 면면이 펼쳐진다. 무엇보다도 아덴만 여명 작전에서 부상당한 석 선장을 생환하고 소생시킨 석 선장 프로젝트의 전말은 물론, 전 국민적 관심 속에 중증외상 치료 시스템의 획기적인 전기를 마련하고도 소중한 기회를 제대로 살리지 못한 대한민국의 의료 현실을, 슬픔을 꾹꾹 눌러 담은 담담한 어조로 묘사한다. 2권에서는 우여곡절 끝에 저자가 몸담은 대학병원이 권역별 외상센터로 지정된 후에도 국제 표준에 훨씬 못 미치는 의료 현실 속에서 고투하는 과정을 그렸다. 외과의사 이국종이 눌러쓴 17년간의 삶과 죽음 ‘골든아워’ 60분에 생사가 달린 목숨들, 그리고 그들을 지키는 사람들의 이야기 2002년 이국종은 지도교수의 권유로 외상외과에 발을 내딛으며 인생의 전환점을 맞이한다. 원칙대로라면 환자는 골든아워 60분 안에 중증외상 치료가 가능한 병원에 도착해야 하고, 수술방과 중환자실, 마취과, 혈액은행, 곧바로 수술에 투입할 수 있는 의료진에 이르기까지 여러 분야의 의료 자원이 신속히 투입되어야만 하지만 현실은 원칙과 너무도 거리가 멀었다. 이때부터 대한민국에 국제 표준의 중증외상 시스템을 정착하기 위한 그의 지난한 싸움이 시작되었다. 이 책은 저자의 말대로 2002년에서 2018년 상반기까지의 각종 진료기록과 수술기록 등을 바탕으로 저자의 기억들을 그러모은 기록이다. 삶과 죽음을 가르는 사선의 최전선에서 고군분투하는 환자와 저자, 그리고 그 동료들의 치열한 서사이기도 하다. 무엇보다 냉혹한 한국 사회 현실에서 업(業)의 본질을 지키며 살아가고자, 각자가 선 자리를 어떻게든 개선해보려 발버둥 치다 깨져나가는 바보 같은 사람들의 처음이자 마지막 흔적이다. 외과의사 특유의 시선으로 현장을 예리하게 파고드는, 잘 벼린 칼 같은 문장은 쉽게 쓰이지 않았다. 단 한 번의 실수도 용납할 수 없는 의사로서의 완벽주의는 글쓰기에서도 그대로 드러났다. 사고 현장과 의료 현장을 직접 경험한 사람만이 알 수 있는 절절함을 있는 그대로 표현하기 위해 고심했고, 한 단어 한 문장 심혈을 기울였다. 책을 출간하기까지 원고에 쓰인 모든 언어가 정말 가장 적확한 표현인지 고민하며 수정에 수정을 거듭하는 지난한 과정이 이어졌다. 이 과정을 통해 중증외상센터에서 만난 환자들의 삶과 죽음, 의료진의 고된 일상은 물론 그동안 언론에 익히 알려진 석해균 선장 구출, 세월호 참사 등도 현장을 겪은 사람만이 알 수 있는 입체적인 이야기로 들려준다. 막을 수 있었던 수많은 죽음을 목격하고도 왜 우리는 변하지 못하는가? 2권에서는 우여곡절 끝에 저자가 몸담은 대학병원이 경기남부권역외상센터로 지정된 후에도 여전히 열악한 현실에서 국제 표준에 맞는 시스템을 안착시키고자 고투하는 과정을 그렸다. 중증외상센터 사업이 시간이 흐를수록 원칙과 본질에서 벗어나 복잡한 이해관계에 휘둘리며 표류하는 동안 시스템의 미비를 몸으로 때우던 동료들이 한계상황에 내몰리고 부상으로 쓰러졌다. 켜켜이 쌓여가던 모순과 부조리는 결국 전 국민을 슬픔에 빠뜨린 대참사를 통해 적나라하게 드러났다. 세월호, 귀순한 북한군 병사 등 대한민국 중증외상 치료의 현장을 증언하며 저자는 이제 동료들의 희생과 땀과 눈물을 돌아본다. 낙관 없이 여기까지 왔고 희망 없이 나아가고 있지만, 전우처럼 지금껏 같은 길을 걸어온 사람들을 기록하고자 밤새워 한 자 한 자 적어 내려갔다. 부상을 감수하며 헬리콥터에 오른 조종사들과 의료진들, 사고 현장에서 죽음과 싸우는 소방대원들, 목숨을 각오하고 국민을 지키는 군인과 경찰들…. 이 책은 바로 그 모든 사람들에게 바치는 헌사다.봄이 싫었다. 추위가 누그러지면 노동 현장에는 활기가 돌고 활기는 사고를 불러, 떨어지고 부딪혀 찢어지고 으깨진 몸들이 병원으로 실려 왔다. 시스템의 부재와 근거 없는 소문들, 부조리가 난무하는 환경에 맞서 팀원들이 힘겹게 버텨내는 동안, 나는 어떻게든 본격적인 지원을 끌어들여 우리가 가까스로 만들어온 선진국형 시스템을 정착시키고 싶었다. 그러나 그런 일은 일어나지 않았다. 나는 우리가 여태껏 해온 일들이 ‘똥물 속으로 빠져들어 가면서도, 까치발로 서서 손으로는 끝까지 하늘을 가리킨 것’과 같았다고 생각한다. 하지만 곧 모든 것은 잠겨버릴 것이고, 누가 무엇을 가리켰는지는 알 수 없게 될 것이다.”


경제의 속살 4
민중의소리 / 이완배 (지은이) / 2020.02.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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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중의소리소설,일반이완배 (지은이)
민중의소리 이완배 기자가 <경제의 속살> 3, 4권으로 돌아왔다. 2018년 겨울 <경제의 속살> 1, 2권을 출간한 이후 15개월 만이다. 팟캐스트 ‘김용민의 브리핑’에서 따뜻한 경제 이야기를 전하며 큰 인기를 끌었던 이완배 기자의 방송 내용이 담긴 <경제의 속살> 1, 2권은 출간 즉시 각 서점 베스트셀러에 오르는 등 큰 반향을 일으켰다. <경제의 속살> 3, 4권은 그 후속작이다. 행동경제학과 게임이론, 다양한 경제학 이론을 통해 세상을 해석해 온 저자는 이번 4권에서 정치와 선거, 복지와 재정, 그리고 일본에 관한 다양한 경제학적 분석을 소개한다. 1권부터 저자가 천착했던 ‘연대와 협동’, 그리고 ‘공동체’라는 단어는 3권과 4권에서도 여전히 중요한 키워드다.서문 : 멈출 수 없는 전진 1부 : 불평등 황교안의 삭발 투쟁은 어떤 프레임을 만들었을까? _ 프레임 이론 ‘사방의 길 프로젝트’가 한국 경제를 살렸다고? _ 황교안과 루스벨트의 경제정책 황교안 대표에게 필요한 것은 ‘멍 때리는 시간’이다 _ 왈러스의 창의성 모형 황교안의 공치사를 용납해서는 안 되는 이유 _ 구성의 오류 황교안 대표는 왜 그렇게 불안했을까? _ 분업과 노동의 본질 멍청했던 자유한국당의 필리버스터 _ 진정성 마케팅 2부 : 선거, 정치, 외교 돈을 가진 자, 정치를 지배한다 _ 깅리치 혁명과 황금 후원자 군단 부자들, 돈의 힘으로 민주주의를 습격하다 _ 부자들의 정책 선호도 귀족은 민중을 거들떠보지 않는다 _ 천민민주주의 이론과 귀족주의 사상 우리는 매력적인 진보가 돼야 한다 _ 중위투표자 이론과 콩도르세의 역설 정치인과 관료의 이기심을 어떻게 극복할까? _ 관료포획과 유인설계 이론 미국과의 ‘엮임’에서 풀려날 방법 _ 동맹의 딜레마 주한미군 방위비 분담금을 다시 생각해보자 _ 첫인상이 모든 것을 결정한다 3부 : 복지와 재정 정부 재정에 대한 첫 번째 거짓말 _ 황교안 대표의 거짓 선동 정부 재정에 대한 두 번째 거짓말 _ 신재민 씨의 폭로 부동산 보유세와 재산세 논쟁 _ 세금 폭탄 프레임 경남도 채무 제로의 으스스한 기억 _ 홍준표 나무의 추억 주한미군 분담금 94%가 국내 경제로 돌아온다고? _ 깨진 유리창의 오류 누가 감히 태양에 특허를 걸 수 있을까? _ 의료의 공공성 동물이 가족계획을 하는 이유 _ 이기적 유전자의 본능 ‘말뫼의 눈물’과 타다 금지법 논쟁 _ 산업구조조정과 사회의 철학 4부 : 일본 멍청한 아베, 자국 기업의 심장을 찔렀다 _ 소재 수출 규제 일본의 갑질은 반드시 대가를 치른다 _ 홀드 업(hold-up) 이론 일본에게 알려줘야 할 것은 주제 파악이다 _ 국화와 칼 일본의 대국론과 노동 착취형 성장 _ 제업즉수행 일본이 대국이면 일본 국민은 행복할까? _ 체제정당화 이론 반일 정서와 일제 불매 운동 _ 발목 잡히기(hand-tying) 전략 일본이 보통국가를 원할 자격이 있나? _ 보통국가론 5부 : 인물 우리의 일생을 관리하는 신자유주의에 대한 저항 _ 미셸 푸코 사슬을 끊기 위한 끝없는 실천 _ 로자 룩셈부르크 복지국가라는 따뜻한 집을 짓다 _ 에른스트 비그포르스 “인간은 상품이 아니다!”