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팅커벨 죽이기
검은숲 / 고바야시 야스미 (지은이), 김은모 (옮긴이) / 2020.08.18
13,800원 ⟶ 12,420(10% off)

검은숲소설,일반고바야시 야스미 (지은이), 김은모 (옮긴이)
국내에서만 25만 부 이상 판매(2020년 7월 30일 기준)된 ‘죽이기 시리즈’의 네 번째 이야기 《팅커벨 죽이기》는 설명이 필요 없는 세계적인 동화 《피터 팬》을 모티프로 삼았다. 특히 ‘피터는 자신이 죽인 사람은 잊는다’, ‘네버랜드 아이들은 살육을 즐긴다’, ‘피터의 부하는 피터가 모르는 사실을 알아서는 안 된다’는 원전 문장을 기반으로 이야기를 확장하였다. 봄철 대청소를 할 때 다시 데리러 오겠다는 약속을 잊고 여름이 되어서야 웬디를 찾아온 피터 팬과 팅커벨. 웬디는 달링가에 입양된 소년들과 두 동생을 데리고 피터를 따라 네버랜드로 향한다. 하늘을 날던 중 배고픈 아이들을 위해 피터가 구해온 고깃덩이는 말하는 도마뱀 빌이다. 마음씨 고운 웬디의 만류로 목숨을 구한 빌은 아이들과 함께 앨리스가 사는 ‘이상한 나라’, 클라라의 ‘호프만 우주’, 오즈마 여왕이 지배하는 ‘오즈의 나라’도 아닌 결코 존재하지 않는 아이들의 천국 ‘네버랜드’라는 또 다른 세계에 발을 들인다. 네버랜드에 도착하자마자 팅커벨이 잔혹하게 살해된 채 발견되고, 아이들은 피터를 범인을 찾는 탐정으로 적극 추천하지만 평소 아무렇지 않게 살인을 저지르는 그를 내심 의심한다. 한편 지구의 이모리는 초등학교 동창회 참석차 고향으로 내려가고 그곳에서 네버랜드의 아바타라를 만난다. 범인을 찾겠다며 무차별 살인을 저지르는 피터 때문에 지구에서도 사고가 잇따르자 이모리는 살육을 멈추기 위해 그의 아바타라를 찾아 나선다. 그간 피터의 횡포에 불만이 많았던 아이들 또한 지구에서 그의 아바타라를 찾으려 혈안이 된다.도로시 죽이기 제임스 매튜 배리와 피터 팬에 대하여 역자 후기꿈의 나라 네버랜드에서는 매일매일 살인이 일어난다 《피터 팬》과 미스터리의 기묘한 만남 베스트셀러 《앨리스 죽이기》에 이은 네 번째 이야기 베스트셀러 《앨리스 죽이기》의 최신 후속작 《팅커벨 죽이기》 출간 고바야시 야스미는 1995년 데뷔작 <장난감 수리공>으로 제2회 일본 호러소설대상 단편상을 수상한 이래, 호러와 SF, 미스터리를 넘나들며 독특한 색깔을 지닌 ‘고바야시 월드’를 구축해왔다. 1998년 <바다를 보는 사람>으로 SF매거진 독자상을, 2012년 《천국와 지옥》, 2017년 《울트라맨F》로 SF문학상인 세이운 상을 수상하였으며 《알파 - 오메가》(2001), 《바다를 보는 사람》(2002)으로 2년 연속 일본 SF대상 후보에 오르는 한편, 《밀실 - 살인》과 《커다란 숲의 자그마한 밀실》로 미스터리 독자들의 지지까지 얻는 등 다양한 장르를 소화하는 작가로 주목을 받았다. 특히 서로 다른 장르적 특성을 한 작품에 자연스레 녹여내는 데 있어 탁월한 능력을 갖췄다고 평가받는 그는 세심한 규칙과 논리적 설정으로 미스터리의 틀을 충분히 갖추면서도 호러소설의 실력자다운 그로테스크한 묘사에 블랙유머까지 더해 여타의 미스터리와는 다른 작품을 선보였다. 고바야시 야스미는 여기서 한 걸음 더 나아가 세계적 고전과 미스터리 소설의 접목을 시도, 루이스 캐럴의 환상소설 《이상한 나라의 앨리스》를 모티프로 한 《앨리스 죽이기》를 성공시키며 새로운 전환을 맞았다. 꿈과 현실 사이를 오가며 연쇄살인마를 추적하는 과정을 그린 《앨리스 죽이기》는 ‘고전과 미스터리의 성공적 결합’이라는 호평을 받으며 2014년 ‘이 미스터리가 대단하다’ 4위, ‘본격 미스터리 베스트 10’ 6위 등 일본 주요 미스터리 랭킹에 이름을 올렸다. 《앨리스 죽이기》의 후속작 《클라라 죽이기》와 《도로시 죽이기》, 《팅커벨 죽이기》에서 ‘고바야시 월드’는 더 확장되고 공고해졌다. 《클라라 죽이기》는 차이콥스키의 발레 원작으로 더 유명한 독일 작가 E. T. A. 호프만의 《호두까기 인형》에서, 《도로시 죽이기》와 《팅커벨 죽이기》는 영화, 뮤지컬 등 다양한 장르로 변주되어 사랑받는 동화 《오즈의 마법사》와 《피터 팬》의 설정에, 작가가 《앨리스 죽이기》를 통해 완벽하게 구축해놓은 세계관을 더한 역작이다. 참혹한 살인사건의 범인을 찾기 위해 천진난만한 살인마 피터 팬이 움직인다 봄철 대청소를 할 때 다시 데리러 오겠다는 약속을 잊고 여름이 되어서야 웬디를 찾아온 피터 팬과 팅커벨. 웬디는 달링가에 입양된 소년들과 두 동생을 데리고 피터를 따라 네버랜드로 향한다. 하늘을 날던 중 배고픈 아이들을 위해 피터가 구해온 고깃덩이는 말하는 도마뱀 빌이다. 마음씨 고운 웬디의 만류로 목숨을 구한 빌은 아이들과 함께 앨리스가 사는 ‘이상한 나라’, 클라라의 ‘호프만 우주’, 오즈마 여왕이 지배하는 ‘오즈의 나라’도 아닌 결코 존재하지 않는 아이들의 천국 ‘네버랜드’라는 또 다른 세계에 발을 들인다. 네버랜드에 도착하자마자 팅커벨이 잔혹하게 살해된 채 발견되고, 아이들은 피터를 범인을 찾는 탐정으로 적극 추천하지만 평소 아무렇지 않게 살인을 저지르는 그를 내심 의심한다. 한편 지구의 이모리는 초등학교 동창회 참석차 고향으로 내려가고 그곳에서 네버랜드의 아바타라를 만난다. 범인을 찾겠다며 무차별 살인을 저지르는 피터 때문에 지구에서도 사고가 잇따르자 이모리는 살육을 멈추기 위해 그의 아바타라를 찾아 나선다. 그간 피터의 횡포에 불만이 많았던 아이들 또한 지구에서 그의 아바타라를 찾으려 혈안이 된다. 국내에서만 25만 부 이상 판매(2020년 7월 30일 기준)된 ‘죽이기 시리즈’의 네 번째 이야기 《팅커벨 죽이기》는 설명이 필요 없는 세계적인 동화 《피터 팬》을 모티프로 삼았다. 특히 ‘피터는 자신이 죽인 사람은 잊는다’, ‘네버랜드 아이들은 살육을 즐긴다’, ‘피터의 부하는 피터가 모르는 사실을 알아서는 안 된다’는 원전 문장을 기반으로 이야기를 확장하였다. 애니메이션이나 뮤지컬로 친숙한 피터 팬과는 거리가 멀어 놀랄 수 있겠지만 여느 동화처럼 《피터 팬》 역시 대중이 알고 있는 것보다 원래의 설정은 다소 잔혹하다. 제멋대로 구는 아이를 넘어 폭군으로 묘사되는 피터 팬은 해적과의 목숨을 건 전투에 동료들을 동원하고, 네버랜드 아이들은 피에 굶주렸다고 묘사되어 있다. 《팅커벨 죽이기》는 이러한 원전의 설정을 장르적으로 재구축하여 읽는 재미를 더했다. 피터보다 멍청하기 때문에 그의 탐정놀이 파트너가 된 도마뱀 빌은 전작과의 연속성을 유지하는 한편, 천진난만한 살인마 피터의 거울로서 활약한다. 사건의 전개, 트릭의 열쇠, 악인의 실체 모두 처음부터 원전인 《피터 팬》과 연결되어 있음을 아는 순간 독자들은 작가의 기발함과 통찰력에 박수를 보내며 이 시리즈의 성공이 결코 우연이 아님을 알게 될 것이다. 거무튀튀한 바다가 눈 아래 펼쳐졌다.


어쩌다 정신과 의사
심심 / 김지용 (지은이) / 2020.07.27
16,500원 ⟶ 14,850(10% off)

심심소설,일반김지용 (지은이)
2017년 3월 18일, 젊은 정신과 의사들이 진행하는 팟캐스트 〈뇌부자들〉이 처음 업로드됐다. 레지던트를 막 마친 정신과 의사 6인이 대본을 쓰고 녹음해 편집한, 그야말로 한 땀 한 땀 ‘가내수공업’으로 만든 방송. 큰 기대는 없었다. 그러나 결과는 예상 밖이었다. 첫 방송 후 한 달 남짓, 아이튠즈 전체 차트 2위로 올라선 것이다. 때는 각종 시사 팟캐스트가 1, 2위를 다투는, 팟캐스트 전성시대였다. 《어쩌다 정신과 의사》는 을 탄생시킨 김지용의 첫 단독 저서다. 그는 그동안 팟캐스트와 유튜브에서 미처 꺼내놓지 못했던 숨은 이야기를 책에 털어놓았다. 책에는 공부는 잘하지만 뭘 해야 할지 막막했던 청년이, 진짜 정신과 의사가 되기까지 10년간 겪은 좌충우돌 이야기가 촘촘하게 실려 있다. 그동안 많은 정신과 의사가 책을 냈고, 다양한 매체에서 정신과의 대중화를 위해 노력했으며 분명 성과도 있었다. 그러나 저자는 아직도 굳건히 남아 있는 정신과의 ‘높은’ 문턱을 더 낮추고 싶다는 바람으로 이 책을 썼다. 기존 정신과 의사의 책들이 다른 사람의 마음 풍경을 관찰자 입장에서 해석하거나 삶의 문제에 해답을 주는 ‘산꼭대기의 현자’ 같은 자세를 취했다면, 이 책에는 ‘정신과 내부자들만 아는 정신과 의사’ 그리고 ‘인간 김지용’이 등장한다. 추천의 말 머리말 - 정신과의 문턱은 더 낮아져야 한다 1장 어쩌다 정신과 의사 객관식 세계에서 만난 주관식 나라 정신과 의사의 고통 배틀 선생님은 왜 학교를 오래 다녔어요? 정신과 의사가 된 첫 날 그렇게 나는 조금씩 정신과 의사가 되어갔다 2장 멀고도 가까운, 나의 환자들 무의식에 다가가는 시간 우울한 이야기만 계속 듣는 것, 힘들지 않아요? 환자를 잃은 날 예약 부도 1년째인 D씨를 기다리는 이유 나라고 감정이 없겠습니까 나만 부족해보일 때 3장 상처받은 그 자리에서 다시 시작하기 결국에는 사람 다시 만나기 위한 용기 스스로의 생각보다 강한 당신 그래도 혼자 있고 싶은 당신에게 때로는 필요한 상처 4장 완벽하진 않아도 충분히 좋은 완벽한 관계는 없다 70점짜리 나 건강한 좌절의 경험이 필요한 이유 칭찬 일기와 감사 일기 과거 후회에서 벗어나기 내가 지금 놓치고 있는 눈앞의 것들 왜 우리는 지금 여기에 머무르지 못할까 5장 나는 매일 편견과 싸운다 뇌부자들을 계속하는 이유 안녕하세요, 뇌부자들입니다 정신과 약 계속 먹으면 안 된다는 말 아직도 우울증이 의지의 문제라 말하는 사람들에게 내 인생의 정신과를 찾아서 잘 모르는 사람들의 무책임한 말들 참고문헌“의대에 간 지 4년 만에 드디어 의사가 되기로 했다” 한량 의대생에서 열혈 정신과 의사가 된 김지용의 슬기로운 정신과 생활 인기 팟캐스트 김지용의 은밀하고 솔직한 진짜 정신과 이야기 한량 의대생은 어쩌다 열혈 정신과 의사가 되었나 2017년 3월 18일, 의 첫 방송이 업로드됐다. 레지던트를 막 마친 정신과 의사 여섯 명이 직접 대본을 쓰고 녹음해 편집한, 한 땀 한 땀 ‘가내수공업’으로 만든 방송이었다. 시작하면서 고민이 없던 것은 아니다. ‘보수적인 의사 사회에서 안 좋은 시각으로 보지 않을까?’, ‘정신과 의사로 일하는 데 있어 중요한 익명성을 지키는 것이 가능할까?’ 그래서 팟캐스트라는 도구를 선택했다. 전문 의학 지식을 다루는 채널을 목표로 했기에 오류가 없어야 했고, 혹시 청취자 마음에 상처 줄 실언을 ‘편집’할 수 있었기 때문이다. 큰 기대는 없었다. ‘유명인도 아닌 우리 목소리에 누가 관심을 가지기는 할까?’ 싶은 마음이 컸다. 그러나 결과는 예상 밖이었다. 첫 방송 후 한 달 남짓, 아이튠즈 전체 차트 2위로 올라선 것이다. 때는 각종 시사 팟캐스트가 1, 2위를 다투는 팟캐스트 전성시대였다. 《어쩌다 정신과 의사》는 을 탄생시킨 김지용의 첫 단독 저서다. 그는 그동안 팟캐스트와 유튜브에서 미처 꺼내놓지 못했던 숨은 이야기를 책에 털어놓았다. 그동안 많은 정신과 의사가 책을 냈고, 다양한 매체에서 정신과의 대중화를 위해 노력했으며 분명 성과도 있었다. 그러나 저자는 아직도 굳건히 남아 있는 정신과의 ‘높은’ 문턱을 더 낮추고 싶다는 바람으로 이 책을 썼다. 기존 정신과 의사의 책들이 다른 사람의 마음 풍경을 관찰자 입장에서 해석하거나 삶의 문제에 해답을 주는 ‘산꼭대기의 현자’ 같은 자세를 취했다면, 이 책에는 ‘정신과 내부자들만 아는 정신과 의사’ 그리고 ‘인간 김지용’이 등장한다. 1장에는 공부는 곧잘 했으나 뭘 해야 할지 막막해하던 청년이 어쩌다 정신과 의사가 되기까지 겪은 이야기가 생생하게 실려 있다. 그의 어린 시절 꿈은 고고학자였다. 그러나 “과거를 파헤치기보다 현재에 도움이 되는 일을 하라”는 역사학자 아버지의 ‘납득 불가능한’ 설득에 저항하다가 결국 이과로 선회, 수능 한 방으로 의대에 간 에피소드에서 시작한다. 그때 정신을 차리고 공부를 열심히 했으면 좋았을텐데, 그는 ‘의대는 내 적성에 안 맞는 것 같다’며 게임과 농구에만 몰두하다가 두 번 유급을 당한다. 한 번은 몰라도 두 번 당했으니 이제라도 알아서 정신을 차리면 좋았으련만, 다시 ‘그때 의대를 써보라고 했던’ 부모님을 원망한다. 그만두고 전과를 하겠다고 선언했을 때 부모님 반응은 예상 밖이었다. 선선히 그만두라고 한 것. 구석에 몰리자 그는 의대에 남기로 결정한다. 새로 무언가를 시작하기도, 패배자가 되기도, 그리고 ‘명문대 의대생’ 타이틀을 내려놓기도 두려웠다고 고백한다. 더 이상 누구도 탓할 수 없어지자, 갈등은 줄었다. 그렇게 그는 4년 만에 드디어 의사가 되기로 결심한다.(33쪽) 정신과 ‘내부자’ 김지용이 피 땀 눈물로 엮은 슬기로운 정신과 생활 웬만한 고통 배틀에서 이길 만한 인턴 시절 이야기는 드라마 의 장면들이 겹겹이 펼쳐지는 듯하다. 매일 1시간씩 자며 일하던 기간. 당연히 퇴근은 없다. 좀비처럼 병원을 걸어 다니며 어디서든 바로 잠들 준비가 되어 있었지만, 끊임없이 콜이 울렸다. 2층 침대가 열 개 정도 놓여 있는 인턴 방에서 몇 명인지 정확히 알 수 없는 사람들이 같이 살았는데, 자다가 콜을 받고 돌아온 사이 누군가에게 잠자리를 뺏기는 일이 흔했다.(44쪽) 어느 날 밤에는, 먹을지 말지 고민하다 잠든 테이블 위 치킨 상자의 정체가 사실은 각 티슈였음을 다음 날 아침 깨달은 일도 있었다.(47쪽) 저자는 이 모든 과정이 필요한 이유, 정신과 의사가 뇌 이외의 장기를 공부하고, 힘든 학업과 노동을 해야 했던 이유를 ‘정신과 의사가 정신 질환에 관해 좀 더 정확하게 진단하고 치료하려면 정신과학뿐 아니라 전반적인 의학 지식을 반드시 갖춰야 하기 때문’으로 설명한다.(51쪽) 인턴을 지나 정신과 레지던트가 되는 과정은 어디서도 듣지 못한 이야기라 흥미롭다. “10명의 정신과 전문의와 1명의 면접자가 만나서 권투 스파링을 벌이는 느낌”이라고 일컬은 정신과 레지던트 면접 풍경은 읽는 사람마저 손에 땀을 쥐게 한다.(57쪽) 이야기는 정신과 전공의가 되어 산 속 폐쇄병동에서 입원 환자를 돌본 장면으로 이어진다. 1년차 정신과 전공의는 주로 조현병과 조울증 환자를 담당한다. 우울증, 강박증, 중독, 치매, 성격장애 등은 연차가 높은 전공의가 돼서야 맡는다. 다소 ‘무거운’ 질환을 먼저 담당한다니 언 뜻 이해가 안 가지만, 이유가 있다. 조현병과 조울증은 가장 전형적인 정신 병리를 보여주기 때문에 정신의학의 학문적 입구로서 역할을 하는데다, 상담보다는 약물치료에 치중하는 질환이다. 즉, 약물로 정신 질환을 다스릴 수 있음을 똑똑히 배울 기회를 제공한다.(65쪽) 가족에게도 털어놓지 못하는 이야기를 공유하지만 결코 사적인 관계를 맺을 수 없는 환자와 치료자에 대해서 2장은 멀고도 가까운, 환자와 치료자의 관계를 다룬다. 정신과 의사(치료자)와 환자 또는 내담자의 관계는 굉장히 독특하다. 내담자는 치료자에게 가족에게도 하지 않은 내밀한 이야기를 털어놓으며 정신적으로 많은 도움을 받는다. 그러나 환자와 치료자, 둘 사이는 결코 일상에서는 연결될 수 없다. “친구보다 더 많은 것을 공유하지만, 결코 친구가 될 수 없다.” 책에는 환자와 치료자의 관계가 지닌 특수성에 관한 이야기가 등장한다.(124쪽) 치료자 입장에서 환자 또는 내담자와 ‘사람 대 사람’으로 여러 감정이 오간다는 이야기를 솔직하게 털어놓는다. 가장 흔한 것은 ‘더 친해지고 싶다’는 감정. 내담자는 치료자에게 밖에서 따로 만나 밥을 먹을 수는 없는지, 치료가 종결된 후에는 만나도 되는 것 아닌지, 아주 잠깐만 격려나 위로의 의미로 안아주면 안 되는지 등을 묻는다. 이럴 때는 저자는 치료자와 환자가 사적인 관계를 맺으면 안 된다는 치료 원칙을 상기시키는 것으로 조심스럽지만 단호히 거절한다. 저자는 물론 치료자라고 감정이 없는 것은 아니라고, 수개월 또는 몇 년째 만나는 사람들에게 친밀감이 드는 것이 사실이라고 고백한다. 경제적 지원을 해주고픈 사람도, 친구와 소개팅을 해주고픈 사람도, 너무 안타깝거나 기특해서 등을 두드려주고 싶은 사람도 있지만 저자는 이 모든 생각을 아주 잠깐의 생각으로만 끝낸다. 치료자의 과도한 책임감, 역할을 넘어선 행동은 결코 치료에 도움이 되지 않고, 그들 스스로 삶을 살아나가는 데 훼방을 놓기 때문이라는 것. 저자는 치료자가 ‘정해진 선’을 지켜야 현실에서, 일상에서 내담자가 성장할 수 있다고 분명히 강조한다.(129쪽) “나는 100점짜리 아빠 대신, 70점짜리 아빠가 되기로 했다” 완벽하진 않아도 충분히 좋은 삶에 관하여 3장에서는 진료실에서 만난 환자 또는 내담자 들과 치료 과정에서, 또 상담 과정에서 생긴 에피소드를 들려준다. 저자는 진료실을 찾는 사람 대부분의 상처가 ‘관계’에서 기인한다는 사실을 짚으면서, 그럼에도 ‘결국에는 사람’에게서 답을 찾아야 한다고 당부한다. 많은 사람이 ‘그 사람’ 때문에, 그리고 ‘엄마’ 또는 ‘아빠’ 때문에, ‘친구’ 때문에, ‘동료’ 때문에 힘들어하다가 ‘사람’ 자체에 환멸을 느껴 관계를 끊어버리곤 한다. 그러나 자세히 들여다보면, 완벽한 사람, 완벽한 관계를 꿈꾸었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저자는 완벽한 사람, 완벽한 관계는 없다고 말한다. 특히 인생에 꽤 괜찮은 사람이 주변에 분명히 있었음에도 ‘완벽하지 않기에’ 관계를 끊어왔다는 저자의 지적은 뼈아프다.(171쪽) 4장에는 두 아이의 아빠로 ‘완벽한 육아’를 꿈꾸다 허리디스크가 터져버린 사건이 나온다. 정신과 의사로 일하며 생애 초기 경험이 한 사람의 인생에 큰 영향을 미친다는 것을 체감한 저자는, 배운 그대로 키우기 위해 ‘100점짜리 육아’를 꿈꿨다. ‘민감하고, 즉각적으로, 애정을 가지고 일관되게 반응하기.’ 일단 민감성 면에서는 탈락이었다. 좋은 부모는 아기 울음소리만 들어도 배고파서인지, 쉬가 마려서인지, 아니면 졸려서인지 알아챈다는데, 저자는 도통 알 수 없었다. 그래서 나머지로 메우려 했다. 울 때마다 즉각적으로 안아 달래주었고, 덕분인지 아이는 밝게 자랐다. 그렇게 2년을 보낸 어느 날, 출근을 하려고 현관에서 신발을 신다가 허리 디스크가 터져버렸다.(216쪽) 저자는 이제 ‘70점짜리 아빠’를 목표로 삼는다. 항상 웃으며 안아주던 아빠가 ‘100점’이었다면, 요양을 하느라 며칠간 떨어져 있던 아빠는 ‘0점’이었다는 것. 그 이후 저자는 완벽한 부모가 아닌 ‘충분히 좋은 부모’가 되는 편을 택했다. ‘완벽하지 않아도 충분히 좋은’ 개념은 삶에도 적용할 수 있다. 저자는 책에서 완벽하진 않지만 충분히 좋은 삶을 살기 위해 ‘칭찬 일기’와 ‘감사 일기’를 써보라고 권한다.(231쪽) 저자는 내담자들에게 하루 세 가지씩 자기를 칭찬하는 글을 써오라는 칭찬 일기 숙제를 내주곤 하는데, 몇 시간을 고민해도 한 줄을 써오지 못하는 사람이 많다고 한다. 그러나 저자는, 어느 누구에나 하루 세 가지씩은 반드시 칭찬할 일이 있다고 강조한다. 밥을 챙겨 먹은 것, 회사에 출근한 것, 그리고 정신과 치료를 받으러 온 것 자체도 칭찬할 거리라는 것이다. 이런 이야기를 내담자들에게 전하면, 그들은 “그건 당연히 해야 하는 일이지 칭찬한 일이 아니”라고 말한다. 그러나 저자는 다시 되묻는다. 그것이 왜 당연한지도 모르겠고, 설사 당연한 일을 했다고 쳐도 그 “당연히 한 일에 대해서는 왜 칭찬을 받으면 안 되느냐”고.(235쪽) “정신과 의사가 된 그날부터 자주 화가 났다” 정신과 진료를 망설이는 사람의 마음의 문턱을 낮추는 든든한 지원군이 되는 책 저자가 진료실에서 본업에 집중하는 것을 넘어, 부족한 시간을 쪼개 활동을 3년째 계속하는 이유는 바로 ‘화가 나서’다. 무엇에 화가 나는 걸까. 저자는 조기에 치료하면 충분히 회복되어 일상으로 돌아갈 수 있을 수많은 사람을 가로막는 정신과, 정신 질환에 관한 오해와 편견에 자주 화가 났다. 마지막 장에는 그 편견을 깨뜨리려는 저자의 노력과 생각이 담겨 있다. 저자는 정신과 약이 만능이라고 주장하지 않는다. 부작용을 인정하고, 정신의학을 비롯한 현대 의학이 아직 풀지 못한 숙제와 한계가 분명 존재한다고 말한다. 그러나 ‘부작용’은 정신과 약뿐 아니라 어느 약에나 존재한다는 점을 지적한다. 항암제에 여러 부작용이 있어도, 치료 성공률이 100퍼센트가 아니어도 ‘항암제는 위험하니 끊어야 한다’고 생각하지 않는데, 유독 정신과 약의 부작용에 민감하다는 것이다. 항암제처럼, 정신 질환에서 약물치료는 다양한 선택지 중 하나가 아닌 ‘필수 항목’이기에 부작용을 최소화하기 위한 방법을 찾는 것이 현명한 선택이라는 말을 덧붙인다. 저자는 꿈꾼다. ‘몇 년 전만해도 아무렇지 않게 했던 발언이 오늘날에는 성차별적 발언, 꼰대적 발언으로 취급받듯, 정신 질환에 관해서도 그렇게 더 나은 인식이 자리 잡는 사회가 되었으면’ 하고 바란다. 이 책은 그동안 정신과 의사가 쓴 책 중 가장 ‘솔직’하고 ‘인간적’이다. 우리는 정신과 의사가 ‘인간’임을 알면서도 그들이 ‘인간’일 수 있음에 대해서는 생각하지 않았다. 막연히 마음이 힘들거나 고통스러울 때 치료를 해주는 사람, 삶의 여러 문제에 해답을 주는 사람으로 생각해왔다. 이 책에는 그렇게 생각해온 것이 미안하고 무색할 정도로 ‘피와 살’이 있는 인간으로서의 정신과 의사가 등장한다. 왜 이렇게까지 솔직해야 했을까? 의사의 ‘권위’가 치료에 도움이 되는 요소라는 불문율도 있는데, 왜 자기 이야기를 거침없이 털어놓기로 했을까? 이 책을 먼저 읽은 작가 서늘한여름밤의 말에서 그 힌트를 얻을 수 있을 것 같다. “진료실 안, 내 건너편에 앉아 있는 사람도 나와 비슷한, 아주 평범한 사람이라는 걸 알게 된다면 그 문을 열고 들어가기가 그렇게 두렵지는 않을 것이다.” 작가의 말대로 이 책은 정신과 진료를 망설이는 누군가에게 문턱을 낮추는 트리거이자 든든한 지원군이 될 것이다.이 책에서 나는 정신과 의사가 어떤 사람인지 더 솔직하게 이야기해보려 한다. 이 책에 등장하는 정신과 의사는, 어쩌면 당신의 기대를 배반할지도 모른다. 삶의 나락에 빠진 누군가를 척척 구원해내고, 마음의 모든 문제에 마법처럼 해결책을 제시하는 ‘산꼭대기의 현자’ 같은 정신과 의사는 이 책에 없다. 나를 비롯해 내가 아는 동료들은 다른 모든 이처럼 자기 인생의 산길을 오르다 헤매기도 하는 사람이다. 대신 정신과 의사는 그렇게 헤맬 때 어떻게 대처해야 하는지를 배웠고, 또 꾸준히 공부한다. 정신과 의사는 그 지식을 바탕으로 인생의 방향을 잃고 힘들어하는 사람의 길을 함께 고민하며 찾는 가이드다. 그렇게 가이드로 살아가면서 내가 겪은 성공과 실패의 경험, 그때 느낀 감정들을 이 책에 허심탄회하게 털어놓았다. 의사가 된다면 어떤 세부 전공을 선택할 것인가. 배우는 수업마다 재미가 없었기에 난감했다. 이 길로 평생을 살아갈 수 있을까. 하지만 더 이상 고민할 여유가 없었기에, 어쨌든 졸업을 한 뒤 나중에 길을 찾자고 스스로와 타협했다. 그러다 정신과 수업을 듣게 되었다. 의학이란 학문 안에 이렇게 다른 세계가 있다니. 객관식 세계에서 유일한 주관식 나라를 만난 느낌이었다. 신기했다. 정신과 의사는 과학자 사이의 마법사 같았다. 과학과 마법을 동시에 배우는 마법사들. 한 방에 있는 스무 개의 콜 폰이 밤새 울린 횟수를 합치면 얼마일까. 처음엔 다른 사람의 콜에도 흠칫하며 깨지만, 점차 신기하게도 내 콜에만 반응하게 된다. 그리고 극한의 상황에 처하면, 분명 내가 통화했다는데 기억이 나지 않는 무서운 일도 벌어진다. 처음엔 친절하던 친구들이 하나 둘 파이터로 변해 어디 병동 간호사와 싸웠다는 이야기가 들려왔다. 수련을 중도 포기하고 병원을 떠나는 동료 인턴도 종종 목격했다. 콜을 끊은 뒤 마치 통화 종료음처럼 따라붙는 욕설이 하루 종일 들렸다.


