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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이트
차이정원 / 이지성 (지은이) / 2019.10.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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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이정원
소설,일반
이지성 (지은이)
《리딩으로 리드하라》와 《생각하는 인문학》으로 대한민국에 인문학 돌풍을 일으켰던 이지성 저자가 5년 만에 새로운 주제로 돌아왔다. 바로 ‘인공지능’이다. 저자는 스티브 잡스가 죽기 직전까지 붙잡고 있었던 ‘그것’에 주목했다. 그리고 레이 커즈와일, 피터 디아만디스 같은 실리콘밸리의 천재들과 NASA, 구글 같은 조직들은 이미 10여 년 전부터 인류에게 닥친 새로운 문명에 대해 다르게 준비하고 발 빠르게 움직이고 있음을 발견했다. 이들이 대한민국에 경고하는 것은 과연 무엇일까? 인공지능 시대의 지배자를 길러내기 위한 목적으로 NASA와 구글이 투자한 싱귤래리티대학교, 강의와 교과서가 사라진 하버드·스탠퍼드·예일 같은 세계 최고의 명문 대학들, 세계 수재들이 선택하는 인공지능 시대에 최적화된 대학 미네르바 스쿨, IT 기기를 금하는 실리콘밸리의 사립학교들, 우주 탐사업체 스페이스X의 창업자 일론 머스크가 설립한 애드 아스트라, 미국·유럽의 사립학교들과 150년 만에 교육개혁을 단행한 일본 국공립학교들 등 저자는 무수한 사례들을 제시하며, 우리가 인공지능 시대에 대체되지 않고 살아남기 위한, 아니 오히려 인공지능을 지배할 수 있는 가장 확실하고 강력한 대응법으로 ‘에이트’를 제안한다. 미래 사회는 인공지능에게 지시를 내리는 계급과 인공지능의 지시를 받는 계급으로 나뉜다고 한다. 당신은 어떤가. 인공지능이 인간을 넘어서는 시대, 무엇을 준비할 것인가. 또 어떻게 살아남을 것인가.당신에게 묻는다 prologue 잡스는 왜 죽기 직전까지 인공지능을 붙잡고 있었나 Part 1 단 한 번도 경험하지 못한 시대가 오고 있다 -인간이 기계에 대체될 수밖에 없는 이유 실리콘밸리와 하버드의 발 빠른 움직임 그러자, 실리콘밸리 상위 1%가 움직였다 ‘싱귤래리티대학교’의 교육 목표 “강의의 시대는 끝났다” 일론 머스크가 자녀들을 자퇴시킨 이유 2차 흑선, 일본의 교육혁명에 숨겨진 의도는 그들은 왜 교육혁명을 단행했을까 국민 평균 독서량 166위라는 성적표 인공지능이 없으면 무엇도 할 수 없는 시대 이미 20년 전, 인공지능은 인간을 이겼다 1997년 5월 11일, 모든 것의 시작 ‘딥블루’, ‘왓슨’, 그리고 ‘슈퍼비전’ 왜 한국에서 ‘알파고 쇼’를 벌였을까 인류의 미래 문명은 인공지능이 될 것이다 Part 2 10년 뒤, 당신의 자리는 없다 -인공지능에게 지시를 내리는 사람 vs 지시를 받는 사람 지금, 이 순간에도 당신의 일자리가 사라지고 있다 아이비리그 수재들이 월 스트리트로 향하는 이유 ‘켄쇼’, 트레이더 598명을 해고로 몰다 인공지능 의사와 인간 명의의 대결 3만 4천 건 vs ‘0건’ ‘리걸테크’, 변호사와 판사도 대체되고 있다 전 세계에서 진행 중인 ‘인공지능 교사 프로젝트’ 인공지능 시대, 가장 먼저 대체되는 직업들 “10년 뒤”, ‘21세기 에디슨’의 예언 ‘수확가속의 법칙’, 기하급수적 성장의 무서움 ……그리고, 2045년 인공지능은 절대 가질 수 없는 인간 고유의 능력 ‘빅E’와 ‘미들E’와 ‘리틀E’, 공감 능력의 실체 창조적 상상력, ‘리틀C’의 땅을 걷고 ‘미들C’의 산을 올라라 프레카리아트, 한국인 99.997%의 미래 Part 3 인공지능에게 대체되지 않는 나를 만드는 법 8 -‘에이트’ 하라 에이트 01 디지털을 차단하라 실리콘밸리 가정과 기업에는 IT 기기가 없다 소비자가 아닌 창조자의 입장에서 대하라 에이트 02 나만의 ‘평생유치원’을 설립하라 ‘몬테소리 마피아’의 비밀 인공지능 시대의 리더를 기르는 교육 200년 전, ‘칼 비테 교육법’에 숨겨진 진실 인공지능은 유년 시절이 없다 에이트 03 ‘노잉’을 버려라, ‘비잉’ 하고 ‘두잉’ 하라 하버드가 버린 것과 취한 것 레오나르도 다 빈치와 아인슈타인의 ‘생각’ 공부법 에이트 04 생각의 전환, ‘디자인 씽킹’ 하라 4차 산업혁명의 요람, 스탠퍼드대 D스쿨 디자인 씽킹을 무용지물로 만드는 다섯 가지 에이트 05 인간 고유의 능력을 일깨우는 무기, 철학하라 실리콘밸리의 천재들은 왜 철학에 빠졌을까 그 학교들이 철학을 교육의 핵심으로 삼은 이유 진짜 철학하는 방법, 트리비움 당신의 미래는 철학에 달려 있다 에이트 06 바라보고, 나누고, 융합하라 예일대 의대의 미술 수업과 서양 사립학교의 역사 수업 인공지능은 ‘트롤리 딜레마’를 판단하지 못한다 에이트 07 문화인류학적 여행을 경험하라 세계 수재들이 ‘미네르바 스쿨’을 택하는 이유 IBM은 왜 인공지능 문외한인 직원을 채용했을까 여행자가 아닌 생활인으로, 이방인이 아닌 현지인으로 에이트 08 ‘나’에서 ‘너’로, ‘우리’를 보라 봉사도 공감과 창의성이 중요하다 인간을 인간답게 만드는 것 epilogue 감사하며 부록 주하버드·스탠퍼드·NASA·구글…… 아이비리그와 실리콘밸리의 천재들은 인공지능 시대를 어떻게 준비하고 있는가? 세계 상위 0.01%가 실천 중인 ‘에이트’를 만나라! 《리딩으로 리드하라》와 《생각하는 인문학》으로 대한민국에 인문학 돌풍을 일으켰던 이지성 저자가 5년 만에 새로운 주제로 돌아왔다. 바로 ‘인공지능’이다. 저자는 스티브 잡스가 죽기 직전까지 붙잡고 있었던 ‘그것’에 주목했다. 그리고 레이 커즈와일, 피터 디아만디스 같은 실리콘밸리의 천재들과 NASA, 구글 같은 조직들은 이미 10여 년 전부터 인류에게 닥친 새로운 문명에 대해 다르게 준비하고 발 빠르게 움직이고 있음을 발견했다. 이들이 대한민국에 경고하는 것은 과연 무엇일까? 인공지능 시대의 지배자를 길러내기 위한 목적으로 NASA와 구글이 투자한 싱귤래리티대학교, 강의와 교과서가 사라진 하버드·스탠퍼드·예일 같은 세계 최고의 명문 대학들, 세계 수재들이 선택하는 인공지능 시대에 최적화된 대학 미네르바 스쿨, IT 기기를 금하는 실리콘밸리의 사립학교들, 우주 탐사업체 스페이스X의 창업자 일론 머스크가 설립한 애드 아스트라, 미국·유럽의 사립학교들과 150년 만에 교육개혁을 단행한 일본 국공립학교들 등 저자는 무수한 사례들을 제시하며, 우리가 인공지능 시대에 대체되지 않고 살아남기 위한, 아니 오히려 인공지능을 지배할 수 있는 가장 확실하고 강력한 대응법으로 ‘에이트’를 제안한다. 미래 사회는 인공지능에게 지시를 내리는 계급과 인공지능의 지시를 받는 계급으로 나뉜다고 한다. 당신은 어떤가. 인공지능이 인간을 넘어서는 시대, 무엇을 준비할 것인가. 또 어떻게 살아남을 것인가. 인류가 단 한 번도 경험하지 못한 시대가 오고 있다! 《리딩으로 리드하라》 《생각하는 인문학》 이후 5년 만에 던지는 문제작 2010년 11월, 이지성 저자는 세상을 지배하는 0.1%의 인문고전 독서법을 소개한 《리딩으로 리드하라》를 통해 대한민국에 인문학 열풍을 불러일으켰다. 5년 만인 2015년 3월, 저자는 5천 년 역사를 만든 동서양 천재들의 사색공부법을 내세우며 전작의 실전편이라 할 수 있는 《생각하는 인문학》을 선보였다. 그리고 다시 2019년 10월, 저자는 스티브 잡스가 죽기 직전까지 매달렸다는 ‘그것’으로 돌아왔다. 바로 인공지능이다. 왜 지금, 인공지능이어야 했을까. 세계정세는 이미 오래전, 급변하는 제4차 산업혁명 시대에 대응하고 있었다. 인공지능에게 대체되지 않기 위해 교육 등 다방면으로 기획해가고 있었다. 우리는 어떨까. 아직 준비도 못한 채, 아니 아무런 경각심도 느끼지 못한 채 ‘불타는 갑판’ 위에 서 있는 현실을 저자는 극도로 안타까워하며, 책의 집필 의도를 분명히 밝혔다. 10년도 더 된 1997년 6월, 내한한 빌 게이츠가 “인류의 미래 문명은 인공지능이 될 것이다. 내가 만일 다시 학생으로 돌아간다면 다른 무엇보다 인공지능을 공부할 것이다”라고 발언했다. 하지만 당시에 우리 중 그 누구도 빌 게이츠의 말을 귀담아듣지 않았다. 그리고 얼마 뒤 국가부도사태(IMF)가 터졌다. 이제 한 작가가 1997년의 그처럼 말하고 있다. 부디 자신의 말이 허공 속으로 사라지지 않기를. 부디 나라가 응답하기를. “강의의 시대는 끝났다”, “10년 뒤, 당신의 자리는 없다” 인공지능 시대, 세계 상위 0.01%의 움직임을 주목하라! UN은 우리나라가 국민 평균 독서량이 세계 166위라고 발표했다(2015년). 유발 하라리를 비롯한 세계적인 석학들은 인공지능 시대에 가장 큰 위험에 처하는 국가로 대한민국이 될 수 있다고 경고했다. 세계 3대 경영 컨설팅 기업인 보스턴컨설팅그룹(BCG)은 2025년까지 로봇에 의해 일자리가 가장 많이 대체될 국가로 대한민국을 지목했다(2015년). 세계로봇연맹(IFR)이 발표한 보고서에 따르면 우리나라는 인간 근로자 1만 명당 로봇 수가 세계 평균 69대보다 무려 462대나 많은 531대였다(2016년). 여기까지 읽으면, 앞으로 우리나라는 인공지능이 인간을 대체하는 비율 세계 1위 국가가 될 가능성이 심히 높다. 이는 무엇을 의미할까. 지금 이 글을 읽고 있는 당신이 인공지능으로 인해 직업을 잃을 가능성이 심히 높아진다는 것이다. 만일 그런 사태가 벌어지면 당신은, 당신의 가정은 어떻게 될까? 생각만 해도 끔찍하다. 더 끔찍한 사실이 있다. 당신이 여기에 대해 잘 모르고 있고, 아무런 준비도 하고 있지 않다는 것이다. 세계는 어떨까. 하버드·스탠퍼드·MIT·예일 같은 세계 최고의 대학들은 이미 2000년대 후반부터 ‘인공지능 시대의 패배자’를 만드는 강의 위주의 수업 형태를 ‘인공지능 시대의 승리자’를 만드는 수업 형태로 바꾸는 실험을 조금씩 해왔다. 그리고 2012년 강의의 시대가 종결됐음을 인정하고, 유다시티·에드엑스·코세라 같은 무크 기업을 설립하여 자기 학교 학생들만 들을 수 있었던 강의를 인터넷에 전체 공개하기로 결정했다. 책에서 이 같은 파격적인 행보와 사례를 무수히 소개하는 저자는 이제 “강의의 시대는 끝났다”며 강의 위주의 교육을 받은 사람은 “앞으로 인공지능의 종이 된다”고 역설하고 있다. 그 무엇과도 대체되지 않는 삶을 고민하는 대한민국 모든 사람들에게 권하는 책! 책은 총 3장으로 이루어져 있으며 1장에서는 실리콘밸리와 하버드의 움직임, 메이지 유신 이후 2차 흑선인 일본의 교육혁명 등을 통해 인공지능이 없으면 무엇도 할 수 없는 시대가 오고 있음을 명명백백히 알린다. 2장에서는 실제 인공지능과 사람의 대결을 소개하며 앞으로 10년 뒤에는 우리 자리가 위협당할 수도 있음을 경고한다. 그리고 대체될 수밖에 없는 대한민국의 현주소를 진단한다. 그렇다면 어떻게 해야 인공지능에게 지시를 받는 게 아닌 지시를 내리는 사람이 될 수 있을까? 마지막 3장에서는 인공지능이 가질 수 없는 인간 고유의 능력이 곧 공감 능력과 창조적 상상력임을 역설하며 세계 상위 0.01%가 실천 중인 대응법 ‘에이트’를 제안한다. 권말 부록에는 인공지능 시대가 불러올 예측 가능한 미래와 세계의 움직임을 모아 일목요연하게 보여준다. 이 책은 비단 인공지능 시대에 우리가 꼭 알아야 할 리포트를 엮은 것만은 아니다. 아울러 꼭 필요한 최신 뉴스만 짚어서 상식을 알려주는 트렌드서도 아니다. 인공지능이 주도하는 4차 산업혁명 시대에 뒤처지고 있는 대한민국의 현실을 단순히 경고하고자 만든 책은 더더욱 아니다. 《에이트》는 사람 개개인에 집중하는 책이다. 그 무엇과도 대체되지 않는 삶을 선택하기 위해 노력하는, 이 시대 모든 사람들에게 권하는 책이다. 지속 가능한 삶을 꿈꾸는가. 그렇다면 저자가 제안하는 다음 ‘에이트’를 지금부터 당신도 실천하라. ▶ 세계 상위 0.01%가 실천 중인 ‘에이트’ 에이트 1 디지털을 차단하라 아이들에게 대체되지 않는 ‘공감 능력’과 ‘창조적 상상력’을 길러주기 위해 실리콘밸리의 부모들은 놀랍게도 IT 기기를 엄격하게 제한한다. 그리고 소비자가 아닌 창조자의 입장에서 IT 기기를 대한다. 에이트 2 나만의 ‘평생유치원’을 설립하라 MIT ‘미디어랩’ 연구소에서는 유치원 시절 습득했던 놀이와 학습 방식을 성인에게 다시 경험하게 함으로써 인간 고유의 능력을 회복시키는 데 그 목적을 두고 있다. 인공지능은 유년 시절이 없다. 에이트 3 ‘노잉’을 버려라, ‘비잉’하고 ‘두잉’하라 하버드처럼 플립러닝, 곧 교과서와 강의가 사라진 토론식 수업을 추구하라. 인공지능은 ‘천재’를 흉내 낼 수는 있지만 ‘천재의 창조’를 흉내 낼 수는 없다. 힘써 천재를 추구하라. 에이트 4 생각의 전환, 디자인 씽킹하라 스탠퍼드대 ‘D스쿨’에서 주목하는 디자인 씽킹은 매일 매 순간 ‘인간답게’ 살기 위해 치열하게 노력한 사람의 것이다. 인공지능 시대에는 일 중심적 삶에서 인간 중심 사고로 전환하는 것이 중요하다. 에이트 5 인간 고유의 능력을 일깨우는 무기, 철학하라 고대 그리스 철학자들에게 ‘생각’은 영원히 변하는 일 없이 영원히 존재하는 진리의 세계를 인식하는 행위였다. ‘트리비움’하라. 자기 가치관이 담긴 글을 사람들과 나눌 수 있어야 한다. 에이트 6 바라보고, 나누고, 융합하라 작가의 작품을 오래도록 바라보고, 새로운 눈으로 믿을 만한 사람들과 나누고, 윤리·도덕적 판단력을 키우기 위해 역사·문학·철학 등과 융합하라. 인공지능은 이를 해결할 능력이 없다. 에이트 7 문화인류학적 여행을 경험하라 지금과 전혀 다른 환경에서 전혀 다른 삶을 살아온 사람들의 진짜 문화를 온몸으로 경험하라. 세계적 대학 ‘미네르바 스쿨’은 인공지능이 절대 가질 수 없는 것으로 ‘문화 연결 능력’을 꼽았다. 에이트 8 ‘나’에서 ‘너’로, ‘우리’를 보라 내 안의 인간성 자체에 집중하라. 인권의 사각지대에 놓은 이들을 위해 봉사하라. 나만 아는 인간에서 너와 우리를 아는 인간으로 성장할 때 비로소 인공지능에 대체되지 않는 나를 만날 수 있다.우리나라의 전반적인 환경이 어떠한가. 대표적으로 우리나라 교육을 쥐고 있다시피 한다는 강남 8학군을 보라. 지금 이 순간에도 주입식 교육을 더 강하게 하지 못해서 안달하고 있지 않은가. 선진국들은 다들 미래에 인공지능의 IQ가 1만을 돌파하기 때문에 주입식 교육은 아무 의미 없다고 하면서, 아이들에게 인공지능이 절대 가질 수 없는 능력을 길러주기 위해 애를 쓰고 있는데 말이다. 이는 비유하면 이미 총이 발명되었고, 다들 총으로 무장하고 있는데, 우리만 아이들에게 좀 더 좋은 활을 만드는 법을 가르치고 있는 것과 다를 바 없다. 또는 이미 전기가 발명되었고 다들 전기 문명을 만들어가고 있는데, 우리만 아이들에게 좀 더 오래 타는 양초를 만드는 법을 가르치고 있는 것과 다를 바 없다. 불행 중 다행은 인공지능이 모든 면에서 인류를 초월하지는 못한다는 것이다. 주로 지식·정보·기술 분야에서 인류를 압도한다는 것이다.이는 무엇을 의미하는가? 지식·정보·기술보다 우위에 있는 무엇, 즉 공감 능력과 창조적 상상력을 가진 사람들은 인공지능보다 우위에 있게 된다는 것이다. 이들이 새로운 문명 시대에 누릴 풍요와 번영은 지난 역사상 인류가 단 한 번도 경험하지 못한 것이 될 것이다.지금 당신은 어떤 길을 가고 있는가? 풍요와 번영의 길인가, 아니면 그 반대의 길인가? 부디 당신이 풍요와 번영의 길로 가고 있기를 빈다. 인공지능은 타인의 생각과 감정을 타인의 입장에서 느끼거나 이해할 수 있는 능력, 즉 공감 능력이 없다. 그리고 공감을 통해 기존에 없던 것을 새로 만들어내거나 기존에 있던 것에 혁신을 일으키는 창조적 상상력을 발휘할 수도 없다.한번 생각해보라. 어떤 인공지능이 청각 장애를 가진 어머니 때문에 가슴 아파하다가 전 세계 청각 장애인들의 아픔에 공감하고, 새로운 보청기에 이어 전화기까지 발명할 수 있겠는가? 관절염을 앓는 할머니에게 요리하는 기쁨을 되찾아주고 싶은 마음에 노인 분장을 하고서 무려 3년 넘게 116개에 달하는 도시를 다니고, 기존 디자인 문화에 혁신을 일으킬 수 있겠는가? 또 건축가가 아닌 건축주의 입장에서 목조 주택의 욕실 누수 문제를 바라보고, 작은 혁신을 일으킬 수 있겠는가? 절대로 불가능하다.하여 세계적인 석학들과 인공지능 전문가들은 인공지능 시대에 인간이 갖춰야 할 필수적인 것으로 공감 능력과 창조적 상상력을 꼽고 있다. 그리고 선진국들은 오래전부터 학교와 직장 등에서 공감 능력과 창조적 상상력을 길러주는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다.