라는 장엄한 선언 _ 올로프 팔메 세계화가 파괴한 공동체 복원에 대한 열망 _ 헬레나 노르베리 호지 “사람은 사람으로 대할 때 사람이 된다” _ 로버트 오언 토지가 공공재인 이유를 보드 게임으로 입증하다 _ 엘리자베스 매기 자본주의는 민주주의를 삼킬 것이다 _ 야니스 바루파키스 굶주림, 그 처참함을 극복하기 위한 뜨거운 외침 _ 장 지글러 역대급 파격, 노벨경제학상이 빈곤의 현장에 눈을 돌리다 _ 에스테르 뒤플로 6부 : 시간 과거는 우리의 생각만큼 아름답지 않다 _ 므두셀라 증후군 우리의 미래는 상상보다 훨씬 아름다울 것이다 _ 역사의 종말 환상인간은 이기적 존재가 아니며 얼마든지 연대와 협동의 공동체를 건설할 수 있다! 차가운 경제학을 넘어서는 따뜻한 경제학에 대한 희망의 메시지 따뜻한 경제학을 향한 발걸음 민중의소리 이완배 기자가 『경제의 속살』 3, 4권으로 돌아왔다. 2018년 겨울 『경제의 속살』 1, 2권을 출간한 이후 15개월 만이다. 팟캐스트 ‘김용민의 브리핑’에서 따뜻한 경제 이야기를 전하며 큰 인기를 끌었던 이완배 기자의 방송 내용이 담긴 『경제의 속살』 1, 2권은 출간 즉시 각 서점 베스트셀러에 오르는 등 큰 반향을 일으켰다. 『경제의 속살』 3, 4권은 그 후속작이다. 행동경제학과 게임이론, 다양한 경제학 이론을 통해 세상을 해석해 온 저자는 이번 4권에서 정치와 선거, 복지와 재정, 그리고 일본에 관한 다양한 경제학적 분석을 소개한다. 1권부터 저자가 천착했던 ‘연대와 협동’, 그리고 ‘공동체’라는 단어는 3권과 4권에서도 여전히 중요한 키워드다. 먼저 저자는 책 1, 2부에서 정치와 선거 문제를 다양한 경제학적 시각으로 분석한다. 특히 보수 정당이 벌인 수많은 아둔한 선택들을 지적하면서도, 그럼에도 불구하고 기득권 연대가 왜 그들을 지지하는지에 대한 해석이 소개돼 있다. 관료포획과 유인설계 이론, 왈러스의 창의성 모형, 프레임 이론, 중위투표자 이론과 콩도르세의 역설 등 다양한 이론들이 적재적소에서 흥미로운 언어로 전개된다. 또 저자는 책 4부에서 일본에 대한 집중적인 분석을 시도한다. 루스 베네딕트의 명저 『국화와 칼』을 통해 일본의 민족성을 살펴보고, 노벨경제학상을 수상한 홀드 업(hold-up) 이론을 통해 그들의 무역분쟁이 왜 대가를 치를 수밖에 없는지를 설파한다. 일본의 경제성장을 이끈 일본 특유의 노동문화(제업즉수행)와 그들이 주장하는 보통국가론에 대한 저자의 날카로운 비판도 소개돼 있다. 책 5부에서는 『경제의 속살』 2권에서처럼 시대의 진보를 함께 고민한 10명의 학자들과 이론이 소개돼 있다. 스웨덴 복지국가의 초석을 마련한 에른스트 비그포르스부터 2019년 최연소 노벨경제학상을 수상한 빈곤연구 전문가 에스테르 뒤플로까지, 시대와 함께 살아온 위대한 학자들의 소중한 사상을 접할 수 있다. 『경제의 속살』 시리즈를 통해 저자가 이야기하고자 하는 바는 분명하다. 상상을 초월하는 불평등과 비인간적 자본주의는 시민들의 연대와 협동을 통해 얼마든지 극복할 수 있다는 것이다. 저자는 각종 경제학 이론을 통해 어두운 현실을 파헤치지만, 마찬가지로 경제학 이론을 통해 그를 극복하자고 이 책을 통해 호소한다.그래서 진보는 진보의 프레임에서 싸울 준비를 해야 한다. 멍청한 보수는 모발 프레임에서 허우적거리게 내버려두자. 종북이니, 전쟁이니 하는 허황된 프레임으로 수십 년 동안 집권했던 그들의 언어에 갇힐 이유도 없다. 우리는 우리의 프레임으로 승부해야 한다. 이게 바로 황교안 대표의 삭발 투쟁이 우리에게 전한 교훈이다._ 황교안의 삭발 투쟁은 어떤 프레임을 만들었을까? 이 과정을 거치면 마침내 3단계가 온다. 문제를 해결할 아이디어가 떠오르는 발현 단계(illumination stage)다. 아이디어가 어떻게 떠오르느냐? 갑자기 짜잔~ 하고 머리에 떠오른다. 알이 깨지면서 병아리가 나오듯, 번개처럼 해결책이 떠오르는 것이다._ 왈러스의 창의성 모형 콩도르세의 역설은 “다수결 투표는 민심을 제대로 반영하지 못한다”는 주장을 하지만, 나는 사실 이 주장에 큰 관심이 없다. 그런 경우가 분명히 있기는 한데, 그렇다고 그런 경우가 매번 있는 것은 아니기 때문이다. 그리고 많은 경우 다수결은 민심을 꽤 정확히 반영한다. 내가 이 이야기에 관심을 갖는 이유는 하나다. 사람에게는 첫 번째 선호체계만 있는 것이 아니라 두 번째 선호체계라는 것이 있다는 사실 때문이다. 그리고 많은 경우 대중들의 두 번째 선호체계에서 선거의 승패가 갈린다. _ 우리는 매력적인 진보가 돼야 한다


근데 사실 조금은 굉장하고 영원할 이야기
문학동네 / 성석제 (지은이) / 2019.11.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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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학동네소설,일반성석제 (지은이)
소설가 성석제 산문집. 그간 작가가 신문과 잡지 등 여러 지면에 발표한 원고를 엄선해 다듬은 산문집이다. 시인이자 소설가인 그는 자타가 공인하는 우리 시대 해학의 아이콘이자 타고난 재담꾼이다. 그런 그의 유머와 입담은 산문에서도 여실히 발휘된다. 이번에 출간된 산문집은 한동안 사진 에세이(<성석제의 농담하는 카메라>), 음식 에세이(<소풍> <칼과 황홀>) 등을 주로 펴낸 그가 오랜만에 선보이는 '본격 인생 에세이'로 소설가 성석제로서, 자연인 성석제로서 살아오면서 느낀 문학에 대한 깊이 있는 사유와 세상사에 대한 통찰을 특유의 거침없는 화법으로 전개한 글편들이 담겨 있다. 성석제 문학의 기원이 된 순간들, 삶이 내재한 아이러니가 빚어낸 웃지 못할 사건들, 일상에서 만난 빛나고 벅찬 장면들이 기발한 문장들에 담겨 펼쳐진다. 세상만물에 대한 남다른 시선, 통렬한 유머, 불평불만으로 보이지만 깊은 사유가 담긴 성찰까지. 능청스러운 와중에 날카롭고, 폭소가 터지는 와중에 심금을 울리는 그의 산문집은 이 시대를 함께 살아가는 이들에게는 공감과 위안이, 그의 소설을 좋아해온 독자들에게는 반가운 선물이 되어줄 것이다.1부 소설 쓰고 있다 나의 스승 알파칸 맛있는 책, 일생의 보약 세상에서 가장 지적인 쇳덩어리 지도와 소설 영원한 어른의 아이 이화령 남쪽, 각서리 홍명희와 나 따뜻한 쌀국수의 기억 이 세계의 진미 노동의 시작을 알리는 나팔 소리 시인은 말했다 소설이란 무엇인가 제2부 나라는 인간의 천성 첫맛의 경이 삶을 기쁘게 만드는 별식 봄의 은혜로 만드는 비빔밥 홍익인간의 음식 특허를 낼 뻔한 음식 맛집의 비밀 전통을 잇기 힘든 이유 귀룽나무 꽃 피운 소식 촌닭을 기리며 생명의 노동 시월 늙지 않게 하는 약 3부 실례를 무릅쓰고 안아주세요 깔딱고개가 있어야 할 이유 싸구려의 복수 부끄러움 유전자 할말은 하는 유전자 문제 해결의 비밀 우리 아이가 이렇게 변했어요 하늘은 남을 돕는 자를 돕는다 허공을 쳐다볼 때는 발밑의 구덩이를 조심하세요 중독의 언어, 각성의 문장 아이가 본받는 부모 부자가 되는 이유 전문가의 생업 껍질이 본질을 뒤흔드는 세상 자투리가 없다 점방, 구멍가게, 동네 슈퍼를 기리며 근데, 사실, 조금은, 굉장하고, 영원할 이야기 제4부 여행 뒤에 남는 것들 어느 좋은 날 눈부신 힘 되로 주고 말로 받는 여행 요원의 불길을 바라보며 여행 뒤에 남는 것들 새벽, 개벽 여행의 속도 극락은 여기 어딘가에 있다 여행이 끝나갈 때우리 시대 해학의 아이콘, 성석제 입담의 정수! 소설가 성석제의 산문집 2종이 문학동네에서 출간되었다. 『근데 사실 조금은 굉장하고 영원할 이야기』는 그간 작가가 신문과 잡지 등 여러 지면에 발표한 원고를 엄선해 다듬은 신작 산문집이며, 『말 못하는 사람』은 2004년 출간된 『즐겁게 춤을 추다가』를 개정한 것으로 시대를 초월하여 독자들에게 울림과 웃음을 줄 수 있는 빛나는 글들을 추려내 개고 작업을 거쳤다. 시인이자 소설가인 그는 자타가 공인하는 우리 시대 해학의 아이콘이자 타고난 재담꾼이다. 그런 그의 유머와 입담은 산문에서도 여실히 발휘된다. 