2021 민준호 사회 기출문제집 (전2권)
호인북스 / 민준호 (지은이) / 2020.09.10
38,000원 ⟶ 36,100(5% off)

호인북스소설,일반민준호 (지은이)
공무원 기출문제, 수능 평가원/학력평가 기출문제의 출제 유형 및 경향을 분석하여 도출한 196개의 핵심 쟁점을 중심으로 이론을 압축 정리하고, 868개의 필수 기출문제를 선별하여 치밀하고 계획적으로 배치한 문제집이다. 868개의 기출문제는 다시 3단계 코스로 구분하여 수험생 개개인의 학습 상황에 따라 코스를 선택하여 풀이함으로써 보다 유연하고 효율적 학습계획을 수립할 수 있도록 구성하였다.[1권 - 정치와 법] CH 1 민주 정치와 헌법 CH 2 민주 국가와 정부 CH 3 정치 과정과 참여 CH 4 개인 생활과 법 CH 5 사회생활과 법 CH 6 국제 관계와 한반도 [2권 - 경제 / 사회.문화] [경제] CH 1 경제생활과 경제 문제 CH 2 시장과 경제 활동 CH 3 국가와 경제 활동 CH 4 세계 시장과 교역 CH 5 경제생활과 금융 [사회·문화] CH 1 사회·문화 현상의 탐구 CH 2 개인과 사회 구조 CH 3 문화와 사회 CH 4 사회 계층과 불평등 CH 5 현대 사회와 사회 변동『2021 민준호 사회 기출문제집』은 공무원 기출문제, 수능 평가원/학력평가 기출문제의 출제 유형 및 경향을 분석하여 도출한 196개의 핵심 쟁점을 중심으로 이론을 압축 정리하고, 868개의 필수 기출문제를 선별하여 치밀하고 계획적으로 배치한 문제집입니다. 868개의 기출문제는 다시 3단계 코스로 구분하여 수험생 개개인의 학습 상황에 따라 코스를 선택하여 풀이함으로써 보다 유연하고 효율적 학습계획을 수립할 수 있도록 구성하였습니다. 출판사 리뷰 문제 해결에 필요한 196개의 핵심 쟁점 압축 정리 『2021 민준호 사회 기출문제집』은 공무원 기출문제뿐만 아니라 수능 평가원/학력평가 기출문제의 출제 유형 및 경향을 분석하여 출제 가능성이 있는 196개의 핵심 쟁점을 선별한 후 압축 정리하여 수록하고 있습니다. 압축된 내용이지만 문제 해결에 필요한 내용은 빠짐없이 들어 있기 때문에 [핵심 이론 정리]를 통해 개념을 빠르게 환기하고 출제되는 주요 내용을 짧은 시간 안에 정리할 수 있습니다. 치밀하고 계획적으로 정돈된 필수 기출 868제 수록 기출문제집의 퀄리티는 해설이 아니라 문제의 배열에 의해 좌우된다고 해도 과언이 아닙니다. 문제 배열을 잘해 놓으면 수험생들의 학습에 큰 도움이 됩니다. 『2021 민준호 사회 기출문제집』은 풀어야 할 문제는 빠짐없이 풀게 되고, 불필요한 중복은 피할 수 있도록 868개의 필수 기출문제를 선별하고, 이를 치밀하고 계획적으로 정돈하여 배치하였습니다. 또한 각 문제마다 상세한 해설과 함께 [출제연원/출제영역/출제가능지수/난이도지수]를 제시함으로써 보다 객관적인 시각에서 문제를 분석할 수 있도록 구성하였습니다. Full course, Half course, Speed course 문항 분류 편제로 학습 시간 단축 『2021 민준호 사회 기출문제집』은 수험생 개개인의 상황에 따라 학습 시간을 조절할 수 있도록 3단계 풀이 코스(Full course, Half course, Speed course)를 제시하였습니다. 전체 내용을 기출문제로 확인하고 싶지만 시간이 부족하다면 Speed course(300제)나 Half course(500제) 표기를 따라 풀이하여 학습 계획을 보다 유연하고 효율적으로 수립할 수 있습니다. 이는 단순히 문제 수를 줄여 놓은 것이 아니라 각 코스별로 하나의 완결된 문제집이 될 수 있도록 기획한 것입니다.
쿠베라 시즌 2 : 3
길찾기 / 카레곰 (지은이) / 2020.09.24
14,800원 ⟶ 13,320(10% off)

길찾기소설,일반카레곰 (지은이)
인도 신화의 이름을 빌린 거대하면서도 독창적인 정교한 세계관을 가진 판타지 웹툰 쿠베라. 신, 인간, 수라, 세 종족 사이에서 벌어지는 사랑, 음모, 복수의 대서사시가 주인공인 쿠베라를 통해서 그 타래가 풀어진다. 영원한 수명과 거대한 힘을 가진 신과 수라 사이에서 미약한 존재에 불과한 16세 소녀에게 주어진 운명은 과연 세계의 구원인가, 아니면 파멸의 시작인가.신관을 사랑한 불의 신 아그니, 종족의 운명보다 딸의 안위가 더 소중한 상급수라 간다르바, 주인공과 이름이 같은 의문의 신 쿠베라, 인간계 최고의 재능을 가진 마법사 아샤 등 엄청난 캐릭터들이 신과 같은 이름을 가진 소녀를 중심으로 숨겨진 비밀의 베일을 풀어나가며 운명에 도전한다.Chapter19균열 003Chapter20원한 151Chapter21얼어붙은 눈물 264캐릭터 프로필 311권말부록 설정집(11) 312판타지 웹툰의 전설 ‘쿠베라 시즌2’의 시작서양판타지와 동양판타지, 그 경계를 허무는 독특한 세계관인도 신화의 이름을 빌린 거대하면서도 독창적인 정교한 세계관을 가진 판타지 웹툰 쿠베라. 신, 인간, 수라, 세 종족 사이에서 벌어지는 사랑, 음모, 복수의 대서사시가 주인공인 쿠베라를 통해서 그 타래가 풀어진다. 영원한 수명과 거대한 힘을 가진 신과 수라 사이에서 미약한 존재에 불과한 16세 소녀에게 주어진 운명은 과연 세계의 구원인가, 아니면 파멸의 시작인가.신관을 사랑한 불의 신 아그니, 종족의 운명보다 딸의 안위가 더 소중한 상급수라 간다르바, 주인공과 이름이 같은 의문의 신 쿠베라, 인간계 최고의 재능을 가진 마법사 아샤 등 엄청난 캐릭터들이 신과 같은 이름을 가진 소녀를 중심으로 숨겨진 비밀의 베일을 풀어나가며 운명에 도전한다. 애초에 이기려고 시작한게 아니니후회는… 하지 않을 것이다. 회귀의 검을 손에 넣고자 투사의 도시 칼리블룸에 도착한 리즈는 아샤의 도움으로 검의 시험에서 높은 성적을 수 있었다. 덕분에 가장 먼저 회귀의 검에 다가갈 수 있는 권한을 받았는데, 회귀의 검 근처에는 예정에 없던 감독관이 리즈를 기다리고 있었다. 나스티카가 인간의 편에 선다니이 얼마나 허황된 이야기인가. 유괴당한 엘윈을 구하기 위해 긴급하게 구조대를 꾸린 테오에게 기억을 잃은 남자가 다가온다. 반영의 호수에서 이미 그 남자의 정체가 나…스티카임을 알고 있었던 테오는 아주 작은 희망을 품고서 그 남자의 말을 따라 이동하는데….


세상에서 제일 재밌는 종이접기
슬로래빗 / 네모아저씨 이원표 (지은이) / 2018.08.24
14,000원 ⟶ 12,600(10% off)

슬로래빗체험,놀이네모아저씨 이원표 (지은이)
세상에서 제일 쉬운 시리즈 6권. 종이접기를 처음 시작하는 유아부터 수준 높은 작품을 원하는 성인까지 온 가족이 함께 볼 수 있는 175개 작품을 수록한 종이접기 대백과이다. 도안이 어려운 과정은 생생한 사진과 동영상을 함께 수록하여 쉽게 따라 할 수 있고, 작품별 접는 방법과 횟수에 따라 등급을 구분하여 작품을 고르기도 편하다. 종이접기가 두뇌 발달뿐만 아니라 눈과 손의 협응력, 집중력, 인내력, 창의력, 상상력 발달에 좋은 것은 널리 알려진 사실이다. 2차원의 평면 도안을 보며 3차원의 입체를 상상하기 때문에 시각적 인지 능력과 공간지각력 향상에도 도움이 된다. 하지만 가장 중요한 것은 새로운 작품에 도전하면서 성취감과 자신감을 얻는 것이다.서문 이 책의 활용법 종이접기의 기본 방법과 기호 1. 두 다리와 두 날개, 새 새 · 참새 · 수탉 · 암탉 · 병아리 · 벌새 · 집비둘기 · 산비둘기 · 앵무새 · 오리 · 고니 · 공작 · 펭귄 · 학 · 오동통한 학 · 까치 · 까마귀 · 올빼미 2. 물가를 가르며, 물 속 생물 엔젤피쉬 · 개복치 · 가오리 · 거북 · 입체 거북 · 금붕어 · 상어 · 고래 · 하프물범 · 해마 · 가리비 3. 네 다리로 후다닥, 육지 동물 강아지 얼굴 · 고양이 얼굴 · 토끼 얼굴 · 여우 얼굴 · 황소 얼굴 · 코끼리 얼굴 · 원숭이 얼굴 · 호랑이 얼굴 · 꼬리 있는 몸통 · 생쥐 · 여우 · 고양이 · 강아지 · 양 · 토끼 · 말 · 유니콘 · 돼지 · 슈나우저 4 등골이 오싹, 파충류와 공룡 악어 · 도마뱀 · 뱀 · 플레시오사우루스 · 티라노사우루스 · 브라키오사우루스 · 스피노사우루스 · 트리케라톱스 · 파라사우롤로푸스 · 벨로키랍토르 · 프테라노돈 · 드래곤 5. 몸은 작지만 수는 많아, 벌레 메뚜기 · 애벌레 · 나비 · 매미 · 풍뎅이 · 반딧불이 · 사슴벌레 · 장수풍뎅이 · 잠자리 · 달팽이 · 무당벌레 6. 지구의 산소 탱크, 식물 나무 · 입체 나무 · 나뭇잎 · 튤립 · 수국 · 나팔꽃 · 개나리 · 붓꽃 · 연꽃 · 카네이션 · 동백 · 장미 · 무궁화 · 바나나 · 풀 · 사과 · 감 · 딸기 · 당근 · 호박 · 도토리 · 밤 7. 생활을 편리하게, 도구와 탈것 초가집 · 집 · 피아노 · 입체 집 · 식탁 · 책상 · 의자 · 도끼 · 침대 · 컵 · 곡괭이 · 삽 · 숟가락 · 포크 · 부엌칼 · 유람선 · 쌍둥이배 · 돛단배 · 로켓 · 자동차 · 미니카 8. 나는 패셔니스타, 의복과 패션 커트 머리 · 양갈래 머리 · 챙모자 · 칼라 티셔츠 · 블라우스 · 바지 · 주름 스커트 · 리본 · 하트 반지 · 지갑 · 핸드백 · 치마저고리 · 바지저고리 · 슬리퍼 9. 신난다 재미난다, 장난감 대검 · 방패 · 표창 · 딱지 · 공 · 투석기 · 말하는 새 · 날갯짓하는 새 · 점프하는 개구리 · 파워업~ 개구리 · 세 가지 표정 · 점프하는 몸통 · 팽이 · 왕관 비행기 · 가오리 비행기 · 배꼽 비행기 · 뭉툭 배꼽 비행기 · 네오에이스 비행기 · 제비 비행기 · 스퀘어 비행기 · 델타 비행기 · 슈퍼글라이더 · 매미 비행기 · 스피어 제트기 10. 더욱 특별하게, 날씨와 행사 해 · 구름 · 달 · 별 · 아이스크림 · 복조리 · 복주머니 · 종 · 산타 모자 · 산타 부츠 · 산타 카드 · 산타 · 편지 봉투 · 편지지 · 뚜껑 달린 상자 · 뚜껑 따로 상자 · 피라미드 상자 · 별 모양 상자 · 하트 Special page. 사람 색인국내 최고 종이접기 유튜버 네모아저씨 전격 출간! 175개 작품으로 기초부터 고급까지 한 권으로 끝낸다! <세상에서 제일 쉬운 그림 그리기>로 유명한 ‘세상에서 제일’ 시리즈의 후속작이다. 김영만 아저씨를 잇는 차세대 종이접기 선생님이자 국내 최고의 종이접기 유튜버인 네모아저씨가 집필했다. 종이접기를 처음 시작하는 유아부터 수준 높은 작품을 원하는 성인까지 온 가족이 함께 볼 수 있는 175개 작품을 수록한 종이접기 대백과이다. 도안이 어려운 과정은 생생한 사진과 동영상을 함께 수록하여 쉽게 따라 할 수 있고, 작품별 접는 방법과 횟수에 따라 등급을 구분하여 작품을 고르기도 편하다. 종이접기가 두뇌 발달뿐만 아니라 눈과 손의 협응력, 집중력, 인내력, 창의력, 상상력 발달에 좋은 것은 널리 알려진 사실이다. 2차원의 평면 도안을 보며 3차원의 입체를 상상하기 때문에 시각적 인지 능력과 공간지각력 향상에도 도움이 된다. 하지만 가장 중요한 것은 새로운 작품에 도전하면서 성취감과 자신감을 얻는 것이다. 아이에게 어느새 스마트폰을 건네고 있다면, 캐릭터 장난감을 줄줄이 사 주기가 버겁다면, 아이와 함께 종이접기를 시작해 보자. 종이만 있으면 세상 모든 장난감을 만들 수 있다. 스마트폰, 캐릭터 장난감만 외치던 우리 아이가 달라졌어요! 아이가 좋아하는 동물부터, 소꿉놀이할 소품, 움직이는 장난감까지 종이만 있으면 세상 모든 장난감을 만들 수 있어요. 몇 년 전, 한 예능프로그램에 김영만 아저씨가 나오면서 2030 세대의 향수를 자극한 적이 있다. 이 책의 저자 네모아저씨도 김영만 아저씨가 나온 프로그램을 보며 자란 세대로, 종이접기를 너무 많이 해서 손가락에 화학적 화상을 입을 정도로 종이접기를 좋아했다. 이제는 유튜브에서 동명의 종이접기 채널을 운영하며 크리에이터이자 차세대 종이접기 선생님이 되었다. 저자의 구독자 중에는 “네모아저씨 덕분에 방학 숙제 해결했어요!”라는 초등학생도 심심찮게 찾아볼 수 있다. 종이접기는 색종이만 있으면 언제 어디서나, 남녀노소 누구나 즐길 수 있다. 스마트폰에 중독된 아이들이 많아진 요즘, 아이가 스마트폰 없이 몰입할 수 있다는 것만으로도 좋지만, 종이접기는 단순한 놀이나 취미에 그치지 않는다. 손끝을 이용한 활동이라 두뇌 발달에 좋고, 이는 학습 능력 발달로 이어진다. 많게는 수십 단계에 이르는 과정을 따라 해야 하므로 집중력과 인내력 발달에 도움이 되고, 몰입하는 과정에서 심리적 안정감을 느낄 수 있다. 도안을 보며 접다 보면 시각적 사고, 공간 지각 능력과 기하학·수학적 사고도 길러진다. 또한, 다양한 작품으로 응용하고, 완성된 작품을 꾸미고, 여러 작품을 모아 구성하는 과정에서 상상력과 창의력도 키울 수 있다. 여기에 네모아저씨는 덧붙인다. “하지만 다른 무엇보다 아이들에게 중요한 것은 바로 이것들입니다. 정사각형을 정확한 직각 삼각형으로 접었을 때의 만족감, 내가 접은 개구리로 장애물을 뛰어넘을 때 느끼는 희열, 종이비행기가 멀리 날아갔을 때의 기쁨, 예쁜 꽃이나 상자를 접어 선물할 때의 설렘, 수십 번을 접어야 하는 작품을 완성한 후의 성취감. 종이접기가 선사하는 이런 다양한 행복을 이 책에서 누리길 진심으로 바랍니다.” - 저자 서문 중에서