무조건 당신 편
알에이치코리아(RHK) / 한창수 (지은이) / 2020.07.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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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설,일반
한창수 (지은이)
기대치를 낮출 것. 나를 불편하게 하는 그 느낌을 믿을 것. 특별할 것 없는 하루를 달갑게 여길 것. 20년간 수만 명의 마음을 수리해 온 한창수 교수의 다정하고 힘 있는 위로의 말들을 담은 책이다. “저는 무조건 당신 편입니다.” 이 말을 들은 당신, 어떤 기분이 드는가? 만약 당신이 지금 힘들고 괴로운 처지라면, 이 말은 구원의 손길로 느껴질지 모른다. 타인의 고통을 온전히 공감하기 어려운 이 세상에서, 그 어떤 판단이나 평가, 대가 없이 나를 지지해 주는 이를 만난다는 건 그 자체로 기적에 가까운 일이다. 그리고 이런 기적은 다신 일어서지 못할 것 같은 사람이 무릎을 세우고 찬찬히 일어나 단단한 발걸음을 내딛게 만드는 더 큰 기적으로 이어진다. 정신 건강 전문의 한창수 교수는 자신의 첫 책 《무조건 당신 편》에서 이 일련의 과정을 ‘외상 후 성장’이란 말로 설명한다. ‘외상 후 스트레스’에 대비되는 이 말은, 상처받은 이들이 마음을 ‘치유’하고, ‘회복’하는 것을 넘어 ‘성장’에까지 이르는 것을 일컫는다. 지금까지의 심리 연구가 ‘회복’ 단계에 머물렀다면(회복탄력성), 그는 여기서 한 발 더 나아가 ‘성장’ 단계(외상 후 성장)까지 이야기하고 있는 것이다.프롤로그: 지금 그 정도면 괜찮아요 1장 벼랑 끝에 놓인 마음 : 우리가 끝없는 감정적 괴로움에 빠지는 이유 완전히 바닥나버린 내 마음의 곳간 되는 일이 하나도 없는 날에는 감정 노동을 대하는 마음가짐 무방비 상태로 갑질을 당했을 때 세상에 믿을 사람 하나도 없습니다 나이 먹은 엄마도 알고 보면 그저 보잘것없는 내 인생 긍정이라는 이름의 독 억울하고 분해서 살 수가 없어 알아두기: 우울증이란 어떤 상태일까 2장: 무한한 지지를 당신에게 : ‘자기 부정’에서 ‘자기 지지’로 돌아서는 법 내 안의 미스터 하이드 다스리기 불편한 감정은 틀리는 법이 없다 마음속의 잔잔한 불안 다루는 법 조금 늦게 가는 인생도 있음을 관계의 상처를 두려워하지 말 것 너무 애쓰지 않아도 괜찮아 차라리 친한 남이라고 생각하세요 어떤 부모가 아이에게 건강할까 소확행, 내 마음의 피난처 각자 행복하게 잘살기 위하여 천천히 시간을 들여 다듬고 또 다듬고 알아두기: 우울증이 생기는 이유들 3장: 상처가 거름이 되려면 : 상처받을수록 더 강해지는 ‘외상 후 성장’의 비밀 마른 장작에서 젖은 장작으로 금세 딛고 일어서는 사람들 외상 후 성장의 비밀 나를 지키는 용기 우울한 친구에게 무슨 말을 해줄까 모두와 친하게 지내지 않아도 부드럽지만 단호하게 하는 말 미래 기억을 단련하는 법 늘 실패를 계획할 것 마음에게도 헬스 트레이너가 필요해 스마트한 마음 건강 관리법 알아두기: 우울 증상의 치료법들 에필로그: 무조건 당신 편 주 부록: 점진적 긴장 이완법기대치를 낮출 것. 나를 불편하게 하는 그 느낌을 믿을 것. 특별할 것 없는 하루를 달갑게 여길 것. 20년간 수만 명의 마음을 수리해 온 한창수 교수의 다정하고 힘 있는 위로의 말들 “저는 무조건 당신 편입니다.” 이 말을 들은 당신, 어떤 기분이 드는가? 만약 당신이 지금 힘들고 괴로운 처지라면, 이 말은 구원의 손길로 느껴질지 모른다. 타인의 고통을 온전히 공감하기 어려운 이 세상에서, 그 어떤 판단이나 평가, 대가 없이 나를 지지해 주는 이를 만난다는 건 그 자체로 기적에 가까운 일이다. 그리고 이런 기적은 다신 일어서지 못할 것 같은 사람이 무릎을 세우고 찬찬히 일어나 단단한 발걸음을 내딛게 만드는 더 큰 기적으로 이어진다. 정신 건강 전문의 한창수 교수는 자신의 첫 책 《무조건 당신 편》에서 이 일련의 과정을 ‘외상 후 성장’이란 말로 설명한다. ‘외상 후 스트레스’에 대비되는 이 말은, 상처받은 이들이 마음을 ‘치유’하고, ‘회복’하는 것을 넘어 ‘성장’에까지 이르는 것을 일컫는다. 지금까지의 심리 연구가 ‘회복’ 단계에 머물렀다면(회복탄력성), 그는 여기서 한 발 더 나아가 ‘성장’ 단계(외상 후 성장)까지 이야기하고 있는 것이다. 탄탄한 학문적 근거에 기반한 이 책은, 하지만 다정한 그의 성향답게 편안한 글, 청량하고 포근한 그림들로 채워져 있다(표지 뒷면에는 독자들을 응원하는 마음으로 준비한 깜짝 그림 선물이 숨겨져 있다!). 또한 그가 진료실 안팎에서 만났던, 마음의 문제를 갖고 있는 이들의 사례와 현실적인 해법을 충분히 제시해 공감의 폭을 넓힌다. 그는 말한다. “저는 무조건 당신 편”이니, “이 책을 읽고 난 당신 또한, 스스로에게 ‘난 무조건 당신 편’이라고 말해주었으면” 한다고. 혹독한 세상에서 기댈 데 없는 우리가 무너진 마음을 일으킬 수 있는 주문이 있다면, 그건 바로 ‘무조건 당신 편’ 아닐까. 장동선(뇌과학자), 송인한(사회복지학자), 대도서관(유튜버) 등 각 분야 전문가들의 강력한 추천과 지지!! “저는 무조건 당신 편입니다.” 마흔 살의 내담자 D는 어느 날부터인가 울컥 화가 나서 참기 힘들어지는 일이 잦아졌다. 특별한 사건은 없었기에 더 의아한 일이었다. 찬찬히 복기해 본 그의 인생은 이랬다. 그의 부모님은 어린 시절 일찍 헤어져 그는 할머니 손에 커야 했다. 언제나 며느리, 그러니까 D의 엄마 욕을 달고 사는 할머니였지만, 그에게는 고마운 존재였다. 지금까지도 착한 손주 역할을 하고 있는 그는 계약직으로 들어간 회사에서 10년째 기술직으로 일하고 있다. 일이 특별히 힘들진 않지만, 상사들은 원청업체에서 클레임이 오거나 사장님에게 혼나고 나면 그에게 종종 화풀이를 했다. 알고 보면 동료들 잘못인데 본인이 책임져야 하는 경우도 생겼다. 따져 보면 아주 험난한 삶은 아니었다. 다만, 그가 자기 감정을 해결하지 못한 채 원망하는 마음을 너무 많이 쌓아왔다는 게 문제였다. 이것이 임계점에 다다르자 충동적인 분노로 표출되었던 것. 《무조건 당신 편》에서 저자는 이런 감정을 ‘울분’이라고 말한다. 너무 억울하고 화나는 일을 반복적으로 겪었을 때, 가해자에게 복수하고 싶지만 도리가 없어 분통 터질 때, 이때 느끼는 것이 바로 울분이다. 울분은 ‘갑질’로 인한 ‘감정 노동’이 사회적인 공분을 사고 있는 요즘, 우리를 병들게 하는 가장 심각한 감정 중 하나로, 내부적으로 터지면 우울증이나 스스로를 해치는 행동, 외부적으로 터지면 누군가를 해치는 행동으로 흘러간단 점에서 상당히 심각하다. 이 때문에 독일의 정신의학 교수 마이클 린든은 이를 ‘울분 장애’라 공식 명명하기도 했다. 다른 부정적인 감정도 마찬가지지만, 울분을 다루기 위해서는 가장 먼저 자신의 상태를 정확히 인지할 필요가 있다. 이에 따라, 책에는 독일 연구 팀에서 개발해 한국 연구 팀에서 상황에 맞게 번역한 ‘울분 장애 척도’를 실어, 독자 스스로 자신의 상태를 점검해 볼 수 있게 했다. 저자는 울분 감정을 가장 비중 있게 다루는 한편, 우리가 흔히 내뱉는 “힘들다”는 말에 묻어 있는 감정들, 즉 분노, 무력감, 불안감, 슬픔 등도 깊은 시선으로 들여다본다. 그는 이런 감정들로 인해 괴로워하는 이들의 사례를 들려주면서, 마음의 문제로 인한 물리적인 증상은 약물 치료로 좋아지겠지만 감정을 온전히 치유하려면 더 오랜 시간이 필요하다고 말한다. 그 과정에서 내담자가 바닥나버린 자신의 마음 곳간을 채우고 다리에 힘을 키워 스스로 일어날 때까지, 그의 편에 서겠다고도. 이 책에 대해, 각 분야 전문가들의 추천이 이어진 것 역시 저자의 이런 다정다감하고 사려 깊은 태도 덕분일 것이다. 이들은 이 책이 “잠자코 등을 두드려 주는 누군가”(송인한 교수) 혹은 “계속 믿어주고 응원해 주고 함께 이겨나갈 방법을 생각해”(대도서관) 주는 상대라고 입을 모은다. 저자 역시 자신의 책이 그런 존재가 되길 바란다. 우리의 무너진 마음을 일으켜주는 건 ‘어설픈 공감’이 아니라, ‘무조건적인 지지’임을 믿기에. ‘자기 부정’에서 ‘자기 지지’로 돌아서는 ‘외상 후 성장‘의 비밀 이 책의 장점은 우리 주변에서 흔히 만날 법한 이들의 평범한 이야기, 그들을 향한 따뜻한 응원의 메시지가 이어지며 에세이처럼 편안하게 읽힌다는 데 있다. 하지만 이 책의 저자 한창수 교수는 우리 나라 정신 의학계에서 선도적인 연구자 중 하나로 꼽힌다. 이 책의 진짜 대단한 점은 바로 이 부분, 즉 그가 해온 무수한 연구들의 핵심적인 결과가 아주 쉬운 말들로 소개되어 있다는 점일 것이다. 대표적인 것이 ‘외상 후 성장’이다. 상처를 치유하고 거기서 회복되는 능력을 일컫는 ‘회복탄력성’에 대해서는 이미 많은 논의가 이루어져 대중적으로 널리 알려져 있지만, 회복 후 한 단계 더 나아가는 능력을 일컫는 ‘외상 후 성장’ 개념은 아직 국내에선 생소한 듯하다. 외상 후 성장에 대해 저자는 “그럼에도 불구하고 자기 삶을 다시 쓰는 것”이라고 표현한다. 다시 말해, “죽을 것 같은 심리적 고통에서 벗어나기 위한 과정을 거치면서 인격적으로 성숙해지고 마음이 단단해지는 것, 그런데 그저 이전 수준으로 회복한 것을 넘어 무언가 더욱 좋은 쪽으로 훌쩍 성장한 상태가 되는 것”이다. 그는 회복탄력성이 좋은 사람들과 비교해, 외상 후 성장을 하는 사람들의 특징에 대해서도 지적한다. 이들은 외상 후 기존 인간관계를 재편하고, ‘감사’라는 행위에 집중하며 자기 삶에 충실한 모습을 보인다. 자신이 이뤄낸 것들에 대한 자부심이 높고, 세상의 비합리성에 대해 인정하는 태도를 보인다. 이런 연구 결과들을 토대로, 저자가 강조하는 메시지는 이것이다. 스스로 통제할 수 없는 것에 대해서는 받아들이되, 좀 더 나아지기 위해 무리하지 않는 선에서 노력을 계속할 것. 너무 간단한 이야기 같지만, 사실 이를 실천하며 살아가기는 쉽지 않다. 그렇기에 중심을 잃고 비틀거릴 때마다 이렇게 꽉 붙잡고 있을 수 있는 기둥 같은 책이 필요한 것일지도. 다행인 것은, 이 책엔 추상적인 이론 말고도 실질적인 조언이 적재적소에 등장한다는 사실이다. 아마도 저자가 연구자인 동시에 실제 내담자들을 만나는 치료자이기에 가능했을 것이다. 따뜻한 위로, 섬세하고 실용적인 조언 말고도 이 책을 봐야 할 이유는 또 있다. 바로, 보는 것만으로 마음이 포근해지는 이소정 작가의 그림이 곳곳에 담겨 있다는 점. 특히 책 겉표지 뒷면에는 독자들을 응원하는 마음으로 준비한 깜짝 그림 선물이 담겨 있다. 내용 면에서도 형식 면에서도, 이 책은 그 자체로 당신을 위한 치유의 선물이 될 것이다. 스스로 마음을 잘 추스른 다음, 땅을 짚고 거뜬히 일어서는 분도 있을 겁니다. 하지만 일어설 의욕조차 생기지 않는 분, 다리가 풀려 도저히 일어설 엄두도 내지 못하는 분 들은 어떻게 해야 할까 요? 손을 내밀며 일으켜줄 누군가가 필요하지 않을까요? 왜 넘어진 거냐, 무슨 힘이 그리 없느냐, 이제부터 안 넘어지려면 이렇게 해야 한다… 이런 평가의 말들 없이 그저 묵묵히 손 내밀어줄 누군가 말입니다. 그런 말들은 다리에 힘이 생겨 혼자 걸을 수 있게 된 다음 들려주어도 늦지 않으니까요.지금 넘어진 채 일어서지 못하고 계신 분들에게 아무런 조건이나 기대, 대가 없이 내미는 손이 되었으면 하는 마음으로 이 책을 썼습니다. 저는 ‘무조건 당신 편’입니다. 이 책을 읽고 난 당신 또한, 자기 자신에게 “난 무조건 당신 편”이라고 말해주었으면 합니다. ■ 프롤로그 갑질을 당한 후 그로 인해 끓어오르는 감정을 잘 다스리지 않으면, 그 화는 계속 아래로 내려가게 되어 있습니다. 미숙한 사람일수록 자기가 무언가를 당하면 자기보다 약해 보이는 존재에게 화풀이를 하게 마련이거든요. 이런 사실을 늘 염두에 두고 있지 않으면 내가 갑질의 가해자가 될 수도 있습니다. 내가 그런 미숙한 사람이 아니라는 보장이 없으니까요.그렇다면, 내게 갑질을 한 사람과 맞서 싸우는 게 답일까요? 개개인의 성격에 따라 다르겠지만, 꼭 그것만이 해답은 아닙니다. 부부간에도 배우자의 언어적·신체적 폭력에 맞서서 그와 똑같이 행동하는 경우, 우울감이나 자괴감이 더 든다고 하는 연구도 있습니다. ■ 1장_ 벼랑 끝에 놓인 마음
진짜 진짜 얼굴을 찾아서
위즈덤하우스 / 조용 (지은이), 잠산 (그림) / 2020.08.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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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용 (지은이), 잠산 (그림)
체인소 맨 2
학산문화사(만화) / 후지모토 타츠키 (지은이) / 2020.09.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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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산문화사(만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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후지모토 타츠키 (지은이)
악마 포치타와 함께 빚쟁이 데빌 헌터로 고용되어 혹사당하는 극빈곤 소년 덴지. 시궁창 인생은 잔인한 배신을 계기로 급변한다. 악마가 깃든 몸으로 악마를 사냥하는 신시대 다크 히어로 액션, 개막! 제8화 체인소 VS. 박쥐제9화 구출 027제10화 랭 047제11화 타협 067제12화 주무르다 087제13화 총의 악마 107제14화 야한 키스 127제15화 엔드리스 8층 147제16화 처음 느껴본 맛 1691, 2권 동시 발매!! 지금까지 이런 히어로는 없었다! 신시대 다크 히어로《체인소 맨》등장! 가슴에 있는 줄을 잡아당기면 ‘체인소의 악마’로 변신! 악마들로 가득찬 세상을 구하기 위해서가 아니라, ‘그녀’의 사랑을 얻기 위해 악마를 죽이는 다크 히어로 ‘체인소 맨’ 덴지! 과연 그는 악마를 잡아 목표한 바를 이룰 수 있을까 작품 내용 악마 포치타와 함께 빚쟁이 데빌 헌터로 고용되어 혹사당하는 극빈곤 소년 덴지. 시궁창 인생은 잔인한 배신을 계기로 급변한다!! 악마가 깃든 몸으로 악마를 사냥하는 신시대 다크 히어로 액션, 개막!
감방에서 남자주인공을 만났습니다 1
위즈덤하우스 / 문시현 (지은이) / 2020.09.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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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시현 (지은이)
문시현 로맨스판타지 소설. 피폐물 로맨스판타지 소설에 빙의한 주인공이 감옥에 갇혀 있는 원작의 남자주인공을 만나게 된다는 내용으로 세계를 떠받드는 존재인 ‘장미’가 등장하는 신비하고도 독특한 세계관으로 많은 독자들의 사랑을 받은 작품이다. 웹툰.웹소설 플랫폼 카카오페이지 로판 분야 1위를 하며 47만 뷰를 기록했다. 현대 한국에서 자신이 읽었던 피폐물 로맨스 소설에 빙의했다는 사실을 깨달은 이아나. 그런데 하필 감방 안일 것은 뭐란 말인가. 나중에 여주인공에게 도움을 받아 감옥에서 각성하는 남자주인공을 몰래 살펴보는 재미만 있을 뿐. 그런데 피폐물 로판 대공 남자주인공이라더니 웬 강아지 같은 녀석이 있는 거지? 정신만 짐승이 되는 저주에 걸렸다더니, 영락없는 주인 잃는 강아지의 모습이다. 남자주인공과 셀렐 일 없겠다 싶어 안심한 이아나는 여주인공이 나타나기 전까지만 리케도르안을 보살펴주기로 결심하는데…….1장. 감방에서 남자주인공을 만나다니요? 62장. 나한테 왜 그러세요? 763장. 숨바꼭질 1544장. 감방의 남자들 2195장. 내 정체가 뭐…라고요? 2826장. 왜 내가 동생이야? 369로맨스판타지 소설에 빙의했는데눈 떠보았더니, 이곳은 감방……?! 로맨스판타지 소설 《감방에서 남자주인공을 만났습니다》(전4권)가 위즈덤하우스에서 출간되었다. 피폐물 로맨스판타지 소설에 빙의한 주인공이 감옥에 갇혀 있는 원작의 남자주인공을 만나게 된다는 내용으로 세계를 떠받드는 존재인 ‘장미’가 등장하는 신비하고도 독특한 세계관으로 많은 독자들의 사랑을 받은 작품이다. 웹툰.웹소설 플랫폼 카카오페이지 로판 분야 1위를 하며 47만 뷰를 기록했다. 현대 한국에서 자신이 읽었던 피폐물 로맨스 소설에 빙의했다는 사실을 깨달은 이아나. 그런데 하필 감방 안일 것은 뭐란 말인가. 나중에 여주인공에게 도움을 받아 감옥에서 각성하는 남자주인공을 몰래 살펴보는 재미만 있을 뿐. 그런데 피폐물 로판 대공 남자주인공이라더니 웬 강아지 같은 녀석이 있는 거지? 정신만 짐승이 되는 저주에 걸렸다더니, 영락없는 주인 잃는 강아지의 모습이다. 남자주인공과 셀렐 일 없겠다 싶어 안심한 이아나는 여주인공이 나타나기 전까지만 리케도르안을 보살펴주기로 결심하는데…….목이 말랐는지 리케도르안은 물통에만 집중한 채 물만 삼켰다. 한참을 꼴깍꼴깍 넘어가는 목울대를 생각 없이 바라볼 때였다.어라. 언제 이렇게 붉어졌지?램프의 불빛 아래 붉게 달아오른 소년의 귀가 보였다. 뺨이며 목이며 해진 천 아래 드러난 어깨까지도. 그의 뺨에서 손을 가져다 댄 채로 눈을 깜빡였다. “그, 그, 그만. 소, 손 좀 떼, 떼, 주세, 요.”나는 씩 웃었다.“내 손아래서 잘만 먹어놓고는.”그 순간 그의 얼굴이 확 터질 것 같았다. 이토록 붉어진 사람의 얼굴은 처음이었다. 나는 신기한 듯 바라보다가 그의 뺨을 톡 건드렸다. 눈물이 고인 눈이 흔들리며 나를 응시했다. 심드렁하게 생각했다.와. 구분하기 참 쉽네.“채, 채, 책임질 거, 아니면, 소, 손대지 말, 아요!” -1권 본문 31~32쪽꽃이 막 지고 여름 잎이 팔랑팔랑 흘러내리는 날이었다.
용왕이 하는 일! 11
영상출판미디어 / 시라토리 시로 (지은이), 시라비 (그림), 이승원 (옮긴이), 사이유키 (감수) / 2020.10.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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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라토리 시로 (지은이), 시라비 (그림), 이승원 (옮긴이), 사이유키 (감수)
무슨 심부름을 가는 길이니
문학과지성사 / 김행숙 (지은이) / 2020.07.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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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행숙 (지은이)