이번에 출간된 산문집 2종은 한동안 사진 에세이(『성석제의 농담하는 카메라』), 음식 에세이(『소풍』 『칼과 황홀』) 등을 주로 펴낸 그가 오랜만에 선보이는 ‘본격 인생 에세이’로 소설가 성석제로서, 자연인 성석제로서 살아오면서 느낀 문학에 대한 깊이 있는 사유와 세상사에 대한 통찰을 특유의 거침없는 화법으로 전개한 글편들이 담겨 있다. 성석제 문학의 기원이 된 순간들, 삶이 내재한 아이러니가 빚어낸 웃지 못할 사건들, 일상에서 만난 빛나고 벅찬 장면들이 기발한 문장들에 담겨 펼쳐진다. 세상만물에 대한 남다른 시선, 통렬한 유머, 불평불만으로 보이지만 깊은 사유가 담긴 성찰까지. 능청스러운 와중에 날카롭고, 폭소가 터지는 와중에 심금을 울리는 그의 산문집은 이 시대를 함께 살아가는 이들에게는 공감과 위안이, 그의 소설을 좋아해온 독자들에게는 반가운 선물이 되어줄 것이다. “그 타자기로 쓴 글이 내 밑천이다. 뒤죽박죽 방향도 없고 말도 안 되는 것이라 해도 할 수 없다. 그게 나다.” 신작 산문집 『근데 사실 조금은 굉장하고 영원할 이야기』는 모두 4부로 이루어져 있다. 1부 ‘소설 쓰고 있다’에서는 작가가 어린 시절 처음으로 문학 작품을 접했을 때의 경이로운 순간과 소설가 성석제가 탄생하기까지의 과정, 그리고 작가로 살아오면서 정리한 문학에 대한 사유를 담고 있다. 2부 ‘나라는 인간의 천성’은 자연인 성석제에 대한 이야기이다. 삶에서 만난 소중한 순간들, 기쁨과 슬픔, 애정과 그리움이 담긴 순간들을 통해 나라는 사람은 어떤 사람인지 되돌아보기도 한다. 3부 ‘실례를 무릅쓰고’에는 사회에 대한 작가의 성찰이 돋보이는 글들이 들어 있다. 파괴되어가는 자연, 훼손되어가는 언어, 관계의 본질을 잊어가는 현시대에 날카롭지만 유머를 잃지 않는 풍자로 응수한다. 4부 ‘여행 뒤에 남은 것들’은 세상을 둘러보며 깨달은 것들과, 일상에서는 만나기 힘든 생경한 풍경에서 느낀 경이를 감동적으로 그려낸다. 대화는 지속된다. 세상이 두 쪽이 나도, 저녁을 먹은 뒤 여름밤의 산책과 카페에서의 나직한 이야기와 두런거림은 영원히 지속되어야 마땅하다. (…) 비록 그것이 “아니…… 진짜…… 그래서…… 그러니까…… 아주 조금…… 굉장히…… 있잖아…… 사실은…… 말이지”로만 남는다고 하더라도. 우리의, 사람과 사람 서로 간의, 지성체 간의 대화는 무엇과도 바꿀 수 없이 귀중하고 단 한 번, 한순간뿐인 우리의 삶이자 비전이며 성스러움에서 비루함까지 인간세의 표리를 명경처럼 반영하는 것이니. (184쪽)내 이름 뒤에 ‘소설가’라는 생경한 호칭이 처음 붙게 된 1995년 이후 나는 다시는 시인으로 돌아갈 수 없게 되었고 시를 쓸 수도 없게 되었다. 한 인간이 자전거를 타는 방법을 배워 익히게 되면 두뇌의 기능 연결 방식에 영구적인 변화가 일어나고 다시는 그걸 배우기 전의 상태로 돌아갈 수 없게 되는 것처럼. 어떤 소설을 쓰든 마찬가지였다. 싫든 좋든 나는 그 소설을 쓴 작가로 기억되었고 그 소설을 쓰기 전의 상태로 돌아갈 수 없었다. (「지도와 소설」) 대화는 지속된다. 세상이 두 쪽이 나도, 저녁을 먹은 뒤 여름밤의 산책과 카페에서의 나직한 이야기와 두런거림은 영원히 지속되어야 마땅하다. 그것은 얼마 전까지 서로 잡아먹을 듯 으르렁대던 두 나라 정상끼리의 역사적 회담 못지않게 중요하다. 비록 그것이 “아니…… 진짜…… 그래서…… 그러니까…… 아주 조금…… 굉장히…… 있잖아…… 사실은…… 말이지”로만 남는다고 하더라도. 우리의, 사람과 사람 서로 간의, 지성체 간의 대화는 무엇과도 바꿀 수 없이 귀중하고 단 한 번, 한 순간뿐인 우리의 삶이자 비전이며 성스러움에서 비루함까지 인간세의 표리를 명경처럼 반영하는 것이니. (「근데, 사실, 조금은, 굉장하고, 영원할 이야기」) 빅뱅처럼 경이롭고 고유한 순간은 언제나 짧다. 매일 새로운 하루 24시를 개벽하는 새벽 또한 숨쉴 사이조차 없이 사라져간다. 치솟은 태양이 새벽의 박명을 유리그릇처럼 깨뜨리며 쳐들어온다. 어디선가 거대한 얼음장이 무너져내리듯 어둠의 형해가 무너지고 있다.나는 어느 여름 새벽에 태어났다고 들었다. 새벽에 태어나서인가. 어느 때부터인가 나는 새벽을 위해서라면 하루 중 새벽 이외의 시간 전부를 저당잡혀도 좋다는 생각을 하게 되었다. 짧고 불완전하고 흐릿한 한때, 그래서 인간적이고 예술적이고 자연의 본성에 가까운 그 시공간. 새벽의 정신처럼 새벽의 문장 역시 맑고 간명하다. 새벽이 준 단어는 사물 위에 단단하고 깊게 박을 수 있다. 새벽에 쓴 편지의 문장은 하나 버릴 게 없다. (「새벽, 개벽」)


유쾌한 운동의 뇌 과학
해리북스 / 마누엘라 마케도니아 (지은이), 박종대 (옮긴이) / 2020.06.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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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리북스소설,일반마누엘라 마케도니아 (지은이), 박종대 (옮긴이)
운동이 뇌에 미치는 영향에 관한 모든 것. 우리의 뇌는 곧 우리의 잠재력이다. 뇌가 건강할수록, 우리는 더 나은 삶에 한 발짝 더 가까이 다가설 수 있다. 운동은 즉각적으로 효과를 드러내지는 않지만, 우리 몸에 체계적으로 작용하면서 아동기와 청소년기부터 성인기와 인생의 황혼기에 이르기까지 전 생애에 걸쳐 우리의 뇌를 건강하게 지켜 준다. 신경과학자 마누엘라 마케도니아 박사는 이 책에서 운동과 뇌의 관계에 대한 국제적으로 이루어진 신경과학의 최신 연구 결과를 소개하면서, 규칙적인 운동이 뇌에 미치는 놀라운 작용을 유머를 곁들여 유쾌하고 알기 쉽게 설명해 준다. 과학자로서만이 아니라 편안한 소파의 매력을 거부하지 못하는 보통 사람으로서, 그리고 운동을 삶의 일부로 받아들이고 즐기는 스포츠마니아로서 말이다. 마케도니아 박사는 많은 조언과 함께 자신에게 닥친 정신적 위기를 어떻게 극복해 냈는지, 그리고 여러분이 그것을 어떻게 해낼 수 있는지 알려 준다. 더불어 이 책을 읽다 보면 스트레스 증후군과 과체중, 우울증과 치매를 예방하는 방법도 자연스럽게 알게 된다.들어가는 글 1장 우리의 뇌, 우리의 잠재력 2장 나는 몸매가 아니라 뇌를 위해 달린다 3장 운동하는 아이가 성적도 좋다 4장 멀티태스킹을 하는 뇌 5장 음식과 뇌, 그리고 운동 6장 사춘기 청소년과 우울한 어른이 운동을 해야 하는 이유 7장 노년의 운동은 뇌의 묘약이다 참고문헌우리의 건강은 뇌에서 시작한다! 운동이 뇌에 미치는 영향에 관한 모든 것 운동을 좋아하는 아이는 왜 학교 성적이 좋을까? 규칙적으로 달리면 왜 기억력이 좋아질까? 운동은 어떻게 우울증과 치매, 스트레스 증후군을 막아 줄까? 뇌는 인체에서 가장 중요한 기관이다. 우리의 사고와 감정, 기억과 학습이 여기서 제어된다. 그런데도 우리는 우리 몸의 나머지 다른 기관들만큼 뇌에 주의를 기울이지 않는다. 과학적 연구는 분명히 말한다. 뇌의 기능을 어떻게 개선하고 유지하느냐에 우리의 건강과 행복이 달려 있다고. 우리의 뇌는 곧 우리의 잠재력이다. 뇌가 건강할수록, 우리는 더 나은 삶에 한 발짝 더 가까이 다가설 수 있다. 뇌가 건강해지면 학교와 직장에서 주어지는 과제를 더 능숙하게 처리하게 되고, 스트레스에 대한 저항력이 강해지며, 정신 건강 또한 좋아진다. 게다가 적당한 강도로 규칙적으로 운동하면 노화도 늦추어진다. 운동은 즉각적으로 효과를 드러내지는 않지만, 우리 몸에 체계적으로 작용하면서 아동기와 청소년기부터 성인기와 인생의 황혼기에 이르기까지 전 생애에 걸쳐 우리의 뇌를 건강하게 지켜 준다. 신경과학자 마누엘라 마케도니아 박사는 이 책에서 운동과 뇌의 관계에 대한 국제적으로 이루어진 신경과학의 최신 연구 결과를 소개하면서, 규칙적인 운동이 뇌에 미치는 놀라운 작용을 유머를 곁들여 유쾌하고 알기 쉽게 설명해 준다. 