룬의 아이들 - 블러디드 2
엘릭시르 / 전민희 (지은이) / 2019.09.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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엘릭시르소설,일반전민희 (지은이)
전민희 작가의 대표작 <룬의 아이들> '블러디드' 편. '룬의 아이들' 시리즈는 국내 판매량 총 160만 부를 넘은 밀리언셀러다. 뿐만 아니라 일본, 대만, 태국, 중국에 수출되어 국내외 판매량을 합치면 300만 부를 훌쩍 넘어 아시아 전역에서 가장 사랑받는 판타지라는 평가를 받고 있다. 1부 <룬의 아이들 - 윈터러>에 이은 2부 <룬의 아이들 - 데모닉>이 완결된 지 11년 만의 신작이다. '룬의 아이들' 시리즈 3부에 해당하는 이번 작품은 실종된 오빠에 얽힌 비밀과 맞서 분투하는 공녀 샤를로트를 중심으로 '블러디드'라는 힘에 관한 이야기를 다루고 있다. <윈터러>와 <데모닉>의 세계관을 그대로 이어받은 3부 <블러디드>는 속도감 있는 전개와 새로운 캐릭터의 등장으로 첫 권부터 호기심을 불러일으킨다.3장 Disguise보라색 방의 회의보라색 봉인 지명수배자들후작 가문의 기묘한 사정 수상쩍은 호의 별장의 어둠4장 Reveal광장의 두 사람 모서리 식탁 아르크노베르 거리 20번지 플레상스 경의 손님들 첫 번째 침입 살롱의 귀부인 스프레차투라(Sprezzatura)국내외 총 판매량 300만 부의 밀리언셀러 한국 판타지의 모범이자 현재진행형인 전설아름다운 세계관과 개성 넘치는 캐릭터, 유려한 문체와 깊이 있는 감성으로 한국 판타지를 이끌어온 전민희 작가의 대표작 『룬의 아이들』 신작이 엘릭시르에서 출간된다. ‘룬의 아이들’ 시리즈는 국내 판매량 총 160만 부를 넘은 밀리언셀러다. 뿐만 아니라 일본, 대만, 태국, 중국에 수출되어 국내외 판매량을 합치면 300만 부를 훌쩍 넘어 아시아 전역에서 가장 사랑받는 판타지라는 평가를 받고 있다. 『룬의 아이들 - 블러디드』는 『룬의 아이들 - 윈터러』에 이은 2부『룬의 아이들 - 데모닉』이 완결된 지 11년 만의 신작으로 1권에 이어 드디어 2권이 출간되었다. 1부 ‘룬의 아이들’ 시리즈 3부에 해당하는 이번 작품은 실종된 오빠에 얽힌 비밀과 맞서 분투하는 공녀를 중심으로 ‘블러디드’라는 힘에 관한 이야기를 다루고 있다. 2권에서는 ‘심각하고 대륙적인 문제’를 저지른 만년 낙제생 막시민이 지명수배자가 되어 쫓기기 시작한 뒤로 이스핀과 벌이는 이야기를 담고 있다.『윈터러』와 『데모닉』의 세계관을 이어받은 3부 『블러디드』는 속도감 있는 전개와 새로운 캐릭터의 등장으로 첫 권부터 독자들의 호기심을 불러일으키고 있다.원래 ‘룬의 아이들’ 시리즈는 1,2부가 절판된 이후 온라인과 전자책을 통해서만 독자들에게 제공될 예정이었으나 독자들의 지속적인 요구와 바람에 힘입어 종이책으로 다시 선보이게 되었다. 엘릭시르는 『블러디드』 1권 출간을 시작으로, 오랜 기간 절판 상태였던 『윈터러』 완전판(전7권)을 작가의 세심한 가필 수정과 내용 보완을 통해 개정한 원고와 새로운 디자인으로 완간하였으며, 『데모닉』(전9권 예정)도 곧 출간할 예정이다. 아주 오래전에는, 이 땅에 단 한 명의 마법사만이 살았다고 한다.


1미터 개인의 간격
추수밭(청림출판) / 홍대선 (지은이) / 2020.09.16
15,000원 ⟶ 13,500(10% off)

추수밭(청림출판)소설,일반홍대선 (지은이)
《1미터 개인의 간격》은 가장 개인다운 개인이었던 스피노자의 철학을 바탕으로 오늘날 개인으로 사는 기술에 대해 풀어낸 결과다. 보다 구체적으로는 1미터라는 단위를 상징으로 삼아 나다움의 범위와 행복 그리고 타인과의 공존에 대해 이야기한다. 데카르트의 주체가 세상의 중심에 ‘나’를 위치시킨 존재라면, 스피노자의 개인은 타인도 나와 같음을 인정한 존재다. 나는 우주의 중심이지만 적어도 지구상에서는 이와 같은 우주들이 70억 개가 넘게 존재한다. 그래서 개인이 개인으로 존중받고 또 존중하며 살기 위해서는 편리하면서도 불편할 수밖에 없다. 1미터라는 경계의 안팎을 절묘하게 넘나들 수 있는 기술이 필요한 것은 이 때문이다.들어가기 전에 1미터로의 초대 들어가는 글 행복은 1미터의 기술이다 1장 가깝고도 먼 1미터 인생에 실패하지 않기 위해 결혼에 실패한 철학자/사랑에는 도덕을 적용할 수 없다/도덕은 자기애를 감춰주는 포장지다/사랑은 현대인의 종교다/사랑의 정체는 타인을 사랑하는 자신에 대한 사랑이다/사랑도 살아가는 데 필요한 도구에 불과하다/사랑은 인생의 주인이 아니다/사랑의 실패는 처음부터 정해져 있다/사랑의 본질은 행복의 거래다 2장 세상에서 가장 외로운 1미터 누가 내 몫의 피와 땀을 훔쳐 갔을까?/나의 좋음과 세상의 옳음은 다르다/인간은 다른 인간의 보상이 아니다/행복한 사람은 행복을 선언하지 않는다/타인의 범위에 정신이 팔리면 나의 영역을 잃는다/세상은 노력을 보상으로 계산해주지 않는다/능력이라는 말의 함정/우주에서 살아남기 위한 기술, 이해하고 내려놓기 3장 세상에서 가장 단순한 1미터 바라고 탐하니까 인간이다/욕망을 위해 욕망을 버리기에 인간은 인간다워진다/복잡한 인간, 단순한 인생의 원리/단순함에서 출발해 다시 단순함으로/단순하기에 강력한 도구, 사랑/인간에게 가장 탐스러운 대상은 인간이다/인생은 만남으로 채워져 있다/만남은 물들임이 아니라 마주침이다 4장 세상에서 가장 단단한 1미터 인간은 강제로 태어나 멋대로 불리고 교육당한다/살아가는 한 억압은 피할 수 없는 필연이다/우리는 저항군이 아니라 행복의 기술자다/세상으로부터 개인을 어떻게 지킬 것인가?/내가 나일 수 있다면 기꺼이 미움받겠다/그 무엇도 침범하지 못하는 나의 1미터/행복을 위해 기꺼이 고독해지겠다/도망치는 것은 부끄럽지만 도움이 된다/자유는 단단하다 5장 세상에서 가장 쉬운 1미터 고통은 극복하는 것이 아니다/나는 평범하면서 비범한 나일 뿐이다/불행은 이렇게 습관이 된다/행복이란 나의 1미터 내부에 집중하는 것이다/인간은 타인의 욕망을 욕망한다/물들지도, 물들이려고도 하지 마라/자신을 조건으로 소개하는 사람은 무례하다/내 욕망의 바닥과 만나고 화해하기/행복이 당연한 사람들이 불행을 느끼는 방식/개인이 불안에서 벗어나는 방식/구체적으로 행복한 삶이란 무엇일까?/내게 다가오는 것들을 그대로 받아들인다 6장 세상에서 가장 먼 1미터 미워하는 마음은 허물이 아니라 비효율일 뿐이다/부풀려진 증오는 고통도 부풀린다/당연한 존재 혹은 존재의 당연함/모두가 인생은 처음이기에 무기가 필요하다/폭력의 기원/백 년을 천 년처럼 살아야 했던 공간/폭행당하는 자아/지금 여기를 사는 데 대한 원금과 이자/1미터의 반경을 지키기 위해 1미터의 간격을 유지한다 7장 그리고 나가는 글 세상에서 가장 가까운 1미터 세상에서 가장 쉽고 짧은 윤리학/나의 행복을 위해 타인이라는 지옥을 견뎌라 /인간은 태어나지만 시민은 만들어진다/애국심이란 등을 맞댄 동료와의 우정이다/시민의 소양은 가치가 아니라 도구다/가장 나쁜 욕망은 욕망을 통제하려는 욕망이다/행복해져라, 그러면 저절로 성숙해질 것이다/필요한 만큼만 견디는 기술/이해를 이해한다는 것/비극 속에서 살아남기/외부를 사랑하는 내부/다시, 행복은 기술이다 참고문헌‘개인의 삶’에 천착한 일상의 철학자 홍대선의 신작. 2018년 전작에서 철학자 6인의 삶을 통해 개인의 ‘발명’과 그 의의를 소개했다면, 《1미터 개인의 간격》에서는 개인이 될 수밖에 없는 지금 여기에서 절실한 삶의 태도를 1미터라는 단위를 통해 구체적으로 이야기한다. 사람이 소음처럼 느껴지고 내가 지겨워지는 시대, 나는 어떻게 살아야 할까? “인터넷 뉴스나 SNS를 보면 악다구니가 들리는 것 같아 숨이 막힌다.” “텔레비전에 특정 연예인의 얼굴이 나올 때마다 까닭 없이 화가 치민다.” “내 주변 젊은 사람들은 생각이 없고 늙은 사람들은 부끄러움을 모른다.” 세상은 불합리하고, 타인은 지옥인 사람들에게 보내는 덤덤한 조언 “원래 세상은 그런 것이라고 냉소할 필요는 없습니다. 일상이 소음 같을 때 쓸 만한 간단한 기술이 있습니다. 바로 나의 1미터를 확인하는 것입니다.” 내 팔이 닿는 1미터라는 고유한 영역을 확인하고 지켜나가는 것 타인과 나 사이의 거리를 멀지도, 가깝지도 않은 1미터로 유지할 것 그리고 딱 1미터만큼만 거리를 두고 스스로를 관조해볼 것 왜 개인인가? “어느 날 벼락 맞은 것처럼 개인이 되어버렸다” 코로나19라는 재난 속에서 ‘거리 두기’가 강조되고 있지만 어느 정도는 새삼스럽다. 타인과 나를 구분 짓고 경계를 마련해 선을 긋는 행위는 이미 오래전부터 일상으로 자리 잡았기 때문이다. 한국 사회에서 ‘개인’이나 ‘혼자’라는 구호는 유행을 지나 흔하게 느껴지기까지 한다. 근래 우리가 ‘거리’에 대해 민감해진 까닭은 간단하다. 점점 파편화되어가는 사회 분위기 속에서 타인에게 침범당하고 싶지 않으면서도 동시에 단절되고 싶지도 않기 때문이다. 그러나 오래전부터 당연하게 있어왔던 것처럼 이야기되는 ‘개인’은 사실 가까운 과거에 탄생한 인위적인 발명품이다. 게다가 한국에서 개인주의의 역사는 민주주의의 역사가 그러하듯 길어봐야 50년 정도밖에 되지 않았다. 우리는 어느 날 너무 갑자기 개인이 되었고, 그래서 개인으로 살 수 있을지 불안하고 개인으로 살아도 되는지 불안하다. 《1미터 개인의 간격》은 가장 개인다운 개인이었던 스피노자의 철학을 바탕으로 오늘날 개인으로 사는 기술에 대해 풀어낸 결과다. 보다 구체적으로는 1미터라는 단위를 상징으로 삼아 나다움의 범위와 행복 그리고 타인과의 공존에 대해 이야기한다. 데카르트의 주체가 세상의 중심에 ‘나’를 위치시킨 존재라면, 스피노자의 개인은 타인도 나와 같음을 인정한 존재다. 나는 우주의 중심이지만 적어도 지구상에서는 이와 같은 우주들이 70억 개가 넘게 존재한다. 그래서 개인이 개인으로 존중받고 또 존중하며 살기 위해서는 편리하면서도 불편할 수밖에 없다. 1미터라는 경계의 안팎을 절묘하게 넘나들 수 있는 기술이 필요한 것은 이 때문이다. 왜 1미터인가? “냉담한 이기주의자가 아닌 상냥한 개인주의자로 사는 기술” 영화 〈GO〉에서 주인공은 아버지에게 복싱을 배운다. 아버지는 주인공에게 한 팔을 뻗은 채 몸을 돌려 원을 그리게 한 다음 이렇게 말한다. “이 원 안에 아무도 함부로 들어오지 못하게 하고 싶지 않니?” 반경 1미터는 힘껏 팔을 뻗었을 때의 범위로 근대 이후 인간이라면 누구나 가지게 된 고유한 영역이자 최소한의 범위다. 인격, 자존, 자유의지 모두가 이 1미터 안에 있다. 개인에게는 결코 포기하지 말아야 할 가치가 있기에 우리는 살아가는 내내 1미터를 지켜야 하는 순간들과 만난다. 바로 타인에게 휘둘리지 않고 스스로의 욕망을 따르는 법, 다른 존재의 침략과 간섭을 허용하지 않는 법, 그럼으로써 자신이 무엇을 할 때 행복한지 아는 법이다. 그리고 팔을 뻗었을 때 닿을락 말락한 1미터는 상대와 소통할 때의 거리이자 누군가와 싸우기 전에 확보해야 하는 간격이기도 하다. 그보다 멀어지면 고립되고, 그보다 밭아지면 타인과 겹쳐지면서 나를 잃거나 반대로 타인의 범위를 잡아먹게 된다. 우리는 살아가는 내내 1미터를 유지해야 하며 이 간격을 잃은 사람을 가리켜 외로워 보인다거나 또는 무례하다고 한다. 마지막으로 1미터는 나와 거울 사이의 거리다. 우리는 스스로의 1미터를 지키는 데 집착한 나머지 그 안에 갇혀 자신을 잃게 되거나 또는 1미터보다 멀찍이 떨어진 채 스스로를 왜곡하기도 한다. 이 1미터를 넘어서는 법은 먼저 자기 자신을 존중하는 것이다. 그렇게 이뤄진 자기객관화, 스스로와 거리두기는 타인에게 다가서는 첫 관문이다. 나를 이해해야 남을 이해할 수 있고, 나와 화해해야 타인과 타협할 수 있다. 모두 ‘내 자신이 행복하기 위해서’다. 인간은 사회적 동물이다. ‘사회적’이란 스스로를 이해하고 타인을 견디며 살아가는 자세를 의미한다. 1미터는 바로 사회적으로 살기 위해 확인해야 하는 범위이자 넘어서야 할 거리다. 왜 기술인가? “행복은 노력 끝에 닿는 보상이 아니라 일상에서 축적하는 기술이다.” 이 책에서는 행복을 복잡하게 정의하지 않는다. 이 책의 핵심 주장은 ‘행복은 기술’이라는 것이며, 앞에서 설명한 1미터는 그 기술의 방법론이다. 우리는 흔히 행복을 언젠가 도달해야 하는 삶의 궁극적인 목적이라고 여기곤 한다. 그러나 행복이 종교에서 이야기하는 깨달음처럼 조금씩 정진해 한 번 닿으면 다시 내려갈 필요 없는 어떤 이상에 가까운 것이라면 대부분의 사람들은 행복 근처에도 가보지 못한 채 일생을 마친다는 얘기가 된다. 아무리 삶에서 행복보다는 불행에 더 익숙해진다고 하더라도 행복을 그리워할 뿐인 환상이라고 한다면 삶을 너무 비관적으로 보는 것이다. 그런 의미에서 우리에게 행복은 차라리 평생 곁에 두고 다듬어야 하는 일상에 더 가깝다. 마치 반복할수록 조금씩 나아지고, 반대로 잠시 손을 놓으면 조금씩 무뎌지는 일상적인 흐름에 속하는 ‘기술’처럼 말이다. 어딘가 모호한 이야기 같지만 행복을 1미터의 기술로 파악한 다음 마스터한 사람이 인류 역사상 실제로 존재했다. 바로 바뤼흐 스피노자다. 왜 행복인가? “내 차가우면서 따뜻한 친구 스피노자가 알려주는 나답게 산다는 것” 스피노자는 유대인으로 태어나 유대교를 거부해 동포들에게 온갖 저주를 받았으며, 자신의 세계관을 끝까지 지켰다는 이유에서 전 유럽 사람들에게 갖은 멸시와 비난을 당했다. 철학을 공부하고 싶어 가업을 포기하고 기꺼이 가난해졌으며, 렌즈 세공이라는 노동의 기쁨을 누리다 폐질환으로 요절했다. 그럼에도 그는 스스로 행복하다고 생각했다. 스피노자는 평생 평정심을 유지하며 자신이 원하는 대로 살아갔기 때문이다. 그렇다고 그가 비장한 각오로 투쟁하듯 살았던 것도 아니었다. 무리해서 자신의 행복을 추구하느라 누군가를 불행에 빠뜨리지도 않았다. 그는 그저 평생 자신이 설정한 1미터 내부를 사랑했고, 자신을 사랑하지 않는 또 다른 1미터인 타인을 존중했으며, 1미터 밖의 세상을 소음으로 치부하고 벽을 치는 대신 그 자체로 인정하며 살아갔다. 그에게 행복이란 평생 쉬엄쉬엄 그러나 결코 놓치지 않고 꾸준하게 반복하는 기술이었다. 스피노자는 나무가 어떤 사명을 가지고 꽃을 피우지 않듯이 인간 또한 어떤 목적을 가지고 태어나지는 않았다고 여겼다. 그렇기에 그는 태어난 이상 행복하게 살아가야 한다고 얘기할 수 있었다. 그에게 있어 인간은 비루하지만, 그렇게 존재해도 괜찮다. 원래 그런 존재이기 때문이다. 그에게 개인은 ‘이 자체로 괜찮은 나’다. 냉담한 이기주의자가 아닌 상냥한 개인주의자로 살고 싶은 지금 여기 많은 사람들에게 참고가 될 만한 삶의 태도다. 언젠가부터 세상을 악의에 가득 찬 소음으로 받아들이는 태도가 당연해졌다. 스스로를 지켜나갈 자신이 없어 나를 둘러싼 모든 것이 불안하기 때문이다. 가장 멀면서 또 가장 가까운 나를 이해하고 행복해지는 기술을 이야기하는 《1미터 개인의 간격》이 이러한 불안을 해소하는 힌트가 되기를 바란다. 타인은 주문제작품이 아니다. 타인의 특징을 없애야 할 단점으로 인식하면 그를 가전제품처럼 고쳐 쓰려고 한다. 이때 인간은 상대는 물론 자기 자신까지 기만한다. … 현대인은 사랑 자체를 사랑하는 나머지 나를 포함해 누군가와 사랑하는 법은 잊어버렸다._‘도덕은 자기애를 감춰주는 포장지다’ 중에서 누군가를 비난할 때 흔히 ‘쓸모없는 놈’ 따위의 말을 한다. 이런 비난에 가슴이 아팠던 분이 있다면 서러움을 내려놓기 바란다. 당신은 태생적으로 쓸모없을 권리를 타고났다. 누군가의 한심함을 보고 ‘저런 인간이 세상에 있어 뭐 하나’라는 생각이 든다면 이 책은 한 번 다시 생각해볼 것을 권한다. 그는 당신의 기분을 위해 존재할 의무가 없다. 마찬가지로 당신도 남의 기분을 위해 존재할 필요가 없다._‘사랑은 인생의 주인이 아니다’ 중에서 그에게 사랑의 대상은 상대가 아니라 자기 자신이었다. 그는 사랑이 일 대 일의 마주 보는 거래라는 사실을 알지 못했다. 그러니 상대를 거래의 주체로 대하지 못하고 자기애의 도구로 사용한 것이다. … 삶 앞에 사랑을 놓을 때 인간은 사랑의 종이 된다. 자신을 희생하기 싫으면 타인을 희생시킨다. 반경 1미터의 경계가 정확하지 못한 사람은 상대를 침공하거나 또는 침략 당한다._‘사랑의 실패는 처음부터 정해져 있다’ 중에서