2020년 올해로 데뷔 21년 차를 맞는 김행숙의 여섯번째 시집. 2000년대 시단에 새로운 활력을 불러온 미래파의 대표 시인 중 하나였던 김행숙은 그간 과감한 시적 실험과 예술을 향한 끈질긴 질문으로 작품 세계를 넓혀왔다. 시인은 독자들에게 오랜 지지와 사랑을 받았을 뿐 아니라, 그의 문학적 성취와 역할을 인정받아 미당문학상, 노작문학상, 전봉건문학상 등을 수상하기도 했다. 김행숙은 유연하고 변주되는 형상들의 세계, '녹아내리는 얼굴'과 '반사되는 메아리'에 집중해온 시인이기도 하다. 온전히 완성될 수도, 완벽히 새로울 수도 없는 불가능한 글쓰기의 숙명을 마주한 채 '진정한 말의 가능성'을 끈질기게 모색해온 시인은 이번 시집에서 '심부름꾼 k가 내놓은 이야기들'로 자신의 고민을 구체화해낸다. 카프카, 괴테, 배수아, 기형도 등의 여러 텍스트가 김행숙의 시 속에 직접 들어온 듯하지만, 마치 시인의 기억 바구니에 담겨 한참 동안 깨지고 번져나간 듯 전혀 다른 이야기로 변모해 천연덕스럽게 전개된다. "가짜에 가짜가 거듭 반사되는 거짓말의 세계"이지만, 그것이 "우리 세계의 진짜 모습"(문학평론가 박슬기)임을 보여주는 시인. '문학'이라는 수수께끼를 앞에 놓고 해답을 구하기보다는 질문을 증폭시킴으로써 시를 밀고 나가는 김행숙은 그렇게 우리가 잘 아는 낯선 이야기를 잔뜩 들고 심부름에서 돌아오는 길이다.시인의 말 1부 기억이 사람을 만들기 시작했다 잃어버린 시간을 찾아서/주어 없는 꿈/1월 1일/돌 속에 돌이 있고/밤의 층계/덜 빚어진 항아리/의식의 흐름을 따르며/커피와 우산/우산과 담배/담배와 콩트/고도의 중얼거림/일순간/낮부터 아침까지/겨울-나무로부터 봄-나무에로/유리의 존재/우리가 볼 수 있는 것/체크아웃/굴뚝청소부가 왔다/열대야/마지막 여관 2부 바보의 말을 탐구해보자 변신/바보의 성격/이 세계/공범자들/그림자가 길다/우리를 위하여/무슨 심부름을 가는 길이니?/「변신」 후기/카프카의 침상에서/그 복도/지구를 지켜라/그레고르 잠자의 휴일/카프카 씨, 들으세요 3부 우리가 그림자를 던지자 첨벙, 하고 커다란 소리를 냈다 늑대만 남았다/검은 숲/죽지 않는 그림자/밤의 실루엣/한밤의 기도/밤의 한가운데/꿈속에서/아침에 일어나는 일/두 자매/이별여행에 대해 아는 게 별로 없지만/봄날은 간다/노랫말처럼/에코의 중얼거림/우리가 어딘가 닮았다면/어머니의 분노/잠을 기다리며/그 창문/아이가 왔다/눈과 눈/구름과 벌판과 창고 해설 진정한 말의 시, 함께-있는 밤을 위하여 박슬기“나는 당신이 꾸는 꿈을 꾸고 싶다” 자신의 언어와 존재를 모두 내걸고 당신의 말과 꿈에 다가가는 김행숙의 시 쓰기 올해로 데뷔 21년 차를 맞는 김행숙의 여섯번째 시집 『무슨 심부름을 가는 길이니』(문학과지성사, 2020)가 출간되었다. 2000년대 시단에 새로운 활력을 불러온 미래파의 대표 시인 중 하나였던 김행숙은 그간 과감한 시적 실험과 예술을 향한 끈질긴 질문으로 작품 세계를 넓혀왔다. 시인은 독자들에게 오랜 지지와 사랑을 받았을 뿐 아니라, 그의 문학적 성취와 역할을 인정받아 미당문학상, 노작문학상, 전봉건문학상 등을 수상하기도 했다. 김행숙은 유연하고 변주되는 형상들의 세계, ‘녹아내리는 얼굴’과 ‘반사되는 메아리’에 집중해온 시인이기도 하다. 온전히 완성될 수도, 완벽히 새로울 수도 없는 불가능한 글쓰기의 숙명을 마주한 채 ‘진정한 말의 가능성’을 끈질기게 모색해온 시인은 이번 시집에서 ‘심부름꾼 k가 내놓은 이야기들’로 자신의 고민을 구체화해낸다. 카프카, 괴테, 배수아, 기형도 등의 여러 텍스트가 김행숙의 시 속에 직접 들어온 듯하지만, 마치 시인의 기억 바구니에 담겨 한참 동안 깨지고 번져나간 듯 전혀 다른 이야기로 변모해 천연덕스럽게 전개된다. “가짜에 가짜가 거듭 반사되는 거짓말의 세계”이지만, 그것이 “우리 세계의 진짜 모습”(문학평론가 박슬기)임을 보여주는 시인. ‘문학’이라는 수수께끼를 앞에 놓고 해답을 구하기보다는 질문을 증폭시킴으로써 시를 밀고 나가는 김행숙은 그렇게 우리가 잘 아는 낯선 이야기를 잔뜩 들고 심부름에서 돌아오는 길이다. 더 자유롭게, 강물을 거슬러 오르는 물고기처럼 총 53편의 수록작은 2014년 출간된 『에코의 초상』 이후 씌어진 시들이다. 지난 6년은 김행숙이 새로운 시적 국면을 맞게 된 시기이기도 했는데, 그 이유는 지난해 발표된 시인의 산문에서 엿볼 수 있다. 그는 2015년 관절의 극심한 통증으로 방문 손잡이마저 돌리기 어려웠던 시기를 겪고 난 이후 “보이고 만져지는 모든 것이 내게 착 달라붙지 않고 삼 센티미터쯤 떨어져 멈춰 있는 것 같은 느낌, 안개를 한 겹 두르고 있는 것 같은” 기분이었다고 술회한 바 있다. 그런 상황에서 시를 쓰게 되자 “마치 외국어로 글을 쓰는 사람처럼 나는 내 문장이 조합되는 과정을 생경하게 의식”하게 되었고, “강물을 거슬러 오르는 물고기처럼 언어에 부딪히는 느낌”이었다고 밝혔다. 이전까지 폭발하듯 쏟아지던 시들이 어떤 신체적/언어적 저항력에 부딪힌 다음 조금씩 활기를 찾듯 진척되어온 결과물이 이번 시집이기도 하다. 내 기억이 사람을 만들기 시작했다 나는 무엇으로 구성되어 있는가, 그래서 나는 무엇인가 사람처럼 내 기억이 내 팔을 늘리며 질질 끌고 다녔다, 빠른 걸음으로 나를 잡아당겼다, 촛불이 바람벽에다 키우는 그림자처럼 기시감이 무섭게 너울거렸다 사람보다 더 큰 사람그림자, 아카시아나무보다 더 큰 아카시아나무그림자 그러나 처음 보는 노인인데…… 힘이 세군, 내 기억이 벌써 노인을 만들었다면 나는 어떻게 되었을까 나는 생각을 할 수 없었다, 생각을 하는 누군가가 나를 돌보고 있었다 기억이 나를 앞지르기 시작했 - 「잃어버린 시간을 찾아서」 전문 이 여정 속에서 시인이 찾았던 열쇠는 바로 ‘기억’이었다. 단순히 개인의 생사고락에 관한 사적 기억이 아니라, 그동안 삶에서 접해온 많은 서사가 스미고 짜이는 장으로서의 기억. 완벽히 내 것이라고 부를 수는 없지만, 마치 중역에 중역을 거듭하듯 내 안에서 소화되어 나의 언어를 이루는 기억의 발견. 「변신」을 비롯한 카프카의 작품 다수에서부터, 브룩스의 『잘 빚어진 항아리』, 굴뚝청소부와 밀가루장수의 우화 등 시인은 여러 이야기에 자신만의 방식으로 이입해 들어갔다가 전혀 다른 영혼이 되어 빠져나오기를 반복한다. 이렇게 서사를 유영하는 와중에 “나를 앞지르”는 기억이 시가 되고, 익숙한 장면이 깨지고 번져나가 전혀 다른 이야기에 가닿는, 독자-창작자의 자유로운 전환 경험이 이 시집에 고스란히 담겼다. 주어 없는 꿈속을 유영하는 카프카의 얼굴 55킬로그램의 인간 그레고르 잠자는 왜소했으나, 55킬로그램의 뼈와 살과 피의 새로운 조합으로 탄생한 이 거대한 벌레 앞에서라면 누구든지 경악의 외마디와 함께 뒷걸음질을 치다가 엉덩방아를 찧게 된다. 다시 말해 그 누구든지 우스꽝스러워지는 것이다. 당신은 지금 막 외계의 생명체를 본 것이다. 당신은 온 우주에 뉴스를 전파하고 싶지만, 공포와 흥분으로 전신이 떨리고 특히 턱이 빠질 듯이 달달달달 떨리게 된다. 나는 완벽한 벌레의 꿈이다. - 「변신」 부분 글과 꿈이 뒤바뀌는 건 다반사. 그러므로 내가 카프카의 침상에서 깨어났을 때에도 그는 별로 놀라지 않았다. 그래, 어느 날 아침, 한국 노동자 金이 벌레가 되어 눈을 떴다고 가정해보자, [……] 나는 나를 뒤집어야 한다. 허공을 향해 가늘고 많은 내 다리들이 웃고 있다. 아우성치고 있다. 이봐, 날 좀 도와줘. 카프카, 카프카, 지금 대체 뭘 보고 뭘 듣고 있는 거야. 쫓기는 사람처럼 카프카가 맹렬하게 글을 쓰기 시작한다. - 「카프카의 침상에서」 부분 이번 시집에서 다양하게 변주되는 주요 텍스트는 카프카의 작품들, 특히 소설 「변신」이다. 180센티미터가 넘는 장신에 55킬로그램으로 빼빼 말랐던 카프카는 병을 앓으면서도 엄청난 분량의 소설과 편지를 강박적으로 썼던 작가로 알려져 있다. 「변신」은 존재를 잃고 벌레가 되었지만 끝내 인간의 흔적에 매여 완전한 변신에마저 실패하는 이야기라는 점에서 자전적 고백으로도 읽히는데, 이 작품은 김행숙의 시에서 수많은 굴절 거울에 반사되어 “완벽한 벌레의 꿈”으로 펼쳐지는 현장으로 새롭게 풀려나온다. “글과 꿈이 뒤바뀌”어 무한한 존재 전환을 이루는 자들은 글쓰기의 세계 속에 갇힌 그레고르 잠자, 한국 노동자 김, 혹은 카프카이다. 그들은 그 안에서 “맹렬하게 글을 쓰기 시작한다”. 훔쳐 온 말을 돌려주기 위해 밤을 기다리듯이 훔친 물건을 돌려주기 위해 다음 날 밤을 기다리는 도둑이 있었다. 저마다 더 깊은 밤이 필요했다. - 「시인의 말」 그는 끝없이 변신하면서 자기 자신을 영원히 지워나가는 자다. 그렇다면 중요한 것은 이토록 위험한 글쓰기를 이 시인은 왜 계속하는가 하는 것이다. 이 시인에게 시 쓰기란 자기의 존재를 거는 모험이자 그 자신의 존재를 찾아가는 유일한 길이기 때문이다. (박슬기 해설, p. 136) 김행숙은 나를 이루고 있는 기억과 내가 구사하는 말이 단지 ‘내 것이 아님’을 안다. 이 깨달음은 시인의 존재를 송두리째 흔들지만, “훔친 물건을 되돌려주기 위해 다음 날 밤을 기다리는 도둑”처럼, 심부름에서 돌아오는 “전달책 k”(「무슨 심부름을 가는 길이니?」)처럼, 말을 전달하기 위해 자신의 전부를 건다. 시인의 이러한 위험한 모험은 “밤의 한가운데로 걸어가” “길을 잃어버린 아이의 필사적인 두리번거림 같은 것”(「밤의 한가운데」)이라 두렵기도 하지만, 그럼에도 그는 밤을 견딘다. 그리고 여름밤 이 시집을 읽어나갈 용감한 당신에게 이렇게 말한다. “양배추밭 사잇길로 어둠을 쏘아보며 씩씩하게 걸어오세요”(「이별여행에 대해 아는 게 별로 없지만」). ■ 추천사 김행숙은 우리 세계의 진짜 모습을, 가짜에 가짜가 거듭 반사되는 거짓말의 세계를 펼쳐놓았다. 이 세계는 너무나 아름답지만 그 중심점으로서의 내가 단지 거울에 지나지 않는다면 우리는 어떻게 이 세계에서 말하고 쓰는 자로 존재할 수 있는가. 그러나 어떤 불가능한 열망이 김행숙의 시를 이끌어 간다. 말들의 거울로서의 우리가 하나의 존재일 수 있는 이유를, 사람과 사람 사이의 진정한 말의 가능성을 탐구하는 것이다. 시인은 이 불가능한 글쓰기가 문학의 운명임을 발견한다. 우리는 가짜로서가 아니라 진짜로서, 나의 존재 그 자체로서 타인의 존재로 이끌린다. 그녀의 진정한 말을 통해서.■ 뒤표지 글어느 날 아이는 첫 심부름을 떠나게 된다.문밖으로 나오자바람이 불었고 모자가 저만치 날아갔다.들려줄 이야기가 생겼다.집은 떠나기 위해 있는 거야.그 후로길은 무릎처럼 일어서기도신기루처럼 무너지기도 했다.어디서 나타났을까?길들이 칼을 들고 턱까지 밀어닥치기도 했다.그럴 때면 턱을 약간 치켜들어야 했다.오늘은 길에서 도망가지 않는 이상한 쥐를 보았다고당신이 말했다.이야기가 그릇이라면 깨진 이야기가 있었다.당신도 피를 흘렸을 것이다. “우산을 두고 갔네. 걘 늘 정신이 없지. 그 대신 매일같이 체중계에 올라가 진지한 표정으로 제 무게를 달아본다고 해. 조금 빠지고 조금 찐다고 해도 살이야말로 존재의 확고한 고정점이지.” 그래서 우린 살을 꼬집어보곤 하잖아.“내게 「커피와 담배」는 진정한 옛날 영화야. 꽤 유명한 배우들이 여럿 카메오로 출현했었지. 아는 얼굴이 잠깐씩 비춰지는 거야. 그러면 모든 게 우연처럼 느껴져. 커피 한 잔, 담배 두 개비면 뭐든 충분했다는 기분이 들지. 우리가 카페에서 담배를 피우던 시절은 이제 전생이 되어버렸어.” 그러니까 향수란 것은 유령의 감정과 비슷할지도 모르겠어.이런 비닐우산은 투명하고 가벼워 유령의 손에 쥐여주면 딱 좋을 것 같다. 유령도 비에 젖을 때가 있겠지. “우산은 커피 한 잔 값이면 살 수 있어. 그 돈으로 담배 한 갑을 살 수도 있지. 우산과 커피와 담배는 모두 비와 썩 잘 어울린단 말이야.”“그렇다면, 길 건너 편의점에 이 커피를 들고 가서 우산으로 바꿔 올 수 있는 사람, 있어? 우산을 물고, 빨고, 태워, 연기로 날려버릴 수 있는 사람, 여기, 누구, 있어? 그럴 수 없다면, 우산과 커피와 담배의 값이 같다는 게 무슨 소용이람. 결국 우리는 하나밖에 선택할 수 없는 거야.” 하나를 가지기 위해 내가 포기한 것들을 말해줄까? 그것이 바로 이 세상이라네.이 카페로 걔가 다시 돌아왔다. 우산을 찾기 위해 너는 뭘 잃어버렸니? 누구에게 버림받고 비닐우산 하나를 지키려는 거니? “오늘은 정말이지 비를 맞고 싶지 않아. 비를 맞으면 죽고 싶을 거야.” 비는 아까 그쳤어. 그렇지만 금방이라도 빗방울이 떨어질 것 같다, 그치? 하늘빛, 너의 얼굴빛……- 「커피와 우산」 전문 조금 전에 키를 반납하고 떠나는 손님을 봤는데 분명히, 당신은 그 손님과 짧은 작별인사까지 나눴는데당신은 빈방이 없다고 말합니다. 오늘은 더 이상 빈방이 생기지 않는다는 것이었습니다. 당신의 말은 이상하게 들립니다. 당신은 기껏해야 작은 여관의 문지기일 뿐인데, 세계의 주인장처럼 당신의 말은 몇 겹의 메아리를 두르고 파문처럼 퍼져나가는 것이었습니다.그런 동심원 가운데 서 있으면 나도 나를 쫓아낼 것 같습니다. 그러면 한겨울 산속에서 길을 잃은 나무꾼 이야기 같은 게 자꾸 생각나고, 이야기는 이야기일 뿐인데, 왜 그런 이야기를 듣고 자랐을까? 왜 그런 이야기만 기억날까? 왜 그런 이야기에 도시빈민 출신의 내가 나오는 것일까?깊은 산속에서 나는 간신히 여관 하나를 찾아냈습니다. 여관도 쓰러질 것 같고, 나도 쓰러질 것 같지만, 이런 산속에 여관이 있다니, 세상에 죽으라는 법은 없구나! 감사합니다.그러나 우리는 이 이야기를 알고 있습니다. 여관은 귀신의 집이었습니다. 산 사람은 손님이 될 수 없다고 합니다. 나는 숨을 쉬지 않고도 말할 수 있어요. 실로 나는 산 사람이 아니요, 유령 같은 존재올시다.죽은 사람 흉내 내는 것들은 이제 아주 지긋지긋하다고 당신이 치를 떨었습니다. 당신의 말은 이상하게 들립니다. 두 번 다시 시체 따위 치우고 싶지 않다고 말하는 것이었습니다. 여기서 내가 잠들면 죽게 돼 있다고 마치 당신은 나의 운명을 일러주는 것 같았습니다.잠만 자겠습니다. 나는 시퍼런 입술을 벌렸지만, 내게도 얼음 같은 내 목소리가 잘 들리지 않았습니다.- 「마지막 여관」 전문
팅커벨 죽이기
검은숲 / 고바야시 야스미 (지은이), 김은모 (옮긴이) / 2020.08.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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검은숲
소설,일반
고바야시 야스미 (지은이), 김은모 (옮긴이)
국내에서만 25만 부 이상 판매(2020년 7월 30일 기준)된 ‘죽이기 시리즈’의 네 번째 이야기 《팅커벨 죽이기》는 설명이 필요 없는 세계적인 동화 《피터 팬》을 모티프로 삼았다. 특히 ‘피터는 자신이 죽인 사람은 잊는다’, ‘네버랜드 아이들은 살육을 즐긴다’, ‘피터의 부하는 피터가 모르는 사실을 알아서는 안 된다’는 원전 문장을 기반으로 이야기를 확장하였다. 봄철 대청소를 할 때 다시 데리러 오겠다는 약속을 잊고 여름이 되어서야 웬디를 찾아온 피터 팬과 팅커벨. 웬디는 달링가에 입양된 소년들과 두 동생을 데리고 피터를 따라 네버랜드로 향한다. 하늘을 날던 중 배고픈 아이들을 위해 피터가 구해온 고깃덩이는 말하는 도마뱀 빌이다. 마음씨 고운 웬디의 만류로 목숨을 구한 빌은 아이들과 함께 앨리스가 사는 ‘이상한 나라’, 클라라의 ‘호프만 우주’, 오즈마 여왕이 지배하는 ‘오즈의 나라’도 아닌 결코 존재하지 않는 아이들의 천국 ‘네버랜드’라는 또 다른 세계에 발을 들인다. 네버랜드에 도착하자마자 팅커벨이 잔혹하게 살해된 채 발견되고, 아이들은 피터를 범인을 찾는 탐정으로 적극 추천하지만 평소 아무렇지 않게 살인을 저지르는 그를 내심 의심한다. 한편 지구의 이모리는 초등학교 동창회 참석차 고향으로 내려가고 그곳에서 네버랜드의 아바타라를 만난다. 범인을 찾겠다며 무차별 살인을 저지르는 피터 때문에 지구에서도 사고가 잇따르자 이모리는 살육을 멈추기 위해 그의 아바타라를 찾아 나선다. 그간 피터의 횡포에 불만이 많았던 아이들 또한 지구에서 그의 아바타라를 찾으려 혈안이 된다.도로시 죽이기 제임스 매튜 배리와 피터 팬에 대하여 역자 후기꿈의 나라 네버랜드에서는 매일매일 살인이 일어난다 《피터 팬》과 미스터리의 기묘한 만남 베스트셀러 《앨리스 죽이기》에 이은 네 번째 이야기 베스트셀러 《앨리스 죽이기》의 최신 후속작 《팅커벨 죽이기》 출간 고바야시 야스미는 1995년 데뷔작 <장난감 수리공>으로 제2회 일본 호러소설대상 단편상을 수상한 이래, 호러와 SF, 미스터리를 넘나들며 독특한 색깔을 지닌 ‘고바야시 월드’를 구축해왔다. 1998년 <바다를 보는 사람>으로 SF매거진 독자상을, 2012년 《천국와 지옥》, 2017년 《울트라맨F》로 SF문학상인 세이운 상을 수상하였으며 《알파 - 오메가》(2001), 《바다를 보는 사람》(2002)으로 2년 연속 일본 SF대상 후보에 오르는 한편, 《밀실 - 살인》과 《커다란 숲의 자그마한 밀실》로 미스터리 독자들의 지지까지 얻는 등 다양한 장르를 소화하는 작가로 주목을 받았다. 특히 서로 다른 장르적 특성을 한 작품에 자연스레 녹여내는 데 있어 탁월한 능력을 갖췄다고 평가받는 그는 세심한 규칙과 논리적 설정으로 미스터리의 틀을 충분히 갖추면서도 호러소설의 실력자다운 그로테스크한 묘사에 블랙유머까지 더해 여타의 미스터리와는 다른 작품을 선보였다. 고바야시 야스미는 여기서 한 걸음 더 나아가 세계적 고전과 미스터리 소설의 접목을 시도, 루이스 캐럴의 환상소설 《이상한 나라의 앨리스》를 모티프로 한 《앨리스 죽이기》를 성공시키며 새로운 전환을 맞았다. 꿈과 현실 사이를 오가며 연쇄살인마를 추적하는 과정을 그린 《앨리스 죽이기》는 ‘고전과 미스터리의 성공적 결합’이라는 호평을 받으며 2014년 ‘이 미스터리가 대단하다’ 4위, ‘본격 미스터리 베스트 10’ 6위 등 일본 주요 미스터리 랭킹에 이름을 올렸다. 《앨리스 죽이기》의 후속작 《클라라 죽이기》와 《도로시 죽이기》, 《팅커벨 죽이기》에서 ‘고바야시 월드’는 더 확장되고 공고해졌다. 《클라라 죽이기》는 차이콥스키의 발레 원작으로 더 유명한 독일 작가 E. T. A. 호프만의 《호두까기 인형》에서, 《도로시 죽이기》와 《팅커벨 죽이기》는 영화, 뮤지컬 등 다양한 장르로 변주되어 사랑받는 동화 《오즈의 마법사》와 《피터 팬》의 설정에, 작가가 《앨리스 죽이기》를 통해 완벽하게 구축해놓은 세계관을 더한 역작이다. 참혹한 살인사건의 범인을 찾기 위해 천진난만한 살인마 피터 팬이 움직인다 봄철 대청소를 할 때 다시 데리러 오겠다는 약속을 잊고 여름이 되어서야 웬디를 찾아온 피터 팬과 팅커벨. 웬디는 달링가에 입양된 소년들과 두 동생을 데리고 피터를 따라 네버랜드로 향한다. 하늘을 날던 중 배고픈 아이들을 위해 피터가 구해온 고깃덩이는 말하는 도마뱀 빌이다. 마음씨 고운 웬디의 만류로 목숨을 구한 빌은 아이들과 함께 앨리스가 사는 ‘이상한 나라’, 클라라의 ‘호프만 우주’, 오즈마 여왕이 지배하는 ‘오즈의 나라’도 아닌 결코 존재하지 않는 아이들의 천국 ‘네버랜드’라는 또 다른 세계에 발을 들인다. 네버랜드에 도착하자마자 팅커벨이 잔혹하게 살해된 채 발견되고, 아이들은 피터를 범인을 찾는 탐정으로 적극 추천하지만 평소 아무렇지 않게 살인을 저지르는 그를 내심 의심한다. 한편 지구의 이모리는 초등학교 동창회 참석차 고향으로 내려가고 그곳에서 네버랜드의 아바타라를 만난다. 범인을 찾겠다며 무차별 살인을 저지르는 피터 때문에 지구에서도 사고가 잇따르자 이모리는 살육을 멈추기 위해 그의 아바타라를 찾아 나선다. 그간 피터의 횡포에 불만이 많았던 아이들 또한 지구에서 그의 아바타라를 찾으려 혈안이 된다. 국내에서만 25만 부 이상 판매(2020년 7월 30일 기준)된 ‘죽이기 시리즈’의 네 번째 이야기 《팅커벨 죽이기》는 설명이 필요 없는 세계적인 동화 《피터 팬》을 모티프로 삼았다. 특히 ‘피터는 자신이 죽인 사람은 잊는다’, ‘네버랜드 아이들은 살육을 즐긴다’, ‘피터의 부하는 피터가 모르는 사실을 알아서는 안 된다’는 원전 문장을 기반으로 이야기를 확장하였다. 애니메이션이나 뮤지컬로 친숙한 피터 팬과는 거리가 멀어 놀랄 수 있겠지만 여느 동화처럼 《피터 팬》 역시 대중이 알고 있는 것보다 원래의 설정은 다소 잔혹하다. 제멋대로 구는 아이를 넘어 폭군으로 묘사되는 피터 팬은 해적과의 목숨을 건 전투에 동료들을 동원하고, 네버랜드 아이들은 피에 굶주렸다고 묘사되어 있다. 《팅커벨 죽이기》는 이러한 원전의 설정을 장르적으로 재구축하여 읽는 재미를 더했다. 피터보다 멍청하기 때문에 그의 탐정놀이 파트너가 된 도마뱀 빌은 전작과의 연속성을 유지하는 한편, 천진난만한 살인마 피터의 거울로서 활약한다. 사건의 전개, 트릭의 열쇠, 악인의 실체 모두 처음부터 원전인 《피터 팬》과 연결되어 있음을 아는 순간 독자들은 작가의 기발함과 통찰력에 박수를 보내며 이 시리즈의 성공이 결코 우연이 아님을 알게 될 것이다. 거무튀튀한 바다가 눈 아래 펼쳐졌다.