과학자로서만이 아니라 편안한 소파의 매력을 거부하지 못하는 보통 사람으로서, 그리고 운동을 삶의 일부로 받아들이고 즐기는 스포츠마니아로서 말이다. 마케도니아 박사는 많은 조언과 함께 자신에게 닥친 정신적 위기를 어떻게 극복해 냈는지, 그리고 여러분이 그것을 어떻게 해낼 수 있는지 알려 준다. 더불어 이 책을 읽다 보면 스트레스 증후군과 과체중, 우울증과 치매를 예방하는 방법도 자연스럽게 알게 된다. 유쾌하게 풀어낸 신경과학의 최신 인식 불룩 튀어나온 배를 쓰다듬으며 이제 운동 좀 해야겠다고 혼잣말을 하거나, 생기와 탄력을 잃어버린 자신의 몸을 거울에 비춰 보며 이대로 살다간 큰일 나겠다는 생각을 해본 사람이 적지 않을 것이다. 오죽하면 가장 흔한 새해 다짐 중의 하나가 담배를 끊겠다는 것과 운동을 하나 하겠다는 것이겠는가? 하지만 대개 결심은 오래가지 않는다. 운동은 금세 효과가 나타나지 않을뿐더러, 일과 학업에 시달리다 보면 몸을 쉬게 하는 게 더 이로울 것 같다는 유혹에 끊임없이 시달리게 마련이기 때문이다. 마침내 피곤한 데도 몸을 움직이는 것은 되려 몸에 해로울 뿐 아니라 정신 건강에도 해로울 거라는 자기 합리화에 이르고, 이윽고 소파에 널브러진 채 몸을 일으킬 생각을 아예 하지 않게 된다. 그렇게 또 아무 일 없이 한 해가 지나간다. 하지만 다시 생각해 보는 것이 좋을 것이다. 운동이 당신의 몸만이 아니라 뇌의 건강에도 긍정적인 영향을 끼친다면 어떻게 하겠는가? 비만이 뇌의 기능을 현저히 떨어뜨린다면? 게다가 운동이 비만만이 아니라(운동이 비만을 예방해 준다는 것은 너무나 당연하다) 우울증과 치매, 온갖 스트레스 증후군까지 예방해 준다면? 이 책은 당신이 운동해야만 하는 이유를 뇌 과학의 관점에서 수없이 제시해 준다. 그런데도 운동을 하지 않겠다면 어쩔 수 없지만 이러한 사실들을 심각하게 고려한다면 이 책은 최상의 선택일 수 있다. 물론 이 책은 운동이 뇌에 긍정적인 작용을 한다는 것을 다룬 최초의 책이 아니다. 하지만 뇌 과학은 무서운 속도로 발전하는 분야다. 이 책은 뇌 과학의 최신 연구 결과를 적재적소에 소개하면서, 운동이 우리의 뇌에 얼마나 큰 영향을 미치는지를 아주 유쾌하고 재미있게 설명한다. 최신 뇌 과학에 대한 이해를 풍부하게 해줄 뿐만 아니라 운동에 대한 의욕 또한 활활 불타오르게 하는 일거양득의 책이다. 운동하려고 뇌 과학까지 알아야 하나요? 운동이 몸에 좋은 건 알겠는데, 운동하려고 굳이 뇌 과학까지 알아야 하나요? 그렇다. 알고 실천하는 것과 모르고 실천하는 것은 천양지차다. 모르면 힘들고 피곤할 때마다 운동을 그만두고 싶은 유혹에 쉽게 굴복하고 말 것이다. 그리고 좀 더 정확히 말하자면 운동을 하기 위해 뇌 과학을 배우는 것이 아니다. 반대로 뇌의 건강을 위해 운동이 필요하다는 것을 뇌 과학을 통해 확실하게 인식하는 것이다. 그런데 저는 뇌 과학을 하나도 모르는데요? 걱정할 필요가 없다. 이 책의 저자 마누엘라 마케도니아는 운동이 뇌에 미치는 긍정적인 영향을 설명하기에 앞서 뇌의 메커니즘을 이해하는 데 필요한 기본 지식을 제공한다. 그것도 전혀 지루하지 않게 유쾌한 방식으로. 게다가 보기만 해도 기분이 좋아지는 상큼한 오렌지색 일러스트레이션이 독자의 이해와 의욕을 한껏 높여 준다. “사전 지식이 없고 해당 분야의 전문 교육을 받지 못한 모든 독자가 이 책을 쉽게 이해하고, 그와 함께 새로운 앎에 대한 즐거움을 느끼게 하”려는 저자의 목표는 십분 달성되고 있다. 저자는 몸과 정신의 관계에 대한 서양 철학의 전통에 반기를 든다. 플라톤에서부터 데카르트에 이르기까지 서양 철학은 몸과 영혼을 이원론적으로 이해했다. 우리 자신을 물질과 정신으로 분리한 것이다. 하지만 저자에 따르면 이러한 이원론은 터무니없다. 술을 마시면 알코올이 우리 몸의 일부인 뇌에 작용해 우리의 정신적인 능력을 현저히 떨어뜨리는 데서 알 수 있듯이, 우리의 몸과 정신은 하나라고 저자는 말한다. 즉 우리의 뇌가 우리의 정신이라는 것이다. 알츠하이머병 같은 뇌의 퇴화 현상이 우리에게서 기억과 정신적 능력, 감성을 앗아가는 데서도 알 수 있듯이 말이다. 우리의 뇌는 우리의 잠재력이자 곧 우리 자신이라고 할 수 있다. 우리의 사회적 삶도 뇌 건강에 좌우된다. 우울증을 앓으면 행복을 위협받고, 남들과 잘 지내지도 못한다. 그렇다면 태어날 때부터 유년기와 청소년기를 거쳐 성인이 되고 늙어 죽기 전까지, 전 생애에 걸쳐 우리는 뇌의 건강을 지키기 위해 뇌를 돌보는 일에 전력을 기울여야 한다. 그런데 우리는 이 뇌의 건강을 지키기 위해 거의 아무것도 하지 않고 있다고 저자는 한탄한다. 이러한 사실을 어디에서도 배우지 못했기 때문이다. 그럼 뇌 건강을 지키기 위해 무엇을 해야 할까? 뇌 기능을 증진해 준다고 선전하는 약물을 복용하거나 값비싼 두뇌 트레이닝 프로그램을 살 필요는 없다. 이것들은 효과가 지극히 의심스러울뿐더러 부작용도 만만치 않다. 뇌를 부작용 없이 지킬 방법은 운동밖에 없다. 공간만 차지하는 비싼 운동 기구도 필요 없다. 그저 편한 신발로 갈아 신고 밖으로 나가 할 수 있는 만큼 기분 좋게 뛰기만 하면 된다. 지치고 힘든 날에는 한참을 걸어도 좋다. 그러면 당신의 뇌가 이렇게 말할 것이다. 정말 고마워! 나이를 먹어감에 따라 우리의 뇌는 쪼그라든다 저자는 자신이 운동과 뇌의 관계를 연구한 이유는 자신의 건망증 때문이고, 운동을 통해 기억력을 회복했다고 말한다. 운동을 통해 뇌의 무엇이 좋아진 걸까? 바로 해마다. 바닷속 해마를 닮은 우리의 뇌 속 해마는 단기 기억, 공간 기억, 신경 생성 등 아주 중요한 여러 기능을 담당하고 있다. 우선 단기 기억부터 살펴보자. 우리가 새로 알게 된 모든 것들은 일단 해마에 저장된다. 그리고 저장된 이 정보들은 차츰 대뇌피질로 이동한다. 해마가 담당하는 단기 기억이 장기 기억의 토대가 되는 것이다. 따라서 해마를 건강하게 유지하는 것은 우리가 성공적인 삶을 살아가기 위한 토대라 할 수 있다. 해마가 담당하는 또 다른 기능은 공간 기억이다. 해마에는 장소 세포들로 이루어진 놀라운 위치 탐지 시스템이 구축되어 있다. 이 장소 세포들은 해마곁이랑의 격자 세포와의 협업을 통해 우리가 움직인 공간을 비롯해 살아가는 내내 움직인 주변 환경의 세세한 기록을 간직한다. 에드바르 모세르와 마이브리트 모세르 부부는 이 격자 세포를 발견한 공로로 2014년 노벨상을 받았다. 그만큼 중요한 발견이었다는 뜻이다. 해마가 하는 일은 또 있다. 바로 신경 생성이다. 해마와 해마곁이랑 사이의 특정 지점, 그러니까 치아가 난 모양과 비슷하다고 해서 치아이랑이라는 붙은 지점에서 우리가 살아가는 동안 매일 새로운 세포가 만들어져 뉴런이 된다. 뉴런은 왜 평생 계속 만들어져야 할까? 우리가 살아가는 동안, 예를 들어 술을 마시거나, 잠을 잘 자지 못하거나, 병에 걸리거나 하면 뉴런의 일부가 망가지기 때문이다. 새로운 뉴런은 뇌에서 수리와 정돈 작업을 한다. 신경 생성의 역할은 또 있다. 만일 우리가 어떤 일에 집중하면 그 일을 담당하는 특정 부위에는 뉴런이 더 많이 필요해진다. 이를테면 당신이 매일 한 시간씩 외국어 공부를 한다고 가정해 보자. 그러면 얼마 지나지 않아 브로카 영역, 즉 언어를 담당하는 영역이 밀려오는 정보를 최상으로 가공해서 저장하려면 지원군이 필요할 수밖에 없다. 이때 브로카 영역의 뉴런은 그런 신호를 해마에 보낸다. 그러면 이 신호가 해마를 자극해서 줄기세포를 생산하게 하고, 이 줄기세포는 치아이랑에서 언어 담당 영역으로 이동한 뒤 거기서 필요한 뉴런으로 재탄생한다. 그런데 인간의 해마는 20세부터 매년 1∼2퍼센트씩 쪼그라든다. 우리 몸의 모든 부위가 그러하듯이, 우리의 뇌도 시간이 흐름에 따라 늙어 간다. 40세쯤 되면 우리는 이 중요한 뇌 구조의 최소 20퍼센트 정도를 잃고, 해가 거듭될수록 새로운 것을 기억하기가 점점 어려워진다. 우리의 기억은 해마와 해마곁이랑에 의해 유지되는데, 안타깝게도 이것들은 나이를 먹어갈수록 점점 능력이 떨어진다. 