타키니아의 작은 말들
녹색광선 / 마르그리트 뒤라스 (지은이), 장소미 (옮긴이) / 2020.08.31
19,800원 ⟶ 17,820(10% off)

녹색광선소설,일반마르그리트 뒤라스 (지은이), 장소미 (옮긴이)
“오세요.” 뒤라스의 열렬한 팬이었던 청년 얀 앙드레아는 이 한마디에 그녀의 아파트로 달려갔다. 그는 28세, 그녀는 66세였다. 이후 그는 뒤라스의 마지막 연인이자 동반자로 그녀가 세상을 떠날 때까지 함께 한다. 10여년 전, 고등학생이던 얀은 마르그리트 뒤라스의 소설 『타키니아의 작은 말들』을 읽게 된다. 예민한 감수성을 지녔던 소년은 수없이 많은 문장을 종이 위에 한 자도 빠짐없이 옮겨 적었다. 그 후 그는 다른 모든 책들과 완전히 결별했다. 그리고 그녀가 쓴 책 전부를 읽기 시작했다. 한 작가를 평생에 걸쳐 숭배하게 된 역사는 이 책, 『타키니아의 작은 말들』에서 시작된 것이다. 『타키니아의 작은 말들』은 과연 어떤 소설이기에 한 사람이 오직 뒤라스라는 하나의 이름에만 사로잡히도록 만들었을까? 『타키니아의 작은 말들』은 뒤라스가 이야기 서술자로서 자신의 능력을 실험해 본 기간에 집필한 소설이다. 그래서 그녀의 소설 중에서 전통소설과 가장 가까이 닿아있다. 소설의 중심인물은 소진된 사랑의 공허를 마주한 부부와 그들 앞에 나타난 낯선 남자다. 이 소설은 독자가 기대어 따라갈 수 있는 줄거리가 있고 중심 화자가 있으며 대화는 이야기를 진전시킬 뿐만 아니라 통찰력과 유머가 넘쳐난다. 개성이 뚜렷한 인물들은 인격의 와해를 겪지 않고 끝까지 살아남는다. 즉 쉽게 읽힌다. 하지만 뒤라스는 뒤라스다. 자식의 죽음이나 외도와 같은 극적인 딜레마를 다루면서도 소설의 정서적 온도는 고조되는 일 없이 나른하다. 강렬한 심리적 위기의 순간에도 인물들은 머뭇거리고, 잠시 사이를 두고, 침묵하기 일쑤다. 소설에서 그들이 가장 빈번하게 하는 행위는 ‘바라보는’ 것이다. 또한 이 소설은 뒤라스가 상투적인 언어의 거부로서 실체 없는 모호한 대화와 침묵으로 자신의 세계를 고정하기 이전에 침묵의 경계를, 즉 우리는 서로 어디까지 말할 수 있는지를 모색한 작품이다.책 머리에 타키니아의 작은 말들 옮긴이의 말일상에서 탈출하기 위해 찾은 휴가지, 수영하고 식사하며 잡담을 나누는 것 외에 ‘아무런 할 일이 없고 책들도 손에서 녹아내리는’ 뜨거운 이곳에서 또다시 반복되는 일상. 이곳에서 휴가 중인 사라 부부와 친구들의 권태로운 일상에 희미한 균열이 될 수도 있을 사건이 동시에 발생한다. 한 청년이 지뢰 폭발로 폭사하고, 그 다음 날 낯선 남자가 멋진 보트와 함께 그들이 머무는 휴양지에 나타난다. 아들의 죽음 앞에서 망연자실한 노부부의 슬픔이 휴양지 분위기를 무겁게 내리누르는 중에도, 새롭게 등장한 낯선 남자는 모두의 호기심과 은밀한 욕망의 대상이 된다. 그런데, 그가 갑작스럽게 사라를 향해 욕망의 시선을 던지기 시작하면서, 사라의 내면에 잠들어 있던 어떤 욕망 또한 깨어나기 시작한다. 함께 배를 타고 강 건너로 가기를 원하는 남자, 남자와 사라의 미묘한 분위기를 눈치 챈 사라의 남편 자크. 몽롱함으로 열고 닫는 이야기 구조가 가세하여 나른함이 절정인 세계, 마르그리트 뒤라스의 세계가 펼쳐진다. 그리고 그 나른함 속에서 인물들은 뒤라스의 인물들이 늘 그러하듯, 불가능하다는 것을 알면서도 절대적인 사랑을 쫓는다. 사라는 말했다. “캄파리 한 잔 더 하고 싶어요. 당신은요?”“열 잔, 난 열 잔이라도 함께 마시고 싶어요.”그는 좀더 가까이 다가왔다. 그리고 물었다.“그 다음은?”“글쎄요. 잘 모르겠어요.”“평소 이 시간에 아무것도 안 해요?”“아무것도요. 잘 자는 거? 당신은요?”“특별히 없어요.”“그것도 특별한 거예요.”남자는 웃으며 말했다.“자, 이만하면 서로 알 만큼 다 알게 된 셈인가요?” 남자의 몸은 매끈해서 다소 연약해 보이기까지 했지만, 그을린 갈색 피부가 바다와 잘 어울렸다. 보트와 함께 여전히 혼자 있었던 이틀 전 그때, 그는 벼락처럼 사라의 존재를 발견했다. 오늘 아침에도 사라의 존재는 같은 강도로 다가왔다. 무더웠고, 그들은 캐노피 안에서 단 둘이었다. 사라는 그의 눈동자가 자유를 갈구하는 초록빛이라고 생각했다. 그는 말했다. “원하시면 제 배로 해변까지 모셔다드릴 수 있어요.”


아무튼, 여름
제철소 / 김신회 (지은이) / 2020.05.29
12,000원 ⟶ 10,800(10% off)

제철소소설,일반김신회 (지은이)
아무튼 시리즈의 서른 번째 책. 등으로 많은 독자의 공감을 불러일으킨 김신회 작가의 신작으로, 1년 내내 여름만 기다리며 사는 그가 마치 여름에게 보내는 러브레터처럼 때로는 수줍게 때로는 뜨겁게 써내려간 스물두 편의 에세이가 실려 있다. 책 속에는 휴가, 여행, 수영, 낮술, 머슬 셔츠, 전 애인 등 여름을 말할 때 우리가 이야기하는 것들로 그득하다. 여름이 왜 좋냐는 물음에 '그냥'이라고 얼버무리기 싫어서 쓰기 시작했다는 작가의 '애호하는 마음'이 낸 길을 따라가다 보면 그동안 잊고 지낸 이 계절의 감각이 생생하게 되살아난다.이야기의 시작 여름은 힘이 세다 여름 한철 연애하기 플링 알중 아니고 옥중 초당옥수수 대한민국 비공식 지정 여름 음료 수입 맥주 만 원에 네 캔 입고 싶은 옷을 입는다는 것 머슬 셔츠 여름만 되면 엄습하는 패배감이 있다 수영 특별한 날에는 백화점 과일 코너에 간다 샤인머스캣 우리의 여름방학 호캉스 여름으로부터 온 사람 전 애인 하늘이랑 바다 빼면 없다 괌 나도 누군가에게 꼭 필요한 사람 식물 책은 일종의 안주다 혼술 평양냉면도 아니고 함흥냉면도 아닌 옥천냉면 여름을 완성하는 것 치앙마이 이런 예능을 기다려왔어 라라라 라라라라라 날 좋아한다고 덩굴장미 한고은 씨에게 이 영광을 돌릴게요 레몬 소주 발리에는 이모가 있다 사누르 일단 대자로 드러눕기 대나무 돗자리 최고의 생맥 낮술 결핍으로부터 시작된 여행 여름휴가 계절의 끝 근사한 추억 없이도 여름을 사랑할 수 있다『아무튼, 여름』 “내가 그리워한 건 여름이 아니라 여름의 나였다” 휴가, 수영, 낮술, 머슬 셔츠, 전 애인… 여름을 말할 때 우리가 이야기하는 것들 편집자 코멘터리 3년 전, 그러니까 ‘아무튼 시리즈’를 론칭할 때 한 신문사와 인터뷰를 한 적이 있습니다. “당신의 아무튼은 무엇인가요?”라는 기자의 마지막 질문에 저는 조금의 망설임도 없이 “여름입니다!” 하고 답했습니다. 네, 그만큼 여름을 좋아합니다. ‘봄여름가을겨울’ 중 상대평가가 아니라 ‘내가 좋아하는 것’의 절대평가입니다. 그러니 『아무튼, 여름』을 만들면서 많이 신났을 수밖에요. ‘혹시 작가가 내 속에 들어왔다 나간 건 아닐까?’ 싶을 만큼 공감되는 이야기들에 자주 빨간 펜을 내려놓고 내적 환호를 내질러야 했습니다. 이를 테면 이런 대목. “초여름 어느 날, 체육 수업이 끝나자마자 운동장 세면대 수도꼭지를 틀면 와르르 쏟아지던 미지근한 물의 감촉을 아직 기억한다. 고1 여름방학 때, 보충수업이 끝났는데도 친구랑 헤어지기가 아쉬워 정류장에 선 채로 버스 한 대를 보내고, 또 한 대를 보내며 수다에 몰두하던 오후를 잊지 못한다. 뙤약볕이 내리쬐는 오후, 한강을 따라 뛰다가 입 밖으로 튀어나올 것 같은 심장을 움켜쥐고 숨을 고를 때 불어오던 산들바람, 하드 하나 입에 물고 한 손에는 맥주가 든 비닐봉지를 늘어뜨린 채 휘청휘청 걷던 자정 무렵의 퇴근길도 빼놓을 수 없다. 하루라도 빨리 어른이 되고 싶었던 나는 여름의 순간들과 함께 이만큼 자랐다.” 또 이런 대목도요. “그 시절 내가 그리워한 건 여름이 아니라 여름의 나였다. 여름만 되면 스스로를 마음에 들어 하는 나, 왠지 모르게 근사해 보이는 나, 온갖 고민과 불안 따위는 저 멀리 치워두고 그 계절만큼 반짝이고 생기 넘치는 나를 다시 만나고 싶었다.” 공통점이 보이시나요? 이 책에서 김신회 작가는 환히 빛났던 지난여름의 기억을 불러오는 동시에 그 안에 깃들어 함께 성장해온 ‘나’를 발견하고자 애씁니다. 여름옷을 꺼내 입으며 타인의 시선에 신경 쓰는 내 몸에 대해 고민하고, 여름에 만나 사랑한 연인과 이별하면서 그동안 상대에게 맞추기 위해 잃어버린 진짜 내 모습과 마주하며, 이 책을 계약한 날 백화점 과일 코너에서 산 샤인머스캣을 먹으며 나한테 잘해주는 일의 중요함에 대해 생각하죠. 좋아하는 대상에 대한 예찬에 그치지 않고 무언가를 ‘애호하는 마음’과 그 마음이 가능케 한 작은 변화들을 가만히 들여다보는 일, 또 그러한 변화조차 기어이 여름의 공으로 돌리고야 마는 그의 지극한 여름 사랑에 제 보잘 것 없는 ‘여름부심’은 일찌감치 꼬리를 내리고 말았습니다. 다시, 여름입니다. 사상 유래 없는 코로나19 팬데믹 장기화로 일상의 많은 것이 바뀌고 있습니다. 어쩌면 지금껏 한 번도 경험하지 못한 낯선 여름과 만나게 될 우리에게 이 책은 말합니다. 늘 그러했듯 여름은 올해도 “담대하고, 뜨겁고, 즉흥적이고, 빠르고, 그러면서도 느긋하고 너그”러울 것이고, 그런 “여름을 즐기는 데 필요한 건 조건이 아니라 마음”이라고요. 여름의 문턱에서 이 책을 내게 되어 기쁩니다.그날 이후로 우리의 짧은 연애가 시작되었다. 가끔은 함께 가끔은 따로 여행하면서 시간이 날 때마다 서로를 그리워했다. 이쯤에서 눈치 빠른 사람은 예상했겠지만, 이 에피소드의 유일한 비극이라면 그에게는 플링이었던 그것이 나에겐 사랑이었다는 거다. _「여름 한철 연애하기」좋아하는 게 하나 생기면 세계는 그 하나보다 더 넓어진다. 그저 덜 휘청거리며 살면 다행이라고 위로하면서 지내다 불현듯 어떤 것에 마음이 가면, 그때부터 일상에 밀도가 생긴다. 납작했던 하루가 포동포동 말랑말랑 입체감을 띤다. 초당옥수수 덕분에 여름을 향한 내 마음의 농도는 더 짙어졌다 _「알중 아니고 옥중」 여름옷을 입을 때마다 몸에 대해 생각한다. 마음에 드는 옷 앞에서 살까 말까 망설이거나 사놓고도 못 입던 옷을 발견할 때 ‘입고 싶다’보다 ‘입어도 될까?’가 먼저 떠오른다. 옷은 예쁜데 내가 입어도 예쁠까. 팔뚝살에 탄력도 없고, 허벅지도 두껍고, 배까지 나왔잖아. 이런 식으로 내 몸을 검열하다 보면 그 옷은 나를 위한 옷이 아니라는 결론에 다다른다. 나 같은 사람이 이런 옷을 입으면 다들 이상하게 쳐다볼 거야, 정작 입고도 불편할 거야…. 그렇게 입고 싶은 옷은 저 멀리 치워두고, 입어도 되는 옷만 고르게 된다. _「입고 싶은 옷을 입는다는 것」 나와 같은 생각을 가진 사람들과 여름마다 수영장 근처에 있는 중국집에서 정모를 하고 싶다. 여름이 되면 수영하고 싶지만 수영을 못 하고, 그러면서도 결코 수영을 배우지 않는 사람들의 모임이다. 모임 이름은 ‘수수수’. 일종의 자조 모임인데 언젠가는 수영할 수 있게끔 서로를 응원하는 모임이 아니라, 아무리 시간이 지나도 수영을 배우지 않게끔 서로의 발목을 잡는 모임이다. _「여름만 되면 엄습하는 패배감이 있다」


정년이 2
문학동네 / 서이레 (지은이), 나몬 (그림) / 2020.08.31
15,000원 ⟶ 13,500(10% off)

문학동네소설,일반서이레 (지은이), 나몬 (그림)
우여곡절 끝에 연구생 자선공연 <춘향전>에서 방자 역할을 맡게 된 정년. 첫 무대에 큰 역할을 맡아 기쁜 마음도 잠시, 처음으로 도전하는 남자 연기가 어렵고 어색하기만 하다. 게다가 남학생들에게 괴롭힘을 당하던 아이를 도우다 여자라는 이유로 무시를 받고 마음은 더욱 심란해진다. 대체 남자란, 남자다움이란 무엇일까?그런 정년 앞에 나타난 '고사장'. 중절모와 정장을 착용하고 능글맞게 구는 것이 정년의 눈에 탐탁지 않지만, 남학생들로부터 자신을 구해준 고사장에게 호기심을 갖는다. 겉모습만 다를 뿐인데 어째서 고사장은 남학생들을 겁먹게 할 수 있었을까. 고사장은 여성으로서 정해진 역할을 거스르고, 스스로가 정한 모습이 되고자 했던 과거를 들려준다. 이를 들은 정년은 자신이 정의한 방자를 찾기 위해 사람들을 만나며 넓은 세상을 관찰하기 시작하는데….제6화 인형도 고양이도 아니어라! 005제7화 세상이라는 국극 무대 위에서 041제8화 자선공연 <춘향전> 개막! 111제9화 방자와 이몽룡 155제10화 국극소리 219 특별부록 매란국극단의 일상생활 275자선공연 <춘향전> 무대에서 방자 역할을 맡게 된 정년!기쁨도 잠시, 처음 해보는 남자 연기가 어색하기만 하다.그런 정년 앞에 나타난 ‘고사장’은 남자됨과 여자됨,고정된 틀을 깨고 거스르는 재미를 가르쳐준다.사람들을 웃게 만드는 타고난 익살꾼, 방자.정년은 세상을 이해하고 사람을 만나며 자신만의 방자를,제 안의 새로운 모습을 찾아간다. (매주 화요일 네이버웹툰 연재중)내 안의 또다른 나를 만나 무대 위 자유를 무대 밖 세상으로―순수하게 꿈꾸고 자유롭게 누비는 여성들의 국극 무대, 개막!우여곡절 끝에 연구생 자선공연 <춘향전>에서 방자 역할을 맡게 된 정년. 첫 무대에 큰 역할을 맡아 기쁜 마음도 잠시, 처음으로 도전하는 남자 연기가 어렵고 어색하기만 하다. 게다가 남학생들에게 괴롭힘을 당하던 아이를 도우다 여자라는 이유로 무시를 받고 마음은 더욱 심란해진다. 대체 남자란, 남자다움이란 무엇일까? "세상은 거대한 국극무대 같아. 이성적이고 용감하고 근육질인 남자와, 상냥하고 사랑스럽고 가녀린 여자. 사람들은 여자와 남자를 연기하며 살지. 국극배우처럼." _103, 104p그런 정년 앞에 나타난 '고사장'. 중절모와 정장을 착용하고 능글맞게 구는 것이 정년의 눈에 탐탁지 않지만, 남학생들로부터 자신을 구해준 고사장에게 호기심을 갖는다. 겉모습만 다를 뿐인데 어째서 고사장은 남학생들을 겁먹게 할 수 있었을까. 고사장은 여성으로서 정해진 역할을 거스르고, 스스로가 정한 모습이 되고자 했던 과거를 들려준다. 이를 들은 정년은 자신이 정의한 방자를 찾기 위해 사람들을 만나며 넓은 세상을 관찰하기 시작하는데…"방정맞게 춤추고 창을 허믄 속이 다 시원해져부러요. 윤정년은 이렇게 못허거든요! 근디 방자도 나, 윤정년이 아니요? 내가 방자고 방자가 나고… 그게 재미져요!" _182, 183p고정된 틀에서 벗어나 또다른 자신이 되는 재미를 어렴풋이 알아가는 정년. 순수한 노력과 때묻지 않는 열정을 안고 무대 위로, 세상을 향해 첫발을 디딘다. (매주 화요일 네이버웹툰 연재중)"남자됨과 여자됨이 참 가소로워." "백합이 맘에 안 드니?" 정년이의 세상을 넓혀줄 새로운 캐릭터의 등장여성국극이라는 소재를 소개한 1권을 시작으로, 2권은 본격적으로 꿈을 펼치는 정년이와 이를 돕는 새로운 사람들과의 만남을 그린다. 그중에서도 정년의 세계를 더욱 넓혀준 특별한 인물들이 있다. 조선 최초의 단발 기생 ‘강향란’을 모델로 한 고사장과 국극배우 정년의 첫번째 팬, 권부용이다. 어린 나이에 남편을 잃고 몸종으로 일하던 고사장은 마음씨 좋은 주인 덕분에 글자를 익히고 문학의 재미를 느낀다. 그러나 남성들로 가득한 문예지 낭독회에서 여자로서 무시를 당한 날부터 중절모와 정장을 착용하고 남장 생활을 시작한다. 고사장에게 남장이란 남성을 따라 하겠다는 것이 아닌, 여성에게 요구되는 역할에 대한 전복이자 새로운 내가 되는 표현이다. 정년은 그런 고사장의 삶을 통해 ‘연기’라는 예술의 매력을 차츰 알아간다. 부용은 첫 등장부터 독자들에게 깊은 인상을 남겼다. 정년에게 도움을 받고 홀연히 사라졌던 그는, 첫 무대를 마친 정년 앞에 백합꽃을 들고 나타나 팬이 되었다고 고백한다. 자신의 연기를 보고 반했다는 팬의 등장은 부자가 되겠다고 큰소리치던 정년에게도 뜻깊은 일이다. 특히 꽃을 선물하며 건넨 ‘백합이 맘에 안 드니?’라는 부용의 대사는 여성들 사이의 동경과 사랑을 보여줌과 동시에 작품의 장르적 재미를 더한다. 작품의 메시지를 나타내는 고사장과, 이야기의 색다른 재미를 배가하는 부용의 등장. '다양한 여성 인물이 서로 부딪치고 사랑하는 모습을 보고 싶었다'고 밝힌 작가들의 말처럼, 새로운 인물들과 함께 만들어갈 이야기를 설레는 마음으로 펼쳐보자.