어쩌다 정신과 의사
심심 / 김지용 (지은이) / 2020.07.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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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설,일반
김지용 (지은이)
2017년 3월 18일, 젊은 정신과 의사들이 진행하는 팟캐스트 〈뇌부자들〉이 처음 업로드됐다. 레지던트를 막 마친 정신과 의사 6인이 대본을 쓰고 녹음해 편집한, 그야말로 한 땀 한 땀 ‘가내수공업’으로 만든 방송. 큰 기대는 없었다. 그러나 결과는 예상 밖이었다. 첫 방송 후 한 달 남짓, 아이튠즈 전체 차트 2위로 올라선 것이다. 때는 각종 시사 팟캐스트가 1, 2위를 다투는, 팟캐스트 전성시대였다. 《어쩌다 정신과 의사》는 을 탄생시킨 김지용의 첫 단독 저서다. 그는 그동안 팟캐스트와 유튜브에서 미처 꺼내놓지 못했던 숨은 이야기를 책에 털어놓았다. 책에는 공부는 잘하지만 뭘 해야 할지 막막했던 청년이, 진짜 정신과 의사가 되기까지 10년간 겪은 좌충우돌 이야기가 촘촘하게 실려 있다. 그동안 많은 정신과 의사가 책을 냈고, 다양한 매체에서 정신과의 대중화를 위해 노력했으며 분명 성과도 있었다. 그러나 저자는 아직도 굳건히 남아 있는 정신과의 ‘높은’ 문턱을 더 낮추고 싶다는 바람으로 이 책을 썼다. 기존 정신과 의사의 책들이 다른 사람의 마음 풍경을 관찰자 입장에서 해석하거나 삶의 문제에 해답을 주는 ‘산꼭대기의 현자’ 같은 자세를 취했다면, 이 책에는 ‘정신과 내부자들만 아는 정신과 의사’ 그리고 ‘인간 김지용’이 등장한다. 추천의 말 머리말 - 정신과의 문턱은 더 낮아져야 한다 1장 어쩌다 정신과 의사 객관식 세계에서 만난 주관식 나라 정신과 의사의 고통 배틀 선생님은 왜 학교를 오래 다녔어요? 정신과 의사가 된 첫 날 그렇게 나는 조금씩 정신과 의사가 되어갔다 2장 멀고도 가까운, 나의 환자들 무의식에 다가가는 시간 우울한 이야기만 계속 듣는 것, 힘들지 않아요? 환자를 잃은 날 예약 부도 1년째인 D씨를 기다리는 이유 나라고 감정이 없겠습니까 나만 부족해보일 때 3장 상처받은 그 자리에서 다시 시작하기 결국에는 사람 다시 만나기 위한 용기 스스로의 생각보다 강한 당신 그래도 혼자 있고 싶은 당신에게 때로는 필요한 상처 4장 완벽하진 않아도 충분히 좋은 완벽한 관계는 없다 70점짜리 나 건강한 좌절의 경험이 필요한 이유 칭찬 일기와 감사 일기 과거 후회에서 벗어나기 내가 지금 놓치고 있는 눈앞의 것들 왜 우리는 지금 여기에 머무르지 못할까 5장 나는 매일 편견과 싸운다 뇌부자들을 계속하는 이유 안녕하세요, 뇌부자들입니다 정신과 약 계속 먹으면 안 된다는 말 아직도 우울증이 의지의 문제라 말하는 사람들에게 내 인생의 정신과를 찾아서 잘 모르는 사람들의 무책임한 말들 참고문헌“의대에 간 지 4년 만에 드디어 의사가 되기로 했다” 한량 의대생에서 열혈 정신과 의사가 된 김지용의 슬기로운 정신과 생활 인기 팟캐스트 김지용의 은밀하고 솔직한 진짜 정신과 이야기 한량 의대생은 어쩌다 열혈 정신과 의사가 되었나 2017년 3월 18일, 의 첫 방송이 업로드됐다. 레지던트를 막 마친 정신과 의사 여섯 명이 직접 대본을 쓰고 녹음해 편집한, 한 땀 한 땀 ‘가내수공업’으로 만든 방송이었다. 시작하면서 고민이 없던 것은 아니다. ‘보수적인 의사 사회에서 안 좋은 시각으로 보지 않을까?’, ‘정신과 의사로 일하는 데 있어 중요한 익명성을 지키는 것이 가능할까?’ 그래서 팟캐스트라는 도구를 선택했다. 전문 의학 지식을 다루는 채널을 목표로 했기에 오류가 없어야 했고, 혹시 청취자 마음에 상처 줄 실언을 ‘편집’할 수 있었기 때문이다. 큰 기대는 없었다. ‘유명인도 아닌 우리 목소리에 누가 관심을 가지기는 할까?’ 싶은 마음이 컸다. 그러나 결과는 예상 밖이었다. 첫 방송 후 한 달 남짓, 아이튠즈 전체 차트 2위로 올라선 것이다. 때는 각종 시사 팟캐스트가 1, 2위를 다투는 팟캐스트 전성시대였다. 《어쩌다 정신과 의사》는 을 탄생시킨 김지용의 첫 단독 저서다. 그는 그동안 팟캐스트와 유튜브에서 미처 꺼내놓지 못했던 숨은 이야기를 책에 털어놓았다. 그동안 많은 정신과 의사가 책을 냈고, 다양한 매체에서 정신과의 대중화를 위해 노력했으며 분명 성과도 있었다. 그러나 저자는 아직도 굳건히 남아 있는 정신과의 ‘높은’ 문턱을 더 낮추고 싶다는 바람으로 이 책을 썼다. 기존 정신과 의사의 책들이 다른 사람의 마음 풍경을 관찰자 입장에서 해석하거나 삶의 문제에 해답을 주는 ‘산꼭대기의 현자’ 같은 자세를 취했다면, 이 책에는 ‘정신과 내부자들만 아는 정신과 의사’ 그리고 ‘인간 김지용’이 등장한다. 1장에는 공부는 곧잘 했으나 뭘 해야 할지 막막해하던 청년이 어쩌다 정신과 의사가 되기까지 겪은 이야기가 생생하게 실려 있다. 그의 어린 시절 꿈은 고고학자였다. 그러나 “과거를 파헤치기보다 현재에 도움이 되는 일을 하라”는 역사학자 아버지의 ‘납득 불가능한’ 설득에 저항하다가 결국 이과로 선회, 수능 한 방으로 의대에 간 에피소드에서 시작한다. 그때 정신을 차리고 공부를 열심히 했으면 좋았을텐데, 그는 ‘의대는 내 적성에 안 맞는 것 같다’며 게임과 농구에만 몰두하다가 두 번 유급을 당한다. 한 번은 몰라도 두 번 당했으니 이제라도 알아서 정신을 차리면 좋았으련만, 다시 ‘그때 의대를 써보라고 했던’ 부모님을 원망한다. 그만두고 전과를 하겠다고 선언했을 때 부모님 반응은 예상 밖이었다. 선선히 그만두라고 한 것. 구석에 몰리자 그는 의대에 남기로 결정한다. 새로 무언가를 시작하기도, 패배자가 되기도, 그리고 ‘명문대 의대생’ 타이틀을 내려놓기도 두려웠다고 고백한다. 더 이상 누구도 탓할 수 없어지자, 갈등은 줄었다. 그렇게 그는 4년 만에 드디어 의사가 되기로 결심한다.(33쪽) 정신과 ‘내부자’ 김지용이 피 땀 눈물로 엮은 슬기로운 정신과 생활 웬만한 고통 배틀에서 이길 만한 인턴 시절 이야기는 드라마 의 장면들이 겹겹이 펼쳐지는 듯하다. 매일 1시간씩 자며 일하던 기간. 당연히 퇴근은 없다. 좀비처럼 병원을 걸어 다니며 어디서든 바로 잠들 준비가 되어 있었지만, 끊임없이 콜이 울렸다. 2층 침대가 열 개 정도 놓여 있는 인턴 방에서 몇 명인지 정확히 알 수 없는 사람들이 같이 살았는데, 자다가 콜을 받고 돌아온 사이 누군가에게 잠자리를 뺏기는 일이 흔했다.(44쪽) 어느 날 밤에는, 먹을지 말지 고민하다 잠든 테이블 위 치킨 상자의 정체가 사실은 각 티슈였음을 다음 날 아침 깨달은 일도 있었다.(47쪽) 저자는 이 모든 과정이 필요한 이유, 정신과 의사가 뇌 이외의 장기를 공부하고, 힘든 학업과 노동을 해야 했던 이유를 ‘정신과 의사가 정신 질환에 관해 좀 더 정확하게 진단하고 치료하려면 정신과학뿐 아니라 전반적인 의학 지식을 반드시 갖춰야 하기 때문’으로 설명한다.(51쪽) 인턴을 지나 정신과 레지던트가 되는 과정은 어디서도 듣지 못한 이야기라 흥미롭다. “10명의 정신과 전문의와 1명의 면접자가 만나서 권투 스파링을 벌이는 느낌”이라고 일컬은 정신과 레지던트 면접 풍경은 읽는 사람마저 손에 땀을 쥐게 한다.(57쪽) 이야기는 정신과 전공의가 되어 산 속 폐쇄병동에서 입원 환자를 돌본 장면으로 이어진다. 1년차 정신과 전공의는 주로 조현병과 조울증 환자를 담당한다. 우울증, 강박증, 중독, 치매, 성격장애 등은 연차가 높은 전공의가 돼서야 맡는다. 다소 ‘무거운’ 질환을 먼저 담당한다니 언 뜻 이해가 안 가지만, 이유가 있다. 조현병과 조울증은 가장 전형적인 정신 병리를 보여주기 때문에 정신의학의 학문적 입구로서 역할을 하는데다, 상담보다는 약물치료에 치중하는 질환이다. 즉, 약물로 정신 질환을 다스릴 수 있음을 똑똑히 배울 기회를 제공한다.(65쪽) 가족에게도 털어놓지 못하는 이야기를 공유하지만 결코 사적인 관계를 맺을 수 없는 환자와 치료자에 대해서 2장은 멀고도 가까운, 환자와 치료자의 관계를 다룬다. 정신과 의사(치료자)와 환자 또는 내담자의 관계는 굉장히 독특하다. 내담자는 치료자에게 가족에게도 하지 않은 내밀한 이야기를 털어놓으며 정신적으로 많은 도움을 받는다. 그러나 환자와 치료자, 둘 사이는 결코 일상에서는 연결될 수 없다. “친구보다 더 많은 것을 공유하지만, 결코 친구가 될 수 없다.” 책에는 환자와 치료자의 관계가 지닌 특수성에 관한 이야기가 등장한다.(124쪽) 치료자 입장에서 환자 또는 내담자와 ‘사람 대 사람’으로 여러 감정이 오간다는 이야기를 솔직하게 털어놓는다. 가장 흔한 것은 ‘더 친해지고 싶다’는 감정. 내담자는 치료자에게 밖에서 따로 만나 밥을 먹을 수는 없는지, 치료가 종결된 후에는 만나도 되는 것 아닌지, 아주 잠깐만 격려나 위로의 의미로 안아주면 안 되는지 등을 묻는다. 이럴 때는 저자는 치료자와 환자가 사적인 관계를 맺으면 안 된다는 치료 원칙을 상기시키는 것으로 조심스럽지만 단호히 거절한다. 저자는 물론 치료자라고 감정이 없는 것은 아니라고, 수개월 또는 몇 년째 만나는 사람들에게 친밀감이 드는 것이 사실이라고 고백한다. 경제적 지원을 해주고픈 사람도, 친구와 소개팅을 해주고픈 사람도, 너무 안타깝거나 기특해서 등을 두드려주고 싶은 사람도 있지만 저자는 이 모든 생각을 아주 잠깐의 생각으로만 끝낸다. 치료자의 과도한 책임감, 역할을 넘어선 행동은 결코 치료에 도움이 되지 않고, 그들 스스로 삶을 살아나가는 데 훼방을 놓기 때문이라는 것. 저자는 치료자가 ‘정해진 선’을 지켜야 현실에서, 일상에서 내담자가 성장할 수 있다고 분명히 강조한다.(129쪽) “나는 100점짜리 아빠 대신, 70점짜리 아빠가 되기로 했다” 완벽하진 않아도 충분히 좋은 삶에 관하여 3장에서는 진료실에서 만난 환자 또는 내담자 들과 치료 과정에서, 또 상담 과정에서 생긴 에피소드를 들려준다. 저자는 진료실을 찾는 사람 대부분의 상처가 ‘관계’에서 기인한다는 사실을 짚으면서, 그럼에도 ‘결국에는 사람’에게서 답을 찾아야 한다고 당부한다. 많은 사람이 ‘그 사람’ 때문에, 그리고 ‘엄마’ 또는 ‘아빠’ 때문에, ‘친구’ 때문에, ‘동료’ 때문에 힘들어하다가 ‘사람’ 자체에 환멸을 느껴 관계를 끊어버리곤 한다. 그러나 자세히 들여다보면, 완벽한 사람, 완벽한 관계를 꿈꾸었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저자는 완벽한 사람, 완벽한 관계는 없다고 말한다. 특히 인생에 꽤 괜찮은 사람이 주변에 분명히 있었음에도 ‘완벽하지 않기에’ 관계를 끊어왔다는 저자의 지적은 뼈아프다.(171쪽) 4장에는 두 아이의 아빠로 ‘완벽한 육아’를 꿈꾸다 허리디스크가 터져버린 사건이 나온다. 정신과 의사로 일하며 생애 초기 경험이 한 사람의 인생에 큰 영향을 미친다는 것을 체감한 저자는, 배운 그대로 키우기 위해 ‘100점짜리 육아’를 꿈꿨다. ‘민감하고, 즉각적으로, 애정을 가지고 일관되게 반응하기.’ 일단 민감성 면에서는 탈락이었다. 좋은 부모는 아기 울음소리만 들어도 배고파서인지, 쉬가 마려서인지, 아니면 졸려서인지 알아챈다는데, 저자는 도통 알 수 없었다. 그래서 나머지로 메우려 했다. 울 때마다 즉각적으로 안아 달래주었고, 덕분인지 아이는 밝게 자랐다. 그렇게 2년을 보낸 어느 날, 출근을 하려고 현관에서 신발을 신다가 허리 디스크가 터져버렸다.(216쪽) 저자는 이제 ‘70점짜리 아빠’를 목표로 삼는다. 항상 웃으며 안아주던 아빠가 ‘100점’이었다면, 요양을 하느라 며칠간 떨어져 있던 아빠는 ‘0점’이었다는 것. 그 이후 저자는 완벽한 부모가 아닌 ‘충분히 좋은 부모’가 되는 편을 택했다. ‘완벽하지 않아도 충분히 좋은’ 개념은 삶에도 적용할 수 있다. 저자는 책에서 완벽하진 않지만 충분히 좋은 삶을 살기 위해 ‘칭찬 일기’와 ‘감사 일기’를 써보라고 권한다.(231쪽) 저자는 내담자들에게 하루 세 가지씩 자기를 칭찬하는 글을 써오라는 칭찬 일기 숙제를 내주곤 하는데, 몇 시간을 고민해도 한 줄을 써오지 못하는 사람이 많다고 한다. 그러나 저자는, 어느 누구에나 하루 세 가지씩은 반드시 칭찬할 일이 있다고 강조한다. 밥을 챙겨 먹은 것, 회사에 출근한 것, 그리고 정신과 치료를 받으러 온 것 자체도 칭찬할 거리라는 것이다. 이런 이야기를 내담자들에게 전하면, 그들은 “그건 당연히 해야 하는 일이지 칭찬한 일이 아니”라고 말한다. 그러나 저자는 다시 되묻는다. 그것이 왜 당연한지도 모르겠고, 설사 당연한 일을 했다고 쳐도 그 “당연히 한 일에 대해서는 왜 칭찬을 받으면 안 되느냐”고.(235쪽) “정신과 의사가 된 그날부터 자주 화가 났다” 정신과 진료를 망설이는 사람의 마음의 문턱을 낮추는 든든한 지원군이 되는 책 저자가 진료실에서 본업에 집중하는 것을 넘어, 부족한 시간을 쪼개 활동을 3년째 계속하는 이유는 바로 ‘화가 나서’다. 무엇에 화가 나는 걸까. 저자는 조기에 치료하면 충분히 회복되어 일상으로 돌아갈 수 있을 수많은 사람을 가로막는 정신과, 정신 질환에 관한 오해와 편견에 자주 화가 났다. 마지막 장에는 그 편견을 깨뜨리려는 저자의 노력과 생각이 담겨 있다. 저자는 정신과 약이 만능이라고 주장하지 않는다. 부작용을 인정하고, 정신의학을 비롯한 현대 의학이 아직 풀지 못한 숙제와 한계가 분명 존재한다고 말한다. 그러나 ‘부작용’은 정신과 약뿐 아니라 어느 약에나 존재한다는 점을 지적한다. 항암제에 여러 부작용이 있어도, 치료 성공률이 100퍼센트가 아니어도 ‘항암제는 위험하니 끊어야 한다’고 생각하지 않는데, 유독 정신과 약의 부작용에 민감하다는 것이다. 항암제처럼, 정신 질환에서 약물치료는 다양한 선택지 중 하나가 아닌 ‘필수 항목’이기에 부작용을 최소화하기 위한 방법을 찾는 것이 현명한 선택이라는 말을 덧붙인다. 저자는 꿈꾼다. ‘몇 년 전만해도 아무렇지 않게 했던 발언이 오늘날에는 성차별적 발언, 꼰대적 발언으로 취급받듯, 정신 질환에 관해서도 그렇게 더 나은 인식이 자리 잡는 사회가 되었으면’ 하고 바란다. 이 책은 그동안 정신과 의사가 쓴 책 중 가장 ‘솔직’하고 ‘인간적’이다. 우리는 정신과 의사가 ‘인간’임을 알면서도 그들이 ‘인간’일 수 있음에 대해서는 생각하지 않았다. 막연히 마음이 힘들거나 고통스러울 때 치료를 해주는 사람, 삶의 여러 문제에 해답을 주는 사람으로 생각해왔다. 이 책에는 그렇게 생각해온 것이 미안하고 무색할 정도로 ‘피와 살’이 있는 인간으로서의 정신과 의사가 등장한다. 왜 이렇게까지 솔직해야 했을까? 의사의 ‘권위’가 치료에 도움이 되는 요소라는 불문율도 있는데, 왜 자기 이야기를 거침없이 털어놓기로 했을까? 이 책을 먼저 읽은 작가 서늘한여름밤의 말에서 그 힌트를 얻을 수 있을 것 같다. “진료실 안, 내 건너편에 앉아 있는 사람도 나와 비슷한, 아주 평범한 사람이라는 걸 알게 된다면 그 문을 열고 들어가기가 그렇게 두렵지는 않을 것이다.” 작가의 말대로 이 책은 정신과 진료를 망설이는 누군가에게 문턱을 낮추는 트리거이자 든든한 지원군이 될 것이다.이 책에서 나는 정신과 의사가 어떤 사람인지 더 솔직하게 이야기해보려 한다. 이 책에 등장하는 정신과 의사는, 어쩌면 당신의 기대를 배반할지도 모른다. 삶의 나락에 빠진 누군가를 척척 구원해내고, 마음의 모든 문제에 마법처럼 해결책을 제시하는 ‘산꼭대기의 현자’ 같은 정신과 의사는 이 책에 없다. 나를 비롯해 내가 아는 동료들은 다른 모든 이처럼 자기 인생의 산길을 오르다 헤매기도 하는 사람이다. 대신 정신과 의사는 그렇게 헤맬 때 어떻게 대처해야 하는지를 배웠고, 또 꾸준히 공부한다. 정신과 의사는 그 지식을 바탕으로 인생의 방향을 잃고 힘들어하는 사람의 길을 함께 고민하며 찾는 가이드다. 그렇게 가이드로 살아가면서 내가 겪은 성공과 실패의 경험, 그때 느낀 감정들을 이 책에 허심탄회하게 털어놓았다. 의사가 된다면 어떤 세부 전공을 선택할 것인가. 배우는 수업마다 재미가 없었기에 난감했다. 이 길로 평생을 살아갈 수 있을까. 하지만 더 이상 고민할 여유가 없었기에, 어쨌든 졸업을 한 뒤 나중에 길을 찾자고 스스로와 타협했다. 그러다 정신과 수업을 듣게 되었다. 의학이란 학문 안에 이렇게 다른 세계가 있다니. 객관식 세계에서 유일한 주관식 나라를 만난 느낌이었다. 신기했다. 정신과 의사는 과학자 사이의 마법사 같았다. 과학과 마법을 동시에 배우는 마법사들. 한 방에 있는 스무 개의 콜 폰이 밤새 울린 횟수를 합치면 얼마일까. 처음엔 다른 사람의 콜에도 흠칫하며 깨지만, 점차 신기하게도 내 콜에만 반응하게 된다. 그리고 극한의 상황에 처하면, 분명 내가 통화했다는데 기억이 나지 않는 무서운 일도 벌어진다. 처음엔 친절하던 친구들이 하나 둘 파이터로 변해 어디 병동 간호사와 싸웠다는 이야기가 들려왔다. 수련을 중도 포기하고 병원을 떠나는 동료 인턴도 종종 목격했다. 콜을 끊은 뒤 마치 통화 종료음처럼 따라붙는 욕설이 하루 종일 들렸다.
쿠베라 시즌 2 : 3
길찾기 / 카레곰 (지은이) / 2020.09.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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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레곰 (지은이)
인도 신화의 이름을 빌린 거대하면서도 독창적인 정교한 세계관을 가진 판타지 웹툰 쿠베라. 신, 인간, 수라, 세 종족 사이에서 벌어지는 사랑, 음모, 복수의 대서사시가 주인공인 쿠베라를 통해서 그 타래가 풀어진다. 영원한 수명과 거대한 힘을 가진 신과 수라 사이에서 미약한 존재에 불과한 16세 소녀에게 주어진 운명은 과연 세계의 구원인가, 아니면 파멸의 시작인가.신관을 사랑한 불의 신 아그니, 종족의 운명보다 딸의 안위가 더 소중한 상급수라 간다르바, 주인공과 이름이 같은 의문의 신 쿠베라, 인간계 최고의 재능을 가진 마법사 아샤 등 엄청난 캐릭터들이 신과 같은 이름을 가진 소녀를 중심으로 숨겨진 비밀의 베일을 풀어나가며 운명에 도전한다.Chapter19균열 003Chapter20원한 151Chapter21얼어붙은 눈물 264캐릭터 프로필 311권말부록 설정집(11) 312판타지 웹툰의 전설 ‘쿠베라 시즌2’의 시작서양판타지와 동양판타지, 그 경계를 허무는 독특한 세계관인도 신화의 이름을 빌린 거대하면서도 독창적인 정교한 세계관을 가진 판타지 웹툰 쿠베라. 신, 인간, 수라, 세 종족 사이에서 벌어지는 사랑, 음모, 복수의 대서사시가 주인공인 쿠베라를 통해서 그 타래가 풀어진다. 영원한 수명과 거대한 힘을 가진 신과 수라 사이에서 미약한 존재에 불과한 16세 소녀에게 주어진 운명은 과연 세계의 구원인가, 아니면 파멸의 시작인가.신관을 사랑한 불의 신 아그니, 종족의 운명보다 딸의 안위가 더 소중한 상급수라 간다르바, 주인공과 이름이 같은 의문의 신 쿠베라, 인간계 최고의 재능을 가진 마법사 아샤 등 엄청난 캐릭터들이 신과 같은 이름을 가진 소녀를 중심으로 숨겨진 비밀의 베일을 풀어나가며 운명에 도전한다. 애초에 이기려고 시작한게 아니니후회는… 하지 않을 것이다. 회귀의 검을 손에 넣고자 투사의 도시 칼리블룸에 도착한 리즈는 아샤의 도움으로 검의 시험에서 높은 성적을 수 있었다. 덕분에 가장 먼저 회귀의 검에 다가갈 수 있는 권한을 받았는데, 회귀의 검 근처에는 예정에 없던 감독관이 리즈를 기다리고 있었다. 나스티카가 인간의 편에 선다니이 얼마나 허황된 이야기인가. 유괴당한 엘윈을 구하기 위해 긴급하게 구조대를 꾸린 테오에게 기억을 잃은 남자가 다가온다. 반영의 호수에서 이미 그 남자의 정체가 나…스티카임을 알고 있었던 테오는 아주 작은 희망을 품고서 그 남자의 말을 따라 이동하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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체험,놀이
네모아저씨 이원표 (지은이)
세상에서 제일 쉬운 시리즈 6권. 종이접기를 처음 시작하는 유아부터 수준 높은 작품을 원하는 성인까지 온 가족이 함께 볼 수 있는 175개 작품을 수록한 종이접기 대백과이다. 도안이 어려운 과정은 생생한 사진과 동영상을 함께 수록하여 쉽게 따라 할 수 있고, 작품별 접는 방법과 횟수에 따라 등급을 구분하여 작품을 고르기도 편하다. 종이접기가 두뇌 발달뿐만 아니라 눈과 손의 협응력, 집중력, 인내력, 창의력, 상상력 발달에 좋은 것은 널리 알려진 사실이다. 2차원의 평면 도안을 보며 3차원의 입체를 상상하기 때문에 시각적 인지 능력과 공간지각력 향상에도 도움이 된다. 하지만 가장 중요한 것은 새로운 작품에 도전하면서 성취감과 자신감을 얻는 것이다.서문 이 책의 활용법 종이접기의 기본 방법과 기호 1. 두 다리와 두 날개, 새 새 · 참새 · 수탉 · 암탉 · 병아리 · 벌새 · 집비둘기 · 산비둘기 · 앵무새 · 오리 · 고니 · 공작 · 펭귄 · 학 · 오동통한 학 · 까치 · 까마귀 · 올빼미 2. 물가를 가르며, 물 속 생물 엔젤피쉬 · 개복치 · 가오리 · 거북 · 입체 거북 · 금붕어 · 상어 · 고래 · 하프물범 · 해마 · 가리비 3. 네 다리로 후다닥, 육지 동물 강아지 얼굴 · 고양이 얼굴 · 토끼 얼굴 · 여우 얼굴 · 황소 얼굴 · 코끼리 얼굴 · 원숭이 얼굴 · 호랑이 얼굴 · 꼬리 있는 몸통 · 생쥐 · 여우 · 고양이 · 강아지 · 양 · 토끼 · 말 · 유니콘 · 돼지 · 슈나우저 4 등골이 오싹, 파충류와 공룡 악어 · 도마뱀 · 뱀 · 플레시오사우루스 · 티라노사우루스 · 브라키오사우루스 · 스피노사우루스 · 트리케라톱스 · 파라사우롤로푸스 · 벨로키랍토르 · 프테라노돈 · 드래곤 5. 몸은 작지만 수는 많아, 벌레 메뚜기 · 애벌레 · 나비 · 매미 · 풍뎅이 · 반딧불이 · 사슴벌레 · 장수풍뎅이 · 잠자리 · 달팽이 · 무당벌레 6. 지구의 산소 탱크, 식물 나무 · 입체 나무 · 나뭇잎 · 튤립 · 수국 · 나팔꽃 · 개나리 · 붓꽃 · 연꽃 · 카네이션 · 동백 · 장미 · 무궁화 · 바나나 · 풀 · 사과 · 감 · 딸기 · 당근 · 호박 · 도토리 · 밤 7. 생활을 편리하게, 도구와 탈것 초가집 · 집 · 피아노 · 입체 집 · 식탁 · 책상 · 의자 · 도끼 · 침대 · 컵 · 곡괭이 · 삽 · 숟가락 · 포크 · 부엌칼 · 유람선 · 쌍둥이배 · 돛단배 · 로켓 · 자동차 · 미니카 8. 나는 패셔니스타, 의복과 패션 커트 머리 · 양갈래 머리 · 챙모자 · 칼라 티셔츠 · 블라우스 · 바지 · 주름 스커트 · 리본 · 하트 반지 · 지갑 · 핸드백 · 치마저고리 · 바지저고리 · 슬리퍼 9. 신난다 재미난다, 장난감 대검 · 방패 · 표창 · 딱지 · 공 · 투석기 · 말하는 새 · 날갯짓하는 새 · 점프하는 개구리 · 파워업~ 개구리 · 세 가지 표정 · 점프하는 몸통 · 팽이 · 왕관 비행기 · 가오리 비행기 · 배꼽 비행기 · 뭉툭 배꼽 비행기 · 네오에이스 비행기 · 제비 비행기 · 스퀘어 비행기 · 델타 비행기 · 슈퍼글라이더 · 매미 비행기 · 스피어 제트기 10. 더욱 특별하게, 날씨와 행사 해 · 구름 · 달 · 별 · 아이스크림 · 복조리 · 복주머니 · 종 · 산타 모자 · 산타 부츠 · 산타 카드 · 산타 · 편지 봉투 · 편지지 · 뚜껑 달린 상자 · 뚜껑 따로 상자 · 피라미드 상자 · 별 모양 상자 · 하트 Special page. 사람 색인국내 최고 종이접기 유튜버 네모아저씨 전격 출간! 175개 작품으로 기초부터 고급까지 한 권으로 끝낸다! <세상에서 제일 쉬운 그림 그리기>로 유명한 ‘세상에서 제일’ 시리즈의 후속작이다. 김영만 아저씨를 잇는 차세대 종이접기 선생님이자 국내 최고의 종이접기 유튜버인 네모아저씨가 집필했다. 종이접기를 처음 시작하는 유아부터 수준 높은 작품을 원하는 성인까지 온 가족이 함께 볼 수 있는 175개 작품을 수록한 종이접기 대백과이다. 도안이 어려운 과정은 생생한 사진과 동영상을 함께 수록하여 쉽게 따라 할 수 있고, 작품별 접는 방법과 횟수에 따라 등급을 구분하여 작품을 고르기도 편하다. 종이접기가 두뇌 발달뿐만 아니라 눈과 손의 협응력, 집중력, 인내력, 창의력, 상상력 발달에 좋은 것은 널리 알려진 사실이다. 2차원의 평면 도안을 보며 3차원의 입체를 상상하기 때문에 시각적 인지 능력과 공간지각력 향상에도 도움이 된다. 하지만 가장 중요한 것은 새로운 작품에 도전하면서 성취감과 자신감을 얻는 것이다. 아이에게 어느새 스마트폰을 건네고 있다면, 캐릭터 장난감을 줄줄이 사 주기가 버겁다면, 아이와 함께 종이접기를 시작해 보자. 종이만 있으면 세상 모든 장난감을 만들 수 있다. 스마트폰, 캐릭터 장난감만 외치던 우리 아이가 달라졌어요! 아이가 좋아하는 동물부터, 소꿉놀이할 소품, 움직이는 장난감까지 종이만 있으면 세상 모든 장난감을 만들 수 있어요. 몇 년 전, 한 예능프로그램에 김영만 아저씨가 나오면서 2030 세대의 향수를 자극한 적이 있다. 이 책의 저자 네모아저씨도 김영만 아저씨가 나온 프로그램을 보며 자란 세대로, 종이접기를 너무 많이 해서 손가락에 화학적 화상을 입을 정도로 종이접기를 좋아했다. 이제는 유튜브에서 동명의 종이접기 채널을 운영하며 크리에이터이자 차세대 종이접기 선생님이 되었다. 저자의 구독자 중에는 “네모아저씨 덕분에 방학 숙제 해결했어요!”라는 초등학생도 심심찮게 찾아볼 수 있다. 종이접기는 색종이만 있으면 언제 어디서나, 남녀노소 누구나 즐길 수 있다. 스마트폰에 중독된 아이들이 많아진 요즘, 아이가 스마트폰 없이 몰입할 수 있다는 것만으로도 좋지만, 종이접기는 단순한 놀이나 취미에 그치지 않는다. 손끝을 이용한 활동이라 두뇌 발달에 좋고, 이는 학습 능력 발달로 이어진다. 많게는 수십 단계에 이르는 과정을 따라 해야 하므로 집중력과 인내력 발달에 도움이 되고, 몰입하는 과정에서 심리적 안정감을 느낄 수 있다. 도안을 보며 접다 보면 시각적 사고, 공간 지각 능력과 기하학·수학적 사고도 길러진다. 또한, 다양한 작품으로 응용하고, 완성된 작품을 꾸미고, 여러 작품을 모아 구성하는 과정에서 상상력과 창의력도 키울 수 있다. 여기에 네모아저씨는 덧붙인다. “하지만 다른 무엇보다 아이들에게 중요한 것은 바로 이것들입니다. 정사각형을 정확한 직각 삼각형으로 접었을 때의 만족감, 내가 접은 개구리로 장애물을 뛰어넘을 때 느끼는 희열, 종이비행기가 멀리 날아갔을 때의 기쁨, 예쁜 꽃이나 상자를 접어 선물할 때의 설렘, 수십 번을 접어야 하는 작품을 완성한 후의 성취감. 종이접기가 선사하는 이런 다양한 행복을 이 책에서 누리길 진심으로 바랍니다.” - 저자 서문 중에서
룬의 아이들 - 블러디드 2
엘릭시르 / 전민희 (지은이) / 2019.09.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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엘릭시르
소설,일반
전민희 (지은이)
전민희 작가의 대표작 <룬의 아이들> '블러디드' 편. '룬의 아이들' 시리즈는 국내 판매량 총 160만 부를 넘은 밀리언셀러다. 뿐만 아니라 일본, 대만, 태국, 중국에 수출되어 국내외 판매량을 합치면 300만 부를 훌쩍 넘어 아시아 전역에서 가장 사랑받는 판타지라는 평가를 받고 있다. 1부 <룬의 아이들 - 윈터러>에 이은 2부 <룬의 아이들 - 데모닉>이 완결된 지 11년 만의 신작이다. '룬의 아이들' 시리즈 3부에 해당하는 이번 작품은 실종된 오빠에 얽힌 비밀과 맞서 분투하는 공녀 샤를로트를 중심으로 '블러디드'라는 힘에 관한 이야기를 다루고 있다. <윈터러>와 <데모닉>의 세계관을 그대로 이어받은 3부 <블러디드>는 속도감 있는 전개와 새로운 캐릭터의 등장으로 첫 권부터 호기심을 불러일으킨다.3장 Disguise보라색 방의 회의보라색 봉인 지명수배자들후작 가문의 기묘한 사정 수상쩍은 호의 별장의 어둠4장 Reveal광장의 두 사람 모서리 식탁 아르크노베르 거리 20번지 플레상스 경의 손님들 첫 번째 침입 살롱의 귀부인 스프레차투라(Sprezzatura)국내외 총 판매량 300만 부의 밀리언셀러 한국 판타지의 모범이자 현재진행형인 전설아름다운 세계관과 개성 넘치는 캐릭터, 유려한 문체와 깊이 있는 감성으로 한국 판타지를 이끌어온 전민희 작가의 대표작 『룬의 아이들』 신작이 엘릭시르에서 출간된다. ‘룬의 아이들’ 시리즈는 국내 판매량 총 160만 부를 넘은 밀리언셀러다. 뿐만 아니라 일본, 대만, 태국, 중국에 수출되어 국내외 판매량을 합치면 300만 부를 훌쩍 넘어 아시아 전역에서 가장 사랑받는 판타지라는 평가를 받고 있다. 『룬의 아이들 - 블러디드』는 『룬의 아이들 - 윈터러』에 이은 2부『룬의 아이들 - 데모닉』이 완결된 지 11년 만의 신작으로 1권에 이어 드디어 2권이 출간되었다. 1부 ‘룬의 아이들’ 시리즈 3부에 해당하는 이번 작품은 실종된 오빠에 얽힌 비밀과 맞서 분투하는 공녀를 중심으로 ‘블러디드’라는 힘에 관한 이야기를 다루고 있다. 2권에서는 ‘심각하고 대륙적인 문제’를 저지른 만년 낙제생 막시민이 지명수배자가 되어 쫓기기 시작한 뒤로 이스핀과 벌이는 이야기를 담고 있다.『윈터러』와 『데모닉』의 세계관을 이어받은 3부 『블러디드』는 속도감 있는 전개와 새로운 캐릭터의 등장으로 첫 권부터 독자들의 호기심을 불러일으키고 있다.원래 ‘룬의 아이들’ 시리즈는 1,2부가 절판된 이후 온라인과 전자책을 통해서만 독자들에게 제공될 예정이었으나 독자들의 지속적인 요구와 바람에 힘입어 종이책으로 다시 선보이게 되었다. 엘릭시르는 『블러디드』 1권 출간을 시작으로, 오랜 기간 절판 상태였던 『윈터러』 완전판(전7권)을 작가의 세심한 가필 수정과 내용 보완을 통해 개정한 원고와 새로운 디자인으로 완간하였으며, 『데모닉』(전9권 예정)도 곧 출간할 예정이다. 아주 오래전에는, 이 땅에 단 한 명의 마법사만이 살았다고 한다.