그뿐만이 아니다. 나이가 들어갈수록, 해마와 함께 대뇌피질과 백색질도 같이 쪼그라든다. 뇌 부피가 전반적으로 쪼그라들면서 인지 능력이 감퇴해 가는 것이다. 해마에 활력을 불어넣으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 답은 말하지 않아도 알 것이다. 운동이다. 해마에 활력을 가져다주는 신비의 약 같은 건 없다. 유일한 해결책은 지구력을 키우는 유산소 운동을 하는 것이다. 운동하는 아이가 성적도 좋다 운동이 정신 능력의 퇴화를 더디게 해주고, 치매 예방에 좋다는 것은 많이 알려져 있다. 그러면 젊을 때는 운동이 인식 능력의 개선에 아무런 기여도 하지 않을까? 그렇지 않다. 운동은 어린아이와 청소년의 뇌에도 엄청난 이익을 안겨 준다. 최근 10년 사이에 진행된 연구들은 하나같이 아동기와 청소년기의 신체 활동이 신체 건강만이 아니라 성적 향상에도 좋은 영향을 미친다는 결론을 도출하고 있다. 일리노이 대학교의 연구자 로라 채도크의 연구에 따르면, 규칙적으로 운동을 한 아이들의 해마는 운동하지 않는 아이들의 해마보다 한층 더 크다. 그리고 기억력 테스트를 통해 해마의 부피와 기억력 사이에는 상관관계가 있는 것으로 밝혀졌다. 결론은 이렇다. 운동은 아이들의 해마를 키우고, 그로 인해 해마의 능력 또한 좋아진다. 후속 연구들도 이 같은 연구 결과를 뒷받침한다. 운동을 하면 왜 해마의 성능이 더 좋아지는 걸까? 아이들이 규칙적으로 운동을 하면 해마의 혈액 공급에는 장기적인 변화가 나타난다. 혈관화라고 부르는 현상이 일어나는 것이다. 운동을 하면 뇌 속의 모든 혈관은 바쁘게 움직이고, 그와 함께 더 많은 혈액을 공급받는다. 만일 뇌혈관 용량이 충분하지 못하면 새 혈관까지 만들어진다. 따라서 어릴 때 뇌를 많이 쓰고 운동을 많이 할수록 무엇보다 혈관화를 통해 좋은 뇌가 탄생한다. 탁월한 하드웨어, 즉 산소 공급이 최상으로 이루어진 뇌는 탁월한 인지 능력을 발휘하기 위한 최상의 토대다. 혈관신생과 혈관화의 증가는 성인들도 가능하다. 하지만 별로 움직이지 않으면? 그때 우리 뇌는 필요하지 않은 것들을 허물어 버린다. 이따금 혈관까지도 말이다. 아이들에게는 뇌의 건강을 위한 완벽한 조합이 마련되어 있다. 학교에서 새로운 내용을 습득하면 신경 생성이 일어나고, 그러면 해마에서 새로 생긴 신경은 용도에 따라 각각의 대뇌피질 영역으로 옮겨지고, 거기서 기존의 세포 연결망을 강화한다. 여기에 운동이 더해지면 혈관까지 새로 생긴다. 시냅스 생성의 증가도 신체 활동을 통해 이루어진다. 요컨대, 아이들은 학교 학습과 운동만으로도 성능이 좋은 ‘하드웨어’를 구축하고, 이 하드웨어는 아이가 인생길을 성공적으로 헤쳐 나가는 데 훌륭한 토대가 된다. 이 모든 메커니즘은 따로따로 움직이지 않고 서로 긴밀하게 연결되어 있다. 노년의 운동은 뇌를 위한 묘약이다 우리는 매일 거울을 보면서 우리가 늙어 가고 있다는 사실을 확인한다. 그러나 뇌는 그럴 수 없다. 그래서 우리는 뇌도 언젠가는 쇠약해지고 만다는 사실을 좀처럼 깨닫지 못한다. 방금 한 일을 기억하지 못하거나 새로운 이름이나 숫자 몇 개를 외우는 데 어려움을 겪고 나서야 비로소 뭔가 변화가 일어나고 있음을 깨닫는다. 왜 이런 일이 벌어질까? 나이가 들면 건강한 뇌에도 수축이 일어나기 때문이다. 우리의 뇌는 보통 40세부터 10년 단위로 약 5퍼센트씩 작아진다는 연구 결과가 있다. 그렇다면 뇌의 수축을 막기 위해 어떻게 해야 할까? 방법은 또 꾸준히 운동하는 것이다. 저자 마누엘라 박사는 우리 뇌 속의 네트워크를 대도시의 아주 복잡한 교통망에 비유하며, 치매란 이 거대한 도시에 무수히 많은 운석이 떨어져 교통망을 마비되었을 때 일어나는 일과 같다고 설명한다. 치매의 일종인 알츠하이머병에서 이 운석 역할을 하는 것은 바로 노인성 반점이다. 이 반점은 베타 아밀로이드와 타우 단백질로 이루어진 침전물이다. 베타아밀로이드는 건강한 뇌에서 박테리아를 막고 뉴런들 간의 소통을 지원하고, 타우 단백질은 뉴런의 세포 골격을 구성하는 아주 작은 관들의 구성에 결정적인 역할을 한다. 하지만 이 두 단백질이 분해되지 않고 쌓이면 축삭돌기와 수상돌기에 해를 끼치고, 그로 인해 세포들은 더는 소통을 하지 못하고 죽게 되고, 뇌의 부피는 줄어든다. 우리 뇌에는 물질대사 과정에서 생기는 유해 물질과 침전물을 치우는 글림프 시스템이라는 청소 시스템이 있다. 이 시스템이 젊을 때처럼 활발하게 돌아가지 않으면 침전물이 생기고, 그것은 시간이 흐르면서 우리의 네트워크를 파괴한다. 그런데 운동은 이 청소 시스템을 건강하게 유지하는 데도 도움을 준다. 즉 우리는 운동을 통해 우리의 뇌에 끼는 노폐물을 의도적으로 없앨 수 있다는 뜻이다. 그것도 원한다면 365일 동안 매일매일 말이다. 노년의 독자들에게는 이 책의 내용 중에 스트레스가 뇌에 미치는 영향에 관한 이야기에 섬뜩함을 느낄지도 모르겠다. 스트레스는 코르티솔의 작용을 통해 늙어 가는 뇌에 해를 끼친다. (그런데 왜 뇌는 우리 몸에 해로운 영향을 끼치는 코르티솔을 분비하는 걸까? 저자는 이 책에서 그 이유를 아주 흥미롭고 유쾌한 방식으로 설명하고 있다.) 해마가 공격을 받아 기억력이 약해질 뿐만 아니라 앞뇌의 중요한 인지 기능들, 그중에서도 인지적 통제와 의사 결정, 주의력 조절 같은 기능이 심각한 타격을 받는다. 스트레스는 누구에게나 해롭지만, 특히 나이 든 사람에게는 치명적일 만큼 해롭다. 스트레스에 대한 회복 탄력성, 즉 스트레스에 대한 저항력은 삶의 시기마다 다르게 나타난다. 나이대에 따라 뇌의 재생 가능성이 달라지는 것이다. 코르티솔은 수상돌기 가지의 생성에 영향을 끼친다. 스트레스가 멈추면 뇌는 다시 재생될 수 있지만, 재생되는 수준은 나이에 따라 다르다. 청소년기의 수상돌기 나무는 한번 손상되더라도 돌기들이 처음 수준으로 다시 빠르게 자라면서 회복된다. 중년에는 수상돌기가 자라기는 하지만 원상태만큼 길게 자라지는 못한다. 그럼 노년에는? 아예 자라지 않는다! 수상돌기 가시의 수가 이전보다 줄어든 채로 그대로 유지되는 것이다. 따라서 노년층에서 트라우마가 인지 기능의 쇠퇴로 이어지거나, 인지 기능이 갑자기 확 나빠지는 것은 결코 이상한 일이 아니다(204쪽 그림 참조). 그리고 짐작할 수 있듯이, 운동은 이러한 코르티솔의 부정적인 영향을 저지해 준다.다른 사람도 아니고 뇌를 연구한다는 사람이 어떻게 몇 달 전에 읽고 참고한 논문을 까맣게 잊을 수 있을까? 답은 간단하다. 내가 뇌를 오랫동안 혹사했고, 거기다 스트레스와 수면 부족까지 뇌에 부정적인 영향을 끼치면서 그런 실수가 나타난 것이다. 당시에는 내 생활방식이 뇌에, 그러니까 내 몸의 가장 중요한 기관이자 삶의 잠재력에 해당하는 뇌에 그렇게 심각한 손상을 입히리라고는 생각지도 못했다. 나는 과학이라는 거대한 기계 장치 안에서 아무 생각 없이 돌아가는 수많은 톱니바퀴 가운데 하나에 지나지 않았다. 이제는 그런 한계에서 벗어나 뇌의 관점에서 어떻게 그런 일이 가능했는지, 우리가 이에 맞서 무엇을 해야 하는지 설명해 볼 생각이다. 로이너와 그의 동료들은 수컷 쥐를 세 집단으로 나누었다. 첫 번째 집단에게는 암컷과 한 차례만 짝짓기할 기회를 주었고, 두 번째 집단에게는 14일 동안 연속으로 짝짓기할 기회를 허락했다. 세 번째 집단은 아예 금욕 생활을 하게 했다. 그런 다음 연구자들은 쥐의 행동을 며칠 동안 관찰했다. 단 한 차례만 암컷과 짝짓기를 한 쥐들은 상당한 흥분 상태를 보였다. 먹이를 거부했을 뿐 아니라 새로 넣어 준 흥미로운 미로도 탐색하지 않았다. 과학자들은 그 이유를 수컷의 혈액에서 스트레스 호르몬인 코르티코스테론의 수치가 상당히 높아진 데서 찾았다. 그런데 이 집단은 섹스를 전혀 하지 않은 집단보다 해마에서 새로운 줄기세포가 더 많이 생겼다. 2주 동안 계속 섹스를 즐긴 쥐들은 혈중 스트레스 수치가 빠른 속도로 줄어들었다. 