빨간 코트를 입은 남자
다산책방 / 줄리언 반스 (지은이), 정영목 (옮긴이) / 2020.09.21
18,000원 ⟶ 16,200(10% off)

다산책방소설,일반줄리언 반스 (지은이), 정영목 (옮긴이)
맨부커상을 수상한 영국 문학의 제왕 줄리언 반스의 최신작. 2015년 런던 국립 초상화 미술관에 전시된 ‘빨간 코트’를 입고 서 있는 사뮈엘 포치의 초상화를 처음 본 반스는, 지금껏 거의 알려져 있지 않았던 19세기 외과의사 사뮈엘 포치에게 깊이 매료되어 이 책을 써내려가기 시작했다. 사뮈엘 포치는 전 세기를 통틀어 가장 아름다운 시절로 일컬어지는 ‘벨 에포크’ 시대에 살았던 인물로, 1901년 프랑스 최초의 산부인과 전문의이자, 전 세계적으로 ‘표준 교과서’로 인정받은 부인과학 논문을 쓴 저명한 의사 정도로만 알려져 있었다. 그러나 방대한 사료를 연구한 끝에 줄리언 반스는 그가 놀랍게도 당대 내로라하는 명성 높은 예술가들 모두와 연결되어 있던 핵심 인물이었다는 사실을 발견하게 된다. 사뮈엘 포치는 사라 베르나르가 ‘의사 신’이라고 부르는 유능한 의사이자 애인이었고, 마르셀 프루스트의 아버지와 형제의 동료 의사였으며, 괴짜 소설가로 통하는 장 로랭의 평생지기 친구였다. 그뿐 아니라 그는 당시 프랑스의 중요한 역사적 현장에 의사, 상원 의원, 운동가로서 늘 함께했다. 『빨간 코트를 입은 남자』는 출간 즉시 매해 영국 최고의 논픽션에 수여하는 더프 쿠퍼상에 최종 후보작으로 선정되고 독일 아마존에서 1위를 차지하는 등 반스의 건재함을 여실히 증명했다. 반스는 벨 에포크 시대를 관통한 매혹적인 한 남자 사뮈엘 포치, 그리고 그를 둘러싼 당대 최고 예술가들의 사랑과 욕망, 질투의 세계를 특유의 재치와 지적인 통찰, 풍부한 디테일로 치밀하고 촘촘하게 펼쳐낸다.빨간 코트를 입은 남자 작가의 말 감사의 말 주요 등장인물 소개 도판 목록“프랑스 역사상 가장 정열적이고 자유로웠던 영혼, 줄리언 반스가 발굴해낸 ‘숨겨진 보물’ 사뮈엘 포치” “종횡무진 이야기들을 엮어나가는데 솜씨가 정말 대단하다. 보석 같은 책!” _역자 정영목 ★★★★★ 맨부커상 수상 줄리언 반스의 최신작 ★★★★★ 독일 아마존 1위 ★★★★★ 2019 더프 쿠퍼상 최종후보작 “나는 포치만큼 유혹적인 남자를 만난 적이 없다. 내가 본 그는 언제나 미소를 짓고, 온화하고, 비길 데 없는 자기 자신의 모습 그대로였다.” 퇴폐적이고 광적이고 자기도취적이었던 벨 에포크 시대 어디에도 속박당하지 않고 늘 역사의 ‘옳은 편’에 섰던 보통의 영웅, 사뮈엘 포치 “정교하게 갈고닦은 전기적 직관력과 소설가의 감성이 만들어낸 세련되고 매혹적인 작품!”(커커스) 『예감은 틀리지 않는다』로 맨부커상을 수상한 영국 문학의 제왕 줄리언 반스의 최신작 『빨간 코트를 입은 남자』가 다산책방에서 출간되었다. 2015년 런던 국립 초상화 미술관에 전시된 ‘빨간 코트’를 입고 서 있는 사뮈엘 포치의 초상화를 처음 본 반스는, 지금껏 거의 알려져 있지 않았던 19세기 외과의사 사뮈엘 포치에게 깊이 매료되어 이 책을 써내려가기 시작했다. 사뮈엘 포치는 전 세기를 통틀어 가장 아름다운 시절로 일컬어지는 ‘벨 에포크’ 시대에 살았던 인물로, 1901년 프랑스 최초의 산부인과 전문의이자, 전 세계적으로 ‘표준 교과서’로 인정받은 부인과학 논문을 쓴 저명한 의사 정도로만 알려져 있었다. 그러나 방대한 사료를 연구한 끝에 줄리언 반스는 그가 놀랍게도 당대 내로라하는 명성 높은 예술가들 모두와 연결되어 있던 핵심 인물이었다는 사실을 발견하게 된다. 사뮈엘 포치는 사라 베르나르가 ‘의사 신’이라고 부르는 유능한 의사이자 애인이었고, 마르셀 프루스트의 아버지와 형제의 동료 의사였으며, 괴짜 소설가로 통하는 장 로랭의 평생지기 친구였다. 그뿐 아니라 그는 당시 프랑스의 중요한 역사적 현장에 의사, 상원 의원, 운동가로서 늘 함께했다. 작가 줄리언 반스는 뜻밖에도, 사전트의 그림에 기품 있고 당당한 모습으로 묘사된 부인과 의사이자 사교계의 명사 사뮈엘 포치를 통하여 이 시절로 접근해 들어간다. 포치가 펼친 그물은 넓기도 하여, 많은 것이 무너지고 많은 것이 잉태되던 이 복잡한 시기의 전모가 어느새 그의 맥락으로 자리를 잡는다. 반스는 소설가적 통찰과 재료를 다루는 섬세한 손길과 그만의 산문으로 독특한 전기를 기록하여, 벨 에포크가 사랑한 아름다움을 짙은 그림자와 함께 우리 눈앞에 펼쳐놓는다. ?정영목 『빨간 코트를 입은 남자』는 출간 즉시 매해 영국 최고의 논픽션에 수여하는 더프 쿠퍼상에 최종 후보작으로 선정되고 독일 아마존에서 1위를 차지하는 등 반스의 건재함을 여실히 증명했다. 반스는 벨 에포크 시대를 관통한 매혹적인 한 남자 사뮈엘 포치, 그리고 그를 둘러싼 당대 최고 예술가들의 사랑과 욕망, 질투의 세계를 특유의 재치와 지적인 통찰, 풍부한 디테일로 치밀하고 촘촘하게 펼쳐낸다. 마르셀 프루스트, 에드몽 드 공쿠르, 헨리 제임스, 오스카 와일드, 사라 베르나르… 그리고 이들 모두와 연결되어 있었던 한 남자의 이야기 이야기는 1885년 여름, “이상한 3인조”가 영국 런던에 도착하는 장면으로 시작한다. 프랑스에서 유명한 귀족 가문인 에드몽 왕자와 댄디, 유행의 결정자였던 몽테스키우 백작, 그리고 평민 사뮈엘 포치. 동성애자로 유명한 왕자와 백작, 유명한 사교계 미남인 외과 의사. 이 기묘한 조합의 3인조가 함께 런던에 온 이유는, 몽테스키우의 표현에 따르면 며칠 동안 “지적이고 장식적인 쇼핑”을 하기 위해서였다. 그 시대 유명한 왕자와 거만한 백작이 어떻게 이탈리아 출신의 부르주아지 평민과 어울리게 되었을까? 나는 포치만큼 유혹적인 남자를 만난 적이 없다. 내가 본 그는 언제나 미소를 짓고, 온화하고, 비길 데 없는 자기 자신의 모습 그대로였다. -몽테스키우 회고록 중에서 포치는 이처럼 편안하고 사적인 매력을 지닌 사람임과 동시에 선진적인 병원 관리와 수술로 수많은 생명을 구한 뛰어난 외과 의사였고, 병원 개원식에 당시 대통령이 참석할 정도로 사회적 명망을 얻은 인사였다. 또 브로카 병원의 취임사, 즉 “같은 인간의 생사를 좌우하는 힘을 가진 우리 각자에게는 양심의 문제가 있습니다?양심은 의사, 특히 칼을 휘두르는 사람의 첫 번째 특징이 되어야 합니다”에서 보듯 부와 명예를 좇는 속물적 인간이 아닌, 환자의 생명을 고귀하게 여길 줄 아는 진정한 휴머니스트이기도 했다. 포치는 공인이었다. 상원 의원, 마을 시장, 강력한 정신과 많은 사람들에게 맞서는 강력한 견해를 가진 운동가였다. 그는 교회가 국가와 강하게 싸우던 시기에 과학적 무신론자였고, 반으로 쫙 갈라진 나라에서 공개적인 드레퓌스파였으며, 보수적이라고 알려진 업계에서 혁신적인 인물이었고, 모든 남편이 아내의 외도에 관대하지는 않은 사회에서 돈 후안 같은 존재였다. -본문 중에서 한편 반스는 포치뿐만 아니라 이 책에 등장하는 수십 명 개인들의 건널목을 요모조모 되짚는다. 이 책에서는 조연이지만 사뮈엘 포치보다 유명인사인 위스망스, 마르셀 프루스트, 에드몽 드 공쿠르, 오스카 와일드, 쿠르베 등의 아주 사적이고 입체적인 면모를 엿볼 수 있다는 점이 또 다른 재미를 안긴다. 그러나 이 모든 것이 사실인지에 관해서는 이 책에 가장 많이 나오는 문장, 즉 “우리는 알 수 없다”라고 답할 수밖에 없다. 그리고 이러한 점이 이 책에 소설적 재미와 긴장을 더해주는 요소다. “우리는 알 수 없다.” 아껴서 사용하면, 이 말은 전기 작가의 언어에서 가장 강력한 표현 가운데 하나가 된다. 이것은 우리가 읽고 있는 점잖은 한?삶의?연구가 그 모든 세부와 길이와 주석에도 불구하고, 그 모든 사실적 확실성과 자신만만한 가설에도 불구하고, 하나의 공적 삶의 공적 판본이자 하나의 사적 삶의 부분적 판본일 수밖에 없음을 일깨워준다. 전기는 줄로 묶어놓은 빈 구멍들의 집합이다. -본문 중에서 시대에 휩쓸리지 않고 자신을 온전히 지켜낸 한 인간, 그가 오늘날의 우리에게 시사하는 것은 무엇인가 당시 파리와 런던, 즉 프랑스와 영국은 있는 그대로 상대를 인정하는 대신 어느 나라 출신이라는 이유로 편견을 지니고 바라보았다. 영국은 프랑스를 ‘추잡스러운 것의 원천’으로, 프랑스는 영국을 ‘더럽고 영혼 없는 마몬’으로 여겼던 대책 없는 편견의 시기였던 것이다. 일례로 실은 아일랜드 사람이었으나 프랑스인이 잉글랜드 사람이라고 여겼던 오스카 와일드를 두고 화가 드가는 “그는 마치 어떤 지방 극장에서 바이런 경을 연기하듯 행동한다”라고 깎아내렸고, 공쿠르상의 주인공인 소설가 에드몽 드 공쿠르는 “허풍잡이 협잡꾼”이라고 힐난했다. 오스카 와일드는 작가 장 로랭을 “허식에 찬 사람”이라고 비하했다. 반스는 가디언과의 인터뷰를 통해 “내가 처음 그를 봤을 때 나는 오늘날 우리와 그가 깊은 관련이 있다고는 생각하지 않았다. 그러나 조사하면 할수록 닮아 있다는 것을 부인할 수 없었다. 극도의 민족주의와 자연주의, 반유대주의, 외국인 혐오. 우리도 지금 그때 사뮈엘 포치가 그랬듯 매우 끔찍한 시기를 보내고 있다.” 정치적 불안과 스캔들로 가득 찬 신경질적이고 히스테리적인 불안의 시대, 그리고 이 시기에 살았던 합리적이고, 과학적이고, 진보적이며 국제적이고 호기심 많았던 선구자적 포치가 시대상과 맞물려 더욱 극명한 대비를 이룬다. 사뮈엘 포치는 이들과는 달리 국경에도, 편견에도 갇히지 않은 자유사상가였다. 이 같은 가치관은 포치가 한 다음 말에서 잘 드러난다. “쇼비니즘은 무지의 한 형태다.” 취향을 따라 고립되기를 즐겨했던 당대 예술가들 사이에서 그는 자기 고립에서 벗어나 인간을, 세계를 이해하려 했던 시대를 앞서간 진정한 진보주의자였다. 실제로 그는 1876년 영국에 찾아가 조지프 리스터에게 소독법을 배워 프랑스의 많은 환자들을 살려냈으며, 프랑스가 ‘물질의 연방 공화국’이라며 경계했던 미국과도 교류를 활발히 했다. 어디에도 속박당하지 않았던, 그저 비길 데 없는 자기 자신으로 살았던 평범한 영웅 사뮈엘 포치의 삶은 그 어느 때보다 많은 제한 속에서 살아가는 우리에게 시사해주는 바가 크다. 포치가 살았던 시대도 당시 문학 작품과 미술 작품에서 보이는 것처럼 자유롭고 아름답기만 한 시대가 아니었다. 철저한 편견과 배제, 계급이 공고한 시대였다. 그럼에도 포치 자신은 그것에 얽매이지 않았다. ‘옮은 것’을 추구하고, ‘장식적인 쇼핑’만을 위해 다른 나라로 떠나고, 사랑하는 여자들을 만나며 자기가 누릴 수 있는 즐거움을 최대로 추구한 인물이었다. “그는 고맙게도 결함이 없지 않았다. 그럼에도 나는 그를 일종의 영웅으로 내세우고 싶다.”(작가의 말) 우리와 크게 다를 것 없었지만 소신대로 자기 소임을 다 하고 간 한 사내의 이야기가, 자기 한계를 뛰어넘는 자유로운 삶을 살아가고자 하는 오늘날 우리에게 시원한 카타르시스를 전할 것이다.하지만 그의 코트를 보면 같은 화가가 그린 다른 코트가 떠오른다. 그 코트는 좋은-적어도 저명한-집안의 잘생긴 젊은 남자를 감싸고 있다. 그러나 당대 가장 유명한 화가 앞에 서 있는데도 젊은이는 행복하지 않다. 날씨는 온화하지만, 그에게 입으라고 한 코트는 묵직한 트위드 재질로, 완전히 다른 철에 입으려고 만든 것이다. 그는 화가에게 이런 선택에 관해 불평한다. 화가는 답한다-우리에게는 그의 말밖에 남은 게 없으므로 그 어조가 부드럽게 놀리는 것, 전문가로서 명령하는 것, 거만하게 경멸하는 것 가운데 어느 쪽인지 알 수 없다. 그의 답은, “이건 당신 그림이 아니라 코트 그림이오”이다. 빨간 실내 가운의 경우와 마찬가지로, 지금 코트를 입은 젊은 남자보다 코트가 더 자주 기억되고 있는 것은 사실이다. 예술은 개인의 변덕, 가문의 자부심, 사회의 정통적 관행보다 오래간다. 예술은 늘 시간을 자기편에 거느린다. ‘즐거운 영국’, ‘황금시대’, ‘벨 에포크’. 이런 빛나는 상표명은 늘 회고적으로 만들어진다. 1895년이나 1900년에 파리에 살던 누구도 서로 “우리는 ‘벨 에포크’를 살고 있으니 한껏 즐기는 게 좋아” 하고 말한 적이 없다. 1870~1871년 프랑스의 파국적 패배와 1914~1918년 프랑스의 파국적 승리 사이 평화의 시기를 묘사하는 이 말은 1940~1941년, 프랑스가 다시 한번 패배하고 나서야 언어에 등장했다. 이것은 생방송 뮤지컬 쇼로 바뀌어 나간 어느 라디오 프로그램의 제목이었다. 기분 좋은 조어이자 기분 좋은 오락물이었으며, 동시에 오-라-라, 캉-캉 프랑스라는 독일의 어떤 선입관에 부응하는 것이기도 했다. ‘벨 에포크’-평화와 쾌락의 고전적 표현, 퇴폐미가 상당히 섞인 매력, 예술의 마지막 개화, 정착된 상류사회의 마지막 개화. 이 부드러운 환상은 뒤늦게 금속적이고 속임수가 통하지 않는 20세기에 의해 날아가버렸다. 그는 결코 쇼비니즘을 따르지 않았다. 만일 전문적인 진리가 해외에 놓여 있다면 그는 그곳에서 그것을 구할 사람이었다. 의사들이 프랑스인이기 때문에 어떤 일을 어떤 식으로 한다거나, 프랑스인은 늘 그런 식으로 해왔다는 주장은 그에게 설득력이 없었다. (…) 포치는 매우 지적이고, 결단이 빠르고, 과학적인 합리주의자였다-이 말은 삶이 이해 가능한 것이었고, 사랑과 결혼과 부모 노릇을 제외한 모든 영역에서 최선의 행동 방향이 그에게 분명했다는 뜻이다. 그 외에 포치는 우리가 지금 말하기 좋아하는 대로, “역사의 옳은 편에” 있었다. 그는 또 그 전 세대와 갈등을 일으킬 수밖에 없는 세대의 구성원이기도 했다. 옷이나 머리 길이나 게으름이나 성도덕이 아니라, 전체 역사와 세계의 기원에 관해서.


다시, 수학이 필요한 순간
인플루엔셜 / 김민형 (지은이) / 2020.08.12
18,800원 ⟶ 16,920(10% off)