1미터 개인의 간격
추수밭(청림출판) / 홍대선 (지은이) / 2020.09.16
15,000
추수밭(청림출판)
소설,일반
홍대선 (지은이)
《1미터 개인의 간격》은 가장 개인다운 개인이었던 스피노자의 철학을 바탕으로 오늘날 개인으로 사는 기술에 대해 풀어낸 결과다. 보다 구체적으로는 1미터라는 단위를 상징으로 삼아 나다움의 범위와 행복 그리고 타인과의 공존에 대해 이야기한다. 데카르트의 주체가 세상의 중심에 ‘나’를 위치시킨 존재라면, 스피노자의 개인은 타인도 나와 같음을 인정한 존재다. 나는 우주의 중심이지만 적어도 지구상에서는 이와 같은 우주들이 70억 개가 넘게 존재한다. 그래서 개인이 개인으로 존중받고 또 존중하며 살기 위해서는 편리하면서도 불편할 수밖에 없다. 1미터라는 경계의 안팎을 절묘하게 넘나들 수 있는 기술이 필요한 것은 이 때문이다.들어가기 전에 1미터로의 초대 들어가는 글 행복은 1미터의 기술이다 1장 가깝고도 먼 1미터 인생에 실패하지 않기 위해 결혼에 실패한 철학자/사랑에는 도덕을 적용할 수 없다/도덕은 자기애를 감춰주는 포장지다/사랑은 현대인의 종교다/사랑의 정체는 타인을 사랑하는 자신에 대한 사랑이다/사랑도 살아가는 데 필요한 도구에 불과하다/사랑은 인생의 주인이 아니다/사랑의 실패는 처음부터 정해져 있다/사랑의 본질은 행복의 거래다 2장 세상에서 가장 외로운 1미터 누가 내 몫의 피와 땀을 훔쳐 갔을까?/나의 좋음과 세상의 옳음은 다르다/인간은 다른 인간의 보상이 아니다/행복한 사람은 행복을 선언하지 않는다/타인의 범위에 정신이 팔리면 나의 영역을 잃는다/세상은 노력을 보상으로 계산해주지 않는다/능력이라는 말의 함정/우주에서 살아남기 위한 기술, 이해하고 내려놓기 3장 세상에서 가장 단순한 1미터 바라고 탐하니까 인간이다/욕망을 위해 욕망을 버리기에 인간은 인간다워진다/복잡한 인간, 단순한 인생의 원리/단순함에서 출발해 다시 단순함으로/단순하기에 강력한 도구, 사랑/인간에게 가장 탐스러운 대상은 인간이다/인생은 만남으로 채워져 있다/만남은 물들임이 아니라 마주침이다 4장 세상에서 가장 단단한 1미터 인간은 강제로 태어나 멋대로 불리고 교육당한다/살아가는 한 억압은 피할 수 없는 필연이다/우리는 저항군이 아니라 행복의 기술자다/세상으로부터 개인을 어떻게 지킬 것인가?/내가 나일 수 있다면 기꺼이 미움받겠다/그 무엇도 침범하지 못하는 나의 1미터/행복을 위해 기꺼이 고독해지겠다/도망치는 것은 부끄럽지만 도움이 된다/자유는 단단하다 5장 세상에서 가장 쉬운 1미터 고통은 극복하는 것이 아니다/나는 평범하면서 비범한 나일 뿐이다/불행은 이렇게 습관이 된다/행복이란 나의 1미터 내부에 집중하는 것이다/인간은 타인의 욕망을 욕망한다/물들지도, 물들이려고도 하지 마라/자신을 조건으로 소개하는 사람은 무례하다/내 욕망의 바닥과 만나고 화해하기/행복이 당연한 사람들이 불행을 느끼는 방식/개인이 불안에서 벗어나는 방식/구체적으로 행복한 삶이란 무엇일까?/내게 다가오는 것들을 그대로 받아들인다 6장 세상에서 가장 먼 1미터 미워하는 마음은 허물이 아니라 비효율일 뿐이다/부풀려진 증오는 고통도 부풀린다/당연한 존재 혹은 존재의 당연함/모두가 인생은 처음이기에 무기가 필요하다/폭력의 기원/백 년을 천 년처럼 살아야 했던 공간/폭행당하는 자아/지금 여기를 사는 데 대한 원금과 이자/1미터의 반경을 지키기 위해 1미터의 간격을 유지한다 7장 그리고 나가는 글 세상에서 가장 가까운 1미터 세상에서 가장 쉽고 짧은 윤리학/나의 행복을 위해 타인이라는 지옥을 견뎌라 /인간은 태어나지만 시민은 만들어진다/애국심이란 등을 맞댄 동료와의 우정이다/시민의 소양은 가치가 아니라 도구다/가장 나쁜 욕망은 욕망을 통제하려는 욕망이다/행복해져라, 그러면 저절로 성숙해질 것이다/필요한 만큼만 견디는 기술/이해를 이해한다는 것/비극 속에서 살아남기/외부를 사랑하는 내부/다시, 행복은 기술이다 참고문헌‘개인의 삶’에 천착한 일상의 철학자 홍대선의 신작. 2018년 전작에서 철학자 6인의 삶을 통해 개인의 ‘발명’과 그 의의를 소개했다면, 《1미터 개인의 간격》에서는 개인이 될 수밖에 없는 지금 여기에서 절실한 삶의 태도를 1미터라는 단위를 통해 구체적으로 이야기한다. 사람이 소음처럼 느껴지고 내가 지겨워지는 시대, 나는 어떻게 살아야 할까? “인터넷 뉴스나 SNS를 보면 악다구니가 들리는 것 같아 숨이 막힌다.” “텔레비전에 특정 연예인의 얼굴이 나올 때마다 까닭 없이 화가 치민다.” “내 주변 젊은 사람들은 생각이 없고 늙은 사람들은 부끄러움을 모른다.” 세상은 불합리하고, 타인은 지옥인 사람들에게 보내는 덤덤한 조언 “원래 세상은 그런 것이라고 냉소할 필요는 없습니다. 일상이 소음 같을 때 쓸 만한 간단한 기술이 있습니다. 바로 나의 1미터를 확인하는 것입니다.” 내 팔이 닿는 1미터라는 고유한 영역을 확인하고 지켜나가는 것 타인과 나 사이의 거리를 멀지도, 가깝지도 않은 1미터로 유지할 것 그리고 딱 1미터만큼만 거리를 두고 스스로를 관조해볼 것 왜 개인인가? “어느 날 벼락 맞은 것처럼 개인이 되어버렸다” 코로나19라는 재난 속에서 ‘거리 두기’가 강조되고 있지만 어느 정도는 새삼스럽다. 타인과 나를 구분 짓고 경계를 마련해 선을 긋는 행위는 이미 오래전부터 일상으로 자리 잡았기 때문이다. 한국 사회에서 ‘개인’이나 ‘혼자’라는 구호는 유행을 지나 흔하게 느껴지기까지 한다. 근래 우리가 ‘거리’에 대해 민감해진 까닭은 간단하다. 점점 파편화되어가는 사회 분위기 속에서 타인에게 침범당하고 싶지 않으면서도 동시에 단절되고 싶지도 않기 때문이다. 그러나 오래전부터 당연하게 있어왔던 것처럼 이야기되는 ‘개인’은 사실 가까운 과거에 탄생한 인위적인 발명품이다. 게다가 한국에서 개인주의의 역사는 민주주의의 역사가 그러하듯 길어봐야 50년 정도밖에 되지 않았다. 우리는 어느 날 너무 갑자기 개인이 되었고, 그래서 개인으로 살 수 있을지 불안하고 개인으로 살아도 되는지 불안하다. 《1미터 개인의 간격》은 가장 개인다운 개인이었던 스피노자의 철학을 바탕으로 오늘날 개인으로 사는 기술에 대해 풀어낸 결과다. 보다 구체적으로는 1미터라는 단위를 상징으로 삼아 나다움의 범위와 행복 그리고 타인과의 공존에 대해 이야기한다. 데카르트의 주체가 세상의 중심에 ‘나’를 위치시킨 존재라면, 스피노자의 개인은 타인도 나와 같음을 인정한 존재다. 나는 우주의 중심이지만 적어도 지구상에서는 이와 같은 우주들이 70억 개가 넘게 존재한다. 그래서 개인이 개인으로 존중받고 또 존중하며 살기 위해서는 편리하면서도 불편할 수밖에 없다. 1미터라는 경계의 안팎을 절묘하게 넘나들 수 있는 기술이 필요한 것은 이 때문이다. 왜 1미터인가? “냉담한 이기주의자가 아닌 상냥한 개인주의자로 사는 기술” 영화 〈GO〉에서 주인공은 아버지에게 복싱을 배운다. 아버지는 주인공에게 한 팔을 뻗은 채 몸을 돌려 원을 그리게 한 다음 이렇게 말한다. “이 원 안에 아무도 함부로 들어오지 못하게 하고 싶지 않니?” 반경 1미터는 힘껏 팔을 뻗었을 때의 범위로 근대 이후 인간이라면 누구나 가지게 된 고유한 영역이자 최소한의 범위다. 인격, 자존, 자유의지 모두가 이 1미터 안에 있다. 개인에게는 결코 포기하지 말아야 할 가치가 있기에 우리는 살아가는 내내 1미터를 지켜야 하는 순간들과 만난다. 바로 타인에게 휘둘리지 않고 스스로의 욕망을 따르는 법, 다른 존재의 침략과 간섭을 허용하지 않는 법, 그럼으로써 자신이 무엇을 할 때 행복한지 아는 법이다. 그리고 팔을 뻗었을 때 닿을락 말락한 1미터는 상대와 소통할 때의 거리이자 누군가와 싸우기 전에 확보해야 하는 간격이기도 하다. 그보다 멀어지면 고립되고, 그보다 밭아지면 타인과 겹쳐지면서 나를 잃거나 반대로 타인의 범위를 잡아먹게 된다. 우리는 살아가는 내내 1미터를 유지해야 하며 이 간격을 잃은 사람을 가리켜 외로워 보인다거나 또는 무례하다고 한다. 마지막으로 1미터는 나와 거울 사이의 거리다. 우리는 스스로의 1미터를 지키는 데 집착한 나머지 그 안에 갇혀 자신을 잃게 되거나 또는 1미터보다 멀찍이 떨어진 채 스스로를 왜곡하기도 한다. 이 1미터를 넘어서는 법은 먼저 자기 자신을 존중하는 것이다. 그렇게 이뤄진 자기객관화, 스스로와 거리두기는 타인에게 다가서는 첫 관문이다. 나를 이해해야 남을 이해할 수 있고, 나와 화해해야 타인과 타협할 수 있다. 모두 ‘내 자신이 행복하기 위해서’다. 인간은 사회적 동물이다. ‘사회적’이란 스스로를 이해하고 타인을 견디며 살아가는 자세를 의미한다. 1미터는 바로 사회적으로 살기 위해 확인해야 하는 범위이자 넘어서야 할 거리다. 왜 기술인가? “행복은 노력 끝에 닿는 보상이 아니라 일상에서 축적하는 기술이다.” 이 책에서는 행복을 복잡하게 정의하지 않는다. 이 책의 핵심 주장은 ‘행복은 기술’이라는 것이며, 앞에서 설명한 1미터는 그 기술의 방법론이다. 우리는 흔히 행복을 언젠가 도달해야 하는 삶의 궁극적인 목적이라고 여기곤 한다. 그러나 행복이 종교에서 이야기하는 깨달음처럼 조금씩 정진해 한 번 닿으면 다시 내려갈 필요 없는 어떤 이상에 가까운 것이라면 대부분의 사람들은 행복 근처에도 가보지 못한 채 일생을 마친다는 얘기가 된다. 아무리 삶에서 행복보다는 불행에 더 익숙해진다고 하더라도 행복을 그리워할 뿐인 환상이라고 한다면 삶을 너무 비관적으로 보는 것이다. 그런 의미에서 우리에게 행복은 차라리 평생 곁에 두고 다듬어야 하는 일상에 더 가깝다. 마치 반복할수록 조금씩 나아지고, 반대로 잠시 손을 놓으면 조금씩 무뎌지는 일상적인 흐름에 속하는 ‘기술’처럼 말이다. 어딘가 모호한 이야기 같지만 행복을 1미터의 기술로 파악한 다음 마스터한 사람이 인류 역사상 실제로 존재했다. 바로 바뤼흐 스피노자다. 왜 행복인가? “내 차가우면서 따뜻한 친구 스피노자가 알려주는 나답게 산다는 것” 스피노자는 유대인으로 태어나 유대교를 거부해 동포들에게 온갖 저주를 받았으며, 자신의 세계관을 끝까지 지켰다는 이유에서 전 유럽 사람들에게 갖은 멸시와 비난을 당했다. 철학을 공부하고 싶어 가업을 포기하고 기꺼이 가난해졌으며, 렌즈 세공이라는 노동의 기쁨을 누리다 폐질환으로 요절했다. 그럼에도 그는 스스로 행복하다고 생각했다. 스피노자는 평생 평정심을 유지하며 자신이 원하는 대로 살아갔기 때문이다. 그렇다고 그가 비장한 각오로 투쟁하듯 살았던 것도 아니었다. 무리해서 자신의 행복을 추구하느라 누군가를 불행에 빠뜨리지도 않았다. 그는 그저 평생 자신이 설정한 1미터 내부를 사랑했고, 자신을 사랑하지 않는 또 다른 1미터인 타인을 존중했으며, 1미터 밖의 세상을 소음으로 치부하고 벽을 치는 대신 그 자체로 인정하며 살아갔다. 그에게 행복이란 평생 쉬엄쉬엄 그러나 결코 놓치지 않고 꾸준하게 반복하는 기술이었다. 스피노자는 나무가 어떤 사명을 가지고 꽃을 피우지 않듯이 인간 또한 어떤 목적을 가지고 태어나지는 않았다고 여겼다. 그렇기에 그는 태어난 이상 행복하게 살아가야 한다고 얘기할 수 있었다. 그에게 있어 인간은 비루하지만, 그렇게 존재해도 괜찮다. 원래 그런 존재이기 때문이다. 그에게 개인은 ‘이 자체로 괜찮은 나’다. 냉담한 이기주의자가 아닌 상냥한 개인주의자로 살고 싶은 지금 여기 많은 사람들에게 참고가 될 만한 삶의 태도다. 언젠가부터 세상을 악의에 가득 찬 소음으로 받아들이는 태도가 당연해졌다. 스스로를 지켜나갈 자신이 없어 나를 둘러싼 모든 것이 불안하기 때문이다. 가장 멀면서 또 가장 가까운 나를 이해하고 행복해지는 기술을 이야기하는 《1미터 개인의 간격》이 이러한 불안을 해소하는 힌트가 되기를 바란다. 타인은 주문제작품이 아니다. 타인의 특징을 없애야 할 단점으로 인식하면 그를 가전제품처럼 고쳐 쓰려고 한다. 이때 인간은 상대는 물론 자기 자신까지 기만한다. … 현대인은 사랑 자체를 사랑하는 나머지 나를 포함해 누군가와 사랑하는 법은 잊어버렸다._‘도덕은 자기애를 감춰주는 포장지다’ 중에서 누군가를 비난할 때 흔히 ‘쓸모없는 놈’ 따위의 말을 한다. 이런 비난에 가슴이 아팠던 분이 있다면 서러움을 내려놓기 바란다. 당신은 태생적으로 쓸모없을 권리를 타고났다. 누군가의 한심함을 보고 ‘저런 인간이 세상에 있어 뭐 하나’라는 생각이 든다면 이 책은 한 번 다시 생각해볼 것을 권한다. 그는 당신의 기분을 위해 존재할 의무가 없다. 마찬가지로 당신도 남의 기분을 위해 존재할 필요가 없다._‘사랑은 인생의 주인이 아니다’ 중에서 그에게 사랑의 대상은 상대가 아니라 자기 자신이었다. 그는 사랑이 일 대 일의 마주 보는 거래라는 사실을 알지 못했다. 그러니 상대를 거래의 주체로 대하지 못하고 자기애의 도구로 사용한 것이다. … 삶 앞에 사랑을 놓을 때 인간은 사랑의 종이 된다. 자신을 희생하기 싫으면 타인을 희생시킨다. 반경 1미터의 경계가 정확하지 못한 사람은 상대를 침공하거나 또는 침략 당한다._‘사랑의 실패는 처음부터 정해져 있다’ 중에서
타키니아의 작은 말들
녹색광선 / 마르그리트 뒤라스 (지은이), 장소미 (옮긴이) / 2020.08.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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녹색광선
소설,일반
마르그리트 뒤라스 (지은이), 장소미 (옮긴이)
“오세요.” 뒤라스의 열렬한 팬이었던 청년 얀 앙드레아는 이 한마디에 그녀의 아파트로 달려갔다. 그는 28세, 그녀는 66세였다. 이후 그는 뒤라스의 마지막 연인이자 동반자로 그녀가 세상을 떠날 때까지 함께 한다. 10여년 전, 고등학생이던 얀은 마르그리트 뒤라스의 소설 『타키니아의 작은 말들』을 읽게 된다. 예민한 감수성을 지녔던 소년은 수없이 많은 문장을 종이 위에 한 자도 빠짐없이 옮겨 적었다. 그 후 그는 다른 모든 책들과 완전히 결별했다. 그리고 그녀가 쓴 책 전부를 읽기 시작했다. 한 작가를 평생에 걸쳐 숭배하게 된 역사는 이 책, 『타키니아의 작은 말들』에서 시작된 것이다. 『타키니아의 작은 말들』은 과연 어떤 소설이기에 한 사람이 오직 뒤라스라는 하나의 이름에만 사로잡히도록 만들었을까? 『타키니아의 작은 말들』은 뒤라스가 이야기 서술자로서 자신의 능력을 실험해 본 기간에 집필한 소설이다. 그래서 그녀의 소설 중에서 전통소설과 가장 가까이 닿아있다. 소설의 중심인물은 소진된 사랑의 공허를 마주한 부부와 그들 앞에 나타난 낯선 남자다. 이 소설은 독자가 기대어 따라갈 수 있는 줄거리가 있고 중심 화자가 있으며 대화는 이야기를 진전시킬 뿐만 아니라 통찰력과 유머가 넘쳐난다. 개성이 뚜렷한 인물들은 인격의 와해를 겪지 않고 끝까지 살아남는다. 즉 쉽게 읽힌다. 하지만 뒤라스는 뒤라스다. 자식의 죽음이나 외도와 같은 극적인 딜레마를 다루면서도 소설의 정서적 온도는 고조되는 일 없이 나른하다. 강렬한 심리적 위기의 순간에도 인물들은 머뭇거리고, 잠시 사이를 두고, 침묵하기 일쑤다. 소설에서 그들이 가장 빈번하게 하는 행위는 ‘바라보는’ 것이다. 또한 이 소설은 뒤라스가 상투적인 언어의 거부로서 실체 없는 모호한 대화와 침묵으로 자신의 세계를 고정하기 이전에 침묵의 경계를, 즉 우리는 서로 어디까지 말할 수 있는지를 모색한 작품이다.책 머리에 타키니아의 작은 말들 옮긴이의 말일상에서 탈출하기 위해 찾은 휴가지, 수영하고 식사하며 잡담을 나누는 것 외에 ‘아무런 할 일이 없고 책들도 손에서 녹아내리는’ 뜨거운 이곳에서 또다시 반복되는 일상. 이곳에서 휴가 중인 사라 부부와 친구들의 권태로운 일상에 희미한 균열이 될 수도 있을 사건이 동시에 발생한다. 한 청년이 지뢰 폭발로 폭사하고, 그 다음 날 낯선 남자가 멋진 보트와 함께 그들이 머무는 휴양지에 나타난다. 아들의 죽음 앞에서 망연자실한 노부부의 슬픔이 휴양지 분위기를 무겁게 내리누르는 중에도, 새롭게 등장한 낯선 남자는 모두의 호기심과 은밀한 욕망의 대상이 된다. 그런데, 그가 갑작스럽게 사라를 향해 욕망의 시선을 던지기 시작하면서, 사라의 내면에 잠들어 있던 어떤 욕망 또한 깨어나기 시작한다. 함께 배를 타고 강 건너로 가기를 원하는 남자, 남자와 사라의 미묘한 분위기를 눈치 챈 사라의 남편 자크. 몽롱함으로 열고 닫는 이야기 구조가 가세하여 나른함이 절정인 세계, 마르그리트 뒤라스의 세계가 펼쳐진다. 그리고 그 나른함 속에서 인물들은 뒤라스의 인물들이 늘 그러하듯, 불가능하다는 것을 알면서도 절대적인 사랑을 쫓는다. 사라는 말했다. “캄파리 한 잔 더 하고 싶어요. 당신은요?”“열 잔, 난 열 잔이라도 함께 마시고 싶어요.”그는 좀더 가까이 다가왔다. 그리고 물었다.“그 다음은?”“글쎄요. 잘 모르겠어요.”“평소 이 시간에 아무것도 안 해요?”“아무것도요. 잘 자는 거? 당신은요?”“특별히 없어요.”“그것도 특별한 거예요.”남자는 웃으며 말했다.“자, 이만하면 서로 알 만큼 다 알게 된 셈인가요?” 남자의 몸은 매끈해서 다소 연약해 보이기까지 했지만, 그을린 갈색 피부가 바다와 잘 어울렸다. 보트와 함께 여전히 혼자 있었던 이틀 전 그때, 그는 벼락처럼 사라의 존재를 발견했다. 오늘 아침에도 사라의 존재는 같은 강도로 다가왔다. 무더웠고, 그들은 캐노피 안에서 단 둘이었다. 사라는 그의 눈동자가 자유를 갈구하는 초록빛이라고 생각했다. 그는 말했다. “원하시면 제 배로 해변까지 모셔다드릴 수 있어요.”