게다가 신경이 새로 생겼을 뿐 아니라 해마에서 외부 정보를 받아들이는 수상돌기의 가지도 증가했다. 규칙적인 섹스가 동물의 뇌에 결정적으로 영향을 끼친 것이다! 증명된 바와 같이 운동은 우리의 머리를 다시 비우는 역할을 한다. 아니 효과는 단지 머리를 비워 주는 데 그치지 않는다. 여러분도 경험했을 테지만, 자전거를 타거나 조깅을 할 때 좋은 아이디어가 떠오르는 일이 종종 있다. 가끔은 오랫동안 골머리를 싸맸던 일에 대한 해결책이 불쑥 떠오르기도 한다. 여러분의 주관적인 느낌은 틀린 것이 아니다. 사람은 운동 중에 더 창의적으로 된다. 니스 대학의 과학자들은 왜 그런 일이 일어나는지 이유를 밝혀냈다. 산소 함량이 높은 대뇌피질의 혈액을 조사해 보니 멀티태스킹을 위한 네트워크는 차단되지만 대신 휴식 네트워크(전문 용어로는 디폴드 모드 네트워크Default Mode Network라고 한다)가 작동된 것이다. 이 네트워크는 해마와 연결된 대뇌피질의 여러 영역으로 이루어져 있다. 그 이름이 말해 주듯 이 네트워크는 우리가 ‘아무것도 하지 않을’ 때, 뇌가 활동을 멈출 때, 혹은 단순히 존재하는 것만 느끼고 ‘아무것도’ 의도적으로 생각하지 않을 때, 시쳇말로 멍 때리고 있을 때 켜진다. 우리의 일반적인 예상과는 달리 휴식 모드에서는 그 모든 영역이 고도로 활성화될 뿐 아니라 각각의 영역들 사이에 활발한 정보 교환이 이루어진다. 우리가 전혀 생각하고 있지 않던 무언가가 불쑥 떠오르거나, 어떤 문제에 대한 더 나은 해결책이 갑자기 떠오르는 것도 그 때문이다. 휴식 모드에 들어간 해마는 우리가 그전까지 인지하지 못하고 있던 기억들, 달리 표현하자면 그것이 ‘감추고 있던’ 기억의 여러 조각을 내보낸다. 니스 대학의 이 연구 결과는 정말 놀랍다.
BRITPOP 브릿팝
안나푸르나 / 권범준 (지은이) / 2020.06.10
25,000원 ⟶ 22,500(10% off)

안나푸르나소설,일반권범준 (지은이)
90년대 이후 인기를 얻었던 브릿팝은 30년이 흐른 지금도 팬들의 사랑을 받고 있다. 동시대를 살지 않았던 젊은이도 지나긴 브릿팝을 찾아 듣는다. 비틀즈의 음악이 그랬던 것처럼 이제 브릿팝은 시대를 초월하는 음악장르가 되었다. 그 이유는 무엇일까? 이 책은 그 질문에 답하는 책하면서, 브릿팝을 듣고자 하는 팬들에게 지름길을 소개하는 안내서이다. 브릿팝의 역사, 오아시스, 블러, 스웨이드, 펄프 등을 포함한 주요 밴드의 주요 앨범, 브릿팝 형성에 결정적 역할을 했던 데이빗 보위, 비틀즈를 포함한 선구자들, 그리고 브릿팝 이후 독립한 뮤지션들의 현재, 연표 등을 모두 포함한다. 이 책을 통해 90년대 이후 영국 음악의 중요한 흐름을 생동감있게 파악할 수 있다.들어가며 011 Chapter 1 브릿팝, 영국 기타 밴드의 부흥 016 브릿팝은 어떻게 형성되었나 019 미국 음악이 감히? 시애틀 그런지의 침공 031 국가대표 선수: 스웨이드, 블러, 엘라스티카, 오아시스, 펄프 037 파티의 끝 059 2000년대 브릿팝의 유산 065 Chapter 2 브릿팝 디스크 가이드 074 The La’s - The La’s 078 Screamadelica - PRIMAL SCREAM 082 Foxbase Alpha - SAINT ETIENNE 086 Back In Denim - DENIM 090 Suede - SUEDE 094 New Wave - THE AUTEURS 098 Modern Life Is Rubbish - BLUR 102 Definitely Maybe - OASIS 108 Carnival of Light - RIDE 116 His ’n’ Hers - PULP 120 Everyone’s Got One - ECHOBELLY 124 Parklife - BLUR 128 Home - TERRY HALL 134 Dog Man Star - SUEDE 138 Second Coming - THE STONE ROSES 142 Elastica - ELASTICA 146 Grand Prix - TEENAGE FANCLUB 150 (What’s The Story) Morning Glory? - OASIS 154 I Should Coco - SUPERGRASS 160 Stanley Road - PAUL WELLER 164 The Sound of McAlmont and Butler - MCALMONT & BUTLER 168 The Great Escape - BLUR 172 Olympian - GENE 176 Different Class - PULP 180 Formanka - 18 WHEELER 186 Nuisance - MENSWEAR 190 The Bends - RADIOHEAD 194 The Charlatans - THE CHARLATANS 198 Mornington Crescent - MY LIFE STORY 202 A Northern Soul - THE VERVE 206 Smart - SLEEPER 210 All Change - CAST 214 Wake Up! - THE BOO RADLEYS 218 Expecting To Fly - THE BLUETONES 222 Moseley Shoals - OCEAN COLOUR SCENE 226 K - KULA SHAKER 230 1977 - ASH 234 Coming Up - SUEDE 238 A Maximum High - SHED SEVEN 242 Free Peace Sweet - DODGY 246 Deja Voodoo - HEAVY STEREO 250 Casanova - DIVINE COMEDY 254 Fuzzy Logic - SUPER FURRY ANIMALS 258 Everything Must Go - MANIC STREET PREACHERS 262 Lovelife - LUSH 268 Love and Other Demons - STRANGELOVE 272 Word Gets Around - STEREOPHONICS 276 Dig Your Own Hole - THE CHEMICAL BROTHERS 280 Blur - BLUR 284 Urban Hymns - THE VERVE 288 Ladies And Gentlemen We Are Floating In Space - SPIRITUALIZED 294 Be Here Now - OASIS 298 Do It Yourself - THE SEAHORSES 302 Sci-Fi Lullabies - SUEDE 306 Attack Of The Grey Lantern - MANSUN 310 In It For The Money - SUPERGRASS 314 Hurricane No. 1 - HURRICANE #1 318 The Good Will Out - EMBRACE 322 The Sky Is Too High - GRAHAM COXON 326 The Masterplan - OASIS 330 International Velvet - CATATONIA 334 This Is Hardcore - PULP 338 People Move On - BERNARD BUTLER 342 Rialto - RIALTO 346 Performance and Cocktails - STEREOPHONICS 350 The Man Who - TRAVIS 354 Lost Souls - DOVES 358 Alone With Everybody - RICHARD ASHCROFT 362 Parachutes - COLDPLAY 366 Origin Of Symmetry - MUSE 370 Love Is Here - STARSAILOR 374 Up the Bracket - THE LIBERTINES 378 Think Tank - BLUR 382 Kasabian - KASABIAN 386 Hopes And Fears - KEANE 390 Employment - KAISER CHIEFS 394 Here Come The Tears - THE TEARS 398 Stars of CCTV - HARD-FI 402 Don’t Believe the Truth - OASIS 406 You Could Have It So Much Better - FRANZ FERDINAND 410 X & Y - COLDPLAY 414 Demon Days - GORILLAZ 418 Whatever People Say I Am, That’s What I’m Not - ARCTIC MONKEYS 422 Meds - PLACEBO 426 Eyes Open - SNOW PATROL 430 Inside In/Inside Out - THE KOOKS 434 Hats Off to the Buskers - THE VIEW 438 Brett Anderson - BRETT ANDERSON 442 Dig Out Your Soul - OASIS 446 The Seldom Seen Kid - ELBOW 450 Ignore the Ignorant - THE CRIBS 454 Further Complications - JAVIS COCKER 458 Different Gear, Still Speeding - BEADY EYE 462 Everyday Robots - DAMON ALBARN 466 Magic Whip - BLUR 472 As You Were - LIAM GALLAGHER 476 Who Built the Moon? - Noel Gallagher’s High Flying Birds 480 The End Of The F***ing World - GRAHAM COXON 484 Too Sussed? - THESE ANIMAL MEN 489 Duffy - STEPHEN DUFFY 490 This World and Body - MARION 481 Northern Uproar - NORTHERN UPROAR 492 About A Boy (Original Soundtrack) - BADLY DRAWN BOY 493 The Music - THE MUSIC 494 So Much For The City - THE THRILLS 495 Between The Senses - HAVEN 496 True Skies - THE SHINING 497 Gods And Monsters - I AM KLOOT 498 A Certain Trigger - MAXIMO PARK 499 22-20s - 22-20s 500 Out Of Nothing - EMBRACE 501 Tourist - ATHLETE 502 The Back Room - EDITORS 503 Brassbound - THE ORDINARY BOYS 504 Young For Eternity - THE SUBWAYS 505 News And Tributes - THE FUTUREHEADS 506 Twelve Stops And Home - THE FEELING 507 The Great Western - JAMES DEAN BRADFIELD 508 Someone To Drive You Home - THE LONG BLONDES 509 Contact - THIRTEEN SENSES 510 The Good, the Bad & the Queen - THE GOOD, THE BAD & THE QUEEN 511 Grace/Wastelands - PETER DOHERTY 512 Chapter 3 브릿팝 세대의 선택, 영화 '트레인스포팅' 515 Chapter 4 앨범표지 524 OASIS - Definitely Maybe 530 Pulp - Different Class 536 Blur - Parklife 540 Chapter 5 브릿팝의 뿌리 544 The Smiths 548 Paul Weller 558 The Stone Roses 564 David Bowie 569 The Beatles 579 The Kinks 588 부록1 브릿팝 시대 이후 주인공들의 발자취 593 Noel Gallagher 594 Liam Gallagher 597 Alan McGee 599 Damon Albarn 600 Alex James 602 Graham Coxon 605 Justine Frischmann 607 Jarvis Cocker 608 Brett Anderson 610 Bernard Butler 612 Richard Ashcroft 614 부록2 브릿팝 연대표 617브릿팝, 음악 장르에서 문화 아이콘이 된 이유. 여전히 사랑받고 있는 브릿팝의 모든 것. 90년대 이후 인기를 얻었던 브릿팝은 30년이 흐른 지금도 팬들의 사랑을 받고 있다. 동시대를 살지 않았던 젊은이도 지나긴 브릿팝을 찾아 듣는다. 비틀즈의 음악이 그랬던 것처럼 이제 브릿팝은 시대를 초월하는 음악장르가 되었다. 그 이유는 무엇일까? 《BRITPOP》은 그 질문에 답하는 책하면서, 브릿팝을 듣고자 하는 팬들에게 지름길을 소개하는 안내서이다. 브릿팝의 역사는 노동 계급 출신의 기타 밴드가 주류 뮤지션이 되기 위한 노력의 과정이다. 이 속에는 비틀즈 이래로 영국 로큰롤의 전통을 바탕으로 당대의 사회·문화의 기호들이 음악과 결합한 결과물이 있다. 초기 브릿팝은 단순히 음악 장르에서 시작했지만 나중엔 영국 정치, 예술, 언론, 팝 문화를 뒤흔드는 패션이며, 문화 운동으로 자리 잡는다. ‘브릿 팝’이 아니라 ‘브릿팝’ 책을 만들면서 편집자에게 ‘브릿 팝’인가? ‘브릿팝’인가 물었던 일이 있다. 어떤 이름을 지칭하는 명사를 우리는 ‘고유명사’라고 하는데 ‘브릿팝’이라고 붙여 적음으로써 기존의 ‘고유명사’가 ‘보통명사’화 했다는 생각이 들었다. ‘브릿 팝’이라고 띄어 쓸 때 우리는 이 음악을 ‘영국 팝음악’으로 이해하겠지만 ‘브릿팝’이라고 붙여 쓰는 순간 그것은 대체 불가능의 전혀 새로운 음악이 되기 때문이다. 뉴욕과 다른 영국의 느낌이 이 단어에는 당연히 가득 차 있다. 보통의 음악 장르가 그런 것처럼 ‘브릿팝’ 역시 그 경계가 모호하다. 하지만 멜로디가 살아있으면서 세련되게 편곡한 음악을 들을 때 우리는 ‘브릿팝’스럽다고 한다. ‘브릿팝’의 매력은 한마디로 그런 것이다. 브릿팝, 미국 중심의 음악 산업에 반기를 들다. 팝음악 장르에 영국(브리티시)을 굳이 집어넣은 이유는 미국의 음악과 다른 음악 장르가 존재하고 있음을 알리기 위해서였다. 이유는 80년대를 지나면서 미국이 음악 산업의 패권을 완전히 장악했기 때문이다. 애초 로큰롤의 탄생은 미국이었지만, 60년대 비틀즈의 브리티시 인베이전 이래 영국 음악은 레드 제플린을 필두로하는 슈퍼 록그룹의 전성기를 지나 섹스 피스톨즈의 펑크 사운드까지 세계 음악 시장의 중심이었다. 하지만 80년대에 접어들면서 MTV의 등장과 함께 음악 시장은 완전히 미국의 것이 된다. 90년 대 너바나 이후 록음악 마저도 완전히 미국 음악이 중심으로 성장한다. 뮤지션의 성공 여부는 결국 미국 시장에서 얼마나 인정받느냐가 된다. 대중음악의 강국이라 자처했던 영국의 입장에서 자존심 상하는 일이었다. 브릿팝은 그러한 수세에 놓인 영국 음악의 반격이었다. 브릿팝이 모든 것을 담다. 음악 장르로 브릿팝은 90년대 이후 영국 기타 중심의 대중음악을 말하지만 여러 제한을 걸어 편협한 음악 장르로 구분하기도 한다. 가령 라디오 헤드는 자신들이 ‘브릿팝 파티에 초대받지 못했다’고 함으로써 브릿팝의 울타리 안에 소속되지 않음을 강변한다. 밴드 자신이 스스로 브릿팝이 아니라고 말한 것이다. 이렇게 생각하면 브릿팝은 작은 범위로 한정된 음악을 말하는 것처럼 보인다. 하지만 이번에 출간하는 《BRITPOP》은 그러한 영역을 확장하여 브릿팝 음악의 면모를 보다 넓은 세계에서 바라보고자 했다. 책은 브릿팝의 역사, 오아시스, 블러, 스웨이드, 펄프 등을 포함한 주요 밴드의 주요 앨범, 브릿팝 형성에 결정적 역할을 했던 데이빗 보위, 비틀즈를 포함한 선구자들, 그리고 브릿팝 이후 독립한 뮤지션들의 현재, 연표 등을 모두 포함한다. 이 책을 통해 90년대 이후 영국 음악의 중요한 흐름을 생동감있게 파악할 수 있다.