인플루엔셜소설,일반김민형 (지은이)
실수나 등식이 없던 그리스 시대의 사람들과, 전염병의 감염 추이 그래프를 누구나 쉽게 이해하는 지금 우리의 사고법에는 어떤 차이가 있을까? 급변하는 21세기, 수학의 질문은 어떻게 세상을 거듭 진화시키고 있는가? 2018년 《수학이 필요한 순간》을 통해 단숨에 베스트셀러에 올라 바야흐로 ‘수학 교양서 시대’를 연 한국인 최초의 옥스퍼드대 수학과 교수, 김민형 교수가 《다시, 수학이 필요한 순간》로 독자들을 다시 찾아왔다. 이 책은 수학의 거장이 중학생부터 현직 수학교사, IT개발자, 미술작가 등 세대와 성별을 뛰어넘는 다양한 독자 7인과 교감하며 나눈 아홉 번의 세미나를 생생하게 옮긴 것이다. 일상적 대화로 시작하여 깊은 이해로 다가가는 튜토리얼 형식의 세미나를 통해, 그는 오래도록 세상을 견인해온 광대한 수학적 문명의 세계로 독자를 인도하고 있다. 수의 기본 개념부터 AI 시대의 근간을 이루는 현대수학 이론까지, 앞으로의 상식이 될 수학의 언어에 정면 도전하는 위대한 수업이 펼쳐진다. 이 책을 통해 자연과 우주, 그리고 인간의 생각이 작동하는 방식까지, 우리를 둘러싼 모든 순간에 수학이 존재하고 있음을 깨닫게 될 것이다.이 책을 펴내며 서문 세미나를 시작하며 : 수학이란 무엇인가 간단한 수학 활동으로 시작해봅시다 | 모양을 계산하기│수학에 증명이 꼭 필요할까?│수학일까, 물리학일까 1부 | 수학의 토대 제1강 수 체계에 찾아온 위기 수의 발견은 인간의 사고를 어떻게 바꿔놓았을까요? 키, 지능, 주소, 위도 경도, 기온과 습도…… 시간과 공간, 그리고 우리의 정체성을 표현하는 모든 것이 수입니다. 이처럼 지금 우리에게 기하학보다 수를 이용한 수학이 더 익숙한 것을 보면, 우리의 사고는 점점 컴퓨터화되고 있는 것 아닐까요? 수학의 전통을 만든 어느 수학자들│피타고라스와 수의 발견│수의 위기│적분의 기원│현대판 제논의 역설│다시 기하로 제2강 본질을 향한 길고 긴 생각 ‘X는 무엇이다’처럼 정의를 내리는 일은 항상 어렵습니다. 불확실한 세계에 수학만큼은 확실하기를 바랐던 19세기의 수학자들은 수학의 모든 개체를 하나하나 정의함으로써, 무너뜨릴 수 없는 토대를 세우려고 했습니다. 수학은 명료한 사고다?│수에 관한 극단적인 원론│확실한 것에 대한 집착 제3강 답을 찾는 기계 만들기 문명의 발전은 아무 생각 없이 자동으로 할 수 있는 작업의 수를 늘려 가면서 일어난다는 말이 있습니다. 기계적으로 계산하는 능력은 수학에서 굉장히 중요합니다. 그렇다면 세상 모든 방정식의 답을 기계적으로 찾는 알고리즘도 만들 수 있을까요? 기계적으로 계산하는 능력│세상을 뒤흔든 수학의 난제│모든 계산이 가능한 알고리즘│그런 알고리즘은 없다│질문을 찾기 위한 질문 제4강 논리적 사고와 수학적 사고 “이 문장이 참이면 김민형은 억만장자다.” 이 문장은 참입니까 거짓입니까? 맞고 틀리다는 판단은 무엇에 근거하며, 논리적으로 올바른 사고란 무엇일까요? 명제의 참·거짓을 모르는 상태에서도 정확한 추론을 하는 실력은 수학적 사고에 있어 매우 중요합니다. 대화로 하는 수학│이 문장이 참이면 김민형은 억만장자다│논리란 무엇인가│이상한 나라의 대화법 제5강 세상을 이루는 함수들 함수에 관한 기초 개념 몇 개를 복습해봅니다. 수학은 자연 현상을 설명하기 위한 체계적 언어와 개념적 도구가 축적된 수천 년의 산물입니다. 그러한 언어를 효율적으로 사용할 때 우리는 수학적 사고에 한 발 가까워질 수 있습니다. 함수란 무엇인가│좌표란 무엇인가│사인과 코사인 정복하기 2부 | 수학의 모험 제6강 수 없이 계산하기 수가 없이도 A와 B의 합을 구할 수 있을까요? 고대 그리스의 수학자들은 수 대신 기하학과 비율을 이용해 연산을 했습니다. 만약 그들이 기하로 구축한 수 체계를 완성했다면 훨씬 더 일찍 수학이 발전했을지도 모릅니다. 고대 그리스식으로 계산한다면│평면에서 계산하기│증명, 그리고 더 좋은 증명│서로 다른 관점에 대한 수학 이론│관점들 사이의 관계 제7강 차원이 다른 정보들 무한해 보이는 정보 사이에 상관관계를 가능한 한 많이 발견하면, 정보의 ‘차원’을 효율적으로 줄일 수 있습니다. 빅데이터와 AI가 주도하는 정보과학 시대에는 눈에 보이는 정보의 기저에 있는 ‘다차원’을 이해하는 것이 매우 중요한 감각이 될 것입니다. 추상적인 공간을 상상하기│정보의 차원│무한 차원!│소리의 ‘정보’│근본 주파수와 기본 입자 제8강 우주의 모양을 찾는 방정식 아인슈타인의 방정식은 우주의 깊은 현상을 파악하는 데 중요한 지표를 제시함으로써 과학의 조류를 뒤바꿨습니다.‘ 시간이 상대적이다’,‘ 시공간이 휘어져 있다’와 같은 말은 구체적인 수학을 모르더라도 당대 예술가들의 심금을 울리기에 충분했습니다. 로저 펜로즈의 거시적인 마음│우주의 모양│음악과 수학, 그리고 현대주의│선형함수│시간의 선형성│법칙과 방정식 제9강 수학으로 세상을 본다는 것 ‘본다는 것’은 모양과 실체를 파악한다는 의미입니다. 그리고 이는 곧 빛이나 초음파, 그리고 중력 등과의 상호 작용을 발견하는 일입니다. 수학적 문명 역시 세상의 실체를 보기 위해 기하 뒤의 대수, 그 뒤의 기하, 그 뒤의 대수를 끊임없이 발견하는 여정일 것입니다. 다시 공리로│우주의 모양을 볼 수 있는가│인간의 뇌에서 벌어지는 일│세상을 ‘본다’는 것│기하 뒤에 대수 뒤에 기하 뒤에 대수… 세미나를 마치며 특강 : 실수의 파운데이션 세미나에 함께한 사람들 추천사수학책에 쏟아진 유례없는 환호! 8만 베스트셀러 《수학이 필요한 순간》의 김민형 교수가 돌아왔다! “지금 이 순간에도 인간의 사고는 수학으로 진화하고 있습니다.” AI·빅데이터 시대를 돌파하는 수학적 사고의 힘! 자연과 세계, 사고의 본질을 탐구하는 한여름 밤의 위대한 수학 프로젝트! 실수나 등식이 없던 그리스 시대의 사람들과, 전염병의 감염 추이 그래프를 누구나 쉽게 이해하는 지금 우리의 사고법에는 어떤 차이가 있을까? 급변하는 21세기, 수학의 질문은 어떻게 세상을 거듭 진화시키고 있는가? 2018년 《수학이 필요한 순간》을 통해 단숨에 베스트셀러에 올라 바야흐로 ‘수학 교양서 시대’를 연 한국인 최초의 옥스퍼드대 수학과 교수, 김민형 교수가 2020년 8월 《다시, 수학이 필요한 순간》로 독자들을 다시 찾아왔다. 이 책은 수학의 거장이 중학생부터 현직 수학교사, IT개발자, 미술작가 등 세대와 성별을 뛰어넘는 다양한 독자 7인과 교감하며 나눈 아홉 번의 세미나를 생생하게 옮긴 것이다. 일상적 대화로 시작하여 깊은 이해로 다가가는 튜토리얼 형식의 세미나를 통해, 그는 오래도록 세상을 견인해온 광대한 수학적 문명의 세계로 독자를 인도하고 있다. 수의 기본 개념부터 AI 시대의 근간을 이루는 현대수학 이론까지, 앞으로의 상식이 될 수학의 언어에 정면 도전하는 위대한 수업이 펼쳐진다. 이 책을 통해 자연과 우주, 그리고 인간의 생각이 작동하는 방식까지, 우리를 둘러싼 모든 순간에 수학이 존재하고 있음을 깨닫게 될 것이다. ■ 김민형 교수, 세대와 직종을 초월한 독자 7인과 만나 수학의 세계를 탐구하다 : “수학의 질문은 어떻게 생각을, 그리고 세상을 움직이는가?” AI와 빅데이터가 각종 산업과 개인의 일상에 깊숙이 파고드는 지금, 데이터와 통계에 대한 이해가 생존 능력이라는 공감대가 널리 퍼지면서, 수학적 사고로 세상의 문제와 사회 현안을 이해하려는 노력들이 이어지고 있다. 이러한 가운데 세계적 수학자 김민형 교수의 명강의를 책으로 옮긴 《수학이 필요한 순간》은 8만 독자의 환호를 받으며 화제가 되었다. 〈동아일보〉 선정 2019 과학계 파워피플 7인, 〈경향신문〉2018년 올해의 저자 10인에 선정되는 등 파워라이터로서의 면모를 각인시킨 김민형 교수가, 수학에 대한 두려움을 딛고 호기심을 느끼기 시작한 독자들에게 더 깊고 심오한 수학의 세계를 선사하기 위해 2020년 《다시, 수학이 필요한 순간》으로 다시 찾아왔다. 《다시, 수학이 필요한 순간》은 《수학이 필요한 순간》을 통해 수학의 세계에 첫 발을 딛은 독자들이자, 수학에 대한 이해가 서로 다른 다양한 독자 7인과 함께 난해하지만 본질적이고, 우리 삶에 닿아 있는 아름다운 수학의 세계를 경험해본 2019년 여름밤의 세미나를 옮긴 책이다. 이름 하여 ‘여름 수학 학교’ 세미나에 함께한 이들의 면면은 이렇다. 물리학 책을 읽기 위해 수학이 필요한 기자, 프로그래밍 때문에 늘 수식을 만들어야 하는 개발자, 수학은 실체가 없는 학문이라고 믿는 중고등학생, 예술에 깃든 수학이 궁금한 미술작가, 수포자를 양산하고 싶지 않은 수학교사, 경직된 수학 시간이 트라우마로 남은 취업준비생 등. 김민형 교수는 정보를 일방향으로 전달하는 수업 방식이 아닌, 일상적 대화를 바탕으로 깊은 이해로 다가가는 튜토리얼 형식의 세미나를 통해 기초적인 수의 개념부터 자연과 우주, 그리고 앞으로의 상식이 될 수학적 개념에 대한 접근을 시도하고 있다. 질문에 질문을 집요하게 이어가며 한여름 밤을 뜨겁게 달군 이 세미나에서 그들이 만난 수학의 세계는 과연 어떤 모습이었을까? ■ 그리스 시대부터 현대수학까지, 인간 사고의 진화는 어떻게 이뤄지는가? : “우리가 함께해온 대화가 수학적 문명의 긴 여정으로 느껴집니다.” “세상 모든 것이 수다.” 바로 피타고라스의 격언처럼, 키, 지능, 주소, 기온, 습도, 시간, 공간 등 우리의 정체성을 표현하는 모든 것이 수이다. 그런데 전설에 의하면 피타고라스는 변의 길이가 1인 사각형의 대각선이 √2임을 발견한 제자를 살해하고 만다. 유리수만이 수라고 믿었던 그에게 무리수의 존재는 세상의 위기 그 자체였기 때문이다(1장 수 체계에 찾아온 위기). 그러나 수천 년이 지난 지금 우리는 √2는 물론 더 정밀하고 훨씬 큰 수의 개념도 당연한 상식으로 받아들이고, 전염병 감염 추이 그래프가 의미하는 바도 무리 없이 쉽게 이해한다. 《다시, 수학이 필요한 순간》에서 김민형 교수는 그리스 시대의 일화로 ‘수학이란 무엇인가’를 찾는 여정을 시작하며 말한다. “인간의 사고는 수학으로 진화하고 있다”고. 이 책은 수학 거장과의 폭 넓은 대화를 통해 인간의 문명과 함께 축적되어온 수학적 사고의 형성 과정을 함께 탐험한다. 1부 〈수학의 토대〉에서는 그리스부터 뉴턴까지 우리가 ‘수’에 익숙해진 역사적 맥락과 함께, 정보과학과 양자역학 등 현대 과학의 근간이 된 19세기 수학 이론의 기원을 함께 다룬다. 격변의 19세기에는 수학만큼은 확실해야 한다는 신념하에 수와 계산 등 수학의 개념적 기반을 다지려는 시도가 다양하게 벌어졌다. 수 체계의 절대성을 믿은 힐베르트(2장) 알고리즘을 정의하고 기계적인 계산의 불가능성을 발견한 마티야세비치(3장), 수학적 사고를 논리학과 동일시한 철학자들(4장) 등, 새로운 사고 틀을 제시하려 고군분투한 당대 수학자들의 경이로운 이야기는 인간 사고의 도약에 수학이 얼마나 크게 기여하는지를 생생하게 확인시킨다. 자연과 세계를 명료하고 정확하게 사고하기 위해 체계적인 언어와 개념적 도구들을 축적해온 수천 년 문명의 산물이자, 지금 우리 삶에 전방위로 파고든 수학. 이 책은 오랜 역사를 거쳐 질문을 이어온 수학이라는 학문의 아름다움으로 자연스레 독자를 인도한다. ■ 수식과 개념에 정면 도전, 초연결시대에 갖추어야 할 융합적 사고를 선보이다 : “수학적 사고, 생각의 가장 깊은 곳까지 도달하는 즐거움을 경험하라!” “수학적 사고는 일상적으로 궁금해할 만한 모든 의문을 정확하게 만들어가는 과정을 말합니다. 사물에 대한 이해를 점점 섬세하게 체계화하면 저절로 수학이 된다는 이야기죠. 그런데 이 과정을 거치는 것이 쉽지 않습니다. 이것이 바로 우리가 수학에 어려움을 느끼는 핵심이 아닐까요?” -본문 중에서 수학은 어렵다. 아인슈타인조차도 수학이 어려워서 자신의 연구에 수학자들의 자문을 구해야 했을 정도다. 과학기술의 가치가 높아지면서 과학 커뮤니케이션이 중요한 화두로 떠오르고 있지만, 그 변화의 중심에 수학은 늘 빠져 있다. 난해한 수학 언어와 어려운 수학을 회피하려는 교육의 문제도 간과할 수 없다. 그러나 세상의 변화의 중심에 있는 보이지 않는 손, 수학을 모르고는 세상의 변화에 휩쓸린다는 두려움만 커질 뿐이다. 그간 다양한 대중 강연과 수학 교육에 관한 다양한 멘토링 활동을 이어온 김민형 교수는 이러한 한계를 극복하기 위한 수학 대중화 모델의 필요성을 절감하고 있다. 그러한 문제의식에서 시작한 이 책은 세상을 탐구하는 보편 언어로서 수학을 강조하며, 일상의 논리적인 대화에서부터 수학과 물리학, 인문학과 예술 분야를 대담하게 넘나든다. 되도록 수식을 배제하여 흥미로운 주제를 중심으로 접근한 전작 《수학이 필요한 순간》과 달리, 이번 책에서는 피타고라스의 정리와 같은 기본적인 공식에서부터 벡터, 기하, 삼각함수, 통계 등 ‘수포자’들을 벽에 부딪치게 만들었던 개념들에 정면으로 도전한다. 2부 수학의 모험에서 소개하고 있는 벡터는 AI의 학습을 표현하는 도구이며, 행렬은 벡터의 공간 변환과 학습 계산을 가능하게 해주는 역할을 한다.또한 빅데이터의 상관관계를 파악하는 데는 눈에 보이는 정보 기저에 정보의 차원에 대한 이해가 필수적이다.(7장 정보의 차원) 가령 세포 하나 당 2만 개의 유전자가 발현되는데 이런 세포 100만 개는 어떻게 분석하는가? 등의 질문을 던지며 앞으로의 시대를 견인해나갈 까다롭고 어려운 수학 개념들을 차근차근 설명하고 있다. 김민형 교수가 평생에 걸쳐 헌신한 연구 주제이자, 현재 AI 기술의 핵심이라 할 수 있는 대수 기하학에 관하여 구체적이면서도 직관적으로 이해 가능한 언어로 설명하고 있어 현대수학의 정수를 체험할 수 있다. ■ 인간의 사고, 세계와 자연의 본질을 찾아온 질문의 기나긴 여정을 추적하다 : 진화하는 세계의 관계와 질서에 관한 어느 거장의 아름답고 집요한 탐구 수학으로 세상을 본다는 것은 무슨 의미일까? 이 책은 ‘눈이 보이지 않는 사람이 기하를 이해할 수 있는가?’와 같은 심오한 질문을 던지면서 인간이 보고 듣는 것, 나아가 우주의 실체를 보고, 듣고, 파악한다는 것이란 ‘모양과 실체를 파악하는 일’ 즉, 물질들 사이의 상호작용을 읽는 것이라고 정의한다.(9장 ‘수학으로 세상을 본다는 것’) 빛과 중력, 초음파 등과의 상호작용을 파악하며 인간이 세상의 실체에 다가가는 과정을 아름다운 수학의 언어로 제시하는 저자는, 수학적 문명이 세상의 실체를 보기 위해 기하 뒤의 대수, 그 뒤의 기하, 그 뒤의 대수를 끊임없이 발견하는 여정이라고 설명하고 있다. 우주의 거대한 구조를 구체적인 방정식으로 밝힌 아인슈타인의 상대성 이론을 설명하면서 상대론에 영향을 받은 20세기의 예술가들과 작품들, 이를테면 펜로즈의 삼각형부터 에셔의 판화 작품, 현대음악가 크세나키스 음악의 구조를 넘나들기도 한다.(8장 우주의 모양을 찾는 방정식) 이러한 주제들은 단숨에 읽기엔 쉽지 않다. 그러나 마치 미지의 세계로 떠나는 여행처럼, 수와 기하로 이뤄진 낯선 수학의 언어를 차근차근 짚어가다 보면, 익숙한 사고의 틀에서 벗어나 함께 질문을 찾아갈 때 느끼는 기쁨, 가장 깊은 곳까지 도달하는 지적 즐거움을 발견하게 될 것이다. 스티븐 호킹은 유명한 저서 《시간의 역사》에서 이렇게 말한다. ‘출판사에서 지적하기를 공식 하나 나올 때마다 판매량은 반으로 줄어든다고 했다.’ 그러나 나 자신은 호킹의 책을 보면서 무언가 답답하고 이해할 수 없었다. 그것은 공식이 없었기 때문이다. 갈릴레오의 말대로 우주는 수학의 언어로 쓰여 있는데, 수학을 피하면서 자연을 묘사하는 것이 가능한가?-‘서문’에서 가끔 제가 강의에서 만나는 많은 이는 수학의 모든 증명이나 기초, 근본을 이해해야만 한다는 갈증을 가지고 있는 듯합니다. 수학의 근본을 이해하고 싶다. 아주 좋은 포부임은 분명합니다. 그런데 ‘근본을 이해해야만 수학을 이해한다.’ 그것은 제 생각으로는 아닌 것 같습니다. 기초를 잘 모르더라도, 정리나 공식을 계속 사용하고 여러 상황에 어떻게 개입되는지 과정을 살펴보면서 점차 이해가 깊어지기 때문입니다. 그뿐만 아니라 근본이라는 것이 아예 없을 수도 있거든요.-‘세미나를 시작하며’ 중에서


나는 개다 : 백희나 그림책
책읽는곰 / 백희나 (지은이) / 2019.04.15
13,000원 ⟶ 11,700(10% off)

책읽는곰창작동화백희나 (지은이)
대한민국 대표 그림책 작가 백희나가 들려주는 또 하나의 가족 이야기. 슈퍼집 방울이네 넷째로 태어난 구슬이는 엄마 젖을 떼자마자 동동이네 집으로 보내진다. 가끔은 엄마와 형제들이 그리울 때도 있지만, 구슬이에게는 지금 같이 사는 가족을 돌보는 일이 더 중요하다. 가족들이 모두 나가면 집도 봐야 하고, 할머니와 산책도 다녀야 하고, 동동이와 놀아 주기도 해야 한다. 특히 동동이는 어엿한 다섯 살인데도 나약하기 짝이 없어서 이래저래 신경이 쓰인다. 그런데 이 성가신 녀석이 구슬이는 참 좋다. 베스트셀러 그림책 의 프리퀄(prequel). 늙은 개 구슬이와 외로운 소년 동동이가 어떻게 가족이 되었는지 아직은 젊은 개 구슬이의 입을 통해 들려준다.대한민국 대표 그림책 작가 백희나가 들려주는 또 하나의 가족 이야기 “때로는 슬프고, 때로는 힘들어도, 서로의 온기에 기대어 또 하루를 살아간다!” 우리는 그렇게 가족이 되었다 백희나 작가의 전작 《알사탕》을 만나 본 독자라면 《나는 개다》의 표지를 떡하니 차지하고 있는 개가 낯설지 않을 것입니다. 기쁜지 슬픈지 알쏭달쏭한 표정을 짓고 있는 이 녀석은 《알사탕》에서 외로운 소년 동동이 곁을 지키던 늙은 개 구슬이입니다. 이번 책에서는 아직은 젊은 개 구슬이가 주인공이자 화자가 되어 둘의 지난 이야기를 들려줍니다. 구슬이와 동동이가 처음 만난 건 둘 다 젖 냄새를 풀풀 풍기던 어린 시절입니다. 동네 개들의 왕엄마, 슈퍼집 방울이네 넷째로 태어난 구슬이는 엄마 젖을 떼자마자 동동이네로 보내집니다. 그렇게 가족이 되었다……는 건 구슬이 생각이고, 가족들의 생각도 같은지는 아직 알 수 없습니다. 할머니와 아부지, 동동이가 하나둘 잠자리에 드는 밤이면, 구슬이는 어쩌면 형제자매일지도 모를 동네 개들과 하울링으로 안부 인사를 나눕니다. 사실은 얼굴도 냄새도 희미한 녀석들이지만, 사실은 형제자매가 아닐 수도 있지만, 열심히 살아가는 서로를 응원하는 일이니 빼먹을 수 없습니다. 그런데 한밤의 하울링이라고 하면 ‘아부지’도 빠지지 않습니다. “구슬이, 조용!” 하는 소리가 썩 듣기 좋지는 않지만, 아부지는 사람이니까 어쩔 수 없다고 생각합니다. 아침이면 식구들이 하나둘 집을 나섭니다. 가끔은 할머니도 집을 비울 때가 있습니다. 그럴 때면 동네에서 들려오는 이런저런 소리에 귀를 기울이며 지루한 시간을 견뎌 냅니다. 할머니와 함께할 산책을 생각하면 지루한 것쯤 참아 낼 수 있습니다. 구슬이는 이제 젖먹이 강아지가 아니니까요. 이 집에서 가장 손이 많이 가는 녀석은 구슬이가 아니라 동동이입니다. 어엿한 다섯 살인데도 울보에 떼쟁이에 달리기도 서툴러 넘어지기 일쑤지요. 그것만 아닙니다. 아직도 똥오줌을 못 가려 가끔씩 잠자리에 실수도 합니다. 조금 성가신 녀석이지만 가족이니까 어쩔 수 없습니다. 구슬이가 끝까지 보살펴 줄 수밖에요. 그런데 동동이 흉을 본 게 무색하게 구슬이도 낯부끄러운 실수를 하고 맙니다. 동동이가 나눠 준 멸치깡을 먹고 배탈이 나는 바람에 침대에 실례를 하고 만 것이지요. 잔뜩 화가 난 아부지에게 야단을 맞고 베란다로 쫓겨난 밤, 아부지가 들을세라 소리 죽여 우는 구슬이에게 생각지도 못했던 일이 일어납니다. 너의 온기에 기대어 또 하루를 살아간다 《나는 개다》는 백희나 작가가 그동안 곁에 머무르며 크고 작은 위안을 안겨 준 개들에 대한 고마움과 미안함, 그리고 경애의 마음을 담아 만든 책입니다. 고양이 남매가 주인공인 그림책으로 세상에 처음 알려지긴 했지만, 정작 작가가 어린 시절부터 줄곧 함께해 온 동물은 개였다고 합니다. 그리고 그런 개의 삶을 돌아보게 된 것은 살아가는 일이 몹시 힘에 부치던 어느 날이었다고 하지요. 사실 인간의 관점에서 보면 개의 삶은 온통 비극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이 책의 주인공 구슬이만 해도 그렇습니다. 젖을 떼자마자 어미와 헤어져 말도 통하지 않는 인간 가족과 함께 살아가고 있으니 말입니다. 게다가 언제나 기다림은 길고 보상은 턱없이 짧기만 합니다. 말이 통하지 않으니 꾸지람을 들어도 변명 한마디 할 수 없습니다. 그럼에도 이 작은 개는 아주 작은 기쁨도 놓치지 않고 최선을 다해 즐기며 살아갑니다. 이쯤 되면 ‘개 같다’는 말은 욕이 아니라 칭찬이 되어야 하지 않을까 하는 생각마저 듭니다. 구슬이의 견생을 지탱하는 한 축이 낙천성이라면 또 다른 한 축은 가족과의 유대입니다. 구슬이는 다섯 살 동동이보다 작은 개이지만, 구슬이가 품은 세상은 결코 작지 않습니다. 나는 열심히 살아가고 있다고, 그러니 너도 열심히 살아가라고, 서로 격려와 위로를 주고받는 동네 개들이 모두 구슬이의 가족이지요. 사실 그 개들이 구슬이와 한 배에서 난 형제자매들인지 아닌지는 그리 중요하지 않습니다. 짧은 순간이나마 서로의 기쁨과 슬픔에 공감할 수 있다면 그것만으로도 충분하지요. 그리고 구슬이에게는 어느 쓸쓸한 밤 기꺼이 곁을 내준 인간 가족도 있습니다. 혼자라면 더욱 길었을 밤을 서로의 온기에 기대어 함께 보냈던 기억은 또 다른 밤들도 견디게 하는 힘이 되어 주겠지요. 작가는 이번 책을 만들면서 인생의 낮과 밤을 함께 보낸, 그리고 앞으로도 함께 보낼 개와 사람 들을 위한 작지만 특별한 기억의 공간을 마련했습니다. 구슬이의 엄마이자 동네 개들의 왕엄마인 방울이네 가계도가 바로 그것입니다. 가계도를 빼곡히 채운 스물여덟 마리 개는 모두 SNS를 통해 전달받은 실제 개의 사진을 바탕으로 만들어졌습니다. 언젠가 서로 헤어질 때가 오더라도 이 책을 보면서 함께했던 따스한 기억들을 떠올릴 수 있기를, 그 개들의 이름이 오래오래 불리기를 바라는 마음인 것이지요. 그러나 정작 이 책이 가 닿아야 할 곳은, 그 어느 날의 작가처럼 홀로 인생의 밤을 건너고 있다고 느끼는 이들의 마음속이 아닐까 싶습니다. 이 책이 그런 이들에게 구슬이의 하울링이, 동동이의 체온이 되어 주기를 바라 봅니다. 대한민국 대표 그림책 작가 백희나 일본그림책상 번역그림책상과 독자상 동시 수상! 그림책 작가 백희나의 《알사탕》이 일본 마이니치 신문사와 전국학교도서관 협의회가 공동으로 주최하는 ‘일본그림책상’에서 ‘번역 그림책상’과 ‘독자상’을 동시에 수상했다. 올해로 24회째를 맞는 일본그림책상은 그림책 예술의 보급과 그림책 독서 진흥, 그림책 출판에 기여하고자 만들어졌다. 해마다 지난 연도 10월부터 해당 연도 9월까지 일본에서 출간된 모든 그림책을 대상으로 1, 2차 심사를 거쳐 대상 1편, 우수상 2편, 번역 그림책상 1편, 독자상 1편을 선정한다. 그중 독자상은 전국의 어린이, 교사, 사서 교사, 그림책 출판 관계자들의 투표로 결정된다. 올해 최종심에 오른 독자상 후보작은 총24편으로, 《알사탕》은 총투표수 39,864표 중 10%에 이르는 3,139표를 얻었다. 일본 그림책상 심사위원단은 ‘풍부한 표정을 지닌 인형, 섬세하게 만들어진 배경과 소품, 영화를 보는 듯한 카메라 워크가 조화를 이룬 수작’이며 ‘압도적인 경지를 보여 준다’고 《알사탕》을 평가했다. 백희나 작가는 2018년 연말에도 같은 작품으로 일본 백천사에서 주관하는 ‘제11회 MOE 그림책서점대상’을 수상했다. MOE 그림책서점대상은 일본 각지의 서점에서 그림책 판매를 담당하는 직원 3천여 명이 직접 읽고 투표하여 뽑은 ‘가장 팔고 싶은 그림책’에 주는 상이다. 한국 그림책이 10위 안에 들어 수상한 것은 처음이며 백희나 작가는 6위에 랭크되었다.
2050 거주불능 지구
추수밭(청림출판) / 데이비드 월러스 웰즈 (지은이), 김재경 (옮긴이) / 2020.04.22
19,800원 ⟶ 17,820(10% off)