아무튼, 여름
제철소 / 김신회 (지은이) / 2020.05.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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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철소
소설,일반
김신회 (지은이)
아무튼 시리즈의 서른 번째 책. 등으로 많은 독자의 공감을 불러일으킨 김신회 작가의 신작으로, 1년 내내 여름만 기다리며 사는 그가 마치 여름에게 보내는 러브레터처럼 때로는 수줍게 때로는 뜨겁게 써내려간 스물두 편의 에세이가 실려 있다. 책 속에는 휴가, 여행, 수영, 낮술, 머슬 셔츠, 전 애인 등 여름을 말할 때 우리가 이야기하는 것들로 그득하다. 여름이 왜 좋냐는 물음에 '그냥'이라고 얼버무리기 싫어서 쓰기 시작했다는 작가의 '애호하는 마음'이 낸 길을 따라가다 보면 그동안 잊고 지낸 이 계절의 감각이 생생하게 되살아난다.이야기의 시작 여름은 힘이 세다 여름 한철 연애하기 플링 알중 아니고 옥중 초당옥수수 대한민국 비공식 지정 여름 음료 수입 맥주 만 원에 네 캔 입고 싶은 옷을 입는다는 것 머슬 셔츠 여름만 되면 엄습하는 패배감이 있다 수영 특별한 날에는 백화점 과일 코너에 간다 샤인머스캣 우리의 여름방학 호캉스 여름으로부터 온 사람 전 애인 하늘이랑 바다 빼면 없다 괌 나도 누군가에게 꼭 필요한 사람 식물 책은 일종의 안주다 혼술 평양냉면도 아니고 함흥냉면도 아닌 옥천냉면 여름을 완성하는 것 치앙마이 이런 예능을 기다려왔어 라라라 라라라라라 날 좋아한다고 덩굴장미 한고은 씨에게 이 영광을 돌릴게요 레몬 소주 발리에는 이모가 있다 사누르 일단 대자로 드러눕기 대나무 돗자리 최고의 생맥 낮술 결핍으로부터 시작된 여행 여름휴가 계절의 끝 근사한 추억 없이도 여름을 사랑할 수 있다『아무튼, 여름』 “내가 그리워한 건 여름이 아니라 여름의 나였다” 휴가, 수영, 낮술, 머슬 셔츠, 전 애인… 여름을 말할 때 우리가 이야기하는 것들 편집자 코멘터리 3년 전, 그러니까 ‘아무튼 시리즈’를 론칭할 때 한 신문사와 인터뷰를 한 적이 있습니다. “당신의 아무튼은 무엇인가요?”라는 기자의 마지막 질문에 저는 조금의 망설임도 없이 “여름입니다!” 하고 답했습니다. 네, 그만큼 여름을 좋아합니다. ‘봄여름가을겨울’ 중 상대평가가 아니라 ‘내가 좋아하는 것’의 절대평가입니다. 그러니 『아무튼, 여름』을 만들면서 많이 신났을 수밖에요. ‘혹시 작가가 내 속에 들어왔다 나간 건 아닐까?’ 싶을 만큼 공감되는 이야기들에 자주 빨간 펜을 내려놓고 내적 환호를 내질러야 했습니다. 이를 테면 이런 대목. “초여름 어느 날, 체육 수업이 끝나자마자 운동장 세면대 수도꼭지를 틀면 와르르 쏟아지던 미지근한 물의 감촉을 아직 기억한다. 고1 여름방학 때, 보충수업이 끝났는데도 친구랑 헤어지기가 아쉬워 정류장에 선 채로 버스 한 대를 보내고, 또 한 대를 보내며 수다에 몰두하던 오후를 잊지 못한다. 뙤약볕이 내리쬐는 오후, 한강을 따라 뛰다가 입 밖으로 튀어나올 것 같은 심장을 움켜쥐고 숨을 고를 때 불어오던 산들바람, 하드 하나 입에 물고 한 손에는 맥주가 든 비닐봉지를 늘어뜨린 채 휘청휘청 걷던 자정 무렵의 퇴근길도 빼놓을 수 없다. 하루라도 빨리 어른이 되고 싶었던 나는 여름의 순간들과 함께 이만큼 자랐다.” 또 이런 대목도요. “그 시절 내가 그리워한 건 여름이 아니라 여름의 나였다. 여름만 되면 스스로를 마음에 들어 하는 나, 왠지 모르게 근사해 보이는 나, 온갖 고민과 불안 따위는 저 멀리 치워두고 그 계절만큼 반짝이고 생기 넘치는 나를 다시 만나고 싶었다.” 공통점이 보이시나요? 이 책에서 김신회 작가는 환히 빛났던 지난여름의 기억을 불러오는 동시에 그 안에 깃들어 함께 성장해온 ‘나’를 발견하고자 애씁니다. 여름옷을 꺼내 입으며 타인의 시선에 신경 쓰는 내 몸에 대해 고민하고, 여름에 만나 사랑한 연인과 이별하면서 그동안 상대에게 맞추기 위해 잃어버린 진짜 내 모습과 마주하며, 이 책을 계약한 날 백화점 과일 코너에서 산 샤인머스캣을 먹으며 나한테 잘해주는 일의 중요함에 대해 생각하죠. 좋아하는 대상에 대한 예찬에 그치지 않고 무언가를 ‘애호하는 마음’과 그 마음이 가능케 한 작은 변화들을 가만히 들여다보는 일, 또 그러한 변화조차 기어이 여름의 공으로 돌리고야 마는 그의 지극한 여름 사랑에 제 보잘 것 없는 ‘여름부심’은 일찌감치 꼬리를 내리고 말았습니다. 다시, 여름입니다. 사상 유래 없는 코로나19 팬데믹 장기화로 일상의 많은 것이 바뀌고 있습니다. 어쩌면 지금껏 한 번도 경험하지 못한 낯선 여름과 만나게 될 우리에게 이 책은 말합니다. 늘 그러했듯 여름은 올해도 “담대하고, 뜨겁고, 즉흥적이고, 빠르고, 그러면서도 느긋하고 너그”러울 것이고, 그런 “여름을 즐기는 데 필요한 건 조건이 아니라 마음”이라고요. 여름의 문턱에서 이 책을 내게 되어 기쁩니다.그날 이후로 우리의 짧은 연애가 시작되었다. 가끔은 함께 가끔은 따로 여행하면서 시간이 날 때마다 서로를 그리워했다. 이쯤에서 눈치 빠른 사람은 예상했겠지만, 이 에피소드의 유일한 비극이라면 그에게는 플링이었던 그것이 나에겐 사랑이었다는 거다. _「여름 한철 연애하기」좋아하는 게 하나 생기면 세계는 그 하나보다 더 넓어진다. 그저 덜 휘청거리며 살면 다행이라고 위로하면서 지내다 불현듯 어떤 것에 마음이 가면, 그때부터 일상에 밀도가 생긴다. 납작했던 하루가 포동포동 말랑말랑 입체감을 띤다. 초당옥수수 덕분에 여름을 향한 내 마음의 농도는 더 짙어졌다 _「알중 아니고 옥중」 여름옷을 입을 때마다 몸에 대해 생각한다. 마음에 드는 옷 앞에서 살까 말까 망설이거나 사놓고도 못 입던 옷을 발견할 때 ‘입고 싶다’보다 ‘입어도 될까?’가 먼저 떠오른다. 옷은 예쁜데 내가 입어도 예쁠까. 팔뚝살에 탄력도 없고, 허벅지도 두껍고, 배까지 나왔잖아. 이런 식으로 내 몸을 검열하다 보면 그 옷은 나를 위한 옷이 아니라는 결론에 다다른다. 나 같은 사람이 이런 옷을 입으면 다들 이상하게 쳐다볼 거야, 정작 입고도 불편할 거야…. 그렇게 입고 싶은 옷은 저 멀리 치워두고, 입어도 되는 옷만 고르게 된다. _「입고 싶은 옷을 입는다는 것」 나와 같은 생각을 가진 사람들과 여름마다 수영장 근처에 있는 중국집에서 정모를 하고 싶다. 여름이 되면 수영하고 싶지만 수영을 못 하고, 그러면서도 결코 수영을 배우지 않는 사람들의 모임이다. 모임 이름은 ‘수수수’. 일종의 자조 모임인데 언젠가는 수영할 수 있게끔 서로를 응원하는 모임이 아니라, 아무리 시간이 지나도 수영을 배우지 않게끔 서로의 발목을 잡는 모임이다. _「여름만 되면 엄습하는 패배감이 있다」
정년이 2
문학동네 / 서이레 (지은이), 나몬 (그림) / 2020.08.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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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학동네
소설,일반
서이레 (지은이), 나몬 (그림)
우여곡절 끝에 연구생 자선공연 <춘향전>에서 방자 역할을 맡게 된 정년. 첫 무대에 큰 역할을 맡아 기쁜 마음도 잠시, 처음으로 도전하는 남자 연기가 어렵고 어색하기만 하다. 게다가 남학생들에게 괴롭힘을 당하던 아이를 도우다 여자라는 이유로 무시를 받고 마음은 더욱 심란해진다. 대체 남자란, 남자다움이란 무엇일까?그런 정년 앞에 나타난 '고사장'. 중절모와 정장을 착용하고 능글맞게 구는 것이 정년의 눈에 탐탁지 않지만, 남학생들로부터 자신을 구해준 고사장에게 호기심을 갖는다. 겉모습만 다를 뿐인데 어째서 고사장은 남학생들을 겁먹게 할 수 있었을까. 고사장은 여성으로서 정해진 역할을 거스르고, 스스로가 정한 모습이 되고자 했던 과거를 들려준다. 이를 들은 정년은 자신이 정의한 방자를 찾기 위해 사람들을 만나며 넓은 세상을 관찰하기 시작하는데….제6화 인형도 고양이도 아니어라! 005제7화 세상이라는 국극 무대 위에서 041제8화 자선공연 <춘향전> 개막! 111제9화 방자와 이몽룡 155제10화 국극소리 219 특별부록 매란국극단의 일상생활 275자선공연 <춘향전> 무대에서 방자 역할을 맡게 된 정년!기쁨도 잠시, 처음 해보는 남자 연기가 어색하기만 하다.그런 정년 앞에 나타난 ‘고사장’은 남자됨과 여자됨,고정된 틀을 깨고 거스르는 재미를 가르쳐준다.사람들을 웃게 만드는 타고난 익살꾼, 방자.정년은 세상을 이해하고 사람을 만나며 자신만의 방자를,제 안의 새로운 모습을 찾아간다. (매주 화요일 네이버웹툰 연재중)내 안의 또다른 나를 만나 무대 위 자유를 무대 밖 세상으로―순수하게 꿈꾸고 자유롭게 누비는 여성들의 국극 무대, 개막!우여곡절 끝에 연구생 자선공연 <춘향전>에서 방자 역할을 맡게 된 정년. 첫 무대에 큰 역할을 맡아 기쁜 마음도 잠시, 처음으로 도전하는 남자 연기가 어렵고 어색하기만 하다. 게다가 남학생들에게 괴롭힘을 당하던 아이를 도우다 여자라는 이유로 무시를 받고 마음은 더욱 심란해진다. 대체 남자란, 남자다움이란 무엇일까? "세상은 거대한 국극무대 같아. 이성적이고 용감하고 근육질인 남자와, 상냥하고 사랑스럽고 가녀린 여자. 사람들은 여자와 남자를 연기하며 살지. 국극배우처럼." _103, 104p그런 정년 앞에 나타난 '고사장'. 중절모와 정장을 착용하고 능글맞게 구는 것이 정년의 눈에 탐탁지 않지만, 남학생들로부터 자신을 구해준 고사장에게 호기심을 갖는다. 겉모습만 다를 뿐인데 어째서 고사장은 남학생들을 겁먹게 할 수 있었을까. 고사장은 여성으로서 정해진 역할을 거스르고, 스스로가 정한 모습이 되고자 했던 과거를 들려준다. 이를 들은 정년은 자신이 정의한 방자를 찾기 위해 사람들을 만나며 넓은 세상을 관찰하기 시작하는데…"방정맞게 춤추고 창을 허믄 속이 다 시원해져부러요. 윤정년은 이렇게 못허거든요! 근디 방자도 나, 윤정년이 아니요? 내가 방자고 방자가 나고… 그게 재미져요!" _182, 183p고정된 틀에서 벗어나 또다른 자신이 되는 재미를 어렴풋이 알아가는 정년. 순수한 노력과 때묻지 않는 열정을 안고 무대 위로, 세상을 향해 첫발을 디딘다. (매주 화요일 네이버웹툰 연재중)"남자됨과 여자됨이 참 가소로워." "백합이 맘에 안 드니?" 정년이의 세상을 넓혀줄 새로운 캐릭터의 등장여성국극이라는 소재를 소개한 1권을 시작으로, 2권은 본격적으로 꿈을 펼치는 정년이와 이를 돕는 새로운 사람들과의 만남을 그린다. 그중에서도 정년의 세계를 더욱 넓혀준 특별한 인물들이 있다. 조선 최초의 단발 기생 ‘강향란’을 모델로 한 고사장과 국극배우 정년의 첫번째 팬, 권부용이다. 어린 나이에 남편을 잃고 몸종으로 일하던 고사장은 마음씨 좋은 주인 덕분에 글자를 익히고 문학의 재미를 느낀다. 그러나 남성들로 가득한 문예지 낭독회에서 여자로서 무시를 당한 날부터 중절모와 정장을 착용하고 남장 생활을 시작한다. 고사장에게 남장이란 남성을 따라 하겠다는 것이 아닌, 여성에게 요구되는 역할에 대한 전복이자 새로운 내가 되는 표현이다. 정년은 그런 고사장의 삶을 통해 ‘연기’라는 예술의 매력을 차츰 알아간다. 부용은 첫 등장부터 독자들에게 깊은 인상을 남겼다. 정년에게 도움을 받고 홀연히 사라졌던 그는, 첫 무대를 마친 정년 앞에 백합꽃을 들고 나타나 팬이 되었다고 고백한다. 자신의 연기를 보고 반했다는 팬의 등장은 부자가 되겠다고 큰소리치던 정년에게도 뜻깊은 일이다. 특히 꽃을 선물하며 건넨 ‘백합이 맘에 안 드니?’라는 부용의 대사는 여성들 사이의 동경과 사랑을 보여줌과 동시에 작품의 장르적 재미를 더한다. 작품의 메시지를 나타내는 고사장과, 이야기의 색다른 재미를 배가하는 부용의 등장. '다양한 여성 인물이 서로 부딪치고 사랑하는 모습을 보고 싶었다'고 밝힌 작가들의 말처럼, 새로운 인물들과 함께 만들어갈 이야기를 설레는 마음으로 펼쳐보자.