분신
재인 / 히가시노 게이고 (지은이), 김난주 (옮긴이) / 2019.12.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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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인소설,일반히가시노 게이고 (지은이), 김난주 (옮긴이)
금단의 영역을 넘본 인간의 지나친 탐욕과 오만이 초래한 비극을 그린 장편 ‘메디컬 스릴러’. 이공계 출신으로서 현대과학에 대한 맹신이 불러올 비인간적, 비도덕적 미래에 대해 끊임없이 경고해 온 작가는 이번 작품에서도 첨단의학이 야기할지 모르는 디스토피아의 암울한 세계를 드라마틱하고도 현실감 있게 그려 냈다. 홋카이도에서 자란 대학생 우지이에 마리코와 도쿄에서 자란 대학생 고바야시 후타바. 단란한 가정에서 행복하게 자란 두 사람에게 뜻밖의 불행이 차례로 들이닥친다. 그 불행은 우연이 아니라 거스를 수 없는 운명처럼 예고된 것이었고, 이후 두 사람은 걷잡을 수 없는 사건의 소용돌이에 휘말리며 개인이 감당하기 어려운 거대한 세력의 음모와 맞닥뜨린다.어느 날 내 앞에 나타난 또 하나의 나, 신의 영역을 침범한 그들에게는 존재 자체가 저주였다! 인간의 지나친 탐욕과 오만이 초래할 비극적인 미래를 경고하는 미스터리의 제왕 히가시노 게이고의 장편 메디컬 스릴러 홋카이도에서 자란 대학생 우지이에 마리코와 도쿄에서 자란 대학생 고바야시 후타바. 단란한 가정에서 행복하게 자란 두 사람에게 뜻밖의 불행이 차례로 들이닥친다. 그 불행은 우연이 아니라 거스를 수 없는 운명처럼 예고된 것이었고, 이후 두 사람은 걷잡을 수 없는 사건의 소용돌이에 휘말리며 개인이 감당하기 어려운 거대한 세력의 음모와 맞닥뜨린다. 히가시노 게이고의 소설『분신(分身)』은 금단의 영역을 넘본 인간의 지나친 탐욕과 오만이 초래한 비극을 그린 장편 ‘메디컬 스릴러’다. 이공계 출신으로서 현대과학에 대한 맹신이 불러올 비인간적, 비도덕적 미래에 대해 끊임없이 경고해 온 작가는 이번 작품에서도 첨단의학이 야기할지 모르는 디스토피아의 암울한 세계를 드라마틱하고도 현실감 있게 그려 냈다. 2012년에는 일본에서 5부작 TV 드라마로 만들어져 큰 인기를 끈 바 있다. 소설은 우지이에 마리코와 고바야시 후타바, 두 사람이 각 장마다 번갈아 주인공으로 등장하며 1인칭 시점으로 이야기를 풀어 나간다. 홋카이도에서 나고 자란 대학생 우지이에 마리코는 의과대학 교수인 아버지와 상냥한 어머니의 외동딸로 부족함이 없이 살아간다. 그런 마리코에게 단 하나 고민은 자신이 부모를 전혀 닮지 않았다는 것. 그 때문에 그녀는 어린 시절부터 자신이 어머니로부터 사랑받지 못하는 것 아닌가 하는 불안감에 늘 시달린다. 간혹 느끼는 엄마와의 메울 수 없는 거리감은 그녀에게 극복하기 힘든 고독을 느끼게 한다. 어느 해 겨울, 그녀에게 엄청난 비극이 닥친다. 엄마가 집에 불을 질러 동반 자살을 기도한 것. 마리코와 아버지는 극적으로 목숨을 건지지만, 엄마는 끝내 세상을 떠나고 만다. 대학생이 된 마리코는 어머니가 동반 자살을 기도한 이유를 밝혀내기 위해 도쿄로 향한다. 그 계기가 된 것은 엄마의 유품 속에서 발견된 도쿄행 비행기 운항 시간표와 의문의 사진 한 장. 사진은 아버지가 대학 시절 교정에서 찍은 것으로, 함께 찍힌 사진 속 여자는 얼굴이 지워져 있다. 아버지가 다니던 대학을 찾아간 마리코는 수소문 끝에 사진 속 인물이 아버지가 대학 시절 사랑했던 여인이라는 사실을 밝혀낸다. 그리고 그 과정에서 뜻하지 않게 자신과 꼭 닮은 고바야시 후타바라는 여자의 존재를 알게 된다. 한편 도쿄에서 엄마와 단둘이 사는 고바야시 후타바는 대학에서 록밴드 싱어로 활동 중이다. 어느 날 그녀는 엄마의 완강한 반대를 무릅쓰고 텔레비전에 출연하고, 그날 이후 그녀의 주변에서 이상한 사건들이 잇따라 일어난다. 수상한 남자가 엄마를 찾아오는가 하면, 중년 남자가 후타바가 다니는 대학으로 찾아와 친구들에게 그녀에 관해 묻고 다닌다. 급기야는 뺑소니 교통사고로 엄마가 세상을 떠난다. 그녀는 엄마가 홋카이도의 한 의과대학에서 근무하던 중 임신했고, 도망치듯 도쿄로 돌아와 자신을 나았다는 사실을 알게 되고, 엄마의 죽음에 얽힌 비밀을 풀기 위해 엄마가 젊은 시절을 보낸 홋카이도로 떠난다. 그리고 그곳에서 자신을 노리는 일당과 맞닥뜨린다. 이 소설은 히가시노 게이고가 『소설 스바루』지에 1992년 9월부터 1993년 2월까지 연재한 <도플갱어 증후군>을 다듬어『분신(分身)』이라는 새로운 제목으로 출간한 작품이다. 잘 알려진 대로 도플갱어(doppelg?nger)는 ‘이중 존재’라는 뜻으로, ‘또 하나의 자신’을 만나는 심령 현상을 가리킨다. 본문 중에 ‘시인 셸리는 호수에서 분신을 만난 다음 날에 죽었다’라는 구절이 있듯이, 자신의 도플갱어를 목격한 사람은 며칠 내로 죽는다는 말이 전해질 정도로 불길한 존재를 상징한다. 이러한 도플갱어를 다룬 문학 작품과 영화도 적지 않으며, 최근에는 물리학에서 ‘다중 우주’라는 개념이 널리 알려지면서 우주에 수많은 도플갱어가 동시에 존재할 수 있다는 주장이 설득력을 얻고 있다. 『분신(分身)』속의 두 주인공 마리코와 후타바가 도쿄와 홋카이도에서 각자 출생의 비밀을 찾아가는 과정은 바로 자기 자신의 정체성을 찾아가는 여정이나 다름없다. 금단의 영역을 침범한 대가로 태어난 두 사람. 이들의 존재는 누구에게도 진정으로 사랑받지 못하는 저주 그 자체다. 나는 이 세상에 유일하지 않다. ……이런 인간에게 어떤 존재 가치가 있을까. 루이뷔통의 복제품이 헐값에 팔리는 것처럼, 아무리 귀중한 문서라도 복사물은 가차없이 파기되는 것처럼, 위조 화폐가 통용될 수 없는 것처럼, 나란 존재도 이렇다 할 가치가 없지 않을까. (본문 449쪽) 절망에 빠진 두 주인공은 그러나 자신에게 닥쳐온 불행에 굴복하지 않고 온몸으로 자신들의 운명에 저항한다. 그리고 그 속에서 한 가닥 희망의 끈을 찾는다. 보랏빛으로 물결치는 라벤더밭에서 두 사람이 만나 서로의 정체성을 확인하는, 어찌 보면 더없이 슬프고 가련한 장면은 인간이 감당할 수 있는 한계를 넘어 신의 영역까지 넘보고 있는 최첨단 과학과 현대 의학에 경종을 울려 온 작가가 인류에게 던지는 가녀린 희망의 메시지일지도 모른다. 보라색 카펫 끝에 한 여자가 서 있었다. 그 사람이 거기 서 있는 게 왠지 내게는 당연하게 느껴졌다. 여기서 이렇게 만나는 것이 먼 옛날부터 정해진 일이었던 것처럼 여겨졌다. 그 사람도 이쪽을 향해 있었다. 그녀가 걷기 시작했다. 나도 걷기 시작했다. 라벤더의 바다를 헤엄치듯 우리는 서로에게 다가갔다. “안녕.” 내가 말했다. “안녕.” 그녀도 잠시 후에 말했다. 나와 똑같은 목소리였다. 우리는 한동안 서로를 바라보았다. 세상이 우리를 위해 멈춘 듯했다. (본문 571쪽) “히가시노 게이고의 소설『분신(分身)』에는 금단의 영역인 줄 알면서도 자신의 이익과 명예를 위해 그곳에 발을 들이미는 인간에 대한 작가의 조용한 분노가 담겨 있다. 나아가 이 소설은 현대 문명에도 경종을 울린다. 그 경종의 소리는 읽는 이의 마음속에서 언제까지나 울려 퍼질 것이다.” ― 문학 평론가 호소야 마사미쓰어쩌면 엄마가 나를 싫어하는게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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