추수밭(청림출판)소설,일반데이비드 월러스 웰즈 (지은이), 김재경 (옮긴이)
‘지구의 날’ 50주년을 맞이해 출간되는 《2050 거주불능 지구》는 최신 연구 자료와 통계적 근거를 바탕으로 가장 믿을 만한 기후변화의 미래 시나리오를 제시한다. 기존 기후변화와 관련한 다양한 논의들을 비판적으로 종합해 우리의 일상을 파괴할 지구온난화의 실제적인 영향과 그림을 제시한다. 단순한 ‘환경운동’이나 개인의 윤리적 각성으로도 해결할 수 없는 기후변화의 막대한 영향력을 규명하는 《2050 거주불능 지구》는 걷잡을 수 없는 전염병 등으로 총체적 위기를 맞이한 인류 사회가 반드시 참고해야 할 기후재난 대응 매뉴얼이자 미래보고서다. 1부 이것은 ‘자연재해’가 아니다 이미 이산화탄소 한계치를 넘어선 지구 / ‘자연재해’가 아닌 ‘대량 학살’의 위기 / 소용없는 협약, 공허한 말잔치, 감춰진 미래 / 인간보다 한참을 앞서나가는 기후변화의 실체 / 붙잡지 않으면 멈추지 않을 ‘전쟁 기계’ / 거대하고 압도적이면서 어디에나 있는 위협 / ‘북극곰 우화’마저 판타지로 만들 실질적 재난 / 미래를 낙관할 만한 이유가 있는가 / 대가는 동물이 아니라 ‘인간’이 치를 것이다 2부 12가지 기후재난의 실제와 미래 1장 살인적인 폭염 너무 빨리 더워지니 예측 따위가 소용없다 / 가장 고통스러운 열사병의 유행 2장 빈곤과 굶주림 지구의 미래를 착취하며 ‘복지’에 투자해온 결과 / ‘굶주림’이라는 제국의 지배 3장 집어삼키는 바다 지도를 바꿀 정도로 빨리 녹아내리는 빙하 / 베이징을 ‘수중 도시’로 만들 ‘빙하 폭탄’ 4장 치솟는 산불 지금의 화재는 ‘불장난’ 수준이 될 것이다 / 엎친 데 덮친 격으로 폭발하는 탄소 5장 ‘날씨’가 되어버릴 재난들 ‘500년에 한 번’ 있을 법한 재난에 익숙해진다 / 점점 가로막히는 재건과 회복 기간 6장 갈증과 가뭄 개인의 절약으로는 문제를 해결할 수 없다 / 대가뭄으로 인한 수자원 약탈의 전쟁 7장 사체가 쌓이는 바다 바다 오염이 일으켜온 대멸종 사태들 / 거대한 바닷물 순환 시스템의 붕괴 8장 마실 수 없는 공기 완전히 새로운 종류의 오염 / 에어로졸과 지구 온도 사이의 무시무시한 연관성 9장 질병의 전파 더욱 강하고 빨라진 바이러스 / 존재도 몰랐던 수많은 박테리아의 출현 10장 무너지는 경제 대침체나 대공황을 넘어서는 ‘대몰락’ / 쌓여 가는 비용과 늘어나는 복리 11장 기후 분쟁 헐벗은 지구 위에서 빽빽한 인구가 벌일 자원 전쟁 / 개인 간에 발생하는 분노와 폭력 12장 시스템의 붕괴 비인간적 생활 조건이 ‘일상’이 되는 순간 / 인류의 정신 건강에 미치는 충격적인 영향 3부 기후변화 시대는 사회를 어떻게 바꾸는가 1장 ‘아포칼립스’에 그칠 수 없는 이야기 누구 하나만 악당으로 몰아갈 수 없는 이야기 / 자연에 대한 감상적인 태도 / ‘우화’ 속에 문제를 가둬 두기 / ‘인류세’에 담긴 핵심적인 메시지 / 아무도 이야기를 들어 주지 않는 이유 2장 걷잡을 수 없는 자본주의의 위기 너무나 거대하고 심각해서 외면하고 싶은 문제 / 기후변화 시대를 맞이한 자본주의 제국 / 자본주의 시스템이 흔들리고 있다는 증거들 / 시스템의 생존에 따른 대가와 책임 / 적응과 완화 명목으로 청구될 엄청난 비용 3장 기술이 종교처럼 되었을 때 세상의 고통으로부터 벗어나게 해주겠다는 약속 문제 해결에 요구되는 기술 혁신의 규모 / 거의 무의식적으로 내뱉는 판타지 / 기술이라는 종교가 가르치는 핵심 교리 4장 소비할 것인가, 정치할 것인가 책임 회피에 불과한 선택적 소비 / 신자유주의 생존 전략의 한계 / 온난화의 충격 속에서 나타날 정치권력 5장 ‘역사가 진보한다’는 믿음의 붕괴 ‘진보’라는 가면을 벗겨 낸 역사의 민낯 / 더 이상 ‘과거’에 책임을 물을 수 없는 이유 6장 절망 끝의 허무주의 문명의 기반을 갉아먹는 종말론 / 세속적인 위안을 찾는 회피와 금욕주의 / 새로운 용어를 만들기 위한 암울한 경쟁 / 차라리 ‘체념’하는 방향으로 나아갈 가능성 4부 인류 원리, ‘한 사람’처럼 생각하기 우리가 알고 있는 딱 하나의 문명 / 우리는 행성을 선택할 수 없다 감사의 말 주석“이미 재난은 닥쳐왔고, 미래는 결정되었다” ‘살인적인 폭염’부터 ‘반복되는 팬데믹’에 이르기까지 우리의 상식과 사회의 근간을 뒤엎을 기후재난의 미래 “절망할 겨를도 없다. 상황은 생각보다 훨씬 더 심각하다” 21세기 인류 사회를 뒤흔들 12가지 기후재난의 실제와 미래 2020년 4월 22일 ‘지구의 날’ 50주년을 맞이해 출간되는 《2050 거주불능 지구》는 《뉴욕매거진》 역사상 가장 많이 읽히며 화제를 모은 2017년 리포트 〈거주불능 지구The Uninhabitable Earth〉를 확장한 책이다. 환경운동가도 아니었고 평소에 딱히 자연 친화적으로 살아본 적이 없는 저자 데이비드 월러스 웰즈는 기후변화에 대한 칼럼을 써줄 것을 의뢰받고 몇 년에 걸쳐 글을 쓰는 데 필요한 자료와 이야기들을 수집한다. 그리고 기후변화가 오늘날 인류의 생존을 위협할 정도로 끔찍한 상황에 이르렀음에도 여전히 ‘환경운동’의 차원에서만 다뤄지고 있다는 점에 심각성을 느끼게 된다. 이 책은 바로 그런 이유에서 쓰였다. ‘플라스틱 쓰지 않기’나 ‘채식주의’와 같은 개인의 윤리적 각성으로도 해결할 수 없는 기후변화의 막대한 영향력을 규명하는 《2050 거주불능 지구》는 아마존 종합 베스트셀러에 올라서며 인류 사회에 경종을 울리는 세계적인 책으로 주목을 받았다. “기록적 한파가 왔으니 지구온난화는 거짓말이다” 지금 그 말의 대가를 우리가 치르고 있다 “나처럼 지적인 사람도 안 믿는다.” 미국 대통령 트럼프가 과학자들이 제출한 기후변화 보고서를 거부하며 한 말이다. 2017년 파리기후협약 탈퇴를 선언하고 더욱 자신만만하게 기후변화를 부정해온 트럼프는 결국 허리케인 마리아가 푸에르토리코에 들이닥쳤을 때 사망자가 3,000여 명에 이르렀는데도 어떤 조치도 취하지 않았다. 물론 트럼프만 비난할 일은 아니다. 지금 전 세계는 정체를 알 수 없는 전염병이 창궐하는 가운데 기후변화가 일으키는 온갖 이상기후와 재난에 몸살을 앓고 있음에도 딱히 조치를 취하고 있지 않기 때문이다. 이미 지구의 이산화탄소 농도는 한계치 400ppm을 넘어섰고 평균 온도는 해마다 최고점을 경신하고 있다. 2100년까지 1.5도 내지는 2도 상승을 막아내지 못한다면 우리는 2050년 아니 그 이전에 찾아올 끔찍한 미래를 감당해낼 수 없을 것이다. 물론 2도 상승을 막아낼 가능성보다 3도 심지어 5도 이상 상승할 가능성이 더 크긴 하지만 말이다. “‘북극곰의 위험’마저 판타지로 만들 실질적 재난” ‘자연재해’라는 말을 무색케 하는 ‘대량 학살’의 위기 3~5도의 기온 상승이 ‘기정사실화된’ 의견이라고는 하지만, 이 책은 단지 온도 상승에 따른 결과를 과학적으로 입증하거나 보고하려는 책이 아니다. 《2050 거주불능 지구》는 ‘이미’ 기후변화의 현실을 살아가고 있는 우리 자신에 대한 이야기다. 따라서 이 책에 ‘서문’은 존재하지 않는다. 당장 우리 눈앞에 펼쳐지고 있는 재난을 언급하기에도 시간이 모자라기 때문이다. 저자 데이비드 월러스 웰즈는 기후변화의 실질적 재난을 긴급하고도 절박하게 전달하기 위해 이런 구성을 취했다. 아울러 이 책의 1부 제목이 말해주듯 “이것(기후변화)은 ‘자연재해’가 아니다”. 기후변화는 더 이상 북극의 얼음이 녹아내리고 북극곰이 설 자리가 없어지는 ‘자연의 문제’로만 국한할 수 없다. 인간이 거주하는 지역으로부터 동떨어진 곳에서 동물들이 위험에 처해 있다는 식의 감성적인 접근은 오히려 기후변화의 실체를 파악하기 어렵게 했다. 많은 환경 책들이 ‘인간’과 ‘자연’을 분리시켜 깨끗한 ‘녹색 자연’의 입장에 서서 인간의 행위를 꾸짖곤 한다. 그러나 이 책은 오늘날 우리가 자연과 얽혀들며 광범위한 영향력을 행사하는 ‘인류세’에 직면했음을 강조하며 기후변화야말로 인간이 자신의 문명을 파괴하는 ‘자살 행위’이자 사회의 기반을 무너뜨리는 ‘대량 학살’의 범죄임을 명백하게 밝혀낸다. “최상의 시나리오마저 참혹하고 고통스럽다” 지금 당장 우리가 ‘살아갈’ 기후재난의 일상 《2050 거주불능 지구》는 최신 연구 자료와 통계적 근거를 바탕으로 가장 믿을 만한 기후변화의 미래 시나리오를 제시한다. 기존 기후변화와 관련한 다양한 논의들을 비판적으로 종합해 우리의 일상을 파괴할 지구온난화의 실제적인 영향과 그림을 제시한다. 많은 사람들은 지구온난화가 오래전 산업혁명에 따른 결과라고 생각하지만, 지금 대기 중에 떠도는 탄소 중 절반 이상은 불과 지난 30년 사이에 배출된 것이다. 기후변화는 이제 더 이상 찬반을 나누어 한가로이 논쟁해야 할 대상이 아니라 전 지구적으로 변화된 환경에서 인류가 ‘어떻게 살아남아야 할지’ 방법을 강구해야 할 생존 프로젝트인 것이다. 코로나19가 초래한 걷잡을 수 없는 전염병으로 지금 전 세계는 위기에 직면해 있다. 우리가 눈으로 목도하고 있듯이 재난은 더 이상 일부 지역에서 멈추지 않고 급속도로 전 세계를 향해 퍼져 간다. 이 책에서 등장하는 재난 대부분이 바로 그와 비슷한 전 지구적 ‘기후 되먹임climate feedback’ 시스템의 일부로서 존재한다. 12가지 형태로 분류되긴 했지만 각 재난은 개별적으로 따로 찾아오는 것이 아니라 복합적인 영향을 주고받으며 동시다발적으로 진행될 것이다. 재난의 명칭만 보고 이 책을 빈부격차의 현실을 드러내는 사회과학서로 오해하지 않았으면 한다. 《2050 거주불능 지구》가 보여주는 기후재난은 선진국과 중진국, 빈국을 가리지 않고 가차 없이 찾아오는 것일 테니 말이다. “시나리오가 아무리 혼란스럽더라도, 결국 작가는 우리 자신이다” 인간의 행동과 변화를 촉구할 기후변화의 새로운 미래 기후변화는 단순히 자연이 인간에게 가하는 ‘복수’도 아니고, 인간이 손쓸 도리가 없는 자연의 ‘처벌’도 아니다. 기후변화를 부정하는 것만큼이나 나쁜 태도는 이미 찾아온 재난 앞에서 인간은 어찌할 수 없다는 ‘절망’과 ‘체념’이다. 《2050 거주불능 지구》는 이와 같은 섣부른 종말론이나 허무주의를 경계하며 정치, 경제, 사회, 문화는 물론 우리 자신의 삶과 태도마저 송두리째 바꿀 기후변화의 새로운 미래를 제시한다. 저자는 먼저 시장 중심적이고 소비적인 태도로만 일관했던 여타의 환경 운동을 비판하며 화석연료로 뒷받침됐던 자본주의 시스템의 근본적인 변화를 촉구한다. 아울러 ‘탄소포집 기계’나 ‘행성 이주 계획’ 등 자본과 기술력만으로 문제를 해결하려는 흐름이 망상에 가깝다고 지적하며 몇몇 똑똑한 사람들에게만 맡겨둘 수 없는 기후변화 문제에 대한 민주적이고 협력적인 대응 방안을 모색한다. 마지막으로 저자는 사고의 전환을 도모하는 방편으로 ‘인류 원리’를 제안하며 ‘지구’와 ‘자연’의 입장에서 생각하는 차원을 넘어 온 인류와 지구를 ‘한 사람’처럼 생각할 수 있는 관점으로 안내한다. 《2050 거주불능 지구》는 총체적 위기를 맞이한 인류 사회가 반드시 참고해야 할 기후변화 대응 매뉴얼이자 미래보고서다.그러나 실상은 훨씬 더 무시무시하다. 일상 자체가 종말을 맞이할 것이다. 일상이 더 이상 존재하지 않게 될 것이다. 우리는 인간이라는 동물이 어느 지점까지 견딜 수 있을지 확신도 계획도 없는 도박이라도 하듯 애초에 인간이 진화할 수 있었던 환경적인 조건을 벗어던져 버렸다. 인류 자체는 물론 우리가 문화와 문명이라고 일컫는 모든 것을 자식처럼 길러 낸 기후 시스템은 이제 고인이 된 부모나 마찬가지다. 따라서 우리가 지난 몇 년 동안 관찰한 대로 이 땅을 연이어 두들겨 온 기후 시스템은 우리가 맞이할 암울한 미래의 예고편 같은 게 아니다. 그보다는 이미 저 뒤편 쓰레기통 속에 추억으로나 남아 있는 이전 기후 체계가 남긴 산물이라고 이해하는 쪽이 더 정확하다. 더 이상 ‘자연재해’ 같은 것은 없겠으나 상황은 더욱 악화될 것이다. 엄밀히 말해 상황은 지금도 이미 악화돼 있다. 혹시 기적적으로 인류가 탄소 배출을 중단하더라도 지금까지 배출해 온 양 때문에 추가적인 기온 상승은 따라올 수밖에 없다. 게다가 세계적으로 탄소배출량이 여전히 증가 중임을 고려할 때 탄소 배출이 중단될 리는 없을 것이며 결과적으로 기후변화 역시 지체되지 않을 것이다. 오늘날 우리가 곳곳에서 목격하는 재난은 미래에 지구온난화가 초래할 재난에 비하면 최상의 시나리오나 다름없다. 1장 살인적인 폭염현재 최상의 시나리오에서 2100년까지 기온이 2~2.5도 상승하리라 예측하므로, 확률분포 곡선의 가장 두툼한 부분, 즉 가능성이 가장 높은 시나리오에서는 2100년까지 약 3도 혹은 3도를 약간 웃도는 상승이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탄소배출량이 지금도 계속 늘어난다는 점을 고려한다면 약 3도 상승을 목표로 삼는다 하더라도 어마어마한 수준의 마이너스 배출이 필요할 것이다. 게다가 과학적 불확실성에서 비롯되는 위험 요소도 존재한다. 우리가 자연계를 기껏해야 얕은 수준으로만 이해하다 보니 자연이 가져올 피드백의 영향 역시 과소평가했을 가능성이 있다. 혹시 자연계의 피드백 고리가 활성화된다면 설령 앞으로 수십 년 동안 탄소배출량을 유의미하게 줄인다 하더라도 2100년까지 기온은 4도 상승할 수 있다. 교토의정서가 채택된 이후 인류의 행보에서 드러나듯이 근시안적인 인간의 특성상 탄소배출량이나 지구온난화에 관해 ‘어떤 일이 일어날지’ 예측해 봐야 생산적인 결과는 나오지 않는다. ‘어떤 일이 일어날 수 있는지’ 예측하는 편이 더 낫다. 그리고 그처럼 가능성을 예측하자면 한계는 끝이 없다. 2장 빈곤과 굶주림주어진 환경이 자원 남용으로 붕괴되거나 쇠퇴하기 직전까지 인구를 수용한다면 최대 얼마나 되는 인구를 지탱할 수 있을까? 하지만 특정 부지 내에서 최대 산출량이 얼마나 나오는지 계산하는 것과 그만한 산출량이 도출되는 데 환경 체계가 어느 정도나 통제력을 가지는지 판단하는 것은 별개의 문제다. 자연환경 체계는 볼로그 같은 특급 마법사조차 제대로 이해하고 제어하기 어려울 만큼 광범위하며 변수가 산만하게 얽혀 있기 때문이다. 지구온난화는 환경 수용력을 구하는 공식에 바로 집어넣을 수 있는 단일한 변수 따위가 아니라는 뜻이다. 그보다는 우리가 환경 수용력을 높이기 위해 시행하는 온갖 실험이 벌어지는 일련의 조건에 가깝다. 따라서 우리가 직면한 상황은 사회적 갈등, 전쟁, 불공정 등 수많은 역경이 지구상에 해결되지 않고 끊임없이 반복되는 와중에 기후변화라는 문제가 하나 더 얹어진 상황이 아니다. 오히려 기후변화라는 거대한 무대 위에 온갖 역경이 한데 모여 있는 상황인 셈이다. 다시 말해 기후변화란 미래의 모든 문제와 해결책을 담고 있는 지구환경 그 자체다.