빨간 코트를 입은 남자
다산책방 / 줄리언 반스 (지은이), 정영목 (옮긴이) / 2020.09.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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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산책방
소설,일반
줄리언 반스 (지은이), 정영목 (옮긴이)
맨부커상을 수상한 영국 문학의 제왕 줄리언 반스의 최신작. 2015년 런던 국립 초상화 미술관에 전시된 ‘빨간 코트’를 입고 서 있는 사뮈엘 포치의 초상화를 처음 본 반스는, 지금껏 거의 알려져 있지 않았던 19세기 외과의사 사뮈엘 포치에게 깊이 매료되어 이 책을 써내려가기 시작했다. 사뮈엘 포치는 전 세기를 통틀어 가장 아름다운 시절로 일컬어지는 ‘벨 에포크’ 시대에 살았던 인물로, 1901년 프랑스 최초의 산부인과 전문의이자, 전 세계적으로 ‘표준 교과서’로 인정받은 부인과학 논문을 쓴 저명한 의사 정도로만 알려져 있었다. 그러나 방대한 사료를 연구한 끝에 줄리언 반스는 그가 놀랍게도 당대 내로라하는 명성 높은 예술가들 모두와 연결되어 있던 핵심 인물이었다는 사실을 발견하게 된다. 사뮈엘 포치는 사라 베르나르가 ‘의사 신’이라고 부르는 유능한 의사이자 애인이었고, 마르셀 프루스트의 아버지와 형제의 동료 의사였으며, 괴짜 소설가로 통하는 장 로랭의 평생지기 친구였다. 그뿐 아니라 그는 당시 프랑스의 중요한 역사적 현장에 의사, 상원 의원, 운동가로서 늘 함께했다. 『빨간 코트를 입은 남자』는 출간 즉시 매해 영국 최고의 논픽션에 수여하는 더프 쿠퍼상에 최종 후보작으로 선정되고 독일 아마존에서 1위를 차지하는 등 반스의 건재함을 여실히 증명했다. 반스는 벨 에포크 시대를 관통한 매혹적인 한 남자 사뮈엘 포치, 그리고 그를 둘러싼 당대 최고 예술가들의 사랑과 욕망, 질투의 세계를 특유의 재치와 지적인 통찰, 풍부한 디테일로 치밀하고 촘촘하게 펼쳐낸다.빨간 코트를 입은 남자 작가의 말 감사의 말 주요 등장인물 소개 도판 목록“프랑스 역사상 가장 정열적이고 자유로웠던 영혼, 줄리언 반스가 발굴해낸 ‘숨겨진 보물’ 사뮈엘 포치” “종횡무진 이야기들을 엮어나가는데 솜씨가 정말 대단하다. 보석 같은 책!” _역자 정영목 ★★★★★ 맨부커상 수상 줄리언 반스의 최신작 ★★★★★ 독일 아마존 1위 ★★★★★ 2019 더프 쿠퍼상 최종후보작 “나는 포치만큼 유혹적인 남자를 만난 적이 없다. 내가 본 그는 언제나 미소를 짓고, 온화하고, 비길 데 없는 자기 자신의 모습 그대로였다.” 퇴폐적이고 광적이고 자기도취적이었던 벨 에포크 시대 어디에도 속박당하지 않고 늘 역사의 ‘옳은 편’에 섰던 보통의 영웅, 사뮈엘 포치 “정교하게 갈고닦은 전기적 직관력과 소설가의 감성이 만들어낸 세련되고 매혹적인 작품!”(커커스) 『예감은 틀리지 않는다』로 맨부커상을 수상한 영국 문학의 제왕 줄리언 반스의 최신작 『빨간 코트를 입은 남자』가 다산책방에서 출간되었다. 2015년 런던 국립 초상화 미술관에 전시된 ‘빨간 코트’를 입고 서 있는 사뮈엘 포치의 초상화를 처음 본 반스는, 지금껏 거의 알려져 있지 않았던 19세기 외과의사 사뮈엘 포치에게 깊이 매료되어 이 책을 써내려가기 시작했다. 사뮈엘 포치는 전 세기를 통틀어 가장 아름다운 시절로 일컬어지는 ‘벨 에포크’ 시대에 살았던 인물로, 1901년 프랑스 최초의 산부인과 전문의이자, 전 세계적으로 ‘표준 교과서’로 인정받은 부인과학 논문을 쓴 저명한 의사 정도로만 알려져 있었다. 그러나 방대한 사료를 연구한 끝에 줄리언 반스는 그가 놀랍게도 당대 내로라하는 명성 높은 예술가들 모두와 연결되어 있던 핵심 인물이었다는 사실을 발견하게 된다. 사뮈엘 포치는 사라 베르나르가 ‘의사 신’이라고 부르는 유능한 의사이자 애인이었고, 마르셀 프루스트의 아버지와 형제의 동료 의사였으며, 괴짜 소설가로 통하는 장 로랭의 평생지기 친구였다. 그뿐 아니라 그는 당시 프랑스의 중요한 역사적 현장에 의사, 상원 의원, 운동가로서 늘 함께했다. 작가 줄리언 반스는 뜻밖에도, 사전트의 그림에 기품 있고 당당한 모습으로 묘사된 부인과 의사이자 사교계의 명사 사뮈엘 포치를 통하여 이 시절로 접근해 들어간다. 포치가 펼친 그물은 넓기도 하여, 많은 것이 무너지고 많은 것이 잉태되던 이 복잡한 시기의 전모가 어느새 그의 맥락으로 자리를 잡는다. 반스는 소설가적 통찰과 재료를 다루는 섬세한 손길과 그만의 산문으로 독특한 전기를 기록하여, 벨 에포크가 사랑한 아름다움을 짙은 그림자와 함께 우리 눈앞에 펼쳐놓는다. ?정영목 『빨간 코트를 입은 남자』는 출간 즉시 매해 영국 최고의 논픽션에 수여하는 더프 쿠퍼상에 최종 후보작으로 선정되고 독일 아마존에서 1위를 차지하는 등 반스의 건재함을 여실히 증명했다. 반스는 벨 에포크 시대를 관통한 매혹적인 한 남자 사뮈엘 포치, 그리고 그를 둘러싼 당대 최고 예술가들의 사랑과 욕망, 질투의 세계를 특유의 재치와 지적인 통찰, 풍부한 디테일로 치밀하고 촘촘하게 펼쳐낸다. 마르셀 프루스트, 에드몽 드 공쿠르, 헨리 제임스, 오스카 와일드, 사라 베르나르… 그리고 이들 모두와 연결되어 있었던 한 남자의 이야기 이야기는 1885년 여름, “이상한 3인조”가 영국 런던에 도착하는 장면으로 시작한다. 프랑스에서 유명한 귀족 가문인 에드몽 왕자와 댄디, 유행의 결정자였던 몽테스키우 백작, 그리고 평민 사뮈엘 포치. 동성애자로 유명한 왕자와 백작, 유명한 사교계 미남인 외과 의사. 이 기묘한 조합의 3인조가 함께 런던에 온 이유는, 몽테스키우의 표현에 따르면 며칠 동안 “지적이고 장식적인 쇼핑”을 하기 위해서였다. 그 시대 유명한 왕자와 거만한 백작이 어떻게 이탈리아 출신의 부르주아지 평민과 어울리게 되었을까? 나는 포치만큼 유혹적인 남자를 만난 적이 없다. 내가 본 그는 언제나 미소를 짓고, 온화하고, 비길 데 없는 자기 자신의 모습 그대로였다. -몽테스키우 회고록 중에서 포치는 이처럼 편안하고 사적인 매력을 지닌 사람임과 동시에 선진적인 병원 관리와 수술로 수많은 생명을 구한 뛰어난 외과 의사였고, 병원 개원식에 당시 대통령이 참석할 정도로 사회적 명망을 얻은 인사였다. 또 브로카 병원의 취임사, 즉 “같은 인간의 생사를 좌우하는 힘을 가진 우리 각자에게는 양심의 문제가 있습니다?양심은 의사, 특히 칼을 휘두르는 사람의 첫 번째 특징이 되어야 합니다”에서 보듯 부와 명예를 좇는 속물적 인간이 아닌, 환자의 생명을 고귀하게 여길 줄 아는 진정한 휴머니스트이기도 했다. 포치는 공인이었다. 상원 의원, 마을 시장, 강력한 정신과 많은 사람들에게 맞서는 강력한 견해를 가진 운동가였다. 그는 교회가 국가와 강하게 싸우던 시기에 과학적 무신론자였고, 반으로 쫙 갈라진 나라에서 공개적인 드레퓌스파였으며, 보수적이라고 알려진 업계에서 혁신적인 인물이었고, 모든 남편이 아내의 외도에 관대하지는 않은 사회에서 돈 후안 같은 존재였다. -본문 중에서 한편 반스는 포치뿐만 아니라 이 책에 등장하는 수십 명 개인들의 건널목을 요모조모 되짚는다. 이 책에서는 조연이지만 사뮈엘 포치보다 유명인사인 위스망스, 마르셀 프루스트, 에드몽 드 공쿠르, 오스카 와일드, 쿠르베 등의 아주 사적이고 입체적인 면모를 엿볼 수 있다는 점이 또 다른 재미를 안긴다. 그러나 이 모든 것이 사실인지에 관해서는 이 책에 가장 많이 나오는 문장, 즉 “우리는 알 수 없다”라고 답할 수밖에 없다. 그리고 이러한 점이 이 책에 소설적 재미와 긴장을 더해주는 요소다. “우리는 알 수 없다.” 아껴서 사용하면, 이 말은 전기 작가의 언어에서 가장 강력한 표현 가운데 하나가 된다. 이것은 우리가 읽고 있는 점잖은 한?삶의?연구가 그 모든 세부와 길이와 주석에도 불구하고, 그 모든 사실적 확실성과 자신만만한 가설에도 불구하고, 하나의 공적 삶의 공적 판본이자 하나의 사적 삶의 부분적 판본일 수밖에 없음을 일깨워준다. 전기는 줄로 묶어놓은 빈 구멍들의 집합이다. -본문 중에서 시대에 휩쓸리지 않고 자신을 온전히 지켜낸 한 인간, 그가 오늘날의 우리에게 시사하는 것은 무엇인가 당시 파리와 런던, 즉 프랑스와 영국은 있는 그대로 상대를 인정하는 대신 어느 나라 출신이라는 이유로 편견을 지니고 바라보았다. 영국은 프랑스를 ‘추잡스러운 것의 원천’으로, 프랑스는 영국을 ‘더럽고 영혼 없는 마몬’으로 여겼던 대책 없는 편견의 시기였던 것이다. 일례로 실은 아일랜드 사람이었으나 프랑스인이 잉글랜드 사람이라고 여겼던 오스카 와일드를 두고 화가 드가는 “그는 마치 어떤 지방 극장에서 바이런 경을 연기하듯 행동한다”라고 깎아내렸고, 공쿠르상의 주인공인 소설가 에드몽 드 공쿠르는 “허풍잡이 협잡꾼”이라고 힐난했다. 오스카 와일드는 작가 장 로랭을 “허식에 찬 사람”이라고 비하했다. 반스는 가디언과의 인터뷰를 통해 “내가 처음 그를 봤을 때 나는 오늘날 우리와 그가 깊은 관련이 있다고는 생각하지 않았다. 그러나 조사하면 할수록 닮아 있다는 것을 부인할 수 없었다. 극도의 민족주의와 자연주의, 반유대주의, 외국인 혐오. 우리도 지금 그때 사뮈엘 포치가 그랬듯 매우 끔찍한 시기를 보내고 있다.” 정치적 불안과 스캔들로 가득 찬 신경질적이고 히스테리적인 불안의 시대, 그리고 이 시기에 살았던 합리적이고, 과학적이고, 진보적이며 국제적이고 호기심 많았던 선구자적 포치가 시대상과 맞물려 더욱 극명한 대비를 이룬다. 사뮈엘 포치는 이들과는 달리 국경에도, 편견에도 갇히지 않은 자유사상가였다. 이 같은 가치관은 포치가 한 다음 말에서 잘 드러난다. “쇼비니즘은 무지의 한 형태다.” 취향을 따라 고립되기를 즐겨했던 당대 예술가들 사이에서 그는 자기 고립에서 벗어나 인간을, 세계를 이해하려 했던 시대를 앞서간 진정한 진보주의자였다. 실제로 그는 1876년 영국에 찾아가 조지프 리스터에게 소독법을 배워 프랑스의 많은 환자들을 살려냈으며, 프랑스가 ‘물질의 연방 공화국’이라며 경계했던 미국과도 교류를 활발히 했다. 어디에도 속박당하지 않았던, 그저 비길 데 없는 자기 자신으로 살았던 평범한 영웅 사뮈엘 포치의 삶은 그 어느 때보다 많은 제한 속에서 살아가는 우리에게 시사해주는 바가 크다. 포치가 살았던 시대도 당시 문학 작품과 미술 작품에서 보이는 것처럼 자유롭고 아름답기만 한 시대가 아니었다. 철저한 편견과 배제, 계급이 공고한 시대였다. 그럼에도 포치 자신은 그것에 얽매이지 않았다. ‘옮은 것’을 추구하고, ‘장식적인 쇼핑’만을 위해 다른 나라로 떠나고, 사랑하는 여자들을 만나며 자기가 누릴 수 있는 즐거움을 최대로 추구한 인물이었다. “그는 고맙게도 결함이 없지 않았다. 그럼에도 나는 그를 일종의 영웅으로 내세우고 싶다.”(작가의 말) 우리와 크게 다를 것 없었지만 소신대로 자기 소임을 다 하고 간 한 사내의 이야기가, 자기 한계를 뛰어넘는 자유로운 삶을 살아가고자 하는 오늘날 우리에게 시원한 카타르시스를 전할 것이다.하지만 그의 코트를 보면 같은 화가가 그린 다른 코트가 떠오른다. 그 코트는 좋은-적어도 저명한-집안의 잘생긴 젊은 남자를 감싸고 있다. 그러나 당대 가장 유명한 화가 앞에 서 있는데도 젊은이는 행복하지 않다. 날씨는 온화하지만, 그에게 입으라고 한 코트는 묵직한 트위드 재질로, 완전히 다른 철에 입으려고 만든 것이다. 그는 화가에게 이런 선택에 관해 불평한다. 화가는 답한다-우리에게는 그의 말밖에 남은 게 없으므로 그 어조가 부드럽게 놀리는 것, 전문가로서 명령하는 것, 거만하게 경멸하는 것 가운데 어느 쪽인지 알 수 없다. 그의 답은, “이건 당신 그림이 아니라 코트 그림이오”이다. 빨간 실내 가운의 경우와 마찬가지로, 지금 코트를 입은 젊은 남자보다 코트가 더 자주 기억되고 있는 것은 사실이다. 예술은 개인의 변덕, 가문의 자부심, 사회의 정통적 관행보다 오래간다. 예술은 늘 시간을 자기편에 거느린다. ‘즐거운 영국’, ‘황금시대’, ‘벨 에포크’. 이런 빛나는 상표명은 늘 회고적으로 만들어진다. 1895년이나 1900년에 파리에 살던 누구도 서로 “우리는 ‘벨 에포크’를 살고 있으니 한껏 즐기는 게 좋아” 하고 말한 적이 없다. 1870~1871년 프랑스의 파국적 패배와 1914~1918년 프랑스의 파국적 승리 사이 평화의 시기를 묘사하는 이 말은 1940~1941년, 프랑스가 다시 한번 패배하고 나서야 언어에 등장했다. 이것은 생방송 뮤지컬 쇼로 바뀌어 나간 어느 라디오 프로그램의 제목이었다. 기분 좋은 조어이자 기분 좋은 오락물이었으며, 동시에 오-라-라, 캉-캉 프랑스라는 독일의 어떤 선입관에 부응하는 것이기도 했다. ‘벨 에포크’-평화와 쾌락의 고전적 표현, 퇴폐미가 상당히 섞인 매력, 예술의 마지막 개화, 정착된 상류사회의 마지막 개화. 이 부드러운 환상은 뒤늦게 금속적이고 속임수가 통하지 않는 20세기에 의해 날아가버렸다. 그는 결코 쇼비니즘을 따르지 않았다. 만일 전문적인 진리가 해외에 놓여 있다면 그는 그곳에서 그것을 구할 사람이었다. 의사들이 프랑스인이기 때문에 어떤 일을 어떤 식으로 한다거나, 프랑스인은 늘 그런 식으로 해왔다는 주장은 그에게 설득력이 없었다. (…) 포치는 매우 지적이고, 결단이 빠르고, 과학적인 합리주의자였다-이 말은 삶이 이해 가능한 것이었고, 사랑과 결혼과 부모 노릇을 제외한 모든 영역에서 최선의 행동 방향이 그에게 분명했다는 뜻이다. 그 외에 포치는 우리가 지금 말하기 좋아하는 대로, “역사의 옳은 편에” 있었다. 그는 또 그 전 세대와 갈등을 일으킬 수밖에 없는 세대의 구성원이기도 했다. 옷이나 머리 길이나 게으름이나 성도덕이 아니라, 전체 역사와 세계의 기원에 관해서.
다시, 수학이 필요한 순간
인플루엔셜 / 김민형 (지은이) / 2020.08.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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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설,일반
김민형 (지은이)
실수나 등식이 없던 그리스 시대의 사람들과, 전염병의 감염 추이 그래프를 누구나 쉽게 이해하는 지금 우리의 사고법에는 어떤 차이가 있을까? 급변하는 21세기, 수학의 질문은 어떻게 세상을 거듭 진화시키고 있는가? 2018년 《수학이 필요한 순간》을 통해 단숨에 베스트셀러에 올라 바야흐로 ‘수학 교양서 시대’를 연 한국인 최초의 옥스퍼드대 수학과 교수, 김민형 교수가 《다시, 수학이 필요한 순간》로 독자들을 다시 찾아왔다. 이 책은 수학의 거장이 중학생부터 현직 수학교사, IT개발자, 미술작가 등 세대와 성별을 뛰어넘는 다양한 독자 7인과 교감하며 나눈 아홉 번의 세미나를 생생하게 옮긴 것이다. 일상적 대화로 시작하여 깊은 이해로 다가가는 튜토리얼 형식의 세미나를 통해, 그는 오래도록 세상을 견인해온 광대한 수학적 문명의 세계로 독자를 인도하고 있다. 수의 기본 개념부터 AI 시대의 근간을 이루는 현대수학 이론까지, 앞으로의 상식이 될 수학의 언어에 정면 도전하는 위대한 수업이 펼쳐진다. 이 책을 통해 자연과 우주, 그리고 인간의 생각이 작동하는 방식까지, 우리를 둘러싼 모든 순간에 수학이 존재하고 있음을 깨닫게 될 것이다.이 책을 펴내며 서문 세미나를 시작하며 : 수학이란 무엇인가 간단한 수학 활동으로 시작해봅시다 | 모양을 계산하기│수학에 증명이 꼭 필요할까?│수학일까, 물리학일까 1부 | 수학의 토대 제1강 수 체계에 찾아온 위기 수의 발견은 인간의 사고를 어떻게 바꿔놓았을까요? 키, 지능, 주소, 위도 경도, 기온과 습도…… 시간과 공간, 그리고 우리의 정체성을 표현하는 모든 것이 수입니다. 이처럼 지금 우리에게 기하학보다 수를 이용한 수학이 더 익숙한 것을 보면, 우리의 사고는 점점 컴퓨터화되고 있는 것 아닐까요? 수학의 전통을 만든 어느 수학자들│피타고라스와 수의 발견│수의 위기│적분의 기원│현대판 제논의 역설│다시 기하로 제2강 본질을 향한 길고 긴 생각 ‘X는 무엇이다’처럼 정의를 내리는 일은 항상 어렵습니다. 불확실한 세계에 수학만큼은 확실하기를 바랐던 19세기의 수학자들은 수학의 모든 개체를 하나하나 정의함으로써, 무너뜨릴 수 없는 토대를 세우려고 했습니다. 수학은 명료한 사고다?│수에 관한 극단적인 원론│확실한 것에 대한 집착 제3강 답을 찾는 기계 만들기 문명의 발전은 아무 생각 없이 자동으로 할 수 있는 작업의 수를 늘려 가면서 일어난다는 말이 있습니다. 기계적으로 계산하는 능력은 수학에서 굉장히 중요합니다. 그렇다면 세상 모든 방정식의 답을 기계적으로 찾는 알고리즘도 만들 수 있을까요? 기계적으로 계산하는 능력│세상을 뒤흔든 수학의 난제│모든 계산이 가능한 알고리즘│그런 알고리즘은 없다│질문을 찾기 위한 질문 제4강 논리적 사고와 수학적 사고 “이 문장이 참이면 김민형은 억만장자다.” 이 문장은 참입니까 거짓입니까? 맞고 틀리다는 판단은 무엇에 근거하며, 논리적으로 올바른 사고란 무엇일까요? 명제의 참·거짓을 모르는 상태에서도 정확한 추론을 하는 실력은 수학적 사고에 있어 매우 중요합니다. 대화로 하는 수학│이 문장이 참이면 김민형은 억만장자다│논리란 무엇인가│이상한 나라의 대화법 제5강 세상을 이루는 함수들 함수에 관한 기초 개념 몇 개를 복습해봅니다. 수학은 자연 현상을 설명하기 위한 체계적 언어와 개념적 도구가 축적된 수천 년의 산물입니다. 그러한 언어를 효율적으로 사용할 때 우리는 수학적 사고에 한 발 가까워질 수 있습니다. 함수란 무엇인가│좌표란 무엇인가│사인과 코사인 정복하기 2부 | 수학의 모험 제6강 수 없이 계산하기 수가 없이도 A와 B의 합을 구할 수 있을까요? 고대 그리스의 수학자들은 수 대신 기하학과 비율을 이용해 연산을 했습니다. 만약 그들이 기하로 구축한 수 체계를 완성했다면 훨씬 더 일찍 수학이 발전했을지도 모릅니다. 고대 그리스식으로 계산한다면│평면에서 계산하기│증명, 그리고 더 좋은 증명│서로 다른 관점에 대한 수학 이론│관점들 사이의 관계 제7강 차원이 다른 정보들 무한해 보이는 정보 사이에 상관관계를 가능한 한 많이 발견하면, 정보의 ‘차원’을 효율적으로 줄일 수 있습니다. 빅데이터와 AI가 주도하는 정보과학 시대에는 눈에 보이는 정보의 기저에 있는 ‘다차원’을 이해하는 것이 매우 중요한 감각이 될 것입니다. 추상적인 공간을 상상하기│정보의 차원│무한 차원!│소리의 ‘정보’│근본 주파수와 기본 입자 제8강 우주의 모양을 찾는 방정식 아인슈타인의 방정식은 우주의 깊은 현상을 파악하는 데 중요한 지표를 제시함으로써 과학의 조류를 뒤바꿨습니다.‘ 시간이 상대적이다’,‘ 시공간이 휘어져 있다’와 같은 말은 구체적인 수학을 모르더라도 당대 예술가들의 심금을 울리기에 충분했습니다. 로저 펜로즈의 거시적인 마음│우주의 모양│음악과 수학, 그리고 현대주의│선형함수│시간의 선형성│법칙과 방정식 제9강 수학으로 세상을 본다는 것 ‘본다는 것’은 모양과 실체를 파악한다는 의미입니다. 그리고 이는 곧 빛이나 초음파, 그리고 중력 등과의 상호 작용을 발견하는 일입니다. 수학적 문명 역시 세상의 실체를 보기 위해 기하 뒤의 대수, 그 뒤의 기하, 그 뒤의 대수를 끊임없이 발견하는 여정일 것입니다. 다시 공리로│우주의 모양을 볼 수 있는가│인간의 뇌에서 벌어지는 일│세상을 ‘본다’는 것│기하 뒤에 대수 뒤에 기하 뒤에 대수… 세미나를 마치며 특강 : 실수의 파운데이션 세미나에 함께한 사람들 추천사수학책에 쏟아진 유례없는 환호! 8만 베스트셀러 《수학이 필요한 순간》의 김민형 교수가 돌아왔다! “지금 이 순간에도 인간의 사고는 수학으로 진화하고 있습니다.” AI·빅데이터 시대를 돌파하는 수학적 사고의 힘! 자연과 세계, 사고의 본질을 탐구하는 한여름 밤의 위대한 수학 프로젝트! 실수나 등식이 없던 그리스 시대의 사람들과, 전염병의 감염 추이 그래프를 누구나 쉽게 이해하는 지금 우리의 사고법에는 어떤 차이가 있을까? 급변하는 21세기, 수학의 질문은 어떻게 세상을 거듭 진화시키고 있는가? 2018년 《수학이 필요한 순간》을 통해 단숨에 베스트셀러에 올라 바야흐로 ‘수학 교양서 시대’를 연 한국인 최초의 옥스퍼드대 수학과 교수, 김민형 교수가 2020년 8월 《다시, 수학이 필요한 순간》로 독자들을 다시 찾아왔다. 이 책은 수학의 거장이 중학생부터 현직 수학교사, IT개발자, 미술작가 등 세대와 성별을 뛰어넘는 다양한 독자 7인과 교감하며 나눈 아홉 번의 세미나를 생생하게 옮긴 것이다. 일상적 대화로 시작하여 깊은 이해로 다가가는 튜토리얼 형식의 세미나를 통해, 그는 오래도록 세상을 견인해온 광대한 수학적 문명의 세계로 독자를 인도하고 있다. 수의 기본 개념부터 AI 시대의 근간을 이루는 현대수학 이론까지, 앞으로의 상식이 될 수학의 언어에 정면 도전하는 위대한 수업이 펼쳐진다. 이 책을 통해 자연과 우주, 그리고 인간의 생각이 작동하는 방식까지, 우리를 둘러싼 모든 순간에 수학이 존재하고 있음을 깨닫게 될 것이다. ■ 김민형 교수, 세대와 직종을 초월한 독자 7인과 만나 수학의 세계를 탐구하다 : “수학의 질문은 어떻게 생각을, 그리고 세상을 움직이는가?” AI와 빅데이터가 각종 산업과 개인의 일상에 깊숙이 파고드는 지금, 데이터와 통계에 대한 이해가 생존 능력이라는 공감대가 널리 퍼지면서, 수학적 사고로 세상의 문제와 사회 현안을 이해하려는 노력들이 이어지고 있다. 이러한 가운데 세계적 수학자 김민형 교수의 명강의를 책으로 옮긴 《수학이 필요한 순간》은 8만 독자의 환호를 받으며 화제가 되었다. 〈동아일보〉 선정 2019 과학계 파워피플 7인, 〈경향신문〉2018년 올해의 저자 10인에 선정되는 등 파워라이터로서의 면모를 각인시킨 김민형 교수가, 수학에 대한 두려움을 딛고 호기심을 느끼기 시작한 독자들에게 더 깊고 심오한 수학의 세계를 선사하기 위해 2020년 《다시, 수학이 필요한 순간》으로 다시 찾아왔다. 《다시, 수학이 필요한 순간》은 《수학이 필요한 순간》을 통해 수학의 세계에 첫 발을 딛은 독자들이자, 수학에 대한 이해가 서로 다른 다양한 독자 7인과 함께 난해하지만 본질적이고, 우리 삶에 닿아 있는 아름다운 수학의 세계를 경험해본 2019년 여름밤의 세미나를 옮긴 책이다. 이름 하여 ‘여름 수학 학교’ 세미나에 함께한 이들의 면면은 이렇다. 물리학 책을 읽기 위해 수학이 필요한 기자, 프로그래밍 때문에 늘 수식을 만들어야 하는 개발자, 수학은 실체가 없는 학문이라고 믿는 중고등학생, 예술에 깃든 수학이 궁금한 미술작가, 수포자를 양산하고 싶지 않은 수학교사, 경직된 수학 시간이 트라우마로 남은 취업준비생 등. 김민형 교수는 정보를 일방향으로 전달하는 수업 방식이 아닌, 일상적 대화를 바탕으로 깊은 이해로 다가가는 튜토리얼 형식의 세미나를 통해 기초적인 수의 개념부터 자연과 우주, 그리고 앞으로의 상식이 될 수학적 개념에 대한 접근을 시도하고 있다. 질문에 질문을 집요하게 이어가며 한여름 밤을 뜨겁게 달군 이 세미나에서 그들이 만난 수학의 세계는 과연 어떤 모습이었을까? ■ 그리스 시대부터 현대수학까지, 인간 사고의 진화는 어떻게 이뤄지는가? : “우리가 함께해온 대화가 수학적 문명의 긴 여정으로 느껴집니다.” “세상 모든 것이 수다.” 바로 피타고라스의 격언처럼, 키, 지능, 주소, 기온, 습도, 시간, 공간 등 우리의 정체성을 표현하는 모든 것이 수이다. 그런데 전설에 의하면 피타고라스는 변의 길이가 1인 사각형의 대각선이 √2임을 발견한 제자를 살해하고 만다. 유리수만이 수라고 믿었던 그에게 무리수의 존재는 세상의 위기 그 자체였기 때문이다(1장 수 체계에 찾아온 위기). 그러나 수천 년이 지난 지금 우리는 √2는 물론 더 정밀하고 훨씬 큰 수의 개념도 당연한 상식으로 받아들이고, 전염병 감염 추이 그래프가 의미하는 바도 무리 없이 쉽게 이해한다. 《다시, 수학이 필요한 순간》에서 김민형 교수는 그리스 시대의 일화로 ‘수학이란 무엇인가’를 찾는 여정을 시작하며 말한다. “인간의 사고는 수학으로 진화하고 있다”고. 이 책은 수학 거장과의 폭 넓은 대화를 통해 인간의 문명과 함께 축적되어온 수학적 사고의 형성 과정을 함께 탐험한다. 1부 〈수학의 토대〉에서는 그리스부터 뉴턴까지 우리가 ‘수’에 익숙해진 역사적 맥락과 함께, 정보과학과 양자역학 등 현대 과학의 근간이 된 19세기 수학 이론의 기원을 함께 다룬다. 격변의 19세기에는 수학만큼은 확실해야 한다는 신념하에 수와 계산 등 수학의 개념적 기반을 다지려는 시도가 다양하게 벌어졌다. 수 체계의 절대성을 믿은 힐베르트(2장) 알고리즘을 정의하고 기계적인 계산의 불가능성을 발견한 마티야세비치(3장), 수학적 사고를 논리학과 동일시한 철학자들(4장) 등, 새로운 사고 틀을 제시하려 고군분투한 당대 수학자들의 경이로운 이야기는 인간 사고의 도약에 수학이 얼마나 크게 기여하는지를 생생하게 확인시킨다. 자연과 세계를 명료하고 정확하게 사고하기 위해 체계적인 언어와 개념적 도구들을 축적해온 수천 년 문명의 산물이자, 지금 우리 삶에 전방위로 파고든 수학. 이 책은 오랜 역사를 거쳐 질문을 이어온 수학이라는 학문의 아름다움으로 자연스레 독자를 인도한다. ■ 수식과 개념에 정면 도전, 초연결시대에 갖추어야 할 융합적 사고를 선보이다 : “수학적 사고, 생각의 가장 깊은 곳까지 도달하는 즐거움을 경험하라!” “수학적 사고는 일상적으로 궁금해할 만한 모든 의문을 정확하게 만들어가는 과정을 말합니다. 사물에 대한 이해를 점점 섬세하게 체계화하면 저절로 수학이 된다는 이야기죠. 그런데 이 과정을 거치는 것이 쉽지 않습니다. 이것이 바로 우리가 수학에 어려움을 느끼는 핵심이 아닐까요?” -본문 중에서 수학은 어렵다. 아인슈타인조차도 수학이 어려워서 자신의 연구에 수학자들의 자문을 구해야 했을 정도다. 과학기술의 가치가 높아지면서 과학 커뮤니케이션이 중요한 화두로 떠오르고 있지만, 그 변화의 중심에 수학은 늘 빠져 있다. 난해한 수학 언어와 어려운 수학을 회피하려는 교육의 문제도 간과할 수 없다. 그러나 세상의 변화의 중심에 있는 보이지 않는 손, 수학을 모르고는 세상의 변화에 휩쓸린다는 두려움만 커질 뿐이다. 그간 다양한 대중 강연과 수학 교육에 관한 다양한 멘토링 활동을 이어온 김민형 교수는 이러한 한계를 극복하기 위한 수학 대중화 모델의 필요성을 절감하고 있다. 그러한 문제의식에서 시작한 이 책은 세상을 탐구하는 보편 언어로서 수학을 강조하며, 일상의 논리적인 대화에서부터 수학과 물리학, 인문학과 예술 분야를 대담하게 넘나든다. 되도록 수식을 배제하여 흥미로운 주제를 중심으로 접근한 전작 《수학이 필요한 순간》과 달리, 이번 책에서는 피타고라스의 정리와 같은 기본적인 공식에서부터 벡터, 기하, 삼각함수, 통계 등 ‘수포자’들을 벽에 부딪치게 만들었던 개념들에 정면으로 도전한다. 2부 수학의 모험에서 소개하고 있는 벡터는 AI의 학습을 표현하는 도구이며, 행렬은 벡터의 공간 변환과 학습 계산을 가능하게 해주는 역할을 한다.또한 빅데이터의 상관관계를 파악하는 데는 눈에 보이는 정보 기저에 정보의 차원에 대한 이해가 필수적이다.(7장 정보의 차원) 가령 세포 하나 당 2만 개의 유전자가 발현되는데 이런 세포 100만 개는 어떻게 분석하는가? 등의 질문을 던지며 앞으로의 시대를 견인해나갈 까다롭고 어려운 수학 개념들을 차근차근 설명하고 있다. 김민형 교수가 평생에 걸쳐 헌신한 연구 주제이자, 현재 AI 기술의 핵심이라 할 수 있는 대수 기하학에 관하여 구체적이면서도 직관적으로 이해 가능한 언어로 설명하고 있어 현대수학의 정수를 체험할 수 있다. ■ 인간의 사고, 세계와 자연의 본질을 찾아온 질문의 기나긴 여정을 추적하다 : 진화하는 세계의 관계와 질서에 관한 어느 거장의 아름답고 집요한 탐구 수학으로 세상을 본다는 것은 무슨 의미일까? 이 책은 ‘눈이 보이지 않는 사람이 기하를 이해할 수 있는가?’와 같은 심오한 질문을 던지면서 인간이 보고 듣는 것, 나아가 우주의 실체를 보고, 듣고, 파악한다는 것이란 ‘모양과 실체를 파악하는 일’ 즉, 물질들 사이의 상호작용을 읽는 것이라고 정의한다.(9장 ‘수학으로 세상을 본다는 것’) 빛과 중력, 초음파 등과의 상호작용을 파악하며 인간이 세상의 실체에 다가가는 과정을 아름다운 수학의 언어로 제시하는 저자는, 수학적 문명이 세상의 실체를 보기 위해 기하 뒤의 대수, 그 뒤의 기하, 그 뒤의 대수를 끊임없이 발견하는 여정이라고 설명하고 있다. 우주의 거대한 구조를 구체적인 방정식으로 밝힌 아인슈타인의 상대성 이론을 설명하면서 상대론에 영향을 받은 20세기의 예술가들과 작품들, 이를테면 펜로즈의 삼각형부터 에셔의 판화 작품, 현대음악가 크세나키스 음악의 구조를 넘나들기도 한다.(8장 우주의 모양을 찾는 방정식) 이러한 주제들은 단숨에 읽기엔 쉽지 않다. 그러나 마치 미지의 세계로 떠나는 여행처럼, 수와 기하로 이뤄진 낯선 수학의 언어를 차근차근 짚어가다 보면, 익숙한 사고의 틀에서 벗어나 함께 질문을 찾아갈 때 느끼는 기쁨, 가장 깊은 곳까지 도달하는 지적 즐거움을 발견하게 될 것이다. 스티븐 호킹은 유명한 저서 《시간의 역사》에서 이렇게 말한다. ‘출판사에서 지적하기를 공식 하나 나올 때마다 판매량은 반으로 줄어든다고 했다.’ 그러나 나 자신은 호킹의 책을 보면서 무언가 답답하고 이해할 수 없었다. 그것은 공식이 없었기 때문이다. 갈릴레오의 말대로 우주는 수학의 언어로 쓰여 있는데, 수학을 피하면서 자연을 묘사하는 것이 가능한가?-‘서문’에서 가끔 제가 강의에서 만나는 많은 이는 수학의 모든 증명이나 기초, 근본을 이해해야만 한다는 갈증을 가지고 있는 듯합니다. 수학의 근본을 이해하고 싶다. 아주 좋은 포부임은 분명합니다. 그런데 ‘근본을 이해해야만 수학을 이해한다.’ 그것은 제 생각으로는 아닌 것 같습니다. 기초를 잘 모르더라도, 정리나 공식을 계속 사용하고 여러 상황에 어떻게 개입되는지 과정을 살펴보면서 점차 이해가 깊어지기 때문입니다. 그뿐만 아니라 근본이라는 것이 아예 없을 수도 있거든요.-‘세미나를 시작하며’ 중에서
쿄카 요괴비첩 : 상
미우(대원씨아이) / 이마 이치코 (지은이), 타치바나 미레이 (원작), 서수진 (옮긴이) / 2020.09.18
13,000
미우(대원씨아이)
소설,일반
이마 이치코 (지은이), 타치바나 미레이 (원작), 서수진 (옮긴이)
때는 메이지 세기 말. 소설가인 이즈미 쿄카와 편집자인 코즈키가, 도쿄에서 발생하는 다양한 괴기스러운 사건을 파헤치는 이야기. 코즈키는 쿄카의 불가사의한 능력에 놀라며 그를 인간적으로도 좋아하게 된다. 팬들을 위한 컬러일러스트가 무려 16페이지나 수록되었다.호박의 기억나그네의 비늘안개 낀 잇초런던시노다새는 하늘에, 물고기는 물에선과정 소문후기때는 메이지 세기 말. 소설가인 이즈미 쿄카와 편집자인 코즈키가, 도쿄에서 발생하는 다양한 괴기스러운 사건을 파헤치는 이야기. 코즈키는 쿄카의 불가사의한 능력에 놀라며 그를 인간적으로도 좋아하게 된다. 팬들을 위한 컬러일러스트가 무려 16페이지나 수록!