겁보 만보
책읽는곰 / 김유 글, 최미란 그림 / 2015.03.17
9,500원 ⟶ 8,550(10% off)

책읽는곰명작,문학김유 글, 최미란 그림
큰곰자리 시리즈 16권. 창비 좋은 어린이책 대상 수상작 <내 이름은 구구 스니커즈>의 김유 작가가 두 번째로 선보이는 작품이다. 첫 책의 주인공 구구가 세상에 두려울 게 없는 씩씩한 아이인데 비해, 이 책의 주인공 만보는 세상 모든 게 두려운 소심한 아이라는 점이 몹시 흥미롭다. 세상에 첫 발을 내딛는 아이들을 위한 따스하고 유쾌한 격려를 담은 동화이다. 오늘날에도 유효한 옛이야기의 미덕이 고스란히 녹아 있는 오늘의 이야기이다. 만보는 옛이야기 속 주인공들처럼 집을 떠나 모험을 하면서 성장한다. 실제로 옛이야기 속에서 불려 나온 존재들이 불쑥불쑥 만보의 앞길을 가로막기도 한다. 만보는 때로는 고운 마음씨를 발휘하고 때로는 엄마의 충고를 떠올리며 시련을 헤쳐 나간다. 작가는 성장이라는 전통적인 주제 뒤에 숨은 문제의식이 무겁게 다가오지 않도록 지금 아이들의 이야기와 옛이야기를 맛깔스럽게 버무려 냈다.1. 만 가지 보물 2. 검둥개와 물귀신 3. 겁보딱지 4. 집 떠나는 만보 5. 한 고개 넘고 6. 두 고개 넘고 7. 세 고개 넘고 8. 가장 소중한 보물한 고개 넘고, 두 고개 넘고, 세 고개 넘어 겁보딱지 떼러 가자! 만보는 엄마 아빠가 다 늦게 얻은 외아들이야. 금쪽같은 늦둥이라 이름도 만 가지 보물, 만보지. 그런 만보가 딱 하나 못 가진 보물이 있어. 그건 바로…… 용기야! 만보는 바람소리만 쉭쉭 나도 이불을 뒤집어쓰고, 그리마 발소리에도 화들짝 놀라 깨는 겁보 중의 겁보거든. 엄마 아빠는 겁보 만보 때문에 온갖 궁리를 다 하는데, 만보는 과연 겁보딱지를 뗄 수 있을까? “아부지, 똥!” 만보 한마디면 아빠는 얼른 요강을 대령합니다. “엄니, 밥!” 만보 한마디면 엄마는 뚝딱 밥상을 차려 내지요. 그도 그럴 것이 만보는 엄마 아빠가 어렵사리 얻은 금쪽같은 늦둥이이자 외둥이거든요. 오죽하면 이름도 만 가지 보물, 만보라고 지었겠어요. 그런데 만보가 커 갈수록 엄마 아빠는 걱정이 늘어 갑니다. 이 녀석이 허우대는 멀쩡한데, 간이 콩알만 한 탓이지요. 엄마 아빠 품에서 떨어져 학교에 가면 좀 나을까 했더니 웬걸요. 누가 “야!” 소리만 내도 오금을 못 펴고, 누가 공놀이만 해도 공에 맞을세라 담장에 붙어 게걸음을 치고, 누가 툭 치기만 해도 화들짝 놀라 자빠지고, 선생님이 이름만 불러도 오줌을 질금질금 지릴 정도니 말 다했지요. 엄마 아빠는 만보의 겁보딱지를 떼어 주려고 심부름도 보내 보고 약도 먹여 보지만 아무 소용이 없습니다. 백 가지 약초를 달여 만들었다는 약을 먹고 입맛이 돌아 살만 뒤룩뒤룩 올랐지요. 겁보딱지로도 모자라 먹보딱지까지 붙게 생긴 겁니다. 엄마 아빠는 이마에 주름살이 또 하나 늘었고요. 귀한 자식일수록 여행을 보내라고 했던가요. 엄마 아빠는 밤잠까지 설쳐 가며 고민한 끝에 만보 혼자 고개 너머 시장에 보내 보기로 합니다. 그래 봐야 다른 아이들은 혼자서도 잘만 넘어 다니는 길이고, 만보도 아빠 손을 잡고 수없이 넘어 다닌 길이지만요. 그런데 세상일이 어디 그리 녹녹하던가요. 엄마가 꼭 왼쪽으로 가야 한고 당부한 갈림길에서 만보는 그만 고양이와 딱 마주치고 맙니다. “야옹!” 앙칼진 울음소리에 후다닥 오른쪽 길로 내달린 것이 엄청난 모험의 시작이 될 줄이야. 과연 만보는 무사히 고개를 넘어 시장에 다다를 수 있을까요? 세상에 첫 발을 내딛는 아이들을 위한 따스하고 유쾌한 격려 《겁보 만보》는 김유 작가가 창비 좋은 어린이책 대상 수상작 《내 이름은 구구 스니커즈》에 이어 두 번째로 선보이는 작품입니다. 첫 책의 주인공 구구가 세상에 두려울 게 없는 씩씩한 아이인데 비해, 이 책의 주인공 만보는 세상 모든 게 두려운 소심한 아이라는 점도 몹시 흥미롭습니다. 어쩌면 구구는 어릴 적 작가가 ‘되고 싶었던 나’의 모습을, 만보는 ‘있는 그대로 나’의 모습을 담은 것이 아닐까 싶기도 합니다. 거침없는 구구를 꿈꿨지만 실상은 겁 많은 만보일 수밖에 없었던 자신, 그리고 자신과 별반 다르지 않을 지금 아이들을 떠올리면서요. 가정이라는 익숙하고 편안한 울타리 너머로 첫 발을 내딛는 일은 누구라도 두렵고 힘겨운 법입니다. 만보처럼 부모님의 사랑을 담뿍 받고 자라 모난 데도 없지만 맺힌 데도 없는 아이라면 더더욱 그렇지요. 만보는 지금 누군가는 이미 겪었고 또 누군가는 겪고 있을 통과 의례를 겪고 있는 것입니다. 다만 첫 발을 떼기가 쉽지 않을 뿐이지요. 작가는 걱정 많은 부모님의 손을 빌어 그런 만보의 등을 살짝 떠밀어 줍니다. 한 발을 떼고 나면 또 한 발을 떼는 건 일도 아니니까요. 한 고개 넘고 또 한 고개 넘다 보면 두려움은 어느새 설렘으로 바뀌어 있을 테니까요. 옛이야기의 미덕을 고스란히 간직한 오늘의 이야기 《겁보 만보》는 오늘날에도 유효한 옛이야기의 미덕이 고스란히 녹아 있는 오늘의 이야기입니다. 만보는 옛이야기 속 주인공들처럼 집을 떠나 모험을 하면서 성장합니다. 실제로 옛이야기 속에서 불려 나온 존재들이 불쑥불쑥 만보의 앞길을 가로막기도 하지요. 만보는 때로는 고운 마음씨를 발휘하고 때로는 엄마의 충고를 떠올리며 시련을 헤쳐 나갑니다. 그러나 만보에게는 성장 그 자체가 목적인 옛이야기 속 주인공들과 달리 해결해야 할 과제가 또 하나 있습니다. 부모님의 넘치는 사랑이 독이 되기 전에 집 밖으로 한 발짝 걸어 나가 보는 것, 그 자체가 만보의 과제였지요. 그것은 그대로 지금 아이들의 과제이기도 할 것입니다. 《겁보 만보》가 그저 창작 옛이야기가 아니라 오늘의 이야기인 것은 바로 이 지점 때문이 아닐까 싶습니다. 성장이라는 전통적인 주제 뒤에 숨은 문제의식이 무겁게 다가오지 않는 것은, 지금 아이들의 이야기와 옛이야기를 맛깔스럽게 버무려 낸 김유 작가의 솜씨 덕일 테고요. 그럼에도 오늘날과 옛날 사이를 오락가락 하던 만보를 오늘에 딱 붙들어 매 놓은 것은 최미란 작가의 공입니다. 최미란 작가가 책 속에 데려다 놓은 만보는 당장에라도 충청도 시골 마을에 가서 “만보야!” 하고 부르면 느릿느릿 걸어 나오게 생겼습니다. 늦둥이 외아들이 쥐면 꺼질까 불면 날아갈까 안달복달 안절부절 하는 늙수그레한 엄마 아빠도 함께 말입니다. 아, 엄청난 모험을 겪은 터이니 만보는 좀 빠릿빠릿해지고 엄마 아빠는 좀 느긋해졌으려나요.


참을 수 없는 존재의 가벼움
민음사 / 밀란 쿤데라 (지은이), 이재룡 (옮긴이) / 2018.06.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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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음사소설,일반밀란 쿤데라 (지은이), 이재룡 (옮긴이)
매해 노벨 문학상 후보 목록에 오르는 작가인 동시에 인터뷰나 대외 활동을 자제하고 은둔을 자처하는 작가. 체코 출신으로 '프라하의 봄'을 직접 경험하고 집필 및 판매 금지 등 정치적 박해를 피해 프랑스로 망명한 작가. 현재에서 멀지 않은 20세기 작가이지만 이미 살아 있는 신화가 된 작가. 밀란 쿤데라. 쿤데라 작품을 독점 계약, 출판하고 있는 민음사가 밀란 쿤데라 국내 소개 30주년을 맞아 선보이는 리뉴얼 판이다. 은 1988년 계간 「세계의 문학」 가을호에 전재되면서 우리나라에 처음 소개되었고, 발표 직후 1988년 11월 20일 단행본으로 출간되었다. 당시에는 독문학자 송동준 교수가 독일어 판본을 옮겨 펴냈으나, 1999년 2월에 불문학자 이재룡 교수의 변역으로 다시 펴냈다. 이는 원저자인 밀란 쿤데라의 요청에 따른 것으로, 쿤데라는 프랑스어 판본을 옮기는 것이 자신의 원작에 가장 충실한 것이라고 밝힌 바 있다. 새롭게 리뉴얼해 선보이는 은 그간 출간된 세계문학전집 및 작가 전집 버전과 달리 밀란 쿤데라가 직접 그린 일러스트를 바탕으로 디자인한 신선한 표지와 장정으로 21세기를 살아 나가는 젊은 독자들의 눈을 다시금 사로잡을 예정이다.1부 가벼움과 무거움 7 2부 영혼과 육체 67 3부 이해받지 못한 말들 139 4부 영혼과 육체 213 5부 가벼움과 무거움 287 6부 대장정 393 7부 카레닌의 미소 463“그들은 서로 사랑했는데도 상대방에게 하나의 지옥을 선사했다.” 국내 출간 30주년 및 국내 총 판매량 100만부 달성 기념 리뉴얼 단행본 출간 매해 노벨 문학상 후보 목록에 오르는 작가인 동시에 인터뷰나 대외 활동을 자제하고 은둔을 자처하는 작가. 체코 출신으로 ‘프라하의 봄’을 직접 경험하고 집필 및 판매 금지 등 정치적 박해를 피해 프랑스로 망명한 작가. 현재에서 멀지 않은 20세기 작가이지만 이미 살아 있는 신화가 된 작가. 밀란 쿤데라에 대한 한국인의 사랑은 특별하다. 대표작 『참을 수 없는 존재의 가벼움』의 국내 총 판매량 100만 부에 달하며, 민음사에서는 밀란 쿤데라 전집(총 15권)을 출간하기도 했다. 쿤데라를 사랑하는 독자는 광고인 박웅현, 피아니스트 김대진, 화가 황주리, 소설가 김영하, 김연수 등 각계각층에서 다양하다. 특히 지난 2016년에는 네이버 ‘지식인의 서재’ 선정 ‘우리 시대 지식인이 사랑한 책’ TOP10에 들기도 했다. 쿤데라에 대한 격찬은 그의 소설이 프랑스어로 소개된 직후 서양 지식인들에서부터 시작되었다. 쿤데라의 첫 번째 소설인 『농담』 불어판 서문에서 시인 아라공은 쿤데라를 일컬어 “금세기 최고의 소설가들 중 한 사람, 소설이 빵과 마찬가지로 인간에게 없어서는 안 되는 것임을 증명해 주는 작가”라고 격찬하며 “우리 시대 어떤 작가도 필적할 수 없는 기교를 갖추었다.”라고 했다. 또한 샐먼 루시디는 쿤데라를 “명백히 세계적으로 가장 훌륭한 예술가”라 칭했다. 이렇듯 명실공히 20세기를 아울러 현존하는 최고의 현대 소설가 중 한 명으로 꼽히는 쿤데라의 작품들은 거의 모두가 탁월한 문학적 깊이를 인정받아서 프랑스 메디치 상, 클레멘트 루케 상, 프레미오 레테라리오 몬델로 상, 유로파 상, 체코 작가연맹 상, 체코 작가출판사 상, 커먼웰스 상, LA타임스 소설 상, 두카 재단 상 등 수많은 문학상을 받았으며 해마다 노벨 문학상 후보 작가로 추천되고 있다. 미국 미시건 대학은 그의 문학적 공로를 높이 평가하면서 명예박사 학위를 수여했다. 쿤데라 작품을 독점 계약, 출판하고 있는 민음사에서는 밀란 쿤데라 국내 소개 30주년을 맞아 『참을 수 없는 존재의 가벼움』 리뉴얼 판을 선보였다. 『참을 수 없는 존재의 가벼움』은 1988년 계간 《세계의 문학》 가을호에 전재되면서 우리나라에 처음 소개되었고, 발표 직후 1988년 11월 20일 단행본으로 출간되었다. 당시에는 독문학자 송동준 교수가 독일어 판본을 옮겨 펴냈으나, 1999년 2월에 불문학자 이재룡 교수의 변역으로 다시 펴냈다. 이는 원저자인 밀란 쿤데라의 요청에 따른 것으로, 쿤데라는 프랑스어 판본을 옮기는 것이 자신의 원작에 가장 충실한 것이라고 밝힌 바 있다. 새롭게 리뉴얼해 선보이는 『참을 수 없는 존재의 가벼움』은 그간 출간된 세계문학전집 및 작가 전집 버전과 달리 밀란 쿤데라가 직접 그린 일러스트를 바탕으로 디자인한 신선한 표지와 장정으로 21세기를 살아 나가는 젊은 독자들의 눈을 다시금 사로잡을 예정이다. 존재를 관통하는 덧없는 사랑에 대한 잔혹한 메타포 고향의 작은 술집에서 일하며 근근이 살던 젊은 테레자는 출장으로 그 도시에 들른 외과의사 토마시와 우연히 만난다. 서로 그 만남을 잊지 못할 만큼 운명적으로 생각하던 차, 테레자는 톨스토이의 『안나 카레니나』와 여행 가방만을 들고 그를 찾아간다. 전처와의 이혼 이후 진지한 사랑을 부담스러워하던 토마시는 ‘강물에 떠내려온 아기’ 같은 테레자의 연약한 매력을 놓지 못하고 고아를 떠맡듯 그녀와 함께 살기 시작한다. 하지만 스스로가 ‘에로틱한 우정’이라고 이름 붙인 그 ‘가벼운 삶’을 토마시는 버리지 못하고 이 여자 저 여자를 전전한다. 그런 토마시를 지켜보는 테레자는 질투와 체념으로 인한 괴로움에 몸부림친다. 소련의 침공으로 체코가 자유를 잃은 후, 두 사람은 함께 스위스로 넘어간다. 체코를 벗어나면 토마시의 연인들로부터도 벗어날 수 있을 거라 믿었던 테레자는, 토마시의 끊임없는 외도에 믿음을 잃은 후 홀로 국경을 넘어 프라하로 돌아간다. 질투와 미움이 뒤섞인 두 사람의 삶은 그렇게 점차 무게를 더해 간다. 한편 토마시의 또다른 연인이자 화가인 사비나는 끈질기게 자신을 따라다니는 조국과 역사의 무게에서 벗어나 자유롭게 살고 싶어 한다. 밥을 먹어도, 그림을 그려도, 거리를 걸어도 자신에겐 ‘조국을 잃은 여자’라는 꼬리표가 붙는 것을 그녀는 견딜 수 없다. 사비나는 체코에서 멀리, 할 수 있는 한 가장 멀리 떠난다. 사비나를 사랑하는 학자이자 한 가정의 가장으로서 안정된 일상을 누리던 프란츠는 그런 사비나의 ‘가벼움’에 매료된다. 무거운 역사의 상처와 개인적 트라우마를 어깨에 짊어진 이 네 남녀의 생과 사랑의 모습은, 오늘날 ‘참을 수 없는’ 생의 무거움과 가벼움을 오가며 방황하는 바로 우리 자신의 모습이기도 하다. 되돌릴 수 없는 겨우 단 한 번의 생, 그 무의미함에 대하여 “영원한 회귀가 주장하는 바는, 인생이란 한번 사라지면 두 번 다시 돌아오지 않기 때문에 한낱 그림자 같은 것이고, 그래서 산다는 것에는 아무런 무게도 없고 우리는 처음부터 죽은 것과 다름없어서, 삶이 아무리 잔혹하고 아름답고 혹은 찬란하다 할지라도 그 잔혹함과 아름다움과 찬란함조차도 무의미하다는 것이다.” - 본문 중에서 『참을 수 없는 존재의 가벼움』에서 작가는 어떤 사랑 이야기, 특별한 동시에 잊을 수 없는 이야기를 들려준다. 테레사와 토마스는 우연히 서로 만나 평생을 각자의 방식으로 사랑을 이어 가다가 교통사고로 함께 죽는다. 그들의 운명은 필연적이지 않다. 결국 돌이킬 수 없는 결정들과 우연한 사건들과 어쩌다가 받아들이게 된 구속들의 축적이 낳은 산물에 불과하기 때문이다. 그럼에도 이 둘은 그 구속에 서로를 얽어매며 평생을 존재의 무게 속에서 살아 나간다. 토마시는 이 작품 속에서 끊임없이 이렇게 되뇌인다. “사람이 무엇을 희구해야만 하는가를 안다는 것은 절대 불가능하다. 왜냐하면 사람은 한 번밖에 살지 못하고 전생과 현생을 비교할 수도 없으며 현생과 비교하여 후생을 바로잡을 수도 없기 때문이다. (…) 한 번뿐인 것은 전혀 없었던 것과 같다. 한 번만 산다는 것은 전혀 살지 않는다는 것과 마찬가지다.(Einmal ist Keinmal.)” 니체의 영원회귀 사상을 비튼 이 생각을 바탕으로 쿤데라는 ‘한 번인’ 동시에 ‘아무것도 아닌’ 이 삶의 무의미함을 철저하게 파헤친다. 쿤데라는 니체의 영원회귀 사상이 의미하는 ‘가벼움’과 베토벤의 곡의 모티프 중 하나인 ‘그래야만 한다!(Es muss sein!)’의 ‘무거움’ 사이에서 방황하는 토마시의 모습을 그린다. 베토벤의 작품번호 135 마지막 4중주 4악장의 핵심 악장의 모티프인 ‘그래야만 한다!(Es muss sein!)’가 뜻하는 것은 구속, 당위이며 가벼운 것에서 무거운 것으로의 전이이다. 삶을 살아나가는 여러 태도 가운데 쿤데라는 삶의 이 모순된 무게를 저울질해 가며 방황하는 군상을 그려 나간다. 밀란 쿤데라의 역사적, 철학적 사유가 오롯이 담긴 작품 “역사란 개인의 삶만큼이나 가벼운, 참을 수 없을 정도로 가벼운, 깃털처럼 가벼운, 바람에 날리는 먼지처럼 가벼운, 내일이면 사라질 그 무엇처럼 가벼운 것이다.” - 본문 중에서 한 사람의 인생이 역사에서 자유로울 수 있을까? 사소한 우연이든 의미심장한 우연이든, 우리는 그것을 운명으로 받아들여야 할까? 네 남녀의 사랑 이야기를 따라 흘러가는 이 소설의 배경에는 1960년대 체코와 1970년대 유럽을 뒤흔들어 놓은 시련이 깔려 있다. 지금은 멀어져 버렸지만 쿤데라의 작품 한복판에 주인공인 양 요지부동으로 박혀 있는 체코. 작가의 근원은 체코에 있었다. 쿤데라 자신 역시 자신의 조국에서 벌어진 비극과 개인적 박해를 오롯이 경험했고, 이 경험은 그의 작품 군데군데에 녹아 있다. 하지만 동시에 쿤데라는 그의 최근 에세이 『커튼』을 통해 사회 운동, 전쟁, 혁명과 반혁명, 국가의 굴욕 등 역사 그 자체는 소설가가 그려야 할 대상, 고발하고 해석해야 할 대상이 아니라고 밝혔다. 소설가는 “역사가의 하인”이 아니며 소설가를 매혹하는 역사란, 오직 “인간 실존에 빛을 비추는 탐조등으로서의 역사”일 뿐이라는 것이다. 역사로서의 예술, 혹은 예술의 역사는 덧없으며 “예술의 지저귐은 영원할 것”이라는 쿤데라의 말처럼, 이 작품은 역사에서 태어났으되, 역사를 뛰어넘는 인간의 실존 그 자체를 다루고 있기 때문에 영원히 사랑받는 불멸의 고전으로 남을 것이다.영원한 회귀란 신비로운 사상이고, 니체는 이것으로 많은 철학자를 곤경에 빠뜨렸다. 그는 그녀에 대해서 거의 아무것도 알지 못하면서도 무어라 형언할 수 없는 사랑을 느꼈다. 그녀는 마치 송진으로 방수된 바구니에 넣어져 강물에 버려졌다가 그의 침대 머리맡에서 건져 올려진 아이처럼 보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