2050 거주불능 지구
추수밭(청림출판) / 데이비드 월러스 웰즈 (지은이), 김재경 (옮긴이) / 2020.04.22
19,800
추수밭(청림출판)
소설,일반
데이비드 월러스 웰즈 (지은이), 김재경 (옮긴이)
‘지구의 날’ 50주년을 맞이해 출간되는 《2050 거주불능 지구》는 최신 연구 자료와 통계적 근거를 바탕으로 가장 믿을 만한 기후변화의 미래 시나리오를 제시한다. 기존 기후변화와 관련한 다양한 논의들을 비판적으로 종합해 우리의 일상을 파괴할 지구온난화의 실제적인 영향과 그림을 제시한다. 단순한 ‘환경운동’이나 개인의 윤리적 각성으로도 해결할 수 없는 기후변화의 막대한 영향력을 규명하는 《2050 거주불능 지구》는 걷잡을 수 없는 전염병 등으로 총체적 위기를 맞이한 인류 사회가 반드시 참고해야 할 기후재난 대응 매뉴얼이자 미래보고서다. 1부 이것은 ‘자연재해’가 아니다 이미 이산화탄소 한계치를 넘어선 지구 / ‘자연재해’가 아닌 ‘대량 학살’의 위기 / 소용없는 협약, 공허한 말잔치, 감춰진 미래 / 인간보다 한참을 앞서나가는 기후변화의 실체 / 붙잡지 않으면 멈추지 않을 ‘전쟁 기계’ / 거대하고 압도적이면서 어디에나 있는 위협 / ‘북극곰 우화’마저 판타지로 만들 실질적 재난 / 미래를 낙관할 만한 이유가 있는가 / 대가는 동물이 아니라 ‘인간’이 치를 것이다 2부 12가지 기후재난의 실제와 미래 1장 살인적인 폭염 너무 빨리 더워지니 예측 따위가 소용없다 / 가장 고통스러운 열사병의 유행 2장 빈곤과 굶주림 지구의 미래를 착취하며 ‘복지’에 투자해온 결과 / ‘굶주림’이라는 제국의 지배 3장 집어삼키는 바다 지도를 바꿀 정도로 빨리 녹아내리는 빙하 / 베이징을 ‘수중 도시’로 만들 ‘빙하 폭탄’ 4장 치솟는 산불 지금의 화재는 ‘불장난’ 수준이 될 것이다 / 엎친 데 덮친 격으로 폭발하는 탄소 5장 ‘날씨’가 되어버릴 재난들 ‘500년에 한 번’ 있을 법한 재난에 익숙해진다 / 점점 가로막히는 재건과 회복 기간 6장 갈증과 가뭄 개인의 절약으로는 문제를 해결할 수 없다 / 대가뭄으로 인한 수자원 약탈의 전쟁 7장 사체가 쌓이는 바다 바다 오염이 일으켜온 대멸종 사태들 / 거대한 바닷물 순환 시스템의 붕괴 8장 마실 수 없는 공기 완전히 새로운 종류의 오염 / 에어로졸과 지구 온도 사이의 무시무시한 연관성 9장 질병의 전파 더욱 강하고 빨라진 바이러스 / 존재도 몰랐던 수많은 박테리아의 출현 10장 무너지는 경제 대침체나 대공황을 넘어서는 ‘대몰락’ / 쌓여 가는 비용과 늘어나는 복리 11장 기후 분쟁 헐벗은 지구 위에서 빽빽한 인구가 벌일 자원 전쟁 / 개인 간에 발생하는 분노와 폭력 12장 시스템의 붕괴 비인간적 생활 조건이 ‘일상’이 되는 순간 / 인류의 정신 건강에 미치는 충격적인 영향 3부 기후변화 시대는 사회를 어떻게 바꾸는가 1장 ‘아포칼립스’에 그칠 수 없는 이야기 누구 하나만 악당으로 몰아갈 수 없는 이야기 / 자연에 대한 감상적인 태도 / ‘우화’ 속에 문제를 가둬 두기 / ‘인류세’에 담긴 핵심적인 메시지 / 아무도 이야기를 들어 주지 않는 이유 2장 걷잡을 수 없는 자본주의의 위기 너무나 거대하고 심각해서 외면하고 싶은 문제 / 기후변화 시대를 맞이한 자본주의 제국 / 자본주의 시스템이 흔들리고 있다는 증거들 / 시스템의 생존에 따른 대가와 책임 / 적응과 완화 명목으로 청구될 엄청난 비용 3장 기술이 종교처럼 되었을 때 세상의 고통으로부터 벗어나게 해주겠다는 약속 문제 해결에 요구되는 기술 혁신의 규모 / 거의 무의식적으로 내뱉는 판타지 / 기술이라는 종교가 가르치는 핵심 교리 4장 소비할 것인가, 정치할 것인가 책임 회피에 불과한 선택적 소비 / 신자유주의 생존 전략의 한계 / 온난화의 충격 속에서 나타날 정치권력 5장 ‘역사가 진보한다’는 믿음의 붕괴 ‘진보’라는 가면을 벗겨 낸 역사의 민낯 / 더 이상 ‘과거’에 책임을 물을 수 없는 이유 6장 절망 끝의 허무주의 문명의 기반을 갉아먹는 종말론 / 세속적인 위안을 찾는 회피와 금욕주의 / 새로운 용어를 만들기 위한 암울한 경쟁 / 차라리 ‘체념’하는 방향으로 나아갈 가능성 4부 인류 원리, ‘한 사람’처럼 생각하기 우리가 알고 있는 딱 하나의 문명 / 우리는 행성을 선택할 수 없다 감사의 말 주석“이미 재난은 닥쳐왔고, 미래는 결정되었다” ‘살인적인 폭염’부터 ‘반복되는 팬데믹’에 이르기까지 우리의 상식과 사회의 근간을 뒤엎을 기후재난의 미래 “절망할 겨를도 없다. 상황은 생각보다 훨씬 더 심각하다” 21세기 인류 사회를 뒤흔들 12가지 기후재난의 실제와 미래 2020년 4월 22일 ‘지구의 날’ 50주년을 맞이해 출간되는 《2050 거주불능 지구》는 《뉴욕매거진》 역사상 가장 많이 읽히며 화제를 모은 2017년 리포트 〈거주불능 지구The Uninhabitable Earth〉를 확장한 책이다. 환경운동가도 아니었고 평소에 딱히 자연 친화적으로 살아본 적이 없는 저자 데이비드 월러스 웰즈는 기후변화에 대한 칼럼을 써줄 것을 의뢰받고 몇 년에 걸쳐 글을 쓰는 데 필요한 자료와 이야기들을 수집한다. 그리고 기후변화가 오늘날 인류의 생존을 위협할 정도로 끔찍한 상황에 이르렀음에도 여전히 ‘환경운동’의 차원에서만 다뤄지고 있다는 점에 심각성을 느끼게 된다. 이 책은 바로 그런 이유에서 쓰였다. ‘플라스틱 쓰지 않기’나 ‘채식주의’와 같은 개인의 윤리적 각성으로도 해결할 수 없는 기후변화의 막대한 영향력을 규명하는 《2050 거주불능 지구》는 아마존 종합 베스트셀러에 올라서며 인류 사회에 경종을 울리는 세계적인 책으로 주목을 받았다. “기록적 한파가 왔으니 지구온난화는 거짓말이다” 지금 그 말의 대가를 우리가 치르고 있다 “나처럼 지적인 사람도 안 믿는다.” 미국 대통령 트럼프가 과학자들이 제출한 기후변화 보고서를 거부하며 한 말이다. 2017년 파리기후협약 탈퇴를 선언하고 더욱 자신만만하게 기후변화를 부정해온 트럼프는 결국 허리케인 마리아가 푸에르토리코에 들이닥쳤을 때 사망자가 3,000여 명에 이르렀는데도 어떤 조치도 취하지 않았다. 물론 트럼프만 비난할 일은 아니다. 지금 전 세계는 정체를 알 수 없는 전염병이 창궐하는 가운데 기후변화가 일으키는 온갖 이상기후와 재난에 몸살을 앓고 있음에도 딱히 조치를 취하고 있지 않기 때문이다. 이미 지구의 이산화탄소 농도는 한계치 400ppm을 넘어섰고 평균 온도는 해마다 최고점을 경신하고 있다. 2100년까지 1.5도 내지는 2도 상승을 막아내지 못한다면 우리는 2050년 아니 그 이전에 찾아올 끔찍한 미래를 감당해낼 수 없을 것이다. 물론 2도 상승을 막아낼 가능성보다 3도 심지어 5도 이상 상승할 가능성이 더 크긴 하지만 말이다. “‘북극곰의 위험’마저 판타지로 만들 실질적 재난” ‘자연재해’라는 말을 무색케 하는 ‘대량 학살’의 위기 3~5도의 기온 상승이 ‘기정사실화된’ 의견이라고는 하지만, 이 책은 단지 온도 상승에 따른 결과를 과학적으로 입증하거나 보고하려는 책이 아니다. 《2050 거주불능 지구》는 ‘이미’ 기후변화의 현실을 살아가고 있는 우리 자신에 대한 이야기다. 따라서 이 책에 ‘서문’은 존재하지 않는다. 당장 우리 눈앞에 펼쳐지고 있는 재난을 언급하기에도 시간이 모자라기 때문이다. 저자 데이비드 월러스 웰즈는 기후변화의 실질적 재난을 긴급하고도 절박하게 전달하기 위해 이런 구성을 취했다. 아울러 이 책의 1부 제목이 말해주듯 “이것(기후변화)은 ‘자연재해’가 아니다”. 기후변화는 더 이상 북극의 얼음이 녹아내리고 북극곰이 설 자리가 없어지는 ‘자연의 문제’로만 국한할 수 없다. 인간이 거주하는 지역으로부터 동떨어진 곳에서 동물들이 위험에 처해 있다는 식의 감성적인 접근은 오히려 기후변화의 실체를 파악하기 어렵게 했다. 많은 환경 책들이 ‘인간’과 ‘자연’을 분리시켜 깨끗한 ‘녹색 자연’의 입장에 서서 인간의 행위를 꾸짖곤 한다. 그러나 이 책은 오늘날 우리가 자연과 얽혀들며 광범위한 영향력을 행사하는 ‘인류세’에 직면했음을 강조하며 기후변화야말로 인간이 자신의 문명을 파괴하는 ‘자살 행위’이자 사회의 기반을 무너뜨리는 ‘대량 학살’의 범죄임을 명백하게 밝혀낸다. “최상의 시나리오마저 참혹하고 고통스럽다” 지금 당장 우리가 ‘살아갈’ 기후재난의 일상 《2050 거주불능 지구》는 최신 연구 자료와 통계적 근거를 바탕으로 가장 믿을 만한 기후변화의 미래 시나리오를 제시한다. 기존 기후변화와 관련한 다양한 논의들을 비판적으로 종합해 우리의 일상을 파괴할 지구온난화의 실제적인 영향과 그림을 제시한다. 많은 사람들은 지구온난화가 오래전 산업혁명에 따른 결과라고 생각하지만, 지금 대기 중에 떠도는 탄소 중 절반 이상은 불과 지난 30년 사이에 배출된 것이다. 기후변화는 이제 더 이상 찬반을 나누어 한가로이 논쟁해야 할 대상이 아니라 전 지구적으로 변화된 환경에서 인류가 ‘어떻게 살아남아야 할지’ 방법을 강구해야 할 생존 프로젝트인 것이다. 코로나19가 초래한 걷잡을 수 없는 전염병으로 지금 전 세계는 위기에 직면해 있다. 우리가 눈으로 목도하고 있듯이 재난은 더 이상 일부 지역에서 멈추지 않고 급속도로 전 세계를 향해 퍼져 간다. 이 책에서 등장하는 재난 대부분이 바로 그와 비슷한 전 지구적 ‘기후 되먹임climate feedback’ 시스템의 일부로서 존재한다. 12가지 형태로 분류되긴 했지만 각 재난은 개별적으로 따로 찾아오는 것이 아니라 복합적인 영향을 주고받으며 동시다발적으로 진행될 것이다. 재난의 명칭만 보고 이 책을 빈부격차의 현실을 드러내는 사회과학서로 오해하지 않았으면 한다. 《2050 거주불능 지구》가 보여주는 기후재난은 선진국과 중진국, 빈국을 가리지 않고 가차 없이 찾아오는 것일 테니 말이다. “시나리오가 아무리 혼란스럽더라도, 결국 작가는 우리 자신이다” 인간의 행동과 변화를 촉구할 기후변화의 새로운 미래 기후변화는 단순히 자연이 인간에게 가하는 ‘복수’도 아니고, 인간이 손쓸 도리가 없는 자연의 ‘처벌’도 아니다. 기후변화를 부정하는 것만큼이나 나쁜 태도는 이미 찾아온 재난 앞에서 인간은 어찌할 수 없다는 ‘절망’과 ‘체념’이다. 《2050 거주불능 지구》는 이와 같은 섣부른 종말론이나 허무주의를 경계하며 정치, 경제, 사회, 문화는 물론 우리 자신의 삶과 태도마저 송두리째 바꿀 기후변화의 새로운 미래를 제시한다. 저자는 먼저 시장 중심적이고 소비적인 태도로만 일관했던 여타의 환경 운동을 비판하며 화석연료로 뒷받침됐던 자본주의 시스템의 근본적인 변화를 촉구한다. 아울러 ‘탄소포집 기계’나 ‘행성 이주 계획’ 등 자본과 기술력만으로 문제를 해결하려는 흐름이 망상에 가깝다고 지적하며 몇몇 똑똑한 사람들에게만 맡겨둘 수 없는 기후변화 문제에 대한 민주적이고 협력적인 대응 방안을 모색한다. 마지막으로 저자는 사고의 전환을 도모하는 방편으로 ‘인류 원리’를 제안하며 ‘지구’와 ‘자연’의 입장에서 생각하는 차원을 넘어 온 인류와 지구를 ‘한 사람’처럼 생각할 수 있는 관점으로 안내한다. 《2050 거주불능 지구》는 총체적 위기를 맞이한 인류 사회가 반드시 참고해야 할 기후변화 대응 매뉴얼이자 미래보고서다.그러나 실상은 훨씬 더 무시무시하다. 일상 자체가 종말을 맞이할 것이다. 일상이 더 이상 존재하지 않게 될 것이다. 우리는 인간이라는 동물이 어느 지점까지 견딜 수 있을지 확신도 계획도 없는 도박이라도 하듯 애초에 인간이 진화할 수 있었던 환경적인 조건을 벗어던져 버렸다. 인류 자체는 물론 우리가 문화와 문명이라고 일컫는 모든 것을 자식처럼 길러 낸 기후 시스템은 이제 고인이 된 부모나 마찬가지다. 따라서 우리가 지난 몇 년 동안 관찰한 대로 이 땅을 연이어 두들겨 온 기후 시스템은 우리가 맞이할 암울한 미래의 예고편 같은 게 아니다. 그보다는 이미 저 뒤편 쓰레기통 속에 추억으로나 남아 있는 이전 기후 체계가 남긴 산물이라고 이해하는 쪽이 더 정확하다. 더 이상 ‘자연재해’ 같은 것은 없겠으나 상황은 더욱 악화될 것이다. 엄밀히 말해 상황은 지금도 이미 악화돼 있다. 혹시 기적적으로 인류가 탄소 배출을 중단하더라도 지금까지 배출해 온 양 때문에 추가적인 기온 상승은 따라올 수밖에 없다. 게다가 세계적으로 탄소배출량이 여전히 증가 중임을 고려할 때 탄소 배출이 중단될 리는 없을 것이며 결과적으로 기후변화 역시 지체되지 않을 것이다. 오늘날 우리가 곳곳에서 목격하는 재난은 미래에 지구온난화가 초래할 재난에 비하면 최상의 시나리오나 다름없다. 1장 살인적인 폭염현재 최상의 시나리오에서 2100년까지 기온이 2~2.5도 상승하리라 예측하므로, 확률분포 곡선의 가장 두툼한 부분, 즉 가능성이 가장 높은 시나리오에서는 2100년까지 약 3도 혹은 3도를 약간 웃도는 상승이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탄소배출량이 지금도 계속 늘어난다는 점을 고려한다면 약 3도 상승을 목표로 삼는다 하더라도 어마어마한 수준의 마이너스 배출이 필요할 것이다. 게다가 과학적 불확실성에서 비롯되는 위험 요소도 존재한다. 우리가 자연계를 기껏해야 얕은 수준으로만 이해하다 보니 자연이 가져올 피드백의 영향 역시 과소평가했을 가능성이 있다. 혹시 자연계의 피드백 고리가 활성화된다면 설령 앞으로 수십 년 동안 탄소배출량을 유의미하게 줄인다 하더라도 2100년까지 기온은 4도 상승할 수 있다. 교토의정서가 채택된 이후 인류의 행보에서 드러나듯이 근시안적인 인간의 특성상 탄소배출량이나 지구온난화에 관해 ‘어떤 일이 일어날지’ 예측해 봐야 생산적인 결과는 나오지 않는다. ‘어떤 일이 일어날 수 있는지’ 예측하는 편이 더 낫다. 그리고 그처럼 가능성을 예측하자면 한계는 끝이 없다. 2장 빈곤과 굶주림주어진 환경이 자원 남용으로 붕괴되거나 쇠퇴하기 직전까지 인구를 수용한다면 최대 얼마나 되는 인구를 지탱할 수 있을까? 하지만 특정 부지 내에서 최대 산출량이 얼마나 나오는지 계산하는 것과 그만한 산출량이 도출되는 데 환경 체계가 어느 정도나 통제력을 가지는지 판단하는 것은 별개의 문제다. 자연환경 체계는 볼로그 같은 특급 마법사조차 제대로 이해하고 제어하기 어려울 만큼 광범위하며 변수가 산만하게 얽혀 있기 때문이다. 지구온난화는 환경 수용력을 구하는 공식에 바로 집어넣을 수 있는 단일한 변수 따위가 아니라는 뜻이다. 그보다는 우리가 환경 수용력을 높이기 위해 시행하는 온갖 실험이 벌어지는 일련의 조건에 가깝다. 따라서 우리가 직면한 상황은 사회적 갈등, 전쟁, 불공정 등 수많은 역경이 지구상에 해결되지 않고 끊임없이 반복되는 와중에 기후변화라는 문제가 하나 더 얹어진 상황이 아니다. 오히려 기후변화라는 거대한 무대 위에 온갖 역경이 한데 모여 있는 상황인 셈이다. 다시 말해 기후변화란 미래의 모든 문제와 해결책을 담고 있는 지구환경